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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에 해당하는 글들

  1. 2015.07.12  블루베리 삼매경 2
  2. 2015.07.10  더치미의 마스코트 7
  3. 2015.07.08  올해 매실은 실패 2
  4. 2015.07.05  차와 족발 4
  5. 2015.07.03  대마도 - 히타카츠 3편 2

 

 

 

더치미 까페에서 자주 뵙는 같은 대학 학생 한 분의 부모님이 블루베리 농장을 경영하고 계시다고 하더군요.

저희 집은 블루베리를 많이 먹는 편이라 잘 됐다 싶어 시험삼아 8kg 정도 주문을 해 봤습니다.

 

사실 바로 전에 엄니 지인이라는 분한테 블루베리를 사 먹어 봤는데 완전 개판이었기에

제품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좀 불안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지인이라는 사람은 엄청난 재력가인데도 배송된 블루베리는 거의 찌그레기만 모아 놓은 레벨이라서.

심지어 꼭지에 줄기도 따지 않고 그냥 넣어놨었죠.

 

다행히도 이번에 받은 블루베리는 알도 튼실하고 향기도 좋고 최상급이라 할 만 합니다.

올해는 농사가 그리 잘 된 편이 아니라고 하는데도 이 정도면 올해 구할 수 있는 최고 상품이라 볼 수 있겠네요.

 

신나게 집어먹고 며칠 뒤에 3kg 더 주문했습니다. 그냥 먹기도 하고 얼려놨다가 얼음과 꿀을 넣어 샤베트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난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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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시간이 나면 가끔 지인분이 경영하시는 더치미 까페에 갑니다.

메뉴가 더치커피밖에 없지만 수준이 상당해서 커피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거리는 둘째치고 집에서 바로 갈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좀 불편합니다만

그럼에도 들르는 건 역시 이 녀석이 버티고 있기 때문일까요.

 

 

 

여유만 있다면 항상 의자 위에 올라가 자고 있습니다. 덕분에 부담없이 쓰담쓰담을 할 수 있네요.

원래는 까페에 가면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만, 이곳은 후쿠때문에 어쩔 수가 없군요.

 

같이 일본어 공부를 하시는 분이라 주변에 고양이도 많고 일본 관련 굿즈도 많습니다.

 

 

 

작지만 개인 경영 하기에는 딱 좋은 크기라서 시내의 거대한 까페들보다는 훨씬 편안합니다.

사진에 나오는 코카 콜라 클래식 병들이 좋은 피사체가 되어주네요.

 

저도 구입할까 싶었지만 애초에 콜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저걸 어떻게 처리하나 고민을 하다보니...

 

 

 

후쿠는 요즘 잠밖에 안 잔다고 합니다. 벌써 그런 시기인가?

이제 제법 듬직해 져서 강렬한 포스를 풍기고는 있지만 기본 성격이 꽤나 얌전하고 귀여운 편이라 갭이 느껴집니다.

손을 많이 탔지만 다행히 아무리 쓰다듬어도 싫어하는 기색 없이 가만히 잠만 자는군요.

 

 

 

가끔 일어나도 바깥 풍경 감상하다가 다시 스르륵 눈을 감을 뿐입니다.

 

저야 물론 그냥 이 녀석과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훈훈하니까 별로 불만은 없습니다.

그러고보니 사람을 잘 안찍다 보니 이 까페가 완전히 무인 까페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군요.

 

 

 

주인장분이 카메라에 대해서 약간 물어보셔서 대답은 해 드렸지만

카메라는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그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이 합쳐져야 조금이라도 늘기 때문에

이론을 가르쳐 드리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 말고도 가르쳐 주시는 분이 있었는데 결국 똑같은 지식을 가르쳐 드렸다고 하시네요.

 

사실 이론적인 변화 요인을 체감하려면 처음부터 장비를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사진의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알고 있으면 문제 없지만 조리개나 셔터스피드 등의 상관관계를 가장 쉽게 파악하려면 조리개가 밝은 렌즈나 센서가 큰 카메라를 쓰는 게 가장 쉬우니까 말이죠.

