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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에 해당하는 글들

  1. 2015.07.05  차와 족발 4
  2. 2014.01.24  법 규 14
  3. 2012.06.23  날씨도 덥고 찌부둥하고 16
  4. 2012.06.01  집안 보이차 점검 31
  5. 2011.12.14  김치 한조각, 홍시 한개 32
  6. 2011.12.04  느긋한 일요일 18

 

요즘엔 차 마실 시간도 별로 없습니다. 낮에는 일 때문에 바쁘고 저녁 이후에 마시면 잠을 잘 못 자기 때문에.

낮에 시간이 좀 나면 무작정 엄니하고 차방으로 달려가 차를 마시죠.

 

중국차는 원래 마실 때 딴 거 먹지 않는다고 하지만 뭐, 배운대로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냥 먹고싶은 거 먹는 거죠.

 

그마트나 동네 슈퍼에서는 영 만족하질 못하던 토마토라 이번엔 제대로 된 짭짤이를 멀리서 공수해 왔습니다.

토마토라고 하기엔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비싸지만 그래도 짭짤이에 한번 맛들이면 다른 건 맛이 없으니.

 

 

 

두꺼빈지 개구린지 모르겠지만 입에 동전을 물고 있는 이 녀석은 중국에서 부를 가져다 준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목 마르면 안되니까 차 우려내고 남은 물을 팍팍 부어줍니다. 끓는 물을 붓는게 오히려 고문이려나.

 

 

 

엄니가 예쁜 찻잔을 많이 모아서 가끔씩 이렇게 사진 찍어주면 좋습니다.

중국차를 마시기 위한 찻잔은 한국이 좀 비싼 편이라 많이는 사지 못하죠.

 

명인들의 작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차피 그냥 보기좋고 기분좋게 차 마시기 위한 녀석이니

대만 같은 곳에서 저렴하게 많이 사 와서 엄니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하는 정도가 딱 좋습니다.

 

이 찻잔도 아마 대만서 한 세트 1만원에 구입한 녀석인 듯. 한국에 비하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죠.

 

 

 

보이차를 마시다가 이번에 또 녹차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따끈따끈한 우전을 꺼내봅니다.

 

마실 때는 좋지만 이렇게 한번 시동이 걸려서 이것저것 마시면 그날 밤은 잠 다 잔거나 마찬가지죠.

녹차는 굳이 걸름망이 필요없지만 그래도 폼을 내기 위해 하나 얹어봅니다.

 

차라는 게 소박하게 마시더라도 이런 소품에 한번 눈이 가게 되면 생각보다 지갑이 다이어트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예전엔 엄니도 한창 이런 데 취미를 들여서 저렴하고 예쁜 녀석에서부터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명인들의 작품들까지 열심히 사들이던 때가 있었죠.

 

지금은 이렇게 많은 거 더 늘려봤자 뭐하냐, 니가 결혼도 안하는데 나눠줄 수도 없고 하면서 교묘하게 절 공격하는 탓에

새로운 다기는 거의 구입하지 않고 있던 걸로만 마시고 잇습니다.

 

 

 

보이차가 맛이 부드럽긴 하지만 어쨌든 녹차보다는 뒷맛이 강한 탓에

보이차 후 녹차를 마시려면 입을 좀 중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과일도 집어먹고 물도 좀 마시고 화장실에서 배출도 하고 하면서 마십니다.

그러고보니 일부러 저렇게 붙여놓은 듯한 다시 모습이 꽤나 볼만하네요.

 

 

 

저녁이 되고 나니 밥솥은 비었고 차를 많이 마셔서 오줌을 폭포처럼 쏟아내다 보니

전해질 균형이 맞지 않는지 속이 허한 느낌이 들어서 정말 오랜만에 족발을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엄니는 야식 코너의 배달족발 따위 레벨로는 만족하시질 않기 때문에

주변을 열심히 검색하다가, 배달 전문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당에서 배달도 겸하는 곳을 찾아냈습니다.

 

기대 반 불안 반이었지만 사장님이 직접 마스크 끼고 오셔서 '제가 아픈 게 아니라요, 손님들이 불안해 하실까봐 마스크 썼습니다' 라고 웃으면서 말씀해 주시는 걸 보니

그래도 배달 전문 업체보다는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어보니 밑반찬도 확실히 덜 짜고, 상추도 신선하게 잘 씻었고, 족발도 쫄깃쫄깃하게 안 퍼석한 것이 야식용 족발보다 훨씬 레벨이 높습니다.

