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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규어'에 해당하는 글들

  1. 2014.12.31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3편 8
  2. 2014.12.26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2편 6
  3. 2014.12.24  2014 서울 키덜트 페어 1편 4
  4. 2012.01.21  2011 서울인형전시회 14 - Fin. 8
  5. 2012.01.15  2011 서울인형전시회 10 6
  6. 2012.01.13  2011 서울인형전시회 09 14

 

 

SD 형태로 만들어진 녀석들은 이상하게 오리지날과는 다른 매력이 풍성해 진다고 느낍니다.

이건 금방 잡은 소고기보다 숙성을 거친 소고기가 더 맛있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런지.

 

디자인은 참 멋지게 나와서 첫 변신 장면은 어른이의 꿈과 로망을 되살리는데 성공했지만

작품 자체는 누가 마이클 베이 아니랄까봐 어설프고 지저분한 3류 B급 액션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던 작품의 주인공 옵티머스입니다.

1편은 극장가서 봤지만 2편을 잠깐 TV에서 보고난 후 두 번 다시 관련 작품은 안 보고 있습니다. 영화에 투자하는 시간은 매우 소중하니까요.

 

 

 

베이더 옹은 SD로 만들어도 전혀 그 위압감이 줄어들지 않는군요. 이것이 빠심이라는 것인가 봅니다.

이 녀석만큼은 정말 덥썩 물어가고 싶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판매용 제품이 보이지 않았고 있어도 상당한 가격이리라 생각해서 꾹 참았습니다.

이렇게 볼 때는 좋은데 인형이란게 사실 집에 놔 두면 그닥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편이기도 하고.

 

피규어에 관심이 많았을 때는 이것저것 구입해서 전시도 해 보고 했는데 자주 바라보며 즐기지 않으면 금새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되어 버리네요.

 

 

 

처음 봤을 때 건담이 이제 정신이 나갔구나 싶었던 GP-03 덴드로비움입니다.

훗날 저 스케일로 프라모델이 나왔을 때 한 번 더 놀라고 했었죠.

 

작품 자체가 작화 수준은 굉장해도 주제나 사상이 굉장히 형편없는데가 개연성이라고는 밥말아먹었기 때문에

남은 건 결국 멋들어진 건담 기체들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프라모델만큼은 여전히 인기를 발하고 있긴 합니다만.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란 건 결국 부가상품에서 본전을 찾는 녀석들이라 결과적으로 보면 성공한 작품이죠. 작품성은 멀리 날려 보냈지만.

 

 

 

쿼드콥터를 시연중인 부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신기하게 쳐다보느라 목이 아팠습니다.

일반적인 헬리콥터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나고, 반대로 밸런스 조절만 좀 하면 온갖 묘기에 가까운 동작도 구현이 가능하죠.

강하하면서 한바퀴 휙 도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탄성이 흘러나왔습니다.

 

이제 무선 조종 장난감도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노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군요.

 

 

 

몇 주 전에 영화 '퓨리'를 보고 이 글을 적으니 더욱 감회가 새롭습니다.

2차대전의 전차들은 각본가들에게 쓰라고 해도 이렇게는 못 쓸 정도로 신기한 역사를 걸어왔죠.

허구헌날 쥐어터지고 공군이나 찾는 미국의 셔먼 전차였지만

사실은 셔먼이 나쁜게 아니라 독일쪽 중전차들이 시대를 좀 앞서갔다고 보는게 맞을 듯.

 

영화사상 처음으로 작동 가능한 세계 유일의 티거 전차가 등장한다는 점 하나만으로 퓨리는 두근거리면서 감상했습니다.

단순히 전차 몸매 감상한다고 볼 만한 영화는 아니고 상당히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내용이라 오히려 느낌이 좋더군요.

 

 

 

요즘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는 3D 프린터도 시연중입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어서 단순한 색과 떨어지는 디테일밖에 구경하지 못했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어떤 기술이든 순식간에 대중화 되어버리는 광속같은 시대니 조급할 건 없습니다.

 

10년만 지나도 지금 가정집 프린터들처럼 보급형이 팔리고, 집에서 필요한 단순 도구들은 그대로 뽑아내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인터넷 마켓에서는 제품들의 설계 도면을 판매하고 불법 복제 도면을 막으려고 프로텍터도 개발하는 그런 일이 빈번할 것 같기도 하고.

 

 

 

3D 프린터는 굉장한 가능성을 지닌 녀석이지만

이렇게 피규어 쪽으로는 일정 이상 레벨을 올리기에 채산성이 부족한 편이긴 합니다.

겹겹히 원료를 쌓아서 만드는 방식으로는 나무의 나이테가 생각나는 흔적 때문에 살짝 아쉬운 점이 있죠.

 

물론 다른 여러가지 방식으로 분사하는 프린터도 많이 있고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니 점점 금형공장에서 찍어내는 수준에 근접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프린터 때문에 나중엔 캐드 같은 프로그램이 워드 프로세서처럼 누구나 배워야 하는 과목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오리지날 로보트 킹과는 조금 다르지만 어쨌든 분명 로보트 킹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고유성씨의 만화가로서 능력은 시대를 많이 앞서간 편이지만

이 디자인만큼은 자이언트 로보에 나오는 녀석을 완전히 베낀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항상 보면서도 씁쓸한 기분을 지우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한국 만화사의 어두운 일면이지만 그래도 철인 캉타우 등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고, 그렇기에 매우 독창적인 작품 역시 그 당시에 탄생했으니

좋던 실던 현재 한국 만화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군요.

 

아마 이 녀석도 복고 향수에 인기가 많아지면 자연히 표절 논란도 거세질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캉타우가 다시 인기를 누려야 하는데.

 

 

 

헬보이는 원작과 영화의 캐릭터 디자인이 많이 달라서 구분하기가 쉽군요.

코믹스 원작은 거의 오크와 사무라이를 합친 듯한 동양적 캐릭터였는데

워낙 독특한 스타일이라 이걸 영화화 하면 대체 누가 이 역할을 맡을 것인가가 참 궁금했습니다.

 

감독을 잘 만나서 그런지 론 펄만의 헬보이는 그야말로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상의 배역을 찾을 수가 없네요.

육순을 넘긴 배우라 더 나이들기 전에 빨리 영화 3편을 찍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이제는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너리즘이 되어버린 철남의 흉상.

아이들이 그렇게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철남 잠옷에 철남 츄리닝에 철남 마스크와 리펄서 건까지.

 

하긴 제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그야말로 그 철컹철컹 장면에 마약처럼 반해버렸을 것 같습니다.

2편은 한심할 정도로 단점이 넘쳐났고, 3편은 조금 돌아오긴 했지만 더 이상 진전할 스토리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요즘 조금 시들하긴 합니다.

이 캐릭터는 본인 매력이 너무 철철 넘쳐서 악역이 밸런스 맞추기가 참 힘든 것 같아서 말이죠.

 

 

 

카리스마 넘치는 등장에 비해 너무도 허무하게 사라진 그리버스 장군입니다.

캐릭터 다자인도 멋지고 설정도 훌륭하며 라이트 세이버를 4개나 휘두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만

막상 보스 캐릭터가 아닌데다가 4개의 팔로 액션 시퀀스 짜기가 너무 어려웠던 고로 그냥 평범한 중간보스로 전락해 버렸죠.

 

쌍제이가 맡은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에도 이런 포스넘치는 악역이 다시 등장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다섯 군대 전투를 보고 나니 세삼스럽게 사우론이 그리워졌습니다.

아무래도 반지의 제왕과는 원작 분위기부터가 많이 달랐던데다가

1편짜리 작품을 3편의 영화로 나누다 보니 아무리 피터 잭슨이라도 한계를 많이 보여서 아쉽더군요.

 

반지의 제왕 편은 감독판을 10번 넘게 봤기 때문에 그냥 눈에 선한데

호빗 마지막 장면을 보니 이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톨킨의 위대한 역사서는 종지부를 찍는구나 싶었습니다.

 

 

 

중앙의 거대한 부스쪽에서는 마블과 DC가 사이좋게 등신대 피규어들을 전시하고 있더군요.