그런데 그런 걸 사진에 취미가 없는 분이 갑자기 구하려면 가격도 만만찮고.

 

이러나 저러나 요즘 미러리스는 예전과는 비교도 못할 만큼 편의성이 좋으니

꾸준히 기억을 되살려가며 촬영하다 보면 점점 본인이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후쿠 어릴 적 모습이 벽에 걸려있습니다. 검은 고양이는 아기 때는 그야말로 흉폭하게 귀엽죠.

나이가 들면 듬직해 집니다만 그래도 성격이 귀여우면 그 갭이 오히려 매력이기도 하니까 일석이조입니다.

 

사실 귀엽지 않은 고냉이는 없습니다만.

 

 

 

후쿠 그림도 걸려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이 그렸다는 게 느껴지는군요.

불행히도 낮에 까페를 찾으면 햇빛이 잘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후쿠 눈동자가 저렇게 커다란 모습을 보기가 힘드네요.

어두우면 또 사진 찍기는 힘들고. 다음엔 감도라도 확 올려서 동그란 눈동자를 담아볼까 싶습니다.

 

 

 

자다가 일어나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좀 더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슬금슬금 의자 째로 옮겨 봅니다. 다행인지 별로 개의치 않네요.

 

앉아서 바깥이 더 잘 보이니 나름 마음에 드는 듯이 보입니다.

 

 

 

기지개를 켜고 나서는 손을 다시 되돌리질 않아서 멋진 포즈가 완성되었습니다.

고양이는 워낙 관절이 유연하니 어떤 자세를 해도 불편하지 않나 보네요.

 

 

 

왠지 자유를 갈망하는 듯한 애절함을 담아봅니다.

 

사실 여느 고양이가 그렇듯 이 녀석도 틈만 나면 밖으로 나가려고 온갖 시도를 한다고 합니다.

창문도 열고 뒷문도 열고 놀다가 돌아오는 바람에 이 까페의 뒷문 손잡이는 더 이상 고양이가 열 수 없는 모양으로 변해있네요.

 

 

 

자고 자고 끊임없이 잡니다. 어떻게 보면 참 행복하게 사는구나 싶죠.

길냥이들은 이렇게 퍼질러 잘 수 있는 시간이 일평생 몇 시간도 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어미를 잃어버린 새끼 길냥이를 임시 보호할 때는

며칠동안은 어두운 구석에 들어가서 앉은 자세로 꾸벅꾸벅하던 녀석이

언젠가부터 제 몸 위로 기어올라와 그르렁거리며 태평스럽게 자기 시작하면 그것보다 더 큰 행복이 없었죠.

 

 

 

너무나도 잠만 자는 모습에 주인장분이 나섰습니다.

잘 자고 있던 녀석을 확 치켜들고 모 의류 메이커 심볼을 흉내내 보는군요. 후쿠는 당연히 깜짝 놀랐을 겁니다.

 

내려오고 나서는 화가 났다는 어필을 확실하게 하더군요. 그래도 잠깐만 삐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걸 보니 성격이 참 좋은 녀석이네요.

 

 

 

잘 때 제가 쓰다듬고 있으면 가끔씩 제 팔도 그루밍을 해 줍니다.

까칠까칠한 혓바닥의 감촉이 참 자극적이죠. 오히려 새끼보다 덜 아프게 핥아서 다행입니다.

새끼는 강약 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핥고싶은 만큼 핥게 놔 두면 피부가 까칠해질 정도로 핥아대니까요.

 

후쿠는 배를 만지는 걸 싫어해서 손이 배 쪽으로 가면 바로 앞발로 손을 잡고 꽉 물어버리는데

이제 다 큰 나이라서 그것도 살짝만 아프게 깨무는 법을 터득해서 오히려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쿠가 없어도 참 아담한 분위기가 좋은 까페인데, 이 녀석이 있으니 화룡점정이라고 할까요.