보통 밑에 깔려오는 거대한 뼈다귀도 없어서 알차게 먹을 수 있었네요. 한참 불신에 젖어있던 엄니도 이건 맛있네 하시며 잘 드셨습니다.

 

알아보니 저희 집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영업중인 식당이더군요.

엄니도 드셔보고는 나중에 직접 가서 먹어봐도 되겠다 하실 정도로 알찬 녀석이었습니다.

족발이 배달의 아이콘이 되다 보니 야식용은 거의 대부분이 이딴 걸 고기라고 삶았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이 퍼석한데

정말 오랜 시간 끝에 집 근처에서 안심하고 맛을 보장할 수 있는 식당을 찾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엄니나 저나 뱃살을 고민하는 시기라 자주는 못 먹겠지만, 2~3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하는 족발을 이제는 조금은 더 자주 먹을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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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족발 :: 2015. 7. 5. 10:00 Photo Diary

 

 

작년 사진입니다.

여행기 올리기 전에 일단 밀린 사진부터 좀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겨울 그마트에 갔다가 뼈없는 녀석을 팔고 있어서 한봉지 사 왔죠.

엄니는 인생 살면서 아직 닭발을 드셔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먹다보니 처절한 반항을 하는 닭발이 한족 있어서 카메라를 찾아왔네요.

 

 

 

이렇게 자기 주장이 뚜렷한 녀석은 앞으로 크게 될 것 같습니다. 제 위장 속에서.

한동안 이 아름다운 자태를 파괴하지 못하고 방치해 두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닭발은 원래 맵게 먹는 녀석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오돌오돌한 식감은 좋아하지만

먹고나면 폭풍ㅅㅅ 때문에 고생하곤 합니다. 그래도 맛있어서 감수하고 먹긴 하지만 말이죠.

 

여담으로, 법규 생각하면 항상 이 영화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일부러 연출한 거 아닙니다만 참 잘만들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이런 닭발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법규 이야기는 이쯤 하고, 엄니와 저는 닭발을 먹어도 소주와 먹는게 아니라 차와 함께 먹습니다.

차값도 비싸긴 하지만, 아무데서나 캔 따서 벌컥벌컥 마시는 술하고는 달라서

가끔 차 마시며 '술값 안들어 좋다'는 이야기도 하긴 합니다.

 

여행갔을 때는 저녁에 한 캔씩 마시는데, 그냥 분위기 상 즐기는 거지 술을 좋아한다는 기분은 여전히 들지 않네요.

 

 

 

원래 집에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갑자기 차방에 모습을 드러낸 괴이한 녀석입니다.

엄니가 어디서 보기 좋다고 하나 업어오신 듯 하네요.

 

차를 마실때는 역시 여러가지 귀여운 찻잔이나 차 도구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에

한때 엄니께서는 방에 전시하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악세사리와 찻잔 같은걸 쓸어오곤 하셨습니다.

 

형님부부 결혼 후 신혼집 방 한칸에 차방을 차려줄 정도로 확 떼어준 이후로 그나마 균형적인 밀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예전 전통공예박람회 폐관시간 직전에 좀 깎아서 구입한 찻잔.

비대칭으로 살짝 그을린 듯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전자와 찻잔 세트로 구매했죠.

이건 철분이 많이 함유된 흙을 도자기 굽듯 구워서 만든 녀석이라

사실 보이차 찻잔으로는 별로 적당하지 않습니다. 찻잔의 철분 성분이 맛을 교란시키는 기분이 들더군요.

 

 

 

어울리는 차라면 역시 반발효차에 들어가는 오룡차나 철관음 정도가 되겠습니다.

암차인 대홍포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긴 합니다만, 괜찮은 대홍포는 집안뿌리가 거덜날 정도의 금액이라서.

 

맛은 좀 안맞아도 보기가 좋아서 보이차든 철관음이든 다 차서 마시고 있습니다.

 

 

 

주전자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 녀석이라 손가락으로 튕겨보면 팅팅거리는 금속음이 납니다.

이것 역시 바위에서 자라는 암차 계열에나 어울리는 녀석이지만 뭐, 보기에 좋아서 업어온 녀석이니 이것저것 많이 사용해 봐야죠.

 

국내 장인이 만들었다는 말은 들었는데, 역시 같은 고가품이면 중국쪽 차 도구에 더 무게를 주는 시류가 있어서인지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았지만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쪽 장인이 만든 자사호는 50만원 정도 되는 녀석도 한 눈에 반해 떡하니 업어오곤 했는데 말이죠.