극장에서 본 사람 덕분에 팬이 늘어나서인지 다른 부스와는 차원이 다른 행렬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나침반님이나 저나 굳이 저 줄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그냥 멀리서 한 장 담아봅니다.

 

애초에 카메라는 많이 만져도 셀카라는 걸 찍지 않으니 굳이 앞에서 기념사진 찍을 이유가 없네요.

 

 

 

밀리터리 미니어쳐 치고는 묘하게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작품이라 한 장 담아봤습니다.

고증은 훌륭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태평양 전쟁 때 쌍주포 전차가 존재했을 것 같지가 않아서 말이죠.

 

저는 밀덕은 아니라 실제로 전쟁 때 저런 전차가 있었는지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게임에서 자주 나오는 저런 쌍주포 전차는 이미 1차대전부터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셔먼조차 티거의 위용을 압도하는 것 처럼 느껴졌던 태평양 전쟁 때 저런 전차가 나왔으리라고는 생각하기가 힘듭니다.

 

 

 

옆쪽 미니어처를 보니 그 비현실성이 이해가 되더군요.

비현실 속에서 현실을 창조해 내는 몇 가지 보드게임 중에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워해머 시리즈입니다.

아마 제가 태어날 때에 발매되어 지금까지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게임인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죠.

 

우주급 스케일로 이루어지는 전쟁게임인데 하인라인에서 시작한 흉포한 외계 생명체의 디테일한 추가 설명이 이 게임에서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도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즈와 이 게임의 타이라니드에서 영감을 얻었죠. 영감이라기 보다는 거의 헌정에 가깝지만.

 

 

 

전차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게 없어서 그렇지만, 어째 사람과 전차 비율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2차대전때 저렇게 큰 탱크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독일의 티거2 나 마우스 같은 전차는 저 정도 크기이겠지만.

 

이런 디테일한 미니어처들은 이리저리 사진 찍으며 감상하는데 참 최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만드는 사람은 만드는데서 재미를 느끼고, 저 같은 사람은 여러 각도에서 찍어보는데 재미를 느끼죠.

조립형 장난감이란 게 대부분 그렇지만 만들 때 가장 재미있고 다 만들고 나면 감상하는 뿌듯함으로 즐기는 것이겠죠.

 

 

 

쌍제이의 스타워즈는 걱정 반 기대 반입니다만

프로모션 영상에서 메인 테마와 함께 등장하는 이 팔콘과 타이 파이터의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네요.

근데 X 윙과 타이 파이터 크기를 보니 팔콘이 저렇게까지 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미니어처는 크기 비율도 정확해야 현실감이 살아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철인 28호 하면 이 녀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저보다 더 어린 사람은 또 이게 아니라 날개달린 로봇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원조 철인 28호는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온 적이 없는 흑백 애니메이션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1980년 버전이 가장 오리지날과 현대성이 잘 접목된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프라모델도 참 무지하게 많이 만들었죠. 동글동글한 게 의외로 오래 보면 볼수록 매력이 살아납니다.

 

 

 

대전 당시 저렇게 터널 밑에 잠복해 있다가 포를 빵빵 쏴 대는 전차는 공포의 대상이었죠.

특히 독일군의 전차는 장갑도 장갑이지만 유효사거리가 연합군의 주력 전차보다 많이 길어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쉭쉭 날아오는 포탄에 소름이 돋은 전차장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전쟁의 역사에 비추어 보면 사실 이런 현대 전차가 활약한 시기는 꽤나 짧은 편입니다.

티거 같은 현대 전차의 시초를 닦은 녀석들도 그 무시무시한 공군의 힘이 커지면서 한낱 고철덩어리로 전락해 버렸으니.

요즘 와서는 일단 어떤 수를 쓰더라도 전차는 공군에게 움직이는 타겟이나 마찬가지라 밀리터리의 로망으로서는 참 아련한 수준까지 내려왔죠.

물론 땅에 발을 딛고 움직이는 물체들에게는 여전히 지상 최강의 공방을 자랑하는 괴물이긴 하지만.

 

현대 미국처럼 외계인을 고문한 듯한 병기가 개발중인 곳에서야 재블린 같은 전차잡는 대전차 미사일도 제식 병기로 운용되고

공군에게는 뭔 짓을 해도 상대가 안되는 전차이긴 하지만, 육지전에서 전차 부대를 막아설 수 있는 것은 여전히 전차부대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현대 문명의 괴물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재블린 미사일은 본체와 미사일 한 발을 합하면 3억원이나 하니까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 장면을 재현한 듯 합니다.

주변을 보면 아마 상륙 후 첫 전투인 것 같네요. 디테일이 그냥 끝내줍니다.

자기 힘으로 저 장면을 만들어 놓은 후의 달성감은 참 대단할 듯 하네요.

 

사람이 어느 한 취미에 몰두하게 되면 거기서 얻는 만족감은 인생의 목표에도 버금간다고 할 수 있겠죠.

애초에 큰 뜻을 품고 태어나서 사회에 뭔가를 남겨야 한다는 시덥잖은 헌장 같은게 두루두루 읽히고 있는 것 자체가 희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은 날씨가 급변하고 있어서, 관람을 마치고 나와보니 하늘이 심상치 않더군요.

둘 다 우산은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비가 거세지자 지붕 밑에서 시간을 좀 때웠습니다.

이래가지고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겠으니 식사할 만한 곳을 생각해 봤는데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예전 서울 살 때 가끔 가던 보노보노에 가 볼까 싶었습니다.

 

나침반님은 생활 패턴상 보노보노에 가 보신 적이 없을 것 같아서 이것도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었죠.

음식 수준에 비해 가격은 역시 강남이니 만큼 좀 비싼 편입니다만

여러가지 음식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 찾아가는 것이 뷔페니까요.

 

 

 

비가 좀 많이 쏟아져서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습니다.

여름이라 젖는 것 쯤은 별 상관이 없네요. 그래도 사람은 어찌나 많은지 외식 인구는 참 대단하구나 싶습니다.

 

저나 가족들 모두 먹는데 돈 아끼지 않는다는 게 인생의 신조라 버는 돈에 비하면 여러가지를 먹는 편이긴 합니다.

보노보노 같은 곳은 맛난 걸 먹으러 간다기 보다는 뭘 먹을지 선택하기가 좀 애매한 기분일 때 대안적으로 선택하는 곳이죠.

 

나침반님이 이런 곳을 좋아하실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제가 추천해서 왔으니 조금 책임감을 느끼기는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럭저럭 먹을 만한 음식들이 포진해 있어서 기분이 나빠질 정도는 아니네요.

초밥은 일본쪽에 비하면 거의 간식 수준이라 크게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뷔페 가격에 포함이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만 합니다.

 

이곳은 식탁 쪽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음식 사진 찍으려면 중앙 홀에 전시된 녀석들을 담는 게 좋은데

소심한 성격상 남들 음식 담아가는 곳에서 사진 찍는게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그래서 그냥 한두 장 찍고 포기했습니다. 어차피 키덜트 페어 감상이 주 목적이었으니 이거야 그냥 여흥일 뿐이죠.

 

 

 

 

게가 자주 많이 못 먹는 녀석이다 보니 이걸 한 포대기 담아가서 막 뜯어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여기 게는 그냥 향기만 살짝 맡는 수준이라 이걸로 배 채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물론 막 쪄낸 튼실한 게라면 혼자 20~30만원 어차피는 가볍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게를 좋아하긴 합니다.

 

소원 중 하나가 게를 배 터져서 못 먹을 정도로 먹어보는 것인데, 예전에 집에서 박달대게 5마리 정도를 혼자 먹어봤지만

배가 불러서 못 먹겠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어느 정도 먹어야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지.

 

 

 

보노보노는 원래 해산물이 좀 괜찮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마지막으로 갔던 때가 근 7년쯤 전이었으니 좀 바뀐 듯.

해산물은 조금 질이 낮아지고 즉석요리나 스테이크, 고기류가 조금 더 힘을 받는 느낌이네요.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지난번엔 참치 해체 쇼 같은 것도 있었는데.