검은 고양이에 붉은 목걸이라니 최강의 조합입니다.

 

 

몇 시간동안 뒹굴고 놀았는데 카메라를 든 저하고 눈이 마주친 것은 처음이네요.

자주 가진 않지만 그래도 좀 봤다고 이제 어느 정도 알아는 보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나가려고 하니 제 가방 위에 올라가 앉아버리더군요. 예전 고양이 까페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 녀석들 강합니다.

 

 

 

저녁시간이 되니 간단한 식사 대접도 받았습니다.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는 거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역시 이런 데 익숙하질 않아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원액을 많이많이 주문하겠지만, 집에서는 거의 중국차를 마시고 있으니 좀처럼 많이 마실 일이 없네요.

나중에 까페라도 차리면 더치커피는 이쪽에 맡기면 되겠습니다만.

 

 

 

한참 잘 잤는지 이제서야 일어나 일상의 일과인 바깥 바라보기를 시전합니다.

이 쪽 골목은 사람들이 전부 고양이를 좋아해서 길냥이들이 그렇게 힘들지 않은 곳입니다만

그래도 안에서 생활하는 녀석들이 바깥에 잘못 나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죠.

 

건너편 미용실 쪽도 고양이를 좋아해서 안에서 기르는 녀석, 안과 밖을 마음대로 오가는 녀석 등 몇 마리가 잘 살고 있더군요.

다음에 머리 할 때는 그 곳에 가 볼까 생각중입니다.

 

 

 

몇 시간을 죽치고 있어도 거의 커피 한 잔 정도밖에 마시지 않아서 까페 경영에는 별 도움을 못 드리네요.

손님이 많이 오면 슬금슬금 일어나기도 하겠지만 제가 가는 시간은 나름 한산한 편이라 아직까지는 자리를 꿰차는 일이 많습니다.

 

또 문득 생각이 나면 슬쩍 찾아가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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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시골의 매실밭에서 매실을 따와 엑기스를 만드는 저희 집입니다만

작년부터 지금까지 매실밭에 딱 한 번 가서 가지치기 했던 게 전부라 이번엔 망했네요.

 

가지치기도 좀 더 열심히 해 주고 비료도 튼실히 뿌려주고 했어야 했는데 작년엔 여러가지로 거길 찾아갈 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비료 한 번 먹지 못하고 자라난 녀석들이라 알도 작고 상한 녀석도 많고, 양도 겨우 두 포대 정도밖에 따지 못했네요.

예전엔 엄청 튼실한 녀석들을 10포대 정도씩 마구 담아와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했는데, 이번엔 나눠주긴 커녕 담을 거리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요, 일단 이 녀석들이라도 엑기스를 만들어 봐야겠죠. 그래서 일단 씻어서 말렸습니다.

 

 

 

사실은 6~7년 이상 숙성중인 매실엑기스가 100L 가까이 남아있기 때문에 안 만들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거기에 매실밭이 있으니 뭔가 의무감에라도 담긴 담아야겠죠.

 

겨울엔 소비량이 확 줄어듭니다만 꾸준히 음식 만들 때 설탕 대신 넣기도 하고

여름엔 탄산수를 사 와서 즉석 음료수를 만들기에 없으면 안 될 녀석이기도 합니다.

 

 

 

20L 짜리 두 병밖에 만들지 않았는데다가 업친 데 덮친 격으로 설탕도 모자라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집에 있던 꿀을 설탕 대신 부어버렸습니다. 이거 정말 어떻게 될런지?

 

며칠 있다가 좀 휘저어주고 나서 3개월 정도 보관하면 어지간히 진액을 뽑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꿀이란 게 설탕과는 다른 향을 내포하고 있어서, 저 녀석은 나중에 어떤 맛이 나올지 유심히 관찰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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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차 마실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낮에는 일 때문에 바쁘고 저녁 이후에 마시면 잠을 잘 못 자기 때문에.

