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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 해당하는 글들

  1. 2014.06.25  E-M1 길들이기 8
  2. 2014.06.22  미묘한 지름 OM-D 8
  3. 2014.01.31  설날 조카 6
  4. 2013.09.20  추석맞이 조카 10
  5. 2013.07.18  조카 첫 방문 3편 12
  6. 2013.06.30  조카 첫 방문 2편 13

 

금요일날 제품을 받고, 찍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토, 일요일밖에 없었기 때문에

뭐라고 찍어보자 하면서 셔터수를 늘리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안좋아서 밖에서 찍을 만한 것도 없고.

 

지금까지 여러 회사의 렌즈캡을 많이 봐왔지만 굉장히 공을 들인 느낌이 역력한 렌즈캡이네요.

 

 

 

E-M1 은 여러가지로 굉장한 성능을 가진 녀석이지만

아직 발전중인 미러리스라는 한계상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셔터의 구조가 일반적인 SLR 과는 좀 다른 터라, 저속 셔터스피드에서 블러가 일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더군요.

 

다행히도 공돌이 정신으로 무장한 올림푸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저속에서 셔터쇼크를 없애는 모드를 펌웨어 업데이트로 넣어줬네요.

단지 펌웨어 업데이트가 SD 카드에 파일을 넣어서 실행하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바디를 PC와 연결해서 전용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야 하는 좀 살떨리는 방식이라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바디와 PC 연결시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강제 해제되면 안되니까 말이죠. 자칫하다간 AS 보내야 합니다.

다행히도 펌웨어 업데이트는 별 문제 없이 끝났습니다.

 

올림푸스는 렌즈에도 CPU 칩이 장착되어 있어 바디뿐 아니라 렌즈 펌웨어란 것도 따로 있더군요.

디지털 시대를 고려해서 설계한 포서드 마운트라서 여러가지로 전자식 개념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요즘 집에서 자주 만들어먹는 슬러쉬 컵입니다. 혹시나 하고 샀는데 성능이 괜찮더군요.

우유에다가 요구르트 가루를 넣어서 크림 슬러쉬를 만들거나, 탄산음료수를 넣어 옛날 중학생때 처음 먹었던 로손표 슬러쉬를 만들거나 합니다.

일단 컵 자체를 냉동시키는데 5시간은 걸리니 준비성이 없는 사람은 먹기 힘들긴 하네요.

 

 

제가 읽으려고 빌려왔는데, 엄니가 먼저 읽으시고는 세상이 나치 독일이 이런 짓까지 하다니 하면서 한탄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에게 거의 비슷한 짓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리고 한국도 뭐 별로 다르진 않습니다.

 

저야 오래 전부터 인간불신이라, 지금도 세계멸망 버튼이 눈 앞에 존재한다면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바로 눌러버릴테니까 말입니다.

 

 

 

휴일엔 그냥 집에서 쉬고 싶어서, 카메라가 있어도 잘 안나가는데

조카가 서울에서 온 터라 저녁 한끼 먹으러 가자고 하는 바람에 다행히도 따끈따끈한 E-M1 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직 영 어색하네요. 아무리 AF 가 발전했다고 해도 여전히 검출법이 일반적인 DSLR 과 좀 다르고

동체추적도 셔터스피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5축 손떨방은 정말 올림푸스만의 특권이라 할 만하더군요.

기존의 상하좌우만 커버하는 손떨방이 아니라 앞뒤축으로도 흔들림을 보정하는 올림푸스만의 기술은

손떨방이 없을 때에 비해 4~5배 가까운 셔터스피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놀라운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 사진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칭얼거리는 조카를 형님이 엄니한테서 받아드는 순간인데요.

손떨방이라도 사람의 움직임까지 잡아주지는 않기 때문에, 배경은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는 사물만 잔상이 생기는 이런 표현도 가능합니다.

 

 

 

햇빛 아래에서 처음 찍어 본 E-M1 의 사진입니다.

다른 가족들은 전부 조카에게 관심이 쏠려있는데, 전 불경하게도 카메라 조작에만 신경이 쓰여 있었네요.

확실히 센서 성능은 좀 아쉽습니다만 주간에 나오니 굉장한 속도의 AF 가 촬영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아이가 다들 그런 것이겠지만 이 조카도 자기 좋을땐 참 순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게 있으면 일단 광속으로 징징거리기부터 하네요.

의사 표현이 명확하다는 건 그만큼 부모를 신뢰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니 나쁘진 않습니다.

 

문제는 워낙 오냐오냐 해주니 오히려 낯선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얼어버린다는 점일까요.

 

 

 

엄니가 손자와 사진 좀 찍자고 하셔서 한 장 남겨봤습니다.

말은 잘들어서 V 자 까지 그려주는군요. 약간 필름틱하게 그레인을 넣어봤습니다.

 

E-M1 을 포함한 포서드 진영은 센서의 종횡비가 기존 필름처럼 3:2 가 아니라 4:3 입니다.

그래서 좀 더 정사각형에 가까운 느낌이 들죠. 특히 세로 사진 찍을 때 필요 이상으로 길게 느껴지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빠른 걸음은 아닙니다만, 이렇게 피사체가 걷고 있고 저 역시 뒤로 걸어가는 도중에 동체추적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손떨방과 동체추적의 힘으로 이 정도까지는 나와주더군요. 물론 너댓 장 중 한 장 성공하는 정도입니다만.