그게 벌써 7년쯤 전이니 지금은 100만원 훌쩍 넘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엄니 지인분이 해외 나갔다가 선물로 사 온 홍차입니다.

홍차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익숙한 중국차보다 은근히 귀찮은 점이 있어서 자주 마시지 않는 편이죠.

이제껏 선물로 받은 수많은 홍차들이 대부분 유통기한을 훨씬 넘겨버려서 맛이 사라지고 버림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저 홍차는 열심히 마셔야 할 텐데... 작년에 이 사진 찍고나서 지금까지 봉투도 뜯지 않았네요.

 

 

 

엄니 학교 선생님 한 분이 이스라엘에 성지순례 갔다 와서 가져온 기념품이라고 합니다.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 녀석은 아닌 듯 하지만, 수제품이라는 느낌은 확실히 들어서 괜찮겠다 싶네요.

이스라엘이라고 하면 역시 기 들릴의 '굿모닝 예루살렘'이 정말 인상깊에 남아있습니다.

 

석판 그림은 종교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알 수 있는 빵과 물고기 클론생성 이벤트에 대한 내용이죠.

 

 

 

쌀과자 같은 간식거리는 이런 그릇 안에 넣어놓고 차 마실 때 조금씩 씹어먹곤 합니다.

크기는 작고 과자 부피는 커서, 한번 뚜껑 열면 끝장을 보고 만다는 게 아쉬운 일이죠.

 

엄니가 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에 놓여있는 것들은 나름 디자인에 신경쓴 녀석들이 많은 듯 합니다.

워낙 익숙해서 별 생각없이 사용중이지만 느긋히 쳐다보고 있으니 꽤나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보이차 마신 후엔 녹차도 좀 마시자고 해서 세트를 바꿉니다.

색깔만큼은 녹차가 참 곱고 깔끔해서 엄니도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녹차 많이 마시면 속이 좀 쓰려서.

 

그래서 보이차 만큼은 아니고, 가볍게 몇 잔 마시는 정도로만 즐기고 있습니다.

녹차는 좀 익숙해서 그런지 온도를 대강대강 맞춰도 맛이 나쁘지 않는데

홍차는 경험부족인지 몰라도 온도와 시간을 잘못 맞춰서 맛이 엉망으로 나올 때가 많아서 손이 잘 안가더군요.

홍차의 기본 지식이 대부분 석회질 물인 유럽쪽에 맞춰져 있어서 한국의 물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설프게 인터넷 지식가지고 테스트 하는 것 보다는 몇 번 우려내 보면서 직접 파악하는게 제일 좋죠.

 

이번 홍차는 아깝게 버리는 일이 없도록 자주자주 마셔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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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찍은 사진은 아니고 좀 묵은 녀석입니다만

후덥지근하고 하늘도 탁하고 해서 뭔가 의욕이 안 생기는 하루로군요.

책이나 좀 읽을까 했지만 분위기가 살지 않아서 그냥 예전에 찍었던 일상의 사진이라도 올려봅니다.

 

차 마시며 먹었던 키위인데, 이 녀석 잘라놓고 보니 하트모양이랄까, 배트맨 모양이랄까 생긱이 나서

이런 사소한 것들이라도 차 마시며 이야기 하기에는 좋은 안주거리가 되니 카메라 들고 한장 남겨봤습니다.

찍고보니 예전에 쓰던 접사렌즈를 그대로 마운트 해놓아서, 그럼 이번에는 접사로만 한번 담아보자고 생각.

 

 

 

보이차 마실 때 자주 이용하는 자사호입니다. 대만여행중 사온 녀석인데

예술적인 가치는 당연히 없지만 덩치 크고 물빠짐 좋고 흙도 나쁘지 않은걸 사용했기 때문에

집에서 홀짝홀짝 마실때는 어디하나 빠지는게 없는 훌륭한 녀석이죠. 거기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았는데

한국에 데려오면 돈 좀 나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시세는 모르겠지만 10만원쯤 하려나요.

 

손잡이 부분이 쭉 올라와 있는게 보이실텐데요. 저게 뚜껑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걱정없이 차를 들이부어도 뚜껑이 떨어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손이 커서 보통 자사호를 써도 충분히 엄지손가락으로 공기구멍 옆을 잡아줄 수 있는 터라 크게 상관은 없지만

내구력이 꽤 약한 축에 들어가는 자사호 뚜껑이 깨어지지 않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한 녀석에게 점수를 주고 싶군요.