 

여담이지만 나침반님 세계일주 떠나기 전에는 마지막 만찬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의 최고급 호텔 뷔페를 한번 가보자고 하십니다.

저는 서울서 한 번 가보고 싶은 음식점이라면 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초밥집 정도가 신경쓰이는데

어차피 나침반님하고는 오토바이로 일본 일주 한번쯤 해 볼 생각이라 굳이 여기서 먹을 필요가 없긴 합니다.

물론 서울의 그 집은 일본 레벨로 쳐도 굉장한 실력자분이라 먹을 가치는 충분하지만요.

 

아무튼 당일치기 여행이라 좀 바빴지만 오랜만에 피규어 사진도 담고 나침반님하고 산책하다가 돌아왔습니다.

그게 벌써 거의 반 년 전 이야기지만 말이죠.

 

여행기 쓰다보니 이 블로그만 완전히 시간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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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들의 로망 건담 부스로 이동해 봅니다.

플레이모빌이나 베어브릭은 여성들에게도 나름 어필할 수 있겠지만

건담 쪽은 정말 매니아가 아니고서는 기본적으로 남자들의 로망이라 할 수 있을 듯.

 

물론 여심을 자극하기 위한 건담 시리즈는 끝없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정작 그쪽은 건담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전 물론 조금 낡은 세대라서 옛날 모델들이 좀 더 정겹네요. 모습을 보니 구프같습니다. 색깔은 원래 파란색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건담 중 가장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역시 세월이 흘러도 좋아하는 모델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군요.

제가 어릴때는 이 정도 디테일한 녀석은 없었고, 거의 퀄리티가 좀 떨어지는 복제품이 판치고 있어서

원작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았습니다만 요즘엔 오히려 원작보다 더 세밀한 녀석들이 많네요.

 

이런 굉장한 디테일을 가진 녀석들 보고 감상하는건 좋아하지만

막상 본인이 구입해서 먹선 등 각종 도구비 써가며 완성하고 나면 집에선 놔 둘데가 없다는 게 가장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어릴 때 무지하게 만들어 재끼던 프라모델들 요즘엔 손을 놓아 버렸네요.

 

 

 

좀 더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 쪽 건담이 더 인기가 있었을 겁니다.

애초에 초기 컨셉은 리지날 건담의 오마쥬로 시작한 작품인데, 중간부터 그냥 개판이 되어 버렸죠.

 

작품은 그렇다치고 프라모델만큼은 당시의 발달된 기술력을 총집합해서 어마어마한 기동력을 보여주어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당시에 프라모델이 팔짱끼기, 꿇어앉기, 양반다리 등의 자세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했네요.

 

건담 프라모델중 최상위 등급이 PG 라고 알고 있는데, 보통 PG급은 20만원즘 하죠.

어릴 때 500원짜리 기갑계 가리안 프라모델을 신나게 만들었던 저로서는 요즘 프라모델은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군요.

 

 

 

어릴 적 제 동심을 자극했던(?) 프레데터는 여전히 피규어 시장에서도 큰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비디오 출시땐 삭제가 너무 많아서 국민학생인 제가 봐도 그닥 문제는 없더군요.

 

프레데터는 에일리언과 더불어 SF 호러 캐릭터의 양대 산맥인데

묘하게 B급냄새가 많이 풍겨서 1,2편 이후로는 영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서 영화보다 캐릭터가 더 주목받는 독특한 케이스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아놀드 형님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저 얼굴을 드러내던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처음엔 주인공이 처절해 보여서 감정이입이 되더니만

15년쯤 지나고 나니 그림 그리는 작가분이 너무 처절해 보여서 안스러운 작품 베르세르크입니다.

 

연재 25년동안 하루 15시간 가까이 그림을 그려가다보니 밖에 나간적도 별로 없고 친구도 없고 결혼도 하지 못하는 작가 모습은

어째 작품에서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는 주인공과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가 죽기전에 과연 완결을 낼 수 있을지 조마조마합니다. 요즘 주위를 보면 사람이 살 만큼 산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뉴 건담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사자비입니다.

이 친구는 다른 건담보다 좀 두툼하고 펑퍼짐한 편이라 칼로 깎아낸 듯한 기계적 날카로움이 좀 부족하지만

덩치에서 오는 박력은 여전히 굉장합니다. 최근 작품에서는 이 녀석을 원형으로 해서 요즘 트랜드대로 날씬하게 바꾼 모델도 나오는 것 같더군요.

 

이 녀석이 1988년에 나왔는데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마도 92년쯤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막도 없어서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가 싶었지만 시대를 뛰어넘은 전투 장면만은 인상적이었죠.

그 때는 십만원이 넘는 프라모델이란 거 상상도 못했는데, 만약 당시에 이런 모델을 접했다면 눈이 뒤집어지지 않았을려나요.

 

 

 

건담이 기계다 보니 꼭 이렇게 정비받는 모습을 재현하는 경우가 있네요.

SF적이긴 하지만 넓게 보면 밀리터리에 속하는 것이니, 이런 정비 모습도 매니아들의 로망인가 싶습니다.

 

여자들이 자수 뜨는것과 비슷하게, 프라모델 원형에 저만큼 수정을 가하는 것은 상당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예전처럼 막 가지고 놀 수 있을만한 모델이 아니라서 그런지 제가 좀처럼 요즘 프라모델에는 손을 대지 못하겠습니다.

 

500원짜리 프라모델들은 신나게 가지고 놀다가 다리나 팔 한쪽이 뚝 부러지면 한동안 슬퍼하고 다시 사러 나가곤 했으니까 말입니다.

 

 

 

문화컨텐츠라는 개념은 사람처럼 나이를 먹어간다고 봅니다. 그 산 증거가 여기 있네요.

 

이 초대 건담은 1978년도 등장 당시만 해도 그냥 로봇탈을 쓴 사람인것마냥 허술한 설정 투성이였지만

인기를 끌고 나서 끊임없이 팬들에 의해 부족했던 설정이 채워지고 수정되고 하면서

지금은 거의 수백년에 걸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날이 시대적 한계상 많이 단순한 모델이었기에 오히려 지금 와서는 극단적인 리얼리티를 표방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일본은 한술 더 떠서 도쿄 오다이바에 실제 크기 건담을 전시해 놓기도 하니

문화 컨텐츠의 지속성이란 점에서 이 건담이란 녀석은 큰 획을 남겼다고 할 수 있겠네요.

 

 

 

원작은 그닥 재미있지 않아서 보지 않았지만 프라모델은 참 많이 샀던 보톰즈 입니다.

건담처럼 폼나는 매력은 적지만 쓰다 버리는 소모품 느낌의 기계라 그 무미건조함이 지금와서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렇게 실제로 험하게 굴러서 생긴 것 같은 스크래치를 재현해 내는 모델러 분들의 능력은 감탄입니다.

프라모델도 이쯤 되면 그냥 예술작품이라 해도 되겠죠. 유명 모델러들의 작품은 재료비 인건비만 해도 수백만원은 훌쩍 뛰어버립니다.

 

 

 

보톰즈의 매력은 역시 진짜로 전장에서 뒹구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죠.

건담이야 뭐 기계 자체가 주인공급의 매력을 발산하지만

보톰즈에서는 주인공이 타던 기체조차 특징없는 양산형 모델이고, 고장나면 스스럼없이 버리고 다른 기체를 타 버리기도 합니다.

 

리얼리티와는 건담과 똑같이 한참 동떨어진 작품이라도 기체에 대한 묘사만큼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의 덕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감탄을 하게 만들었던 자쿠였네요. 플라스틱으로 저런 질감을 낸다는 것은 새로운 창작의 영역인 듯 합니다.

왠지 물로 박박 씻어주고 싶어지는 녀석인데, 그러다가는 애써 만들어 놓은 작품 다 망칠 듯.

 

 

 

오리지날 건담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코어 파이터와, 건담 하면 생각나는 그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사실 방영한지 35년이나 된 작품이라 요즘 아동층에게는 어른들의 추억거리로밖에 인식되지 않지만

그러다가 중고생이 되고 대학생쯤 되어 우연히 그 시절의 건담을 접하게 되면

그 어른들이 그랬듯 오리지날 건담에 푹 빠지게 되어 매니아로 전환하는 그런 순환이 일본에서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화의 되물림이라는 것은 이렇게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이죠.