애초에 피사체와 찍사가 동시에 움직이며 찍는 이런 상황은 그냥 똑딱이로 스냅 찍을때나 쓰는 방식이죠.

 

 

 

올림푸스만의 축복 또 한가지는 초음파를 이용한 센서 먼지털이입니다.

다른 먼지털이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올림푸스의 특허 기술인데, 사진에서 먼지 생각을 아예 없애버려도 될 정도죠.

 

소니 먼지털이는 재미있게도 센서 자체를 털털털 움직여서 털어내는 방식인데

센서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는 그렇게 흔든다고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모아레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센서 앞에 장착되던 로우패스 필터도 이 모델은 아예 없애버렸더군요.

전문적인 설명은 귀찮을 뿐이니, 좀 더 선명한 결과물이 나온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태생적으로 센서 크기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크기의 센서에서만 사용하기 적합한 각종 유용한 기술들을 접목시켜서

시장을 돌파해 나가는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행보는 참 주목할만 합니다.

 

 

 

조금 걸어서 골목의 허름한 한식집에 들어왔습니다.

대구에서 돈 좀 만진다는 사람들이 찾는 비밀의 가게 같은 느낌인데요.

밖에서 보면 5천원까지 고등어 정식이라도 파는가 싶은 분위기지만

사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유기농 웰빙 재료로만 만드는 굉장히 비싼 가게죠.

 

 

 

저는 아무리 그래도 그 돈 주고 이런 음식 먹는건 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전혀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조카가 밖에서 먹을만한 음식은 이런 것 밖에 없기 때문에 따라왔습니다.

 

배가 살짝 찰까 말까한 정도의 코스요리가 1인당 치킨 2~3마리 정도라는 어마어마한 가격대를 지불해 가며

유기농 웰빙 음식들을 먹는다는 건, 그냥 집에서 믿을만한 재료 사서 먹는것에 비해 어떤 이득도 없다는 느낌이니까 말이죠.

 

 

 

돈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집에서 만원이면 해 먹을 수 있는 몸에 좋은 식단을

밖에서 십만원 가까이 내고 먹으면서 '아~ 좋다'라고 하는 점이라 할까요.

 

그래서 기천만원짜리 보이차를 사들고 금고에 넣어두며 마시면서 '이거 마셔서 죽어가던 사람이 생기가 돌아온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옆에서 보면 참 돈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 머리도 비워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뭐 어쨌든 이곳 음식은 하나부터 열까지 농약이나 인공조미료 쓰지 않고 만드는 것들이라

조카도 많이 짜지 않은 음식은 전부 먹어도 된다는 점에서 좋긴 합니다.

 

이 친구가 아직 미각이 발달하지 않은 건지, 도통 못 먹는게 없어서 몸은 튼튼하게 자랄 것 같네요.

소금을 넣지 않은 심심한 청국장도 퍽퍽 퍼먹는 모습을 보니.

 

 

 

현재 E-M1 과 함께 사용하는 렌즈는 12-40 하나밖에 없습니다.

DSLR 풀프레임의 24-70 렌즈와 비슷한 상위급 모델이죠. 실제 화각은 24-80 정도 됩니다만.

 

F2.8 의 조리개를 갖고 있어도 심도 표현만으로는 풀프레임의 F5.6 정도 되니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대신 빠른 셔터스피드와 비교적 가벼운 무게, 센서의 크기를 오히려 이점으로 살린 접사능력 등이 눈에 들어오죠.

 

풀프레임 센서를 쓰는 카메라 렌즈는 기본적으로 접사에 불리한 편이라

따로 접사렌즈를 구입하거나, 구입하더라도 심도 확보를 위한 플래시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가게는 상당히 어두운 편인데, 손떨방의 위력을 믿고 40mm 화각에서 1/15초 정도로 찍어봤습니다.

실제로 풀프레임과 비교하면 80mm 의 화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1/80초 이상 확보해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데

5축 손떨방은 이 정도는 쉽게 커버해 주는군요.

 

 

 

요리 수준도 높고 기본적으로 모든 재료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만

저 같은 서민의 경우엔 역시 먹을 때마다 이게 대체 얼마야 하는 생각 뿐이죠.

집에서 사 먹으면 이런 전복 너댓마리는 먹고도 남을 정도니까.

 

 

 

조카는 먹을거라면 그냥 입을 쪽쪽 벌리는군요.

이 친구가 무서운게, 이렇게 잘 먹다가도 갑자기 찌찌~ 하면서 엄니한테 파고든다는 점입니다.

이제 젖 떼도 되는 나이에 접어들었을 텐데 그냥 편안하다는 본능만으로 덤비는 듯한 느낌.

 

그래서 이렇게 밖에서 식사하다가도 젖을 물려야 하는 형수는 여러가지로 힘드실 듯 하네요.

 

 

 

대부분 손으로 집어먹습니다만 국 같은거 먹을때는 나름 숟가락으로 떠서 잘 먹더군요.

처음 보는 것이거나 호기심이 동한 음식의 경우엔 아비가 떠먹여 주려고 해도 짜증내면서 자기가 직접 집어 먹기도 합니다.

 

 

 

이 곳은 따로 메뉴가 없고 그냥 그때그때 재료에 맞게 내 놓습니다.

계절에 맞는 나물과 채소는 꼭 색깔을 맞춰서 내더군요. 기본적으로 소금을 적게 넣고, 나물 무치는 실력도 좋은 편입니다.

문어는 역시 지역이 지역이다보니 해안가처럼 싱싱하진 않지만, 레벨 자체는 높은 녀석이더군요.