 

 

 

아주 예전에 자사호 전시회 다녀온 사진도 있으니 링크 걸어둡니다.

자사호는 기본적인 물빠짐과 흙의 통기성 등등을 만족하면 차 마시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죠.

 

명나라 시대부터 내려오던 공예의 한 갈래이기 때문에, 비싼 자사호들은 대부분 작가가 만든 예술품 취급받기 때문에 비싼 것이고

단지 차를 마신다는 데 있어서는 이 정도 자사호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이건 엄니께서 애용하시는 찻잔이군요.

전통 방식의 찻잔과는 전혀 다르지만, 잔이 두 겹으로 되어 있고, 빈 부분에 공기가 들어 있어서

잔이 뜨거워 지지 않기 때문에 쉽게 들 수 있습니다.

 

중국 전통 찻잔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뜨거운 차를 부으면 도저히 몸통 부분을 잡을수가 없어서

다들 찻잔 머리부분을 살짝 잡고 마시게 되는데, 이 녀석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죠.

 

하지만 차의 온도를 손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무심코 홀짝 마셨다가 입천장 다 벗겨지는 참사도 일어납니다.

통각이라는 요소가 신체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처럼, 이 녀석은 편한만큼 위험하기도 한 양면성을 지녔죠.

 

 

 

요즘엔 그다지 쓰지 않고 그냥 감상용으로 놔두고 있는 자사호입니다.

제가 엄니 생신 선물로 사 드렸던 작품인데, 이건 그냥 대량생산 판매용이 아니라

중국 작가의 공예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좀 나갑니다. 지금 이 작가의 동일작품이라고 하면 최소 백은 넘겠군요.

 

작가의 이름과 연표, 누구에게 기술을 사사받았는가 등등을 고려해서, 앞으로 크게 될 작가를 예상해서

미리미리 구입후 몸값이 오르는 것을 기다리는, 투자 형식의 구매자들도 꽤나 있긴 합니다만

전 순수하게 이 녀석 모양이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구입했네요.

 

 

 

자사호는 유약을 바르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옹기와 같이 숨구멍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차를 꾸준히 오래 마시고 잘 보관하면, 나중엔 그냥 뜨거운 맹물을 넣어도 향이 우러난다고 하네요.

이 녀석이야 뭐, 흙의 퀄리티 같은 걸 따질 레벨은 아니고... 깔끔하고 치장 없는 모습을 좋아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세심하게 새겨넣은 글씨와 풍경 그림이 의외로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림 세겨진 녀석을 구입한 건 이게 최초고 최후였습니다.

 

 

 

엄니께서는 싸구려 자사호도 귀엽다 싶으면 많이들 사 오셨기 때문에

싸구려 자사호에 세겨진 그림을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 쪽엔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 녀석은 처음 본 순간 전 그림이 전체 분위기와 묘하게 잘 조합되어 있어서 꽤나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생신 선물로 사드렸는데 막상 엄니께서는 손떨려서 못 쓰시겠다고, 그리 자주 쓰지는 않으시네요.

요즘엔 대부분 제가 차를 타고 있으니, 가끔 이녀석을 다시 써볼까 합니다. 보관 잘하면 제가 죽을때까지는 무난히 사용할 듯.

 

 

 

사실 보이차는 말차나 녹차와 달리 따로 간식거리를 안 먹는게 제일 좋습니다.

속에 부담이 가는 차도 아니고, 맛이 부드러운데다 향이 강한 편이라서, 간식을 먹으면 오히려 혀가 어색해지죠.

하지만 뭐, 그런 격식 따지며 마실 필요가 없는게 차라는 녀석이니 저희 집에선 간식도 신나게 먹습니다.

 

기껏 FTA 효과라는게 '우리 궁민이 이제 체리를 관세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따위의 헛소리나 지껄여대는 통에

과일에는 죄가 없지만 요즘 시선이 영 떨떠름해지는 체리를 먹습니다.