낮에 시간이 좀 나면 무작정 엄니하고 차방으로 달려가 차를 마시죠.

 

중국차는 원래 마실 때 딴 거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뭐, 배운대로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냥 먹고싶은 거 먹는 거죠.

 

그마트나 동네 슈퍼에서는 영 만족하질 못하던 토마토라 이번엔 제대로 된 짭짤이를 멀리서 공수해 왔습니다.

토마토라고 하기엔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비싸지만 그래도 짭짤이에 한번 맛들이면 다른 건 맛이 없으니.

 

 

 

두꺼빈지 개구린지 모르겠지만 입에 동전을 물고 있는 이 녀석은 중국에서 부를 가져다 준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목 마르면 안되니까 차 우려내고 남은 물을 팍팍 부어줍니다. 끓는 물을 붓는게 오히려 고문이려나.

 

 

 

엄니가 예쁜 찻잔을 많이 모아서 가끔씩 이렇게 사진 찍어주면 좋습니다.

중국차를 마시기 위한 찻잔은 한국이 좀 비싼 편이라 많이는 사지 못하죠.

 

명인들의 작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차피 그냥 보기좋고 기분좋게 차 마시기 위한 녀석이니

대만 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많이 사 와서 엄니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하는 정도가 딱 좋습니다.

 

이 찻잔도 아마 대만서 한 세트 1만원에 구입한 녀석인 듯. 한국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죠.

 

 

 

보이차를 마시다가 이번에 또 녹차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따끈따끈한 우전을 꺼내봅니다.

 

마실 때는 좋지만 이렇게 한번 시동이 걸려서 이것저것 마시면 그날 밤은 잠 다 잔거나 마찬가지죠.

녹차는 굳이 걸름망이 필요없지만 그래도 폼을 내기 위해 하나 얹어봅니다.

 

차라는 게 소박하게 마시더라도 이런 소품에 한번 눈이 가게 되면 생각보다 지갑이 다이어트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예전엔 엄니도 한창 이런 데 취미를 들여서 저렴하고 예쁜 녀석에서부터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명인들의 작품들까지 열심히 사들이던 때가 있었죠.

 

지금은 이렇게 많은 거 더 늘려봤자 뭐하냐, 니가 결혼도 안하는데 나눠줄 수도 없고 하면서 교묘하게 절 공격하는 탓에

새로운 다기는 거의 구입하지 않고 있던 걸로만 마시고 잇습니다.

 

 

 

보이차가 맛이 부드럽긴 하지만 어쨌든 녹차보다는 뒷맛이 강한 탓에

보이차 후 녹차를 마시려면 입을 좀 중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과일도 집어먹고 물도 좀 마시고 화장실에서 배출도 하고 하면서 마십니다.

그러고보니 일부러 저렇게 붙여놓은 듯한 다시 모습이 꽤나 볼만하네요.

 

 

 

저녁이 되고 나니 밥솥은 비었고 차를 많이 마셔서 오줌을 폭포처럼 쏟아내다 보니

전해질 균형이 맞지 않는지 속이 허한 느낌이 들어서 정말 오랜만에 족발을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엄니는 야식 코너의 배달족발 따위 레벨로는 만족하시질 않기 때문에

주변을 열심히 검색하다가, 배달 전문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당에서 배달도 겸하는 곳을 찾아냈습니다.

 

기대 반 불안 반이었지만 사장님이 직접 마스크 끼고 오셔서 '제가 아픈 게 아니라요, 손님들이 불안해 하실까봐 마스크 썼습니다' 라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시는 걸 보니

그래도 배달 전문 업체보다는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어보니 밑반찬도 확실히 덜 짜고, 상추도 신선하게 잘 씻었고, 족발도 쫄깃쫄깃하게 안 퍼석한 것이 야식용 족발보다 훨씬 레벨이 높습니다.

