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현실도피'에 해당하는 글들

  1. 2014.05.19  Live and die on this day 6
  2. 2014.04.22  2014년 4월
  3. 2012.12.20  선거가 끝났습니다 12
  4. 2012.07.26  좁은 문 16
  5. 2012.07.04  힉스 입자가 관측되었답니다 18
  6. 2012.06.25  스쳐지나감 23

 

 

 

자전거 세계여행을 준비하고 계시는 나침반님이 숙원이었던 문신을 새겼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암 니슨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는 영화 '더 그레이'에서 나오는 대사죠.

 

자전거 세계여행이란 거 실천하는 사람은 뭔가 일반인과는 다른 강인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겠지만

사실은 포기할 거 포기하고 얻고 싶은 것을 얻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장거리 여행이란 건 시작하기 전에 가장 두렵고 괴로운 법이죠.

자전거 핸들을 꽉 잡으면 자연스럽게 자기 눈에 들오는 위치에 있는 저 문구를 보면

페달을 밟은 발이 조금 더 가벼워 질 거라 생각합니다.

 

 

 

Once more into the fray...

다시 한번 싸움속으로

Into the last good fight I'll ever know.

마지막 최고의 전투 속으로

Live and die on this day...

오늘 하루를 살고 죽으리

Live and die on this day...

오늘 하루를 살고 죽으리

'현실도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4월  (0) 2014.04.22
선거가 끝났습니다  (12) 2012.12.20
좁은 문  (16) 2012.07.26
힉스 입자가 관측되었답니다  (18) 2012.07.04
스쳐지나감  (23) 2012.06.25

 

 

 

 

 

이것이 국가인가

'현실도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ve and die on this day  (6) 2014.05.19
선거가 끝났습니다  (12) 2012.12.20
좁은 문  (16) 2012.07.26
힉스 입자가 관측되었답니다  (18) 2012.07.04
스쳐지나감  (23) 2012.06.25
2014년 4월 :: 2014. 4. 22. 16:06 현실도피

 

 

지난 총선때부터 사실상 잘해야 절름발이 이상은 되지 못한다는게 현실이었고

이번 선거엔 이만큼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독재자 친일파의 후손이 당선되는 것도 현실이네요.

 

이번엔 지난번처럼 가슴이 꽉 답답하진 않습니다.

이런 투표율에 이런 지지율이라면, 이게 한국 사람의 뜻이구나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테니까.

터무니없이 낮은 투표율 때문에 가려져 있었던 한국의 수준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한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맞는 대통령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자신들이 정한 미래를 즐겁게 받아들이기만 바랄 뿐입니다.

이제는 한국이 필리핀이나 이탈리아화 되어가는 모습을 진심으로 즐겁게 바라보겠습니다.

'현실도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ve and die on this day  (6) 2014.05.19
2014년 4월  (0) 2014.04.22
좁은 문  (16) 2012.07.26
힉스 입자가 관측되었답니다  (18) 2012.07.04
스쳐지나감  (23) 2012.06.25

 


우주의 탄생만큼이나 신기한 우연이 운명처럼 겹치고 겹친 결과

여행중 만난 고등학생 소년의 집에 홈스테이 명분으로 들어가서 쉬게 된 여름날.

 

여행경비 충당을 위해 이것저것 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그쪽 마을은 인구가 몇백 명밖에 되지 않는, 나가노현의 아주 외진 시골마을이라서

바이트 찾는게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원맨열차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 마츠모토에 자주 일자리 찾으러 가곤 했다.

도착시 낭낭한 목소리로 '마츠모토~ 마츠모토~' 라는 소리가 나오는게 특징인 도시.

 

한국사람이 운영한다는 커다란 고기구이집이 있어서 찾아가 봤는데, 빈자리가 없단다.

국보 마츠모토성이 위치해 있어서 꽤나 큰 도시임에도 불경기는 불경기라 바이트 자리는 별로 없고.

편의점 정도의 바이트로는 마츠모토까지 왕복 교통비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아서 난감했을 때.

 

38도까지 올라가던 날은 정말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체감온도는 43도 정도.

홈스테이 하지 않고 계속 달렸다면, 이런 날씨 즈음에서 픽 쓰러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36도쯤 되는 날씨에 10시간 정도 달려봤더니 거진 사하라 사막 마라톤과 비슷할 정도의 체력소모를 느꼈다.

 

이 날은 멍하니 저 38도를 바라보다가 역 옆의 조그만 공원으로 걸어가서 전자책을 꺼내들고 책이나 읽었다.

집에 있는것도 아니고, 여행중인것도 아니고, 꿈 속에 있는 듯한 폭염 속에서 꺼내든 책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2010. 8. 31

'현실도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4월  (0) 2014.04.22
선거가 끝났습니다  (12) 2012.12.20
힉스 입자가 관측되었답니다  (18) 2012.07.04
스쳐지나감  (23) 2012.06.25
자전거 여행중 읽은 책들  (18) 2011.07.13
좁은 문 :: 2012. 7. 26. 20:02 현실도피

 

 

 

2010년 4월에 LHC 강입자가속기에 대한 이야기를 이곳에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자전거 여행하는 도중에 이곳에서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가 관측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불행히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실험 장비의 오차로 인한 미스였다는 결론이 나왔었죠.