 

맛은 있네요. 많이 익은 녀석은 살짝 탄산 비슷하게 톡 쏘는 느낌까지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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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동생분(?)이 차박람회 가서 보이차를 한판 사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주워들은 보이차 상태나, 동생분 사진에 찍힌 차 색깔등을 봤을때부터 솔직히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만

오늘 만난 동생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걱정이 더더욱 확신으로 변해갔고,

다행히도 동생분이 그 보이차를 조금 가져왔기 때문에 집에서 바로 우려봤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잠깐 보이차 이야기를 하려고 쓰려던 여행기를 미루게 됐네요. 혹시 기다리신 분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ㅡㅡ;

 

동생분의 보이차는 분명 작년에 만든 녀석이라고 했는데, 색깔이 너무 진해서 의아했습니다만

한번 우려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군요. 이건 숙성시킨게 아니고 썩힌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왼쪽이 동생분이 가져온 보이차고, 오른쪽은 제가 마시는 15년된 보이차입니다.

 

 

 

당연하게도 숙성차인 보이차는 숙성 년수가 오래될수록 잎과 찻물의 색이 짙어지죠.

그런데 작년에 만들었다는 보이차 색깔이 이게 뭔가요.

 

작년에 만든 보이차를 이런 색깔로 만드는 방법은 쉽습니다.

수증기를 쫙쫙 쪼이고 습기 많은 곳에서 보관해서 단기 숙성 시키는 것이지요.

숙성 속도가 빠를수록 당연하게도 보이차 본연의 맛과 향은 우러나질 않습니다. 보이차의 맛은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겁니다.

 

악퇴라고 하는 미생물 발효를 이용한 제작방식이란게 있긴 있어요.

보통 숙차라고 부르는 이런 보이차가 현재 유통되는 보이차의 99%를 차지합니다.

건조된 상태에서 자연숙성시키는 청차에 비해 숙성 기간이 2배 이상 짧아서 상품화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제대로 된 숙차라면 1년만에 이렇게 변하진 않습니다. 이건 아주 사우나실에 넣고 숙성시킨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 녀석은 일단 맛은 둘째치고 몸에 나쁘지만 않으면 다행입니다.

애초에 판매를 위해 그 정도까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녀석이 제대로 된 깨끗한 환경에서 만들어졌다고 보기 힘드니 말이죠.

 

거기다가 이 녀석은 줄기만 있고 잎이 없어요. 동생분이 심혈을 기울여 줄기부분만 떼어내서 저한테 준거라면 몰라도

잎이라는건 보이지도 않고 줄기 쭉정이만 이렇게 남아있는 녀석을 차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당연하게도 맛은 '없습니다' 향을 맡으면 미새하게나마 나긴 합니다만, 입 안에 넣으면 그냥 맹물입니다.

 

나름 보이차 공부를 하고, 보이차 마신지 15년이 넘어가는 저로서는

이건 차가 아니라 그냥 보이차 색깔 나는 맹물이라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허구헌날 우려마시는 저희 집 보이차입니다. 15년 된 녀석이구요.

사실 이것도 15년 치고는 많이 숙성된 편입니다. 요즘 숙차 제조 방식으로 만들면 이 정도 색은 10년이면 나옵니다.

3만원짜리 병차라는 말에 예상 못한 바는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최소한 차 맛은 나게 만들어야 되는거 아닌지.

 

그나마 이 보이차는 오늘이 마지막 남은 찌끄러기 모아서 우려낸 녀석입니다.

적당한 크기로 조각낸 것도 아닌, 그냥 단지 밑에 남아있던 가루같은 애들 모아서 우려냈죠.

 

차 박람회라는 녀석은 몇번 가보고 나서 발길을 끊었습니다만, 동생분이 설마 보이차를 구입할줄은 몰랐기 때문에

별 생각 하지 않고 아픈 다리탓에 그냥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불운이 겹쳤다고밖에 할 수가 없네요.

 

 

 

동생분한테 그냥 돈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그 보이차(?)는 미련없이 버리라고 해야겠네요.

'크게 비싸지 않은 녀석으로 최소한 마실만은 한 녀석'을 한판 구해주기로 했습니다.

 

저희 집에서 숙성중인 보이차들을 줄 수는 있지만, 가격대가 도저히 맞을 수 없는 녀석들이라서...

참고로 '크게 비싸지 않은 녀석으로 최소한 마실만은 한 녀석'의 가격이 20~30만원쯤 이라고 해 두죠.

 

저 항아리들은 그냥 엄니께서 취미로 구입하신 보관함이고, 실제로는 쌀통이나 옹기 같은데 보관하셔도 됩니다.

습기가 과하게 들지 않는 곳에 놔 두면 무난하죠.