보통 밑에 깔려오는 거대한 뼈다귀도 없어서 알차게 먹을 수 있었네요. 한참 불신에 젖어있던 엄니도 이건 맛있네 하시며 잘 드셨습니다.

 

알아보니 저희 집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영업중인 식당이더군요.

엄니도 드셔보고는 나중에 직접 가서 먹어봐도 되겠다 하실 정도로 알찬 녀석이었습니다.

족발이 배달의 아이콘이 되다 보니 야식용은 거의 대부분이 이딴 걸 고기라고 삶았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이 퍼석한데

정말 오랜 시간 끝에 집 근처에서 안심하고 맛을 보장할 수 있는 식당을 찾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엄니나 저나 뱃살을 고민하는 시기라 자주는 못 먹겠지만, 2~3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는 족발을 이제는 조금은 더 자주 먹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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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족발 :: 2015. 7. 5. 10:00 Photo Diary

 

원래 이 위치에 있었을 리는 절대로 없는 나무둥치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떠밀려 왔다고 하기에도 상당히 깊숙히 박혀 있어서 정체를 알 수 없다.

해수욕 즐길 때 의자 대용으로 앉아서 발을 적시기에는 적당한 듯 하다.

 

 

 

해변 오른쪽은 이런 식으로 깎여나간 절벽처럼 되어 있다.

지질층이 독특한 것인지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이 가면 동굴이라도 하나 만들어 지려나.

 

아름다운 해변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 한여름엔 사람들이 꽤나 찾아올 법도 한데

장소가 장소다 보니 편의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곳이다.

입구 쪽에 커피를 만들어 파는 차량이 한 대 서 있는 것 빼고는 먹거리도 전무하고.

 

어찌보면 지금의 나처럼 그냥 신기한 해변의 모습이나 감상하면서 산책하는데 더 특화된 곳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단체관광객들은 찌렁찌렁 소리를 지르면서 즐겁게 바다 가운데의 조그만 섬을 탐험중이다.

동양인의 종족 특성인 듯, 소수로 다닐 때는 참 조용한데 뭉치기 시작하면 허파에 숨이 더 들어가는지 성대 근육이 강화되는지 목소리가 커진다.

 

수영복은 아니지만 몇몇 아주머니들은 거의 허리 바로 밑까지 잠기는 위치에서 옷을 입은채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이 주변 치고는 많은 편이지만 어쨌든 사람이 그리 빡빡하진 않으니 신나게 노는것도 나쁘지 않게 보인다.

홀로 여행은 어쨌든 간에 크게 흥분할 일이 없이 차분하게 흘러갈 때가 많다 보니

옆에서 저렇게 즐거워 하는 여행자들 보는 것도 왠지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느낌.

 

 

 

푸른 하늘에 바닷물이 뜨끈뜨끈해 지는 시기였다면 좀 더 멋진 광경을 만끽할 수도 있었을 텐데.

자연 환경뿐 아니라 사람 구경도 좀 더 즐거워질 법 했지만 아쉽게도 그럴 만한 시기까지는 아니었다.

 

대마도 쪽에서는 이곳 미우다 해변을 '일본 해안 100선에 선정'되었다고 크게 자랑하고 있다.

물론 대마도라는 섬이 이런 모래사장이 생기기 어려운 지형이기도 하고, 모래가 고운데다가 수심이 완만해서 해수욕에 그만이긴 하다.

하지만 일본 해안 100선이라고 하면 아무리 섬나라라 해도 어지간 한 녀석은 거의 다 포함되는 거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니까.

한국이라면 해안 100선까지 선택이나 가능하려나.

 

 

 

바다도 좋긴 한데, 대마도는 전체 면적의 90% 가까이가 산림이라서 나무 구경하는 것도 좋다.

사람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원시림도 약간이지만 존재하고 있어서 자연적으로는 가치가 높은 섬.

 

얼핏 보면 한국의 삼림에 비해 좀 더 키가 크다고 해야 하나, 높이 쭉쭉 뻗어있는 느낌이 든다.