 

하지만 오늘 열린 CERN 세미나에서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보존 입자가 관측되었다는 발표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었습니다.

힉스 입자에 대한 아주 간단하고 서정적인 해설은 이곳으로~

 

이번에 발견된 소립자가 힉스 입자일 확률은 99.977% 로, 우주 탄생시 발생한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 태초의 입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터 힉스 박사가 이 가설을 제시한 건 1964년이었는데, 드디어 오늘 이 입자가 현실에 존재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 셈이죠.

현대 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양자 역학 표준 모델에서 유일하게 발견되지 않았던 입자이고, 반세기 동안 이 녀석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이 들인 노력이란... 

피터 힉스 박사가 이번 결과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라는 건 세상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듯 하네요. 나이때문에 걱정이지만.

 

이건 과학사적으로는 인류가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와 맞먹는 일대 혁명입니다.

137억년 전, 우리가 속해있는 우주의 탄생 순간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해 가는 데 가장 어려운 난관 하나를 통과한 셈이죠.

이 조그마한 지구에서 우주의 탄생에 대한 신비를 과학적으로 증명해 나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이로군요.

 

칼 세이건의 '콘택트'가 정말 현실감 가득한 낭만소설처럼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현실도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거가 끝났습니다  (12) 2012.12.20
좁은 문  (16) 2012.07.26
스쳐지나감  (23) 2012.06.25
자전거 여행중 읽은 책들  (18) 2011.07.13
TOKYO  (10) 2011.05.20

 

 

귀국까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날.

1년간의 자전거여행 도중 3번씩이나 같은 길을 다닌 것은 이 코스 밖에 없었다.

하지만 후지산이 보일 정도로 날씨가 좋았던 날은 적은 딱 한번 뿐.

 

덤덤하게 자전거를 세우고,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고, 망원렌즈의 구도를 잡기 위해 10미터 정도 뒤로 걸어간다.

여행의 마지막 즈음에 간신히 보게 된 풍경이지만 사실 마음속엔 감격이나 황홀함이나 그런 느낌은 없었다.

그냥 단지 이게 마지막이구나 하는 묘한 아쉬움이 카메라를 무겁게 만드는 느낌.

 

주섬주섬 카메라를 집어넣고 나서 달리는데, 맞은편에서 비슷한 행색의 자전거 여행자가 달려온다.

같은 자전거는 아니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전륜 후륜에 가방을 4개 달아놓은, 땀에 절은 모습의 여성 여행자.

여행중 남녀 함께 다니는 자전거 여행자는 몇번 봤지만, 혼자서 달리는 여성은 처음이다.

해외로 나갈게 아니라면, 일본인이 일본 국내에서 자전거여행 하는데 가방을 4개 달고 달리는 경우는

거의 100%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장거리 여행 초보.

아님 나처럼 카메라에 큰 비중을 둬서, 거대 DSLR과 렌즈 서너개를 넣고 달리는 묘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라거나.

 

슬쩍 보니 옷은 동네 슈퍼 나갈때나 입을 법한, 한적한 반팔 투톤 티셔츠. 면 소재라서 땀으로 진득할 터.

본인 나이도 기억 못하는 성격이라서 남들 나이대 추정에 매우 어려움을 겪는 터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많아봤자 20대 초반인 듯 하다. 치장없는 단발머리에 가벼운 옷차림으로는 고등학생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주달리고 있으니 체감 속도는 약 20km/h 정도?

서로의 얼굴을 인식할 정도의 거리에 들어서자 거의 동시에 서로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나나 그쪽이나 얼굴에 미소 하나 없는 표정으로

동족 여행자에 대한 반가움이나, 여지껏 달려왔던 무용담에 대해 털어놓고 싶어하는 근질거림 따위는 한 치도 보이지 않는

그런 무표정한 얼굴로 가볍게 목례 한 번.

 

10억초를 넘는 인생중 단 1초동안 나눈 그 인사는, 아마 평생 두번다시 겪을 일이 없겠지.

혹여 만날 일이 있다고 해도, 이미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그 사람이 어디 쯤에서 하룻밤을 묵게 될지 대충 예상이 가고

또한 돌아올 때, 반대 방향에서는 보이지 않던 저 후지산을 보고 다시 한번 신선한 느낌을 받을 거라는 예상이 간다.

 

여행의 인연이란 이렇게 일방적이면서도, 그 1초의 만남조차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화석과도 같은 것.

어지간하면 생일같은거 기억 못하는 성격임에도 꽤나 쉽게 기억되는 본인 생일날

이런 추억이 문득 떠오른다는 것, 스스로에게 주는 멋진 선물이다.

'현실도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좁은 문  (16) 2012.07.26
힉스 입자가 관측되었답니다  (18) 2012.07.04
자전거 여행중 읽은 책들  (18) 2011.07.13
TOKYO  (10) 2011.05.20
여행의 인연  (9) 2011.04.30
스쳐지나감 :: 2012. 6. 25. 12:14 현실도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