 

 

 

일본의 낫토와 같은 방식으로 만든 '그냥 먹는 청국장' 입니다.

제작 방식은 낫토와 거의 동일하지만 낫토균이 들어있지 않아서 진득진득한 점액은 나오지 않더군요.

 

조금 짠 편이지만 몸에는 좋을듯 하니 조카도 몇 조각 집어먹습니다. 누가 먹으라 하지도 않았는데 저런 걸 먹는 아기는 참 신기하네요.

 

 

 

수육과 다양한 나물이 메인 메뉴로 나왔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더군요.

주인장 아주머니가 예전에 암으로 수술도 받았는데, 식단을 바꿔서 완치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식의 가게를 운영하시는 상당수 사람이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있긴 하죠.

 

수육은 확실히 잘 삶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희 엄니의 수육삶는 실력이 거의 요리사 레벨이라서

딱히 감흥은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엄니의 수육 실력은 요리학원에서 강의를 해도 될 정도.

 

 

 

양파가 들어있는 간장에 찍어먹으면 물론 더 맛있습니다만

배합이 적절해서 문어에다가 채소만 함께 먹어도 적당히 짭짤합니다.

먹다보면 드는 생각이, 한국도 외식업의 기본 수준을 지키려면 이 정도 요리에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저도 역시 쓰레기같은 재료로 만든 싼 음식보다는 좀 더줘도 좋으니 제대로 만든 음식을 먹기를 바라니까 말입니다.

 

 

 

메뉴가 없다고 말씀드렸듯이, 이곳의 나물은 계절에 따라 변화무쌍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 가도 딱 적당한 나물이 적절하게 무쳐 나오니 마음편하게 먹기엔 좋은 곳이네요.

지갑이 두둑하지 않으면 별로 마음편하진 않겠지만.

 

 

 

20개월 된 아기치고는 참 먹기도 잘먹는다 싶은데

불사신인가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뛰어다니다 보니 살이 전혀 찌지 않습니다. 부럽네요.

아기는 좀 통통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인데, 벌써부터 저러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궁금합니다.

 

 

 

야채는 항상 다양한 색깔을 조합해서 나옵니다. 예전에 방송에서도 이렇게 먹는게 좋다고 하더군요.

기본적으로 노란 야채에는 별로 애착이 가지 않는게 참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두 번째 메인요리는 자기와 소고기 조림이네요. 가지는 양념이 잘 배기 때문에 소고기 조림과 어울립니다.

조카는 가지도 잘 먹지만 역시 껍질까지 씹기는 좀 힘들고, 아무래도 다른 요리에 비해 좀 짠편이라 많이는 안먹었습니다.

 

아비되는 사람이 콜라를 미칠듯이 좋아해서 잇몸까지 내려앉고 있는데, 자기 자식한테는 아직 콜라 안먹이겠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기 인생을 한번 돌아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릴때 식감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연근도 조카는 잘 씹어먹네요.

편식하지 않는 습관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통 한식만 내놓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요리도 나오는군요.

연어와 아보카도의 조합이 마음에 드는 사람은 꽤나 좋아하는가 봅니다.

비싼 음식이라 그런지 한 사람 앞에 딱 한조각씩 나오네요.

 

 

 

골뱅이와 멍게입니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먹음직스러운 녀석.

아무래도 멍게는 너무 짠 편이니 조카가 지금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겠죠.

 

 

 

마지막 메인요리인 메로구이가 나왔습니다. 이쯤되면 한식과는 별 관계가 없어지는군요.

 

메로는 심해어에 속하기 때문에 맛이 좀 닝닝한 편입니다. 단백질 구성이 해안 물고기와는 좀 다르거든요.

지방질도 상당히 많은 축에 들어가지만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서 몸에 나쁘지는 않다고 하네요.

 

일식에서는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숯불구이나 간장조림으로 많이 먹습니다.

사실 개체량이 별로 없는 보호어종이고, 현재 시장에 올라오는 메로의 80% 이상이 불법 어획된 녀석들이라

이걸 먹을때는 살짝 부담이 되긴 합니다.

 

 

 

조카는 오래 앉아있으면 심심해 하는 타입이라 벌써부터 밖에 나가자고 합니다.

밖에 나갈때면 새! 새! 거리는데, 산책하면서 새를 많이 보여줬더니 하루에 한 번은 꼭 새보러 나가자고 하네요.

 

그리고 자동차도 매우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큰 도로쪽에 나가면 가끔씩 멍하니 차만 쳐다보고 있기도 합니다.

 

 

 

일단 자기도 참긴 참는다고 하는데, 어른 입장에서는 언제 참았는지 모를 정도로 짧은 찰나에 불과하죠.

그리고 마음먹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앵앵거리기 시작합니다.

아직까지는 고양이 울음소리보다 마음에 들지는 않고, 비둘기 우는 소리보다는 덜 해로운 정도로군요.

 

 

 

요리는 다 즐겼고, 한국인이라면 밥을 먹어야겠죠.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도 분식집 김치처럼 새빨간 녀석이 아니라 제대로 담근 녀석입니다.

 

 

 

짭쪼름한 조림 반찬도 남기는 일 없도록 조금씩만 나옵니다.

물론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주긴 하니까 이렇게 조금씩 나오는게 좋죠.

 

저희 가족은 기본적으로 음식을 남기지 않는 편이라, 이번에 나온 모든 음식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비웠습니다.