한국에서는 대중문화 컨텐츠를 재생산하기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건담쪽 디테일이 워낙 대단해서 다음 부스에 전시중인 겟타 로보 등은 조금 감흥이 덜합니다.

애초에 리얼한 고증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 아니기도 하지만.

 

로봇 애니메이션은 당시에 인기가 없었더라도 언젠가 다시 조명을 받아 리메이크되고 하는 경우가 빈번한 편입니다.

캐릭터들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세대간 소통의 기회도 늘어난다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캐릭터가 뭘까 생각해 보는데, 불행히도 한국 작품중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뽀로로 같은 건 결국 어린이 세대에게만 머물러 있는 녀석이라 한계가 있고.

 

 

 

누구에게나 추천하는 우량만화 '요츠바랑'에 나오는 골판지 인형 담보의 모습니다만

어디선가 밀리터리 매니아의 숨결이 닿은 것인지 손과 발의 형태가 조금 이상하네요. 거기다 무시무시한 무기까지.

실제 작품에서는 저렇게 나오지 않습니다.

 

 

 

뉴건담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만이 아닌 듯. 다양한 버전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반짝반짝한 유광도료를 바른 녀석을 일본에서는 멕키 버전이라고 하는데

이게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수입되는 바람에 한국에서도 금멕기 은멕기 하면서 부르고 있습니다.  그냥 도금 버전이라고 하면 될 텐데.

1차생산직의 용어 상당수가 아직도 일본어를 그대로 쓰고 있는 현실상 여기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듯 하네요.

 

 

 

조금 큰 부스에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몰려있어서 뭔가 싶었는데

어릴 적 아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던 그 미니카의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국민학생일 때 동네 골목길에서 이거 가지고 질주하던 모습이 많이 보였죠.

모터를 좋은 걸로 바꾸고, 구리스 비싼 녀석으로 칠해주고 하면서 튜닝의 매력을 느끼던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물론 요즘도 정식 대회가 열릴 만큼 대중화 되어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사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코스에서 튕겨나가지 않는 밸런스를 잡는 것이 목표였죠.

 

 

 

옆에는 잠시 후에 RC카 레이싱이 벌어질 예정이라 나침반님과 함께 잠깐 앉아서 구경해 보기로 했습니다.

트랙을 보니 좀 던에 전시중이던 미니카 레이싱은 아니네요. 미니카는 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트랙이 이런식으로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역시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이지만 구경은 어린이들도 많이 하는군요.

키덜트 페어다 보니 어른들이 비싼 RC카 들도 참전해도 그닥 이상하지 않습니다.

 

 

 

역시나 자동차가 너무 빨라서 스트로보가 없이는 실내에서 저 움직임을 따라가기가 힘드네요.

진짜 레이서들의 인간을 초월한 반사신경을 조금이라도 대리만족하는 광경인가 싶습니다.

이 녀석들도 빠르기는 상당히 빠르니 꽤나 정밀한 조작이 필요하긴 하죠.

 

 

 

나침반님이 흥미를 보이셨던 차세대 장난감 쿼드콥터입니다.

익스트림 스포츠 등에서 사용하던 액션캠이 점점 경량화 고품질화 되는 것과 발맞추어

저렴하고 작동 편한 멀티콥터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이끌어가고 있죠.

 

단순히 오락용으로 뿐만 아니라 전문 촬영에도 대부분 멀티콥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서 연구 자료로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대로 성능이 너무 좋아지다 보니 사생활 침해의 소지도 많아지고 있더군요.

뭐든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윤리간 충돌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마블 캐릭터들이 영화 덕에 대인기를 누리다보니 그쪽 피규어들이 꽤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촌티나는 수트를 그래도 시대상에 어울리게 재현해 놓은 영화가 참 대단하긴 하죠.

 

마블 영화는 이제 한 편씩 나올 때마다 그냥 축제분위기로 즐기는 듯한 느낌인데

못 볼 정도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식상해 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라 조금 걱정입니다.

일단 시도는 좋았으니 어벤저스 스토리가 일단락 될 때까지는 볼 생각입니다만.

 

 

 

전신을 이 정도 크기로 만들어 줬으면 더욱 행복했겠지만

그러다가는 가격이 수백만원을 가볍게 호가해 버릴 것이 분명하니, 이렇게 흉상으로만 존재하는 뉴 건담입니다.

 

건담 디자인은 오리지날부터 시작해 이 뉴 건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합니다.

참신적인 면에서는 Z 건담이 시대를 한창 뛰어넘긴 했지만 어쩐지 이쪽에 더 정감이 가네요.

 

 

 

 

전성기 시절의 주지사님 모습. 영화에서는 적당히 화면 처리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전신 모형을 보니 T1000 과의 싸움에서 진짜 험하게 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만드는 장르마다 그 특성을 최대한 응축시켜 관객들에게 던지는 통에

이 사람 작품 하나 보고 나면 동 장르의 다른 작품에 관심이 한동안 없어져 버린다는 이상한 단점이 있었죠.

 

 

 

어릴적엔 삭제 버전만 봐도 좀 많이 잔인하구나 싶었는데

무삭제판을 보니 거의 고어 영화에 가까운 연출로 충격을 먹었던 작품입니다.

아, 뒤에 달린 걸 보니 혹시 3편일지도 모르겠네요. 로보캅은 1,2편 밖에 없는데 말이죠.

 

1편에서는 머피의 방탄복 성능실험 장면과 페기물에 돌연변이화 된 조무래기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고

2편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닭다리처럼 바둥바둥 거리는 장면이 잊혀지지 않네요.

 

 

 

이 모습을 보니 전 한 번에 '못난 아비가 미안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전위예술'이 생각이 나던데 말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셨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아이언 맨 작품 내에서는 저 포즈가 나온 적이 없을텐데.

 

올해도 여전히 보도사진들은 멋진 작품이 많이 나오더군요. 대부분이 인간 탈만 쓴 괴물들의 순간포착이지만 말이죠.

그런 것과 별개로, 저 피규어는 실제 가동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움직이는 녀석이라면 가동률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미니 피규어는 부피도 작고 앙증맞아서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만 덩치에 비해 가격이 좀 나가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이 정도라면 한 개 업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한번 욕구가 터지기 시작하면 물 세는 댐처러머 되어 버리니 꾹 참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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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날입니다. 예전엔 크리스마스 전후로 코엑스에서 인형전시회를 열어서 그게 연말의 이벤트였는데

마지막 전시회 즈음부터 부스 퀄리티도 그렇고 뭔가 문제가 생기는가보다 싶더니 언젠가부터 아예 개최가 안되고 있더군요.

 

피규어나 인형 찍는것도 나름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동안 서울에서도 떨어져 있고 해서 자연스레 잊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키덜트 페어라는 이름으로 조금 더 상업성을 갖고 돌아온 이벤트가 코엑스에서 열린다길래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올라가 볼 생각으로 아침 기차타고 달려갔습니다.

 

 

 

나침반님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동행하셨는데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게 입장료를 꽤 비싸게 받는 행사라 이런 쪽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 가면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행이랄까 볼거리는 나름 많아서 마음이 조마조마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키덜트 페어라고 해도 어른 가는 길에 아이들이 안 달라붙을 수는 없으니 사실상 아이 반 어른 반인 느낌이네요.

하지만 키덜트라는 이름 속에는 어릴 적 눈길만 줬던 장난감들 & 고성능 고가의 어른용 장난감들을 마구 사들일 수 있는 무서운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저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늘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굳게 다짐하며 들어갔기 때문에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죠.

 

 

 

어릴적에 레고와 함께 아이들의 욕망에 기름을 부웠던 녀석이 오랜만에 나타났습니다.

예전엔 그냥 레고 짝퉁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생각해보니 그건 옥스포드라는 회사였고 이 플레이모빌은 레고와 아무 관련이 없더군요.

 

레고보다는 그냥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워서 좀 더 어린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엔 오히려 그 때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제품이 된 듯 하네요.