기후와 지형 탓이겠지만 그래도 대마도라는 외국에 와서 한국과 비교해 가장 이질적인 느낌을 이런 산림 속에서 받는다는 건 특이하다.

 

 

 

주변 암석을 주욱 돌아보는데 그놈의 예절을 어디다 갖다 팔아먹었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보인다.

물론 일본인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이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해 보면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

 

본인도 일단 담배를 피워는 봤기 때문에 권유받으면 피기도 하지만

이런 짓거리 하는 인간들 때문에 언제나 흡연자들은 욕을 먹을대로 먹으며 사는 것이라 생각.

 

일본에서는 개인 휴대용 재털이 갖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데, 본인도 여행중 하나 사 와서 나침반님한테 선물로 드렸지만

한국의 흡연 사정을 생각해 보면 그런 거 유용하리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도 물놀이는 언제나 재미있는가 보다.

본인은 바다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지 10년도 넘은 듯.

 

바다를 보는 건 항상 좋지만 빠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까지만 나아가서 물장구 치는 건 왠지 좀 식상해 졌다고 할까.

쭉쭉빵빵한 언니가 비니키를 입고 달려든다면야 다시 바다놀이가 즐거워 질 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로또 당첨보다 조금 더 허황한 공상이다.

 

 

 

우거진 수풀과 한적한 모래사장 사이에 아담하게 진을 치고 있는 녀석이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색상도 마음에 딱 드는데, 번호판도 있고 정식으로 운전이 가능한 모델인 듯.

 

보통은 폭스바겐 마이크로 버스라고 불리는데, 이 녀석은 나라별로 별명이 워낙 많아서 정식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정리하면서야 '장사하는 아주머니들한테 일본에서는 이 녀석이 무슨 이름으로 불리는지 물어봤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나 무더운 날씨라 그런지 한두 명씩이라도 뭔가를 사 마시고 있다.

 

 

 

섬이라고 할 수도 없는 조그만 돌덩이 위에 올라가면

그래도 이제껏 걸어오면서 봤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저씨들 모습을 찍고 나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도촬이라 조금 미안하지만 어차피 얼굴은 나오지도 않았으니 문제없지 않을까.

강렬한 느낌이 거의 없는 대마도의 모습 중 그나마 좀 마음에 드는 녀석을 건져서 왠지 살짝 해탈한 느낌도 든다.

 

 

 

주차장 쪽으로 걸어나오니 놀랍게도 이타샤(痛車)가 한 대 주차되어 있다.

이런 섬에도 이타샤가 있다는 게 가히 놀라울 따름. 매니아들은 도시 시골 가리지 않고 서식중인가 보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찍혀있는 캐릭터들은 거의 다 모르는 녀석들 뿐이라는게 조금 섭섭했지만.

 

 

 

문짝에 큼지막하게 박힌 그림은 비록 캐릭터가 누군지는 몰라도 원작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있을 듯 하다.

학생 시절 많이 봐 왔던 CLAMP의 그림체임이 틀림없다.

 

물론 내가 한창 만화책을 탐닉하던 시절의 CLAMP는 '성전'이나 '도쿄 바빌론'같은 초기작들이라

이런 그림체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그들 특유의 인형같은 그림체의 흔적은 아직 남아있어 보인다.

 

 

 

본인이 빌려 온 전동자전거도 기념으로 남겨 본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하나큐피트의 풍선이 운전대 앞에 꽂혀 있다.

하나큐피트는 일본의 꽃 배달 서비스 기업 이름인데, 어째써 여기서 이런 걸 보게 되는 걸까.

 

어찌됐든 자전거 앞에서 멋진 임팩트를 주는 녀석이라 사진에 담기 좋다.

 

 

 

대마도 여행에는 속옷 한두 벌과 카메라밖에 가져온 게 없어서 가방도 간소하다.