 

 

 

지난번에는 시레기국과 밥이 나왔었는데, 이번엔 각종 야채를 넣은 죽이 등장하는군요.

짜지도 않고 잘 끓였습니다. 적당히 밑반찬과 함께 먹으면 상당히 맛있습니다.

물론 조카도 넙죽넙죽 잘 받아먹네요.

 

 

 

E-M1 의 센서성능이 가장 아쉬웠던 극한 상황 사진 한 장입니다.

적정 노출로 촬영했더니 등 안쪽이 완전히 하얗게 날아가버려서 RAW 파일로도 데이터를 살릴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한참 어둡게 찍어 암부를 복원해서 양쪽 모두를 살린 사진입니다.

암부를 무리하게 끌어올려서 색이 틀어지고 있네요. 노이즈는 별 신경 안쓰는 성격이라서.

 

이게 a99 였다면 적정 노출로 촬영해도 어렵지 않게 등 내부를 복원 가능한데 말입니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지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죠.

 

 

 

후식은 블루베리와 노란색 토마토입니다. 노란 토마토는 기분 탓인지 맛도 좀 다르더군요.

지인이 블루베리 농사를 해서 좀 싸게 사는 바람에 집에서 폭풍 흡입중인데, 여기서 또 먹게 됩니다.

 

조카가 블루베리를 이상할 정도로 좋아해서, 20개월까지 아기가 저 정도 접시에 가득 든 블루베리를 다 먹는다고 하네요.

많이 달진 않으니 괜찮겠지만 혹시 그러다가 몽골인처럼 눈이 좋아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가정집이었던 곳을 이리저리 확장하고 하느라 식당 구조는 거의 미로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손님이 많이 모여있는 걸 보면 확실히 이런 정갈한 음식점에 대한 수요가 있나 보더군요.

 

저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이 정도 금액으로 외식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집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으니 소화도 시킬 겸 걸어갑니다만

조카가 달구벌대로를 가득 매운 차량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지 걸어가려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남자라서 차를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요? 어디서 이런 취향이 차이가 생기는 것인지 참 신기하네요.

 

 

 

집으로 돌아가다 보면 김광석 길이 나옵니다. 날씨가 선선해서 그런지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더군요.

소박한 것이 김광석씨와 어울릴 수는 있겠지만 아직 이곳은 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대구는 그네꼬 생가 같은 똥꼬빠는 관광사업이 아니라 삶을 노래하던 가수인 김광석씨 같은 분을 더욱 조명해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죠.

 

 

 

걷다가 안겼다가 하면서 집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중간에 조카보다 더 어린 아기 안고 가는 가족과 마주쳤는데, 아기 가진 가족끼리는 처음 봐도 뭔가 굉장히 친근해지는 특징이 있죠.

 

 

 

따라하는 건 아이의 본능이라지만 참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조카의 할머니, 즉 저희 엄니가 뒷짐지고 걷는 모습을 보니 금방 누가 뭐라하지도 않았는데 따라하는군요.

 

물론 과학적으로 분석하자면, 자기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사람들을 웃게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만.

 

 

 

걷기를 배우지 못하고 뛰기만 배우는 바람에 하루종일 뛰어만 다니는 조카입니다.

덕분에 여러가지 상황에서 손에 익지 않은 E-M1 을 실컷 사용해 봤네요. 왠지 조카를 실험대상으로 쓴 듯한 느낌도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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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1 길들이기 :: 2014. 6. 25. 14:07 Photo Diary

 

 

사실 지금 쓰고있는 카메라에 대해서 별로 불만도 없는데 말입니다.

사진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오히려 기분전환이 필요했던 걸까요.

 

현역 a99 는 스위블 LCD 등 여러가지 편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센서 성능 외에는 그다지 특출날 것이 없는 모델인데

그래서인지 a99 와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진 녀석을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기함급 모델인 E-M1 입니다.

E-M5 와 더불어 과거 히트작인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전부 OM-D 라고 부르기도 하죠.

 

올림푸스의 기함 답게 기계적 성능으로는 DSLR 최상위급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할까말까 할 정도더군요.

 

 

 

세로그립은 있으면 다는 편인데, DSLR 모델은은 세로그립 달면 커져도 너무 커져버리는 바람에 난감했었습니다.

이 녀석은 세로그립 달아도 그렇게까지 큰 편은 아니라서 마음놓고 달 수 있었네요.

 

물론 미러리스가 작긴 해도 이 녀석은 방진 방적, 영하 10도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러리스와 비교해도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세로그립 달면 높이는 제 a99 보다도 더 높아지는 아이러니함.

 

 

 

a99 와 동급의 전자식 뷰파인더, 터치 AF 가능한 LCD 화면, 투 다이얼에다가 기능 1,2 를 설정할 수 있는 스위치 레버까지 들어있어서

공간이 많아서 버튼 넣기 편한 DSLR 과 비교해도 어지간한 설정은 메뉴 들어가지 않고 외부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쉽의 특징은 편리한 메뉴안내보다 손에 익을수록 빠른 직관적 조작감이 중요한데

기실 현재 카메라 메이커중 플래그쉽의 인터페이스가 가장 훌륭한 것은 단연 니콘입니다.

D3나 D4 같은 시리즈들은 LCD 화면창이 아예 필요없을 정도의 조작성을 보여주니까요. 익숙해지면 아날로그식이 더 편합니다.

 

 

 

AF 성능과 동체추적 성능도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거의 DSLR 상급기 정도의 검출력을 보여주더군요.