 

 

 

마침 병차 하나를 다 깨먹은 날이라서 새로 하나 꺼내려는 겸 해서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보이차 가격이 좀 무서운 편이라, 괜히 브르주아틱하게 이런 거 사진 찍을 생각은 없었는데

동생분 일도 있고 해서... 보이차는 마시려면 괜찮은 녀석 마시고 아님 그냥 마시지 않는게 좋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정도면 아마 저희 가족은 별 탈없이 오랫동안 마실 수 있을 정도의 양이라고 할 수 있네요.

한판씩 꺼내 쓸때 말고는 뚜겅을 여는 일이 없어서 느긋하게 숙성이 잘 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 생차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항아리속에 보관중이기 때문에

저 녀석들은 요즘 보기힘든 오리지날 청차라서 애지중지 하고 있죠.

 

사실 숙차 제작방식이 점점 과학적으로 진보하고 있어서

제대로 만든 고급 숙차 20년짜리는 청차 40년짜리와 비교해도 맛과 향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청자라고 다 좋은 것만도 아닌데, 일단 저희 가족은 안전하게 직접 숙성시키고 있으니 그냥 품질 걱정없이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좋죠.

 

 

 

한 번도 이 녀석들을 카메라에 담아준 적이 없으니, 기록이라도 남긴다고 생각하고 찍어봅니다.

보이차 처음 마시던 당시에는 그래도 인맥을 잘 통해서 40~50년된 고급 청차를 접할 기회도 꽤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씨가 말랐다고 보는게...

 

인간적으로 신뢰 가능한 극소수의 차 전문가 몇분이 소장중인 녀석들을 제외하면

현재 구매가능한 40~50년 된 청차는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게 제일 정확합니다.

가격은 뭐... 칠자병차 한묶음이면 중형차 한대 사고도 좀 남아요.

 

 

 

폼 같은거 신경 안쓰고 그냥 적당히 우겨넣은 녀석들이라서 사진빨은 안 받습니다만

찍어놓고 보니 적어도 꽤 오랫동안 걱정없이 차 마실 수 있겠구나 싶어서 기분은 좋군요.

 

 

 

개인적으로 구매한 녀석 중에 제일 아끼고 있는 녀석입니다.

2003년도에 제작된 병차인데, 그 해 시중에 풀린 보이차 중에서는 탑클래스에 들어간다고 보면 될 듯.

 

 

 

제가 호기심이 많아서, 생차였던 2003년도부터 1~2년 간격으로 매번 조금씩 뜯어서 맛을 보고 있습니다.

상품적 가치를 생각하면 이렇게 떼어 먹는게 큰 손실이지만 어차피 팔 것도 아니니까요.

 

햇차 마셨을 때의 그 강렬한 내음과 비교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나름 제대로 된 청차의 맛으로 숙성중이라는 느낌이 납니다.

이건 청차라서 제 마음에 들게 숙성되려면 20년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과연 그때까지 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엄니가 소중하게 보관중인 녀석도 간만에 꺼내서 찍어봅니다.

이건 한판한판 누른 병차가 아니고 그냥 보이차 기둥이죠. 무게가 어마어마해서 엄니는 들지도 못하십니다.

햇차 그대로를 구입해서 대나무 껍질로 싼 녀석을 집에서 10년 넘게 숙성중입니다.

 

 

 

엄니께서 '이거 먹으려면 전기톱으로 잘라야 하나' 라고 물어보실 정도로, 완전 돌덩어리네요.

망치하고 정으로 조금씩 깎아내서 먹어야 할 듯 한데, 왠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뜯어서 먹기가 아까운 느낌이 듭니다.

정말로 맛을 본 적이 없어서 이 녀석 품질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잘 모르니, 기대는 금물이기도 하고.

 

과연 이 녀석을 마실 날이 오긴 오는건지...

 

팔아버리면 가계에 큰 보탬이 되긴 하는데, 가족 성격상 이 녀석을 팔아야 할 정도면 이미 집안이 없어진거나 마찬가지일 듯.

 

 

 

뜯어놓은 보이차가 없기 때문에 한판 꺼내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저 보이차 뜯는 칼은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살짝 휘어졌군요.

 

이것도 15년 된 녀석으로, 최상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요즘에 이 정도 보이차면 그리 만만하게 보이진 않을 정도는 됩니다.

 

 

 

예전엔 틀에 넣고 뚜껑을 닫아 손으로 꽉 눌러서 압착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했는데

요즘엔 대부분 기계로 압착해서 병차가 돌덩이처럼 단단한 녀석들도 있죠.

