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명의촌 투어를 마치고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박정우 염색갤러리로 향하던 도중
버스타고 오면서 슬쩍 지나쳐간 제 2 의림지도 잠시 들렀다 가자는 요청으로
버스가 10분 정도 정차했습니다.

제 2 의림지는 제천의 명소로 알려진 의림지의 상류에 있는 또 하나의 저수지로
이곳은 딱히 관광 시설로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저수지 하류에 청소년 수련장이 위치하고
베스 등의 물고기가 잘 잡히는 관계로 낚시터로는 이름이 높은 곳입니다.

그닥 볼건 없는 곳이지만 일단 제천까지 왔으니 뼛속까지 우려먹기 정신으로 카메라 무장하고 저수지를 오릅니다.

사진처럼 뽑혀있는 울타리를 통해 저수지 위로 올라갔네요. 저희 일행이 뽑은건 아닙니다. ^^;


요런 곳을 통해서 흐르는 물이 제 1 의림지쪽으로 향하는군요.


저수지 위쪽에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제방을 올라가야 합니다.
진짜 저수지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제 1 의림지는 이미 문화 유산화 되어있기 때문에
저수지라기 보다는 호수공원 같은 느낌이이었는데, 이곳은 익히 경험해 왔던 일반 저수지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저기까지 올라가신 분은 저를 포함해서 소수 인원이었네요. 다른 분들은 그냥 정차된 버스 옆의 청소년 수련장을 구경하십니다.
청소년 수련장 주변은 시원하게 나무숲도 조성되어 있고, 간단한 운동장도 마련되어 있어서 캠핑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였죠.


제방 사이에 앙증맞게 피어있는 꽃도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워서 한 컷.
대구보다 봄이 늦은 제천이지만 역시 모르는 사이에 가까이까지 와 있군요.


광활한 제 2 의림지의 모습입니다.
낚시 포인트는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이 날은 매우 한산하더군요.
언덕과 산골을 끼고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습니다.


잠시 사진만 찍고 서둘러 버스로 돌아갑니다.
원래 예정된 코스에 없던 제 2 의림지인데, 벛꽃길 산책이 취소된 관계로 이런 짜투리 시간을 이용한 것이죠.
시청 관계자 여러분들이 버스로 이동중에도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셔서 이런 소소한 모습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 수련관 앞에 든든하게 솟아있는 솟대.
내일 투어에는 솟대박물관도 들어있기 때문에 예행연습겸 해서 한 장 남겨봤습니다.


이곳도 원래 예정에 없던 코스인데 찍사분들을 위해 잠시나마 버스가 정차했습니다.

1993년에 발견된 금월봉이라는 곳인데요. 여러가지 사연이 많은 곳입니다.
원래 시멘트 회사가 점토를 채취하던 부지였는데, 자꾸 암석층이 발견되어 그냥 개인한테 팔아버렸다고 합니다.
이 곳을 사들인 사람 역시 그냥 암석을 깎아서 별장이나 지어보려고 했는데
자꾸 거대한 암석층이 발견되고 공사가 지연되니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점토와 주변 흙을 다 파내어보니
이런 놀라운 모습의 거대한 암석층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는군요.


이 암석들의 줄줄이 늘어선 모습이 마치 금강산의 절경과 닮아있다고 해서
제천시에서 추최한 명칭공모전에서 '금월봉'이라는 이름이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개인 소유의 이 바위덩어리들은 또 하나의 관광 명소로서 제천시에서 관광 기금을 지급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자연이라는 조각가의 위대함을 또 한번 느끼게 만드는 곳입니다.
여러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간신히 발견된 곳인데 수많은 바위의 기괴하면서도 힘찬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더군요.

제 나이 또래분이라면 다들 기억하실 우뢰매라는 퓨전영화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태조 왕건, 장길산 등등의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졌다고 하는데요... 저야 뭐 드라마를 안보니 모르겠습니다.


일행이 도착한 시각이 완벽하게 역광이 내려비추는 시간이었던 터라
뭔가 확 들어올 만한 사진을 건져내지 못한게 참 아쉬웠습니다.

광각으로 넓게 잡고 싶어도 바위 바로 아래쪽에 주차장과 휴게소가 주욱 늘어서 있어서
쓸데없는 피사체가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 촬영을 포기했네요.
가능하면 사진 찍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주차장 방향을 바위 바로 아래쪽이 아니라 도로쪽으로 이동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혀 모르고 있던 장소를 짧게나마 구경할 수 있어서 뿌듯한 마음을 안고 염색갤러리로 다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