물론 D4 나 1D 시리즈 정도의 능력은 아닙니다만 미러리스에서 가장 어렵다는 동체추적을 이 정도로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발전이죠.

 

올림푸스 공돌이의 산물이라 여겼는데, 올림푸스의 대주주가 된 소니가 기술 제휴라도 했는지, 이 녀석보다 동체추적이 더 뛰어난 a6000 이란 모델을 내는 바람에

살짝 김이 빠진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방진방적, 오축 손떨방, 셔터스피드 등 그 외의 모든 부분에서 이 녀석이 훨씬 뛰어나니.

 

 

 

미러리스치고는 결코 작지 않은,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DSLR 이상의 신뢰성이 담보된 E-M1 입니다.

단단한 만듦새가 그냥 손에 쥐고만 있어도 좋은데, 역설적으로 크기가 작다보니 저처럼 손이 큰 사람은

좀 넓직하게 잡으면 세로그립의 셔터 버튼이 살짝 눌리는 일도 있어서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네요.

 

 

 

사실 여기까지 E-M1 을 찍어준 녀석은 다름아닌 이 a99 입니다.

예전 모델인 a900 만큼 오래 쓰진 않았지만 나름 정이 든 모델이기도 하죠.

 

기계적 성능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센서에서 뽑아내는 결과물이 워낙 좋아서 아쉬움 없이 사용하던 모델입니다.

왠지 E-M1 찍은 사진을 보니 옴디가 좋은건지 옴디를 찍어 준 a99 가 좋은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네요.

 

그래서 이 a99 사진은 당연히 옴디로 찍었습니다.

RAW  파일은 아무래도 최소 천 장 이상은 찍고 보정을 해 봐야 센서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아직 뭐라고 단언하긴 힘들지만, DR과 계조에서 a99 의 75%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네요.

 

 

 

회사를 바꿔 RAW 파일을 쓸 때는 처음엔 익숙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잘 안나옵니다.

센서 크기 차이가 4배나 나는 녀석이니 당연히 a99 와 동급의 결과물을 바라는 건 무리겠지만

예전에는 뭐 카메라 성능 후지다고 사진 못 찍고 하진 않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

 

a99 는 정들었지만 잠시 떠나보내야 할 것 같네요.

두툼하게 손에 잡히는 느낌은 참 좋은데, 미러리스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렌즈 2~3개만 들고 나가도 완전 중무장 덩치가 되어버리니

미러리스의 뛰어난 기동성이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주말에 조카 일행이 놀러와서 테스트삼아 이것저것 만지며 찍어봤습니다.

아직 스트로보가 없어서 전부 실내광만으로 찍은 거라 결과물은 그냥저냥이지만.

 

 

 

조카가 알로에 오일을 들고 자기 엄마한테 주더나 발랑 드러눕네요.

아직 20개월밖에 안된 녀석이고 밥도 참 많이 먹는데, 갈비뼈가 저렇게 드러나는 건 참 의아합니다.

 

원인은 뭐, 걷는 건 모르고 뛰는 것밖에 몰라서이긴 합니다만.

 

 

 

호기심도 많고 개인주의적인 경향은 이 나이대 아이들이 다들 그런 것이겠죠.

저한테는 무서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방에 들어가 있으면 문을 열긴 하는데, 자기 아빠를 반드시 불러서 먼저 밀어넣고 따라 들어오더군요.

 

그래도 요즘엔 차방에서 초콜릿 들고 와 저한테 건네주고 하는 걸 봐서는 일단 호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패션 모델' 이라고 하면 어디 백화점에서 봤는지 다리를 꼬고 허리에 손을 대는 자세를 취하더군요.

그런데 험악한 삼촌 앞에서 시연을 보일려니 얼굴이 굳어있는 모습입니다.

 

자기 부모들하고만 있을 때는 웃는 표정이 참 자연스럽더군요. 사진과 동영상으로 봤죠.

사람 많은곳에 가면 얌전해 진다는 걸로 봐서 이 친구도 좀 내성적인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얼굴과 몸매로 봐선 앞으로 좀 미남이 될 듯한 느낌도 드니, 훗날 어떻게 될런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옴니 테스트는 이렇게 실내 최악의 환경에서만 이루어진 터라 언제쯤 주광에서 마음껏 셔터 눌러볼 지 모르겠습니다.

완성도를 보면 참 듬직하긴 한데, a99 가 싫어서 바꾼 게 아니다 보니 기분이 미묘하네요.

 

홋카이도 겨울 여행 포스팅이 워낙 양이 많아서 잠깐 머리 식히는 겸 올리는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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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뭔가 욕같아 보입니다만 그냥 착각입니다. 기분상으로는 설날 조카라고 하고 싶긴 하지만 그건 넘어가고...

8월에 태어났으니 이제 한 살 반쯤 되었나요.

 

엄니는 사진으로 보니 더 나이들어 보인다고 합니다.

8개월째부터 걸어다니는 걸 보면 좀 성장이 빠른 것 같아 보이긴 합니다.

 

 

 

100일 될때까지 제가 붙어있었는데, 몸도 못가누던 그때와는 정말 비교가 안되는군요.

말은 아직 엄마 아빠 정도밖에 못하지만, 알아듣는건 거의 다 알아듣습니다.

 

추석때 보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삼촌 누구야 하니까 바로 저를 가리키네요.

하지만 연극배우처럼 큰 리액션을 보이는 가족들과 달리 저는 별로 움직이질 않아서 좀 쪼는 듯.