 

 

 

생각보다는 디테일이 좋아서 놀랐습니다. 나침반님은 원래 빠져있었고, 저는 요즘 관심이 많은 오토바이 쪽만 보더라도 말이죠.

레고처럼 디테일한 조립이 필요한 제품이 아니라 재미에 있어서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키덜트 페어는 인형전시회보다 조금 더 상업성을 부각시키고 있어서 꽤 많은 부스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최신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장난감이라 그런지, 전시회장 입구 바로 앞에 부스가 위치한 점이 또 판단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바퀴 돌때쯤이면 이것보다 더 자극적인 녀석들이 눈에 많이 들어올 테니까 말이죠.

 

 

 

한국에서는 뭔 장난감이든 교육적 효과에 결부시키는 안 좋은 버릇이 있기 때문에 레고보다는 인기가 많이 떨어진 제품이기도 하죠.

닌텐도 DS 라는 게임기도 처음 들어올 때 뇌교육이라든지 하는 교육용 소프트가 있어서 부모들이 많이 사줬다는 말이 있으니.

 

플레이모빌은 레고에 비하면 완제품 성격이 강해서 디테일로 보자면 조금 더 세밀한 경향이 있습니다.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직접 조립하는 재미를 찾게 된다면 자연스레 레고 쪽에 손이 가겠죠.

 

 

 

그러고보니 제가 어릴적엔 레고 중 단연 인기있었던 것이 이런 중세시대 성과 기사 버전이었죠.

경찰서나 소방서 같은 현대 제품의 경우엔 중세시대 버전에서 보기 힘든 반투명 아크릴 재료가 들어있다는 게 포인트였고.

 

그래서 친구한테 성 제품이 있고 제가 경찰서 버전을 구입하면 나름 퓨전을 해서 사이버틱한 아크릴 창이 달린 중세 성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이곳 부스안에도 걸음을 옳기기가 힘들 정도의 인파가 몰려 구경중이었는데, 의외로 구입해가는 사람이 많더군요.

가격은 싼 편이 아니었지만 어린이 시절 손가락만 빨던 추억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태권브이 형상이 다양한 버전으로 전시된 곳도 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빼도박도 못할 표절이라 이제는 그냥 하찮게 느껴질 뿐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작가들의 조형 실력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군요. 그냥 그런 점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구경했습니다.

 

 

 

최근 자꾸 태권브이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나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게 정착된다면 결국 역사 왜곡하는 일본과 다를게 뭐가 있나 싶습니다. 자랑스러워 할걸 자랑스러워 해야죠.

 

그냥 그런 추억이 있었고 당시 한국 상황은 그런 편이었다는 감회를 느끼는 정도로만 사용해야지

저걸 한국적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면 요즘 창궐중인 친일 매국노 색히들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페이퍼 크래프트 부스에 들어가니 저의 구매욕에 불을 당기는 제품들이 산더미처럼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페이퍼 크래프트가 참 인상적인 것이, 디테일을 의도적으로 간소화시킨 점이 오히려 매력포인트로 다가온다는 묘한 아이러니함이 만재해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도 거의 실사에 가까운 디테일을 자랑하는 한지 공예가 있으니 종이란 재료는 참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마블이나 DC, 스타워즈 등 키덜트들이 미쳐 날뛸만한 소재를 한껏 뽐내고 있어서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걸 참을 수가 없네요.

상표값도 있고 해서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점을 인식하고 간신히 구매욕구를 참으며 구경합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제외하고 말한다면 기본적으로 캐릭터성에서 스타워즈를 따라갈 만한 프렌차이즈가 별로 없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요즘 젊은 층에게서는 역시 팝콘무비로 끊임없이 재생산중인 마블 히어로즈 캐릭터들이 더 인기가 있겠죠.

 

완구 팔아먹을 심산은 아니었겠지만 아이언맨 수트 버전이 워낙 많아서 페이퍼 크래프트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수트 버전에 따라 금형을 바꿔야 되는 기존 피규어와 달리 페이퍼 크래프트는 그냥 무늬만 바꾸면 되니까요.

 

페이퍼 크래프트는 심플함 때문에 이런 걸 돈 주고 구입하나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판매용 제품은 그 단순함 속에서 특징과 흥미를 잡아내야 하는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휴대용 수트의 고증 재현도를 보시면 참 머리 잘 쓰는구하 싶죠.

 

종이를 돈주고 사기가 싫다는 분들은 그냥 칼라프린트로 한 장 뽑아서 오려 접으면 됩니다.

개인 작업자들 중에는 수십만원대의 정밀 피규어를 능가하는 디테일을 종이로 구현하시는 괴수들이 많더군요.

 

 

 

요 근래 즐기는 게임 중 가장 오랫동안 플레이중인 디아블로 3의 주인공(?) 디아블로도 전시중입니다.

일반적인 캐릭터와 달리 장식도 많고 굴곡도 많은 편이라 조형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네요.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정작 게임 내에서 전혀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 캐릭터라서 그냥 좀 시큰둥 합니다.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의 마스코트 캐릭터로군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땐가 처음 발매되었는데, 그 이후 대학에 들어와보니 온 세상에서 난리가 나고 있었던 게 참 신기했습니다.

PC방 이라는 녀석이 처음 생기던 때라 지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기도 했었죠. 진짜 까페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습니다.

 

 

 

역시 저는 나이가 나이라 그런지 아날로그의 감성이 살아있는 스타워즈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영화 자체만 본다면 엉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캐릭터 만들기에 있어서는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죠.

루카스가 쿠로사와 감독의 광팬이고 7인의 사무라이를 많이 참고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당시 서양 오락물에 비해 훨씬 입체적인 구성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감독이 쌍제이로 바뀌고 또 다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부활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요즘엔

그저 매니아 빠심으로 나오기만 하면 일단 봐주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쌍제이가 영화를 맛깔나게 만들기는 하는데 여전히 무게가 가볍습니다만 스타워즈가 원래 별로 무겁지 않은 영화니까 뭐.

 

 

 

스타워즈 하면 베이더 경 + 스톰트루퍼의 조합이죠.

 

뒷 배경에는 또 센스있게 AT-AT 까지 그려놓았으니 머릿속에서는 저절로 임페리얼 마치가 재생되고 있네요.

임페리얼 마치는 영화 BGM 사상 최고의 명곡중 하나로 뽑혀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기는 그림이 아니라 진짜 AT-AT 페이퍼 크래프트까지 전시해 놓았네요. 그야말로 웅장합니다.

BGM 으로 음악도 깔려있으면 좋겠지만 회장 내부가 워낙 소란스러워서 별 효과는 없었을 듯.

 

악당들 역시 똥배 튀어나온 페이퍼 크래프트화 되면 귀여워 진다는 점이 특징인 것 같네요.

베이더 경과 똘마니 10명 정도 구입하면 멋진 부대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앞서 말했듯 하나 하나가 좀 비싼 편이라 포기.

막상 이 녀석들은 단체로 몰려다녀야 보는 맛이 있어서 말입니다.

 

 

 

1편까지만 해도 그냥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한 편린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윈터 솔저쯤 오니 아이언맨과 한 축을 이룰 정도로 명확한 캐릭터를 확립시켜서 기대중인 캡틴 아메리카 입니다.

 

제작자들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윈터 솔저가 대히트를 치면서 비중이 커졌는데

캡틴 아메리카 영화시리즈 3편이 하필이면 '시빌 워'로 결정나는 바람에 이 사람 고생도 끊일 일이 없겠네요.

 

 

 

베어브릭 부스에서는 시작부터 강렬한 녀석이 일행을 맞이해 줍니다.

것도 앨범 자켓을 딱 연상시키는 색감이 조화를 이루는군요. 개인적으로 섹스 피스톨즈 베어브릭이라면 좀 더 과격해도 될 것 같지만.

 

베어브릭이란 게 탄생부터 어른이들을 위한 장난감이었기 때문에 이런 버전도 충분히 용납되는거 아닌가 싶네요.

레고에 섹스 피스톨즈나 오아시스 같은 밴드들을 접목시킨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너무 유익한(?) 영향을 줄 것 같으니.

