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42 라는 수동렌즈는 50년쯤 전부터 애용되어오던 녀석이죠.
수많은 카메라 브랜드로 인해 분산된 렌즈의 범용성을 주창하며 만들어진 마운트라서
칼 짜이스에서부터 일본의 짜이스 카피품, 넓게는 유럽과 소련, 미국의 소수 렌즈까지...

한때는 굉장히 싸고 성능은 훌륭한 렌즈였는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서 쉽게 사용가능한 어댑터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중고시장이 과다 활성화 되는 바람에 가격이 허벌나게 올라버렸죠. 그래서 지금은 그닥 추천도 못하겠음.

각설하고... 제가 애용하던 짜이스 판콜라 50.8 이라는 렌즈가 일본 자전거 여행중 박살이 나 버리는 바람에
표준 단렌즈가 없다시피 한 저는 조금의 장터링 끝에 상당히 구하기 힘든 레어렌즈에 눈이 꽂혔습니다.


렌즈 코팅 능력으로는 짜이스의 T* 코팅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후지논 EBC 코팅을 사용한 50.4 렌즈입니다.
짜이스가 확고한 원색 표현능력과 강한 컨트라스트를 보여준다면
후지논 EBC는 부드럽고 은은한 색표현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렌즈죠.


이녀석은 일본 갈때 가져가지 않아서 화를 면한 칼 짜이스 Biotar 58/2 렌즈입니다.


희귀한 렌즈이기도 하고, 현행 짜이스 표준단렌즈의 기본인 플라나 설계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련에서 헬리오스라는 이름으로 카피렌즈를 내기도 했던 녀석입니다.

굉장히 독특한 결과물을 내 주지만, 58mm 라는 특이한 화각과 F2.0 의 조리개. 그리고 꽤나 긴 최소촛점거리로
실상 DSLR보다 RF 렌즈에 더 어울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녀석이죠.


일단 50mm F1.4 의 밝은 렌즈 하나쯤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구입한 후지논입니다.
받아들고 엄니와 차를 홀짝이며 대충 건드려 봤죠.

후지논 특유의 부드러운 묘사력이 조금은 드러나는지?


짜이스로 똑같은 사진을 찍으면 색감이 꽤나 진득하고 깊습니다.
후지논의 아련하면서도 왜곡없는 색감은 많은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현재 후지논 렌즈는 고가의 방송촬영 장비등에 사용되고
35mm 카메라 시장에서는 완전히 철수한 상태입니다. (예외적으로 후지필름의 X100 등에 사용되긴 합니다)
짜이스 만큼이나 이름값에 거품이 끼였다고는 생각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그만큼 멋진 렌즈임에는 틀림없죠.


이번에 읽어볼 책입니다. 엄니 지인분이 추천해 주셨는데, 책을 좋아하는 분이더군요.
추천해주신 책이 전부 상당한 수준으로... 맘에 드는 책을 추천받는것 만큼 즐거운 일도 없죠.


어지간히 M42 렌즈를 써본 분이 아니라면 어떤 차이인지 바로 감잡기는 힘든 사진들이라 죄송...

쉽게 구분해 보시려면, 위의 렌즈를 찍은 사진과 그 밑의 EBC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보시면 됩니다.
렌즈 사진은 시그마 24-60 으로 찍었거든요.

디지털 시대에 만들어진 렌즈와 필름 시대에 만들어진 렌즈의 표현 방식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지금처럼 엄청난 화소에 대응할만한 해상력이 필요없었던 필름시절 M42 렌즈들은
일정 이상의 해상력만 만족시키면 그 다음부터는 렌즈 특유의 보케와 색표현력에 중점을 두곤 했으니까요.

아직도 가끔은 제가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던 짜이스 판콜라 50.8 렌즈가 그립기도 하지만
후지논 EBC도 한번 손에 넣으면 평생 방출하지 않을 정도의 매력은 가진 녀석이라
앞으로 이녀석과 친하게 지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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