 

 

 

그동안 놀이도 많이 익혔고, 자기만 노는게 아니라 상대방들이 웃고 반응해줘야 더욱 신이 나는 것 같습니다.

매일 이러고 논다고 생각하니 역시 애 키우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군요.

 

그래도 짧은 시간에 이렇게 반응이 다양해 지다니 놀랍습니다.

 

 

 

지금 이건 아비 뽀뽀가 기분나쁜게 아니라 딴 생각 하는 중입니다.

스킨쉽을 매우 좋아해서 안아주고 뽀뽀해주면 빵긋빵긋 웃네요.

 

자동차 중에서도 버스를 좋아한다길래 일본서 선물로 포드 GT 와 시내버스를 사 와봤는데

진짜로 GT 따위엔 신경도 안쓰고 버스를 갖고 놀더군요. 트럭같은것도 좋아하는 걸 봐서 앞으로 중장비 기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엄니는 GT 를 택시로 알고 사왔다고 하는데, 그런 택시가 돌아다닌다면 그것도 좋겠군요.

 

 

 

떼를 쓰는건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만 의사표현은 확실하게 하는 편입니다.

형님부부가 원하는 걸 잘 들어주는 편이라 그렇게까지 불만은 없겠죠.

몇살 더 먹으면 이제 부모가 커버할 수 없을 정도의 떼를 쓰겠지만.

 

 

 

색깔이 가장 화려한 오미자 강정만 집어먹는데, 씹을 수 있나 싶어도 잘 녹여 먹네요.

단맛이 강하니 많이 먹으면 안되겠지만 말이죠.

 

어른들 차 마시는데도 얌전히 앉아서 놀건 다 놉니다.

숨바꼭질을 좋아해서 타조처럼 벽에 머리만 박고 '에엥~' 하면 부모들이 못 보는 것처럼 행동을 하죠.

그러면 자기가 슬슬 걸어와서 바지단을 잡아당기는데, 이런 놀이로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아기 시절의 특권이 아닐까 싶네요.

 

 

 

다른 아기들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일 특이한 점이라면

먹을 수 있는 것과 못 먹는 것을 아주 잘 구별한다는 것일까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걷지도 못하던 4~5개월 즈음부터도 장난감을 입에 가져간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장난감 가져다 줘도 안심이 된다고 하네요. 꼭 먹을 수 있는 것만 입에 가져가니까.

 

 

 

의자에 방석 하나 끼워주니 아주 편안하게 머리를 젖히는데, 이런 건 벌써 다 경험해 봤다는 걸까요.

움직이는걸 워낙 좋아해서 먹기도 많이 먹는데 살이 별로 찌지 않는 듯 합니다.

틈만나면 아파트 계단이나 오르막 같은 길을 수도없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군요.

 

아직까지는 먹기도 잘 먹고 싸기도 잘 싸고...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졸면서도 논다는 게 좀 걱정이긴 하지만.

 

 

 

놀때는 잘 웃는데 아직까지 머릿속 처리속도는 조금 느린지

이쪽에서 뭔가 행동을 하면 멍하니 생각을 좀 한 다음에 반응을 보이는 듯 합니다.

그리고 한참 한가지 놀이에 빠져있을때는 다른 놀이를 시키려고 해도 짜증을 내네요.

 

 

 

먹는거든 장난감이든 달라고 하면 잘 줍니다. 물건 욕심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엄니가 삼촌한테 주라고 하니까 좀 망설이다가 자기 아비 손을 끌어당겨서 저한테 주는군요.

아직까지는 자기가 직접 주기가 좀 무서운가봅니다.

 

 

 

형님부부는 맛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만, 찍히는데는 익숙한지

제가 DSLR로 사진을 찍어도 저한테 다가와서 LCD 창을 확인하더군요.

 

자기와 옆의 자기 아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뭐라뭐하 하는데

태어나서부터 디지털 사진에 익숙한 세대는 과연 사진이란 개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맛폰이나 TV는 부모가 보고 있어야 관심을 가지고 아직 가지고 놀 생각은 없는 듯 한데

부디 나이 좀 더 먹어서 맛폰 중독같은데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물론 부모가 몸으로 열심히 놀아주는게 최선의 방법이니 별 문제는 없으리라 봅니다.

 

 

 

아이들이다 보니 물건을 다루는 데 조심성이란 게 없습니다.

손에 쥔 거나 물잔이나 파팍 하고 던져버리는 걸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래서 고가품은 미리미리 빼 놓는게 좋죠.

 

엄니는 제가 서울에 잠깐 올라간 사이 거실에 놓여있던 피규어들을 싸그리 자루에 담아 찬장에 처박으셨다고 하는데

아직 뜯어보진 않았지만 부디 박살난 부분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똥오줌 잘 가려서 좋긴 합니다. 소변 보고 싶으면 꼬추를 살살 만지면서 끙끙거리더군요.

화장실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구 본가에서는 그냥 바닥에 싸라고 하고 닦습니다.

 

차례 지내는데 보니 이 녀석도 남자인지 고 2 올라가는 사촌 여동생을 매우 빤히 쳐다보고 얼굴을 만져보네요.

나이 든 사람보다는 역시 젊은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듯 합니다.