 

 

 

베어브릭이 발표된 게 2000년대 초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걸 보면서 이제 어덜트 완구류의 취향은 저하고 멀어지는구나 싶었죠.

 

21세기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중성과 유니크함의 역설적인 조화를 실체화시킨 히트 상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다양한 문화를 마치 뷔페에서 배가 터질 때까지 악으로 집어넣는 폭식증 환자처럼 소비하는 세상에 어울리는 완구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 한 놈만 패는 성격이라 역시 이런 광범위한 바리에이션이 조금 부담스럽네요.

 

어쨌든 크라우저씨의 모습은 참 인상적입니다만.

 

 

 

베어브릭의 기본 뼈대는 어쨌든 저 똥배이다 보니 그 날씬하던 에바들이 후덕한 아저씨가 되어버렸네요.

본인의 취향과 먼 장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델들도 인기가 있어서 잘 팔린다는게 이해하기가 어렵긴 합니다.

 

베어브릭은 단순히 만들어 주는 것만 소장한다기 보다는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뭔가를 덧칠할 수 있다는 점이 각광받는 녀석이죠.

키덜트가 된다는 것은 역시 아이였던 당시의 열정만 남아있고 신체와 뇌구조는 낡아버린 탓에 옷갈아입히기 인형 정도의 놀이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인지.

 

 

 

사실 베어브릭의 매력은 실제 살아있는 사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란 어차피 남들보다 멋져보이는 옷을 열심히 올라서 걸칠 뿐, 기본적인 모습은 다들 비슷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위 사진처럼 찢어진 눈이나 왕방울 눈처럼 개인적인 특성 몇 가지로 외형이란 게 완성이 됩니다.

영화속 아이언맨과는 달리 똥배가 나온 평범한 모습이지만, 곰처럼 귀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도 있죠.

베어브릭이 태생부터 어른을 위한 장난감이었다는 점은 시대적 흐름을 꿰뚫는 디자이너와 계획자들의 혜안이었다고 할 수 있을 듯.

 

 

 

사실 베어브릭은 그 다양성과 함께 나만의 장난감이라는 문구로 유명합니다만

실은 종류가 너무 많아서 대충 하나 고르면 적당한 유니크성이 생길 뿐 대량 생산품과 다를 거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앞서 본 페이퍼 크래프트쪽이 기본 구조만 파악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신만의 장난감 창조에 훨씬 효과적이죠.

리락쿠마 베어브릭으로 시작해 이제와서는 셀 수도 없는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중인 녀석이지만

볼 때마다 본인과 어울리는 장난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아 저는 역시 베이더 옹이 좋습니다.

촌티나면서도 위엄있는 저 따뜻한 패딩복장이 시대를 타지 않는 것 같네요.

 

이번 겨울처럼 추운 날을 위해 어디서 스타워즈와 콜라보한 베이더 패딩 좀 안만들어주려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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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인형전시회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이제껏 올란 사진만 약 400여장... ㅡㅡ;

아름다운 지구를 위하여



여러 작가분들이 모여서 같은 주제로 작품을 전시하는 부스입니다.
이런 부스나 'Hot Issue' 등의 특수한 부스는 마지막에 돌아보면 재미있더군요.
예전 세계명화인형전이나 세기의 여자들 같은 느낌의 부스입니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배경 천막도 어두운 색이고, 상당히 섬뜩하고 진지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언뜻 귀여워 보이는 녀석이지만 자연 파괴로 인한 인류의 새로운 종을 묘사했다고...
그래도 귀여워 보이기는 합니다.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는 것 아니었나 싶기는 한데.


예전 전시회때도 느꼈던 섬뜩한 분위기를 가진 인형들을
올해엔 전부 이쪽 부스에 모아놨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무서운 작품이긴 하지만 묘사력은 대단합니다.
다른 부스에서는 화려하게 보였던 머리카락도 말기를 앞둔 환자의 그것처럼 보이는군요.


되려 이런 작품은 조금 희망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꽃은 어디서 피든 희망의 상징이랄까요.


인간이 사육당하는 세상을 풍자한 작품인걸로 기억합니다.
각종 요리와 음식들을 먹고 있으면 자주 하는 생각이기도 합니다.

인간보다 우위의 생명체가 TV 방송에서 싱싱한 사람을 꺼내서
요건 요렇게 먹는게 맛있습니다~ 하면서 산체로 가죽을 벗겨서 잘 발라내는 상상 같은것 말이죠.

말로 하니 이거 블로그 폐쇄될지도 모를 듯한 느낌이...


뭘 나타내는진 잘 모르겠지만 몸 군데군데의 상처가 너무 현실적이군요.
얼굴은 살짝 프로도역의 일라이저 우드를 닮은 듯 합니다.
적나라한 거시기의 표현도 인상적(?)이네요.


제목이 메두사 였던가 그럴겁니다.
멀쩡한 인물 빼고는 전부 석화된 듯한 묘사를 해 놨습니다.
부스의 주제와 맞춰 생각하자면... 뭐 설명드릴것도 없군요.


생명의 샘이라는 작품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나왔지만, 물줄기에서 떨어져 있는 쪽은 색깔이 전혀 다르더군요.
단순한 인형 전시가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서 다양한 의미를 함축시킨 면이 돋보입니다.


이건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모피 반대에 관한 주제였던 듯?
중국에서 모피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영상을 올려드리고 싶지만
너무 과격한 내용이라서 차라리 내장으로 줄넘기하는 영상이 더 순수해 보일 정도...

역겨우니까 제발 좀 천연모피따위 사지 맙시다. 그거 없다고 안 얼어죽어요.


저 남자 조형은 예전에도 본 듯한 기억이 나는데... 아마 같은 작가분일듯 싶습니다.
딱히 설명할 것도 없이 분위기만으로 주제가 느껴지는 작품이군요.


밑의 조각난 팔다리까지 함께 하면 심히 그로테스크한 작품입니다.
망량의 상자라는 호러 소설을 생각나게 하는군요.


Monster 라는 제목답게 기괴하기 그지없습니다.
여성분들에게는 자기 자궁에서 저런 것이 나온다고 상상한다면 더욱 끔찍할 듯.
중간중간 모피가 섞여있는걸로 봐서 아마 모피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이 작품은 뭘 나타내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네요.


가슴이 막막해지는 주제지만 그래도 이번엔 나름 가벼운 표현을 사용한 작품도 있습니다.
물론 현실은 훨씬 삭막하지만 인형이라는 특징을 잘 살렸네요.
어째 북극곰과 펭귄이 함께 있는것 자체가 무섭습니다만...


이건 아프리카버전.
그러고보니 초기 포스팅에서도 이렇게 대비되는 작품이 하나 있었죠.


그리 무서워 보이지는 않는 작품입니다.
평온해 보이는 얼굴로 봐서 뭔가 절대자적인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나름 익살스럽긴 한데 살짝 무섭네요.
특히 병아리와 염소의 얼굴이...


굉장히 직설적인 작품입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도 쉽겠네요.


멸종위기의 동물을 표현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들의 가치는 눈에 박힌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귀중한 것이겠죠.
사용한 재료가 예전의 재활용 인형과 닮은 듯 합니다.


주제는 무겁지만 나름 코믹한 표현으로 공감대 형성을 쉽게 만드는 작품이네요.
연탄에서 나오는 불빛이 굉장히 리얼합니다.
지구의 대륙 부분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점도 놀랍군요.


살짝 '나는 전설이다'가 생각났던 작품입니다.
이런 부스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좀 더 진지하게 관람했으면 바램이 있는데
다른 부스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오히려 이런 주제로만 따로 전시회를 여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하군요.


아무튼 이걸로 오랜 인형전시회 포스팅이 끝났습니다. 시원섭섭하군요.
5시간동안 팔이 저릴 정도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던 만큼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은 무지막지한 크기의 DSLR을 들고 다니지만
다음 인형전시회때는 미러리스같은 가벼운 녀석을 들고 날아다닐지도 모르겠네요.