구입한 지 10년이 되어가지만 용량이 작다는 점만 빼면 여전히 생생한 보블비의 백팩.

천이 아니라 살짝 물렁물렁한 폴리에틸렌 재질은 어지간히 굴리고 오래 사용해도 모양의 변형이나 상처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대학때부터 지금까지 잘도 사용해 오고 있는데 전혀 수리가 필요하지 않아서

이 정도 용량의 백팩은 더 이상 살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가끔은 난감해지기도 한다.

 

 

 

좀 전에 괜찮은 사진도 건지고 했으니 간소한 답례라도 하기 위해

마이크로버스 앞으로 다가가 음료수를 골라본다. 커피도 나쁘지 않지만 날씨가 더우니 빙수를 선택.

군것질용으로 먹는 이런 빙수는 그냥 얼음조각에다가 색소 넣은 과당을 뿌려줄 뿐이지만

왠지 어릴 적 불량식품 먹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끌리게 되는 편이다.

 

양은 굉장히 적은데 그래도 일본인 특유의 포장 기술이 어디 가진 않는지 멋들어지게 쌓아올린 빙수를 내어준다.

날씨가 덥긴 더운지 윗 부분을 씹어먹고 있으니 아랫부분이 거의 다 녹아버린다.

 

역시 달달한 편이라 갈증 해소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지만 바닷가에서 먹는 녀석은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

 

 

 

시간은 아직 모자라지 않게 남아있어서 바로 돌아가지 않고 반대편 언덕을 타고 올라가 본다.

상당한 오르막이라 귀차니즘의 화신이 되어 있던 당시엔 전동 자전거가 아니라면 올라갈 생각도 하지 않았을 듯 하다.

 

일본은 전동 자전거 발매 초기에 아무런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기 바이크처럼 무지막지한 출력을 자랑하는 녀석도 있었지만

속도를 30km 이상 내다가 사고로 탑승자가 사망한 사고 이후 반드시 전동 자전거는 사람의 페달 밟는 힘을 보조해 주는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규정이 생겼다.

그래서 일본에서의 정식 명칭은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

기술이 좋아져서 어시스트비가 7:3 까지 올라간 녀석도 있긴 하지만, 초기 모델처럼 밟으면 밟는대로 엄청난 출력을 뿜어내던 때와 비하면 좀 소박해 지긴 했다.

 

대마도의 전동 자전거는 워낙 구형이라 베터리도 무겁고 수명도 짧고 어시스트비도 4:6 정도 될까말까 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이 녀석이 있었기에 땀은 좀 흘렸지만 어렵지 않게 언덕을 넘어오는데 성공한다.

 

끝까지 올라오자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풍경이 맞이해 줬는데, 관광객을 위해 상당히 깔끔하게 손질된 도로가 인상적이다.

 

 

 

가끔씩 야외 공연도 하는 듯 길다란 나무판이 밑에 보인다. 텐트치고 야영을 해도 안성마춤인 분위기.

언덕 아래쪽 바다를 돌아가면 방금 전 거닐던 미우다 해변의 끝자락이 나온다.

 

확실히 여름 해수욕장으로서는 최적지인 듯 하다. 바글거리지도 않고 깨끗하고 주변에 야영할 곳도 많고.

 

 

 

택시가 한 대 올라오더니 안에서 젊은 한국 여성 둘이 내린다.

대마도는 택시가 상시 운행을 하지 않아서 관광객들이 센터에 문의를 하면 출발하는 시스템이다.

 

2시간에 6만원 정도로 본토에 비하면 그리 비싼편도 아니고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관광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설명과 함께 사진 잘 나오는 포인트에도 내려주기 때문에

편안한 관광을 생각한다면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본인은 아마 구경하는것 보다 기사 아저씨하고 잡담하는게 더 재미있겠지만.

 

설명은 일본어로 하다 보니 관광객 쪽은 그다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지만 그것 또한 여행의 매력.

꼽사리로 설명을 좀 들으려 해도 바람이 워낙 거세서 말이 들리지 않는다.