 

 

 

엄니가 주워온 도토리가 매우 신기한지 양 손에 들고 딱딱 부딪쳐 보기도 하고

한 개씩 잔에서 잔으로 옮기며 놀기도 하고, 물 채워놓은 잔에 넣었다가 탁탁 털어서 옮기기도 하고

혼자 재미있게 봅니다. 집중력이 있는 듯 해서 교육열에 불타는 부모님은 좋아하시더군요.

 

한참 놀다가 도토리를 휙휙 집어던지기 시작하면 슬슬 싫증이 난다는 뜻입니다.

 

 

 

엄니가 여느때의 경상도 억양으로 '에헤이~'라고 하니 그걸 금방 따라해서 대폭소가 벌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웃어재끼니 자기도 매우 흡족한 듯 좋아하더군요.

 

그냥 어색하게 따라하는게 아니라 엄니의 억양에 맞춰 가지 억양도 바꾸는 비범함을 선사합니다.

 

 

 

엄니가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자지러지니 그것도 금방 따라하더군요. 학습력이란 무섭습니다.

손벽을 치면서 웃으니 그것도 따라하네요. 지금은 엄니가 없는 곳에 데려가도 손뼉치고 웃는다고 합니다.

 

확실히 이런 나이에 할머니하고 같이 자라면 말투도 노인처럼 변할 수 있겠더군요.

 

 

 

엄니가 입에 손대며 웃으니 그것도 따라합니다. 이 정도까지 가니 놀랍더군요.

하라고 시키는 것도 아닌데 주위에서 웃어주니까 굉장히 의욕적으로 따라합니다.

 

교육의 근본적인 동기는 이런 미소에서 출발하는 것이겠죠.

나이 들어도 중요한 요소인데, 한국에서는 점차 아이에게 긴장과 고통을 유발하는 교육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니 걱정입니다.

 

 

 

 

이 나이대 아이들은 다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밥 싫어하지도 않고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긴 하는데

앉아서 밥을 먹는다는 개념은 아예 존재하질 않는것 같더군요.

 

무슨 놀이를 하던간에 노는 중간에 숟가락을 입 가까이 가져가면 먹어가면서 놉니다.

밥상머리 교육 시작할 때는 꽤나 지겨워하지 않으려나 싶네요.

 

 

 

엄마한테서 요구하는 놀이와 아빠한테서 요구하는 놀이가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아무리 뼈빠지게 놀아줘도 만족하지 않고 다시 아빠한테 엉긴다고 하는군요.

 

테이블의 떡처럼 생긴 사각형 물체는 누르면 음악 나오는 기계인데

이게 6곡 정도 있어도 반드시 자가기 원하는 노래 나올때까지 계속 버튼을 눌러서 돌리더군요.

무슨 자동차 노래였는데, 중간중간 춤도 추고

띠띠빵빵 하는 파트에서는 디오에 맞먹는 강렬한 샤우팅을 펼치기도 합니다.

 

 

 

언제까지 저렇게 올라갈 수 있으려나요.

조금 더 크면 다리 좀 밟아달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저학년 까지는 아버지 안마 좀 해달라고 하면 벽 짚고 다리 올라가서 밟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아무래도 가슴에 올라갈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테니 지금 열심히 올라가야 할 것 같네요.

 

 

 

아직까지는 파워가 부족해서 그런지 큰 소란없이 잘 놀고 잘 크고 있는 조카입니다.

3~4살 되고나서부터는 지옥의 헬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지금도 확실히 순둥이라고 할 만한 성격은 아니라서 긴장이 되네요.

 

아기들은 삼촌 좋아한다고 하는데 저는 무뚝뚝하고 아비가 워낙 잘 놀아줘서 저하고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을지...

저하고 그렇게 되려면 역시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제 방 방문턱을 넘어오기를 무서워하고 있어서.

 

다음에 사진 찍을때 쯤이면 또 어마어마하게 달라져 있겠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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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 말씀드리지만 이거 조카 아닙니다.

 

이제 돌을 막 지난 조카가 추석을 맞아 본가에 내려온다고 해서

엄니께서 여러가지 준비중이십니다. 물론 이걸 조카가 먹는 건 아니죠.

근데 소고기도 구워가면서 뭐하러 또 닭고기까지 만드는가 싶었는데,

먹지 않더라도 최대한 많이 준비해 주려는게 부모 마음 아니겠습니까.

 

 

 

각종 소스와 마늘을 잔뜩 넣고 조그만 닭 두마리를 삶는데

한마리는 오늘 먹고, 나머지는 내일 추석때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 오늘 한마리도 다 먹지 못할 듯.

먹음직스러운 소고기가 아주 한덩어리 준비중이라, 닭하고 소고기가 있는데 누가 닭을 먹으리요.

 

삶긴 잘 삶아지는데, 제가 보니 뭔가 임팩트가 좀 부족한 것 같아서 한 단계 더 거치기로 했습니다.

 

 

 

잘 삶아진 닭을 예열된 오븐에 넣고 굽습니다.

향미를 보강하기 위해 버터를 녹여 살살 처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죠.

소고기와는 달리 닭고기는 꽤나 오래 익히고 구워도 많이 텁텁해지지 않아서 가능한 방법입니다.

 

 

 

한번 뒤집어 주는데, 시술을 잘못한 관계로 한쪽 날개뼈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손님 대접하는 음식이라 폼 좀 잡으려 했는데 장애닭이 되어버렸네요. 저건 완성후 맛보기로 제가 먹어버렸습니다.

 

 

 

추석이라고 엄니 학교 선생님들이 화환도 보내주고 하셨습니다.