지루한 포스팅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이 좋으면 내년에도 비슷한 포스팅을 올릴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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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매니아


한동안 인형다운 인형 부스를 돌다가 간만에 나타난 남성향(?) 부스입니다.
대중매체에서 익숙한 캐릭터들을 대량으로 전시해 놓았더군요.

남자라면 텀블러 한대쯤은 갖고 다녀야 하겠죠?

하지만 현실성을 극대화시킨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에서
현존 기술로 상용화가 불가능한 대표적인 요소로 배트맨의 활공 망토와 이 텀블러가 꼽히고 있습니다.
탱크에 육박하는 장갑에 건물을 뛰어다니는 제트엔진 + 스포츠카 수준의 속도와 가속력은 아직 영화속 상상이죠.


이번에 개봉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최대 라이벌은 아무래도 전작 다크나이트가 되지 않을까...
악마 같은 카리스마라고 하면 이 조커와 안톤 쉬거밖에 떠오르질 않으니 말입니다.


일단은 놀란 감독의 영화니까 실망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합니다.
부디 이번 작품의 악당 베인이 조커에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를 뽐내 줬으면 좋겠네요.


남자들의 로망 '부자 핸섬 공돌이' 를 몸소 실천해 주신 스타크 사장님.
밑에 떨어져 있는 머리를 보고 순간 섬뜩했습니다만, 개그로 봐주기로 합니다.

마블사의 무리한 어벤져스 띄우기로 인해 훌륭한 속편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크 형님을 몇 배는 뛰어넘는 카리스마 덩어리 이반 반코를 그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1편의 참신함을 완전히 우주 저편으로 말아먹어버린 2편 덕분에 실망하신 분들이 많았을 듯.

솔직히... 마블사의 미친듯한 어벤져스 밀어주기때문에 이젠 그쪽 작품은 아예 보고싶지도 않을 수준입니다.


올해 제가 극장에서 볼 각오를 다지고 있는 영화로는 이 다크나이트 라이즈와
리들리 스캇 감독의 프로메테우스를 꼽을 수 있겠군요.
일단 코스믹 호러의 기원을 연 에일리언과 관계되는 스토리 하나만으로도 기대 만빵입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예고편이야 어차피 알아서들 다 보실테고
프로메테우스 예고편을 올려봅니다. 블레이드 러너와 에일리언의 감동을 다시한번...

영화 캐릭터들이 나와서 정작 피규어들에 대해선 코맨트가 줄어버렸네요.
배트맨 관련 사진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게 뽑혀나왔습니다.


뭔가 어색한 포즈의 스타크 형님보다
아이언맨을 완성시킨(?) 어둠의 흑막 형님이 더 인상적이라
슬쩍 프레임에 넣어봤습니다.


아이언맨쪽은 오히려 이게 더 인상깊었습니다.
실제 영화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액션성도 좋고 재미있었네요.
사실 피규어를 산다면 이 프로토타입을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일본판 해석이라고도 불리는 사이버펑크계의 전설 AKIRA 의 피규어도 전시되어 있군요.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매트릭스 등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오리지날인 코믹스 쪽도 '작품 자체가 만화 작법서'라고 불릴 만큼 완벽에 가까운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1988년 당시 25억엔이라는 천문학적 제작비로 인해
(지금 물가로 환산하면 현재 한국영화 제작비 1위인 마이웨이의 2배가 넘는 제작비)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어마어마한 작화퀄리티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더군요.

물론 지금은 각종 매체로 다시 발매되어 이익을 환수하고도 남은 상황이지만,
영화화 판권을 사간 헐리우드에서 도저히 제작비를 맞출 수 없어서 영화화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당초 예상으로 최소 2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야 한다는 예상이 나돌 정도였으니...
현재 헐리우드 최고 제작비는 3억달러의 '캐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 입니다.


베이더 형님은 리얼 사이즈나 SD나 뭐든 잘어울리시는군요.
이건 정말 하나 업어오고 싶었습니다.

요즘 TV를 틀다가 가끔 베이더 형님이 나오는 CM을 보곤 하는데
스타워즈 세계에서 워프라니... 한국 매니아들을 아주 엿먹이는 광고더군요.
여자 승객한테 밑도끝도없이 아임 요 파더 라고 지껄이는 순간은 정말...
KT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매니아따위는 필요없으니 꺼저라고 일갈해주시는 듯해서
바라는대로 다음 인터넷과 휴대폰은 사뿐히 KT 것을 뛰어넘겨주겠습니다.


제 중딩,고딩시절을 불태워 주던 에반게리온이 한자리에 모였군요.
아직도 신극장판이 제작되어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하니
소비 수명이 짧아지는 요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이만한 장수효자(?)도 드문것 같습니다.

시대가 바뀌니 수트 디자인도 좀 더 에로틱해지는게 느껴지네요.


일본 만화의 신화인 드래곤볼 피규어도 오랜만에 봅니다.
국민학교때는 손바닥만한 불법만화책에 실렸던 이 만화가 언제 나오는지 문방구를 들락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의 초중딩들에게는 원피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려나요.


전 보지 않았지만 아마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녀석인것 같습니다.
상당히 거대한 전시물이었는데, 땅에서 막 나온듯한 디테일이 압권이군요.
제가 헐리우드에서 손꼽하 싫어하는 감독 중 하나라서
다른 감독 손에서 리부트되지 않는 한 볼 일이 없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걸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어 주셨으면 얼마나 기뻤을까...
작품과는 별개로 풀아머 옵티머스가 참 멋집니다.


베이더 형님뿐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은 다 모인 곳이네요.

크리스마스 악몽의 잭, 금요일의 제이슨, 살짝 보이는 헬보이의 크뢰넨으로 추정되는 마스크에
앞에 살짝 나온 기갑계 가리안은 국딩시절 제 주머니에서 매주 5백원씩 뺏아간 프라모델로 남아있네요.

아직도 저 가리안 시리즈 프라모델 이름 거의 다 외우고 있으니... 전 윙갈과 스쿠츠, 쥬웰이 멋졌습니다.


매번 에일리언과 같이 나와서 설정이 많이 꼬여버린 프레데터 형님.
1편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의 그 위압감은 국딩생이었던 저를 경악케 했습니다.
국딩때 이런걸 보고 있었다니. ㅡㅡ;


마스크 쓰고 있을때는 그냥 멋들어진 외계 전사인줄 알았는데
얼굴 드러나고 나서는 WTF 을 외칠 정도였죠.

기거와 스캇 감독이 만든 에일리언의 미끈하고 그로테스크한 디자인과는 차이가 있지만
좀 더 사람틱하게 생기고 지적생물체라 그런지 일단 에일리언보다는 인간편에 가까운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그레이스돌


올해는 헝겊인형 부스가 상당히 많이 보이는군요.
제가 본 헝겊인형 부스중에서는 가장 인상이 희미했던 곳입니다.
이 인형들도 뭔가 아이돌 그룹을 표현한거라고 기억하는데... 도통 어디서 특징을 잡아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건 금새 눈치챘습니다. 오랜만에 향수를 불러일으켜주는 소재 선정이라 반가웠네요.
유치원때부터 폴의 변신요요는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유딩들의 호신무기였죠.


딱히 눈에 들어오는 인형이 없어서 오랜만에 단체샷 한장 날리고 다음으로 넘어갔습니다.


큐티엔젤


구체관절인형부스 큐티엔젤입니다.
구체관절인형이란게 사실 널리 알려진 이런 인형 말고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일단 '큐티'라는 부스명에 어울리게 예쁘장한 고가의 인형들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판매도 겸하는 듯 했는데, 예전에도 판매완료라는 푯말을 본 기억이 납니다.
빈티지 인형만큼은 아니지만 이 녀석들도 수십만원은 가볍게 넘어가는 애들이라...


치렁치렁한 레이스와 게리베러(?)가 잘 어울리는군요.
그야말로 인형같은 귀여움이란 단어에 들어맞는 듯.
실제로 인형이지만.


이런 구관인형들은 한 덩치 하고, 지지대 없이는 서 있을수가 없어서
예전부터 딱히 어떤 주제를 가지고 배경을 세팅해서 전시하는 일은 별로 없더군요.
인형 자체의 퀄리티가 뛰어나서 그냥 감상해도 멋지긴 하지만
제대로 된 배경과 함께 카메라에 담으면 훨씬 인상깊을텐데 라고 혼자서 아쉬워해 봅니다.

