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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작년부터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PS3 의 북미계정에서 예고편을 보고 홀딱 반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작년 10월에 개봉했다고 들었는데 동시개봉이 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뭐, 미스트도 그렇고 이렇게 개봉해주는것만 해도 다행은 다행이지만.

그런 면에서 오랫동안 기대치가 높던 영화라서 감상 후 느낌은 조금 씁쓸한 편이다.

기대 안하고 봤던 미스트와 비교당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데.. 이 30 Days of Night 는 훨씬 호러영화 본연의

B급 냄새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정통파 영화라고 한다면 미스트는 사생아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합리적 설정 무시하기와 짜임새 부족한 스토리 전개는 저예산 B급 영화의 표본이라고 해도 될 만 하다.

그런 것 치고는 북미에서 흥행도 좋았고 조쉬 하트넷같은 배우도 나오니 조금 의아하긴 하다.

일반인이라면 분명 미스트에 손을 들어줄 듯. 하지만 호러매니아라고 슬그머니 말을 꺼낼 정도는 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풍기는 아련한 향수도 그럭저럭 마음에 들 것이라고 본다.

낮이 오지 않는 30일간의 고립된 마을과 뱀파이어. 얼마나 멋들어지는 설정인가.

특히 예고편이 정말 사람 낚을 정도로 멋지게 잘 나와서 본편보다 예고편이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잔인하기도 적당히 잔인하고 뱀파이어의 압도적인 힘 앞에 무력하게 도살당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좋았다.

초반 살육장면이 너무 짧게 끝나버리지 않나 하는 평이 있던데, 뱀파이어의 위력을 표현하는데 딱 들어맞는

좋은 시간 배분이라고 본다. 문제는 나머지 생존자들의 20일 넘는 생존씬인데.. 이건 아무래도 긴장감을

타이트하게 조여놓는데 실패한 것 같다. 장면간 연결이 이야기의 개연성보다 잔혹씬의 등장 시기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전형적인 B급 호러의 구성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딘가 엉성한 것을 부정할 순 없다.

개인적으로는 호러영화 매니아로서는 충분히 즐길만한 재밌는 영화였는데, 소재가 너무 매력적이라 이 정도

퀼리티로 나오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샘 레이미가 차라리 감독도 맡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한데

감독인 데이빗 슬레이드는 그룹 'Muse' 의 뮤직비디오도 맡은 적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비주얼적 면에서는

그다지 불만이 없다. 문제는 플롯 전개가 너무 허술하다는 점. 중간중간 깜짝 씬은 재밌었고 고어씬도 즐길만 한

부분이 많은데, 영화 전체를 이끌어 가는 힘이 이런 고어씬과 뱀파이어 자체의 매력에 너무 의지하는 바람에

스토리와 구성에서 느낄 수 있는 관객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

재밌긴 한데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지 참으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

사실 잭 슈나이더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 이후로 웰메이드 호러 영화에 대한 기준치가 많이 높아져 버려서

좀처럼 순수하게 만족하기가 힘들다는게 마음에 걸린다. 원조 감독인 조지 로메로와 비견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리메이크작이라 그 이후의 다른 호러영화들을 볼때면 항상 이 작품과 비교가 되어버린다.

P.S 뱀파이어 우두머리 아저씨.. 다 괜찮긴 한데 마지막 부분의 연설은 정말 쓸데없었다.

      그 몇사람 생존자들이 있다고 설마 신화가 현실이 될 리가 있나?

      얘네들 30일의 밤이 지나가고 나면 동면이라도 하는 건가?

      미스트는 15세이상이고 이 영화는 18세이상인데.. 사실 고어씬으로 보자면 둘다 동급이다. 굳이 나눌 필요가

      없다고 보는데.. 한국 정서를 생각하면 둘다 18세 이상이 맞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본인은 이런 영화를 국민학교때부터 보고 있었단 말이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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