 

울타리가 쳐진 곳 쪽으로 30~40분쯤 걸어가면 높지는 않지만 바닷가 절벽쪽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나쁘진 않은 경험이겠지만 날씨도 덥고 왕복 시간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좀 빠듯해서 그냥 사진만 찍어놓는다.

 

평소에도 바람이 심한지 주위 나무줄기들이 한 방향으로 쏠려 있다. 한 쪽으로 쓸어올린 머리칼 같은 느낌이다.

 

 

 

자전거를 손에 넣은채로 앞으로 펼쳐진 한적한 길을 보고 있으니 예전의 욕망이 되살아난다.

물론 예전 자전거 여행 당시엔 앞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좀 무섭기도 했지만

대마도 정도의 크기라면 어차피 달리다 보면 한 바퀴 금방이니 무작정 페달을 밟고 싶어진다.

 

하지만 출항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예전의 그 열정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약간의 미련을 남긴 채 마을로 돌아간다.

 

 

 

마을로 돌아와 자전거를 반납한 후 남은 일은 한 가지 뿐이다.

나름 대마도의 명물 버거라고 할 수 있는 츠시마 버거를 먹어보는 일.

하룻밤 묵었던 호텔 바로 옆에 버거집이 있어서 들어가 본다.

 

특별한 관광 상품이 없었던 대마도에서 열심히 아이디어를 짜 내어 만든 버거로서

해산물이 풍부한 섬의 특징을 살려서 소고기 패티 안에 톳과 오징어를 넣어 만든 녀석이다.

 

이즈하라에 본점이 있긴 한데, 공교롭게도 내가 도착한 날은 이미 영업이 끝나있어서

분점이긴 하지만 히타카츠에서 시식을 해 보게 되었다.

 

 

 

패티는 당연히 수제라서 기본 레벨은 한다.

하지만 일본 아니랄까봐 크기가 너무 작아서 그냥 간식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긴 힘들다.

그 작다는 모스버거와도 자웅을 겨룰 만한 크기니 어느 정도 덩치 이상의 남자들은 이걸로 배 채우긴 힘들 듯.

 

주문후 구워주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버거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

톳과 오징어는 확실히 특이한 향미를 가져다 주는데, 소스가 과하지 않아서 소고기 향내에 쌓인 톳과 오징어의 식감을 느끼는데 부족함이 없다.

 

길 가다가 눈에 들어오면 한 개씩 먹고 가기에 충분한 맛이지만 지역적 특성상 크기에 비해 가격이 꽤나 비싼 편인 점이 조금 아쉽다.

맛 자체의 레벨도 뭐, 사세보 버거나 유후인 버거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요소가 매우 강한 지역이다 보니

여기 와서 이거 안 먹고 가는 한국인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나이 든 단체 관광객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항구에 도착하니 한국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뭔가 사 들고 가기는 많이 사 들고 간다.

당연하게도 본인은 완전히 빈 손이다. 반찬거리야 많이 있지만 외국여행 선물로 사 들고 올 만큼 특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사람들이 대체 어디에 있다 온 건가 싶을 정도로, 확실히 이 곳은 한국인 관광객이 생계에서 큰 위치를 차지할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 더 조용하길 바랬지만 그래도 줄 서서 구경할 만한 요소가 없는 곳이다 보니 생각만큼 귀찮지는 않아서 다행.

 

자전거 여행 중 가 보지 않은 곳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작정 출발한 여행이었기에

과연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궁금하다면 한 번쯤 와도 될 만한 곳이다.

물론 기대를 하지 않고 가는 여행이라고 해서 볼거리가 풍성한 곳 보다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여행이란 일단 집을 출발하고 나면 작던 크던 나름의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만들어 주니까.

 

짧은 기간이지만 어쨌든 예상치 못한 불편함에 짜증도 나고 편안한 풍경에 느긋해 지기도 했다. 무난하고 조용한 일상같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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