힘을 적당히 주면 공기가 좀 더 통해서 숙성이 조금 빠른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 건 크게 단단한 녀석이 아니라서 무리없이 뜯어낼 수 있군요.

 

 

 

적당히 마실 여유가 있을 때는 병차 한판 마시는데 두 달정도 걸립니다만

바쁘고 하면 뭐 5개월이고 6개월이고 버틸 수 있기도 하죠.

이렇게 박살을 내고 나서는 이틀 정도 보관해두고 먹는게 좀 더 맛이 균일하고 부드러워집니다.

 

수십 년 먹은 보이차든 수백 년 먹은 보이차든, 차는 차일 뿐이고

절대로 만병통치약 같은 게 아니니까, 차의 맛과 향 자체에 관심이 지대한 사람이 아니면

그냥 적당한 녀석을 맛있게 즐기는게 제일 좋습니다.

왠지 굉장히 숙성이 오래 된 듯한 녀석들은 아예 쳐다보지도 마시길.

 

일단 동생분한테는 저 보이차를 조금 떼어내서 맛을 보여주고

마실 만하다 싶으면 조금 저렴한 녀석이라도 한번 찾아봐 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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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하교하신 엄니께서 바이러스성 포진때문에 가려워하셔서
가기 싫다고 버티시는걸 피부과로 쫓아낸 후 대대적으로 집안 청소를 좀 했습니다.
아마 헤르페스 계열인 듯 한데, 20여년간 고생하셔도 이게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병이라서 말이죠.
환절기나 겨울처럼 습도가 떨어지는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사람 괴롭게 합니다.

청소 끝나고 차나 한잔 하려는데 엄니께서 김치의 맛을 잊지 못하시는지 밥과 김치를 들고 들어오십니다.


겉보기로는 우아한 다과세트와 보이차가 포진한 곳이지만
사실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누워서 고스톱도 치고 하는 다용도실이죠.

약 먹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있긴 한데, 원래는 보이차 향기로 가득차야 할 곳이 김치냄새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이번에 김장한 김치도 슬슬 맛이 제대로 들어가고 있으니 그냥 밥이 꿀떡꿀떡 넘어가시죠.
엄니께서는 요즘 애들이 이 맛을 알겠냐며 자화자찬(?)하시며 옆에서 보기에도 참 맛있게 드십니다.


얼마나 맛있으시면 이런 표정까지 지어가시며...
이 사진 보고 엄니하고 저하고 한참 웃었네요.

교장 퇴임식때 이걸 한 1m 정도 크기로 인화해서 보내드리면 참 좋아하실것 같네요.
아마 전 쫓겨날 듯.


뭐, 어쨌든 맛있는 김치 맛있게 드시는 건 엄니도 좋아하시니.
뭐든 남이 봐도 참 맛있게 잘 먹는다는 인상을 받도록 먹는게 좋죠.
입맛없어서 음식 깨작거리는 모습은 그닥 보기 좋지 않으니까요.


근데 난 카메라 들고 도대체 뭘 찍고 있는거냐...

저런걸 좍좍 찢어서 밥 위에 얹어먹으면 중화일미가 부럽지 않습니다.


식후에는 달콤한 홍시 쪽쪽 빨아먹는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올해는 홍시 농사가 꽤나 흉년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생각보다 많이 먹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맛있다고 많이 먹으면 변비 걸릴수도 있으니 뭐든 적당히 먹어야죠.


항상 다이어트 걱정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뭐든 입맛 없어서 못 먹는 일 없이 맛있게 먹는 가족이라서
그거 하나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들어서 밥맛 없어지는건 사실 조금 살찌는 것보다 훨씬 더 안좋은 것이니까요.


계속 엄니곁을 맴돌면서 찍어대니 홍시도 좀 찍어주라고 하시길래 한 장.
폭풍 흡입이 어울리는 홍시입니다.


요로케 마싯는걸~
하는 듯한 표정의 엄니...


껍질만 남을때까지 쪽쪽 빨아줍니다.
저는 점심때 아버지께서 집에 잠시 오셔서
집 근처 반점에서 복어짬뽕이라는 특이한 녀석을 먹은 터라 차만 마셨습니다.

처음 먹어본 시원한 짬뽕이라 (백짬뽕입니다) 카메라 들고 갈걸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은 대신 엄니께서 맛있는 모습을 아낌없이 보여주셨으니 만족.