이제 슬슬 인형전시회 사진도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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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펜하우스


여전히 미니어쳐 부스로 꾸준히 출품중인 푸펜하우스입니다.
제가 다녀온 몇년간의 전시회중 가장 출품작의 변화가 적은 곳이기도 한데
올해는 만지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작품들 앞에 아크릴판을 가려놨네요.

아크릴판도 그닥 깨끗하질 않아서, 아크릴에 가리지 않은 건물 2층쪽만 찍게 되었습니다.


아니면 이렇게 구도를 높게 잡고 촬영할 수 밖에 없었군요.
아이들 관리하나 못하는 부모들이 이런 곳을 찾아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저하고 나이차이 얼마 안나는 듯한 커플이 지지선 안으로 쑤욱 들어가서 기념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내구력이 약한 미니어쳐 부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만약 저라면 부스 상주 인원을 늘리더라도 직접 제지를 하면서 아크릴판은 치우겠습니다.
관객들도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작품 감상하러 왔는데, 가뜩이나 디테일이 중요한 미니어쳐에
아크릴판 하나 건너서 감상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이곳 부스는 한쪽에 작품이라 부를 만한 적당한 퀄리티의 미니어쳐를 배치하고
다른 한쪽에는 초보자들 교육 목적 혹은 예시를 위한 기초적인 미니어쳐를 배치합니다.
최근 몇년간 거의 똑같은 모습이라서, 이곳 부스에 가면 그냥 안봐도 머릿속에 떠오른다고 할까요.

대만의 미니어쳐 박물관처럼 세계 일류급의 미니어쳐와 비교되기엔 불쌍할 정도 수준이지만
거의 변화가 없는 구성 탓인지 점점 이 부스에 대한 흥미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보물찾기 하듯이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보면 괜찮은 포인트를 만나기도 합니다.
제 손톱보다 작은 산세베리아와 어항에 들어있는 금붕어, 그리고 실제와 다름없는 벽돌의 질감은 대단하군요.


분명 불이 켜져있어야 할 집안이 어둡거나 해서 감상이 힘든 작품도 있었고...
어째 인형전시회의 관객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걸까요.
지지선도 작품에서 전체적으로 멀어진 느낌이고, 쓰러지거나 불이 안들어오는 작품도 있는 걸 보면.


자주 봐서 그런지 이제는 단순한 디테일 자랑만으로는 감흥이 없습니다.
소재의 종류, 배치, 색감의 조화 등등 신경을 많이 써야만 하는 장르라서
이번 전시품들은 그닥 마음에 드는게 없었네요.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곳은 이렇게 사진으로 남기고 있습니다만
내년에도 얼룩덜룩한 아크릴판으로 가려져 있다면 아마 이곳은 패스할지도 모르겠군요.


소홍비스크


이곳도 꾸준히 비스크돌을 출품하는 부스입니다.
의상과 머리카락은 바뀌어도, 문득 낯익은 얼굴의 인형을 발견하곤 합니다만
비스크돌이 워낙 고가인데다가 만들기도 쉽지 않아서 그 정도는 이해합니다.
과자의 집 앞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계시는 할머니인데... 이게 헨젤과 그레텔이라면 저분은 무서운 분이겠죠.


발랄한 표정이 인상적인 인형이었습니다. 특히 오무린 입술이 앙증맞네요.


살짝 바비인형틱한 녀석도 있네요.
입술이 반짝반짝한게 일본의 사과사탕이 생각났습니다.

그러고보니 일본의 빈티지 비스크돌은 4~5백만쯤 하던데, 여기 녀석들의 몸값은 어떨지 궁금하더군요.


동화하고 관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빨간두건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빨간두건이 나왔었는데, 이 친구는 허리춤에 도끼를 끼고 있진 않군요.
아이들에게는 손떨려서 못만지게 하겠지만... 이 정도 퀄리티라면 어른들에게도 인기 있을것 같습니다.


이쪽 부스에서 가장 마음에 들던 인형.
뒷 배경과 오래된 자전거의 디테일, 포근한 옷감과 아이들의 특징을 잘 살린 얼굴표정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습니다.
비스크돌의 자랑거리인 자연스러운 얼굴색도 한몫 하고 있겠죠.


얘는 나름 귀엽긴 한데... 조금은 늙어보이는 듯한 느낌도 드는군요.
웃는 표정 자체는 굉장히 잘 살렸다고 봅니다.


김진경 작가


클레이아트를 선보이신 김진경님의 부스입니다.
지난 번 포스팅의 풀잎문화센터 부스에서도 클레이아트를 선보였었는데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부스답게 직설적이고 간결한 작품을 선보인 풀잎문화센터와 반대로
김진경님은 진한 원색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현실 인물들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셨더군요.

자신의 삶과 운명, 그리고 바깥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고통스러운 투쟁을 계속하며
그 투쟁을 예술의 힘을 빌어 승화시킨 여인 프리다 칼로의 인형입니다.

영화보다 더 기구한 삶을 살다 스스로 그 무게를 놓아버린 그녀의 작품은 이미 멕시코에서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클레이아트로 다시 접하게 되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2008년도 인형전시회의 세계명화인형전 부스에서도 그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았습니다.


작품과 캐릭터를 한번에 잡질 못해서 이렇게 나왔지만
그리고 있는 작품을 잘 보시면 금방 이중섭 화백이라는걸 알아차릴 수 있을 듯.

전쟁 후의 피폐한 한국사회에서, 극도의 가난 속에서도 그림을 포기할 수 없었던 분이죠.
예술이란 건 인간의 고통을 먹고 자라나는 달콤한 과일과도 같은 것일까요.


그러고보니 프리다 칼로나 이중섭이나 반 고흐나 예술이라는 이름의 독에 중독된 작가들이 아닌가 싶네요.


고흐는 폴 고갱과 더불어 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라서
점토로 훌륭하게 표현해 낸 팰트모자의 자화상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20세기 유럽 미술을 뒤흔든 불멸의 예술가 두 명이 함께 지낸 '노란 집'은 저한테 성지와도 같은 느낌입니다.

불행히도 프랑스에서는 머물 시간이 너무 촉박해 아를까지 가 보지 못했습니다만
좀 더 느긋하고 충분히 즐기기 위해 잠시 미뤄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와 버금가는 유일한 조각가로 일컬어지는 오귀스트 로댕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어떤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조각이란 장르는 실물을 직접 보지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예전 로댕전에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각엔 그닥 관심이 없기도 했고, 한국이 아니라서 작품 해설에 애를 먹었지만
실제 로댕의 작품을 눈 앞에서 보니 몸이 덜덜 떨렸던 경험을 한 적이 있네요.


볼륨돌



이전 포스팅의 '블룸돌'이 아니라 '볼륨돌' 입니다.
헝겊인형 부스였는데, 크게 임팩트있는 작품은 눈에 띄지 않더군요.


역시 부스 돌아보는 동선도 관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앞서 뛰어난 퀄리티의 인형들을 보고 돌아오니
딱히 떨어지는 편이 아님에도 그닥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없었습니다.


약간은 호기심있게 쳐다봤던 천사 인형.
올누드여서 그랬을까요... 날개의 표현과 주렁주렁한 머리칼이 인상적이었다고 봅니다.


이곳 부스에서 제일 마음에 든 작품입니다.
눈의 여왕이라는 느낌에 맞게 색온도를 확 낮춰봤는데, 나름 어울리는군요.


닥종이 갤러리


닥종이인형 부스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이곳도 김현정님 부스 못지않게 굉장한 퀄리티를 자랑하더군요.
표정이 조금 더 차분했고, 배경과 소재에서 현실감이 더 느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인형들 전시가 조금 빡빡하게 되어 있어서 카메라에 담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중 참 인상깊었던 인형입니다.
그 옛날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과 거무잡잡한 손을 훌륭하게 표현하셨습니다.
구겨진 삼배치마에서 삶의 애환이 느껴지네요. 업혀있는 아이는 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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