유통기한이 걱정스러운 케이크도 좀 잘라서 차와 함께 음미합니다.
밀가루에 방부제가 많이 들어있는지, 설탕 때문인지
가져온지 10일이 넘은 케이크도 멀쩡하군요.

꽤 호화스러운 대구 노보텔 예식장에서 받은 녀석이라 맛도 좋습니다.
엄니께서는 실컷 드셨으니 고스톱 치러 누우시고, 전 카메라 메모리 빼 들고 이 짓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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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김장이 끝나고 오랜만에 햇살을 볼 수 있는 일요일이었습니다.
요즘 며칠간 대구쪽엔 통 햇빛이란걸 쬘 수가 없어서 점점 시체색이 되어가던 도중이네요.

뽀샵의 힘을 빌리면 즐거운 김장도 뭔가 무시무시한듯이 보이게 되지만, 어쨌든 김장이니 오해하지 마시길.
왠지 카니발 콥스가 생각난다면 당신은 롹 매니아~


겨울이 될수록 광합성이 필요하다고 하니 커튼 다 열어놓고 햇빛을 받으며 차를 홀짝입니다.
평일에 엄니께서 저녁에 돌아오시면 좀처럼 차 마시기가 쉽지 않아서 말이죠.
보이차엔 카페인이 꽤나 들어있어서 맛있다고 계속 마시다간 밤에 잠 못잡니다.


엄니께서 오늘 오전 결혼식 다녀오면서 가져온 빵과 화과자입니다.
예식장에 주차하기가 힘들것 같아서 택시를 타고 가셨다는데, 좀 이상한 기사를 만나셨다는군요.
예뻐보인다, 젊어보인다 등등 지껄이는건 뭐 참을만 하지만 (엄니보다 열 살 이상 젊은 녀석이)
자기 여편네는 영 아니고, 자기도 연상의 여인과 한번 사귀어보고 싶다는 둥...
아침부터 약좀 빤 녀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엄니가 혼자서 택시타는걸 매우 싫어하십니다.
제가 옆에 있었으면 잠깐 따라나오라고 했을 텐데...


제주도에서 지인이 보내준 귤이 두 박스 가득 도착했습니다.
그야말로 농약은 커녕 사람 손 한번 타지 않고 자연의 손으로만 키워낸 순수 귤이라고 하네요.
덕분에 껍질엔 뭔가 덕지덕지 붙어있고 시중에서 파는 귤의 1/3 정도 크기의... 거의 밤 정도밖에 안되는 녀석도 있지만
맛 만큼은 A급도 울고 갈 정도로 달달하게 맛있어서 매년 주문을 하는 곳이죠.

실제로 아무리 맛이 좋아도 이런 크기와 모양의 귤은 시중에 팔리질 않으니 이렇게 받아옵니다.
라면박스에 꽉꽉 가득 채워서 2만 5천원밖에 하지 않으니, 밖에서 사 먹을 필요가 없네요.


유령들이 간다는 고스트고에서 가져온 미니 토마토도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왜 저 모양인지는 모르겠는데 말이죠.


우아하고 풍요롭게 차를 마셔도 보통 오가는 이야기라면
약좀 빨아본 듯한 택시기사 이야기라던가, 돌아버린 세상 도는 이야기 등등 꽤나 터프한 것들이네요.


뭔 소리를 들어도 그저 꼬리만 흔들어주는 대인배 냥이도 한 잔, 그리고 한 장.


광합성 좀 하나 싶었는데, 그리 오래 가진 못하고 다시 꾸물꾸물하게 변합니다.
강원도엔 눈도 많이 왔다는데 여긴 흐리고 가끔 비는 오지만 눈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다음주말부터는 가볍게 등산장비라도 좀 마련해서 산이라도 올라봐야 하겠습니다.


집 안에선 가족 모두가 거의 내복바람으로 돌아다니는 터라
사진만 찍었다하면 항의가 빗발치곤 합니다만, 사진은 일상의 기록이니까 뭐...

엄니께서는 기겁을 하시며 화장도 좀 하고 옷도 잘 빼입고 찍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저희 집 차방은 그냥 뒹굴거리며 차 마시는 곳이니 점잔 빼는 곳이 아니라서.

오랜만에 느긋한 휴일을 보내고 있네요.
내일부터는 계획하던 것들이 좀 더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힘든 나날이 시작됩니다.
연말엔 바쁘게 보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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