엄니는 이번에 퇴직하셨기 때문에, 이게 아마 마지막 화환이 아닐까 싶네요.

내년에 또 이런 꽃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 감사하겠습니다만, 세상 일이란게...

 

닭 굽다가 시간이 남아서 그냥 한장 찍어봤습니다.

 

 

 

완성된 닭.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소고기가 많아서 아무도 닭에는 손을 대지 않았네요.

특히 조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어서 조용히 식사를 즐길 여유가 없었던 것도 한몫 했습니다.

버리지 않고 먹으면 좋겠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퍼석해지는데 어쩔까 싶습니다.

 

 

 

11개월째 부터 서기 시작하더니, 13개월된 지금은 마구 뛰어다니는데

남자아이가 이런 거 아무래도 좀 빠른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주변 사람들도 사진 보면, 돌된 아이치고는 너무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하는데

지금 빨리 늙으면 나중에 젊어보인다는 말이 있으니 그걸로 승부를 걸어보는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30분 정도 어리둥절하다가도 이내 적응이 되는지 뭐든 잘 갖고 놉니다.

 

장난감에 대한 반응도 그렇고, 부모들 몇가지 명령어에도 반사적으로 반응하는걸 보니 지능이 꽤나 향상되었더군요.

장난감 가지고 잘 놀다가도 부모가 '차렷~' 소리를 내면, 고개도 안 돌리고 장난감을 쳐다보면서 손만 허리 뒤에 척 갖다대는

뭔가 조건반사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동물 새끼와 암수를 겨룰만한 수준이지만, 이 정도 성장 속도를 봐서

좀만 더 있으면 동물따위는 따라갈 수 없는 영특함을 과시할거라 예상해 봅니다.

 

 

 

아주 외설적인(?) 사진이 많이 찍혀서 차마 올리지는 못하겠네요.

 

의사선생님이 놀랄 정도로 살이 좀 안찝니다. 먹기는 잘만 먹는데 워낙 쉴새없이 뛰어다녀서 말이죠.

부모들 등골 빠질 정도로, 잠잘 때 외에는 아예 멈춘다는 개념이 없는것 같습니다. 저래도 안 지치는지.

 

이걸 잘 개발하면 뭔가 운동선수 같은걸로 키워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다들 살갑게 대하니 우물쭈물하면서도 잘 다가가긴 하는데

저는 덩치도 그렇고 좀 과묵해서 그런지 일정 거리 이상으로는 다가오지 않습니다.

신생아일때 제가 아비노릇을 해 줬는데도 말이죠. 이래서 사람은 믿을수가 없는 존재.

 

하는짓이 강아지나 고양이하고 정말 비슷한 게, 제가 제 방안에 앉아있으면 호가심 만땅인 얼굴로 스윽 쳐다는 보는데

절대로 먼저 문턱을 넘질 않더군요. 엄마나 할머니가 방 안으로 들어와야 슬슬 따라 들어옵니다.

 

며칠 더 보고 얼굴 익히면 잘 따라다니겠지만, 아마 조카와 대면은 아주 짦은 순간일 듯 하네요.

 

 

 

남자라 그런지 성격이 그런지 힘 쓰는 일도 좋아합니다.

자기 덩치의 두 배는 될만한 거대 캐리어를 어떻게든 움직여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조카.

움직이지 않자 불만섞인 신음을 내는데, 단어를 말하지 못할 뿐 어지간한 의사표현은 응응 거리면서 다 하더군요.

 

 

 

으아니짜~ 나는 왜 햄볶할 수가 업서!

너무 진지하게 힘을 쓰고 있으니, 이 근성과 막가는 정신이 앞으로 애 좀 먹이겠구나 싶습니다.

아예 포기란 걸 모르고, 짜증내면 부모가 와서 도와주니 독불장군이 되지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아비가 캐리어를 새워서 바퀴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자 끙끙거리며 밀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무겁긴 해도 이제 움직이니 만족했는지 한참을 밀고 다니더군요. 땀이 샘솟을 정도로 힘이 드는데도 거침없습니다.

13개월까지가 걸음마는 커녕 막 달리고 있으니 이래도 되는건가 싶은데.

 

 

 

뭐든 재밌어하고, 책 읽어주나 음악 들려주나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어서 빈둥거리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듯 해서 조금은 마음이 놓입니다.

이 녀석은 나중에 뭘 하고 싶어 할런지.

 

벌써부터 도전정신을 불태우고 있으니 앞으로 뭔가 멋진 일을 해낼지도 모르죠.

할머니 할아버지, 즉 저희 엄니와 아버지는 '천재 났다'고 연신 감탄을 토해내시는데

그 말 아마 저나 형님이 어릴때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신을 두 번 당하는 건 좋지 않을텐데.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먹을거 구별을 꽤나 잘 하더군요.

처음보는 것을 봐도 먹는게 아니면 처음부터 입으로 가져가질 않습니다. 어떻게 아는 건지?

커피같은것 역시 줘 봤자 먹을 생각은 없이 그냥 컵을 흔들며 노는데만 정신이 팔리더군요.

 

냄새를 잘 맡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먹을 수 없는건 입에 가져가지도 않지만 먹을 수 있는건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가 될 정도니까요.

 

 

 

산수유 원액을 조금 태운 달달한 물을 꿀떡꿀떡 잘 마십니다.

힘 쓰느라 피곤했는지, 마시고 컵을 치우니까 더 달라고 덤벼들더군요.

 

자기가 마실수도 있는데 저러는것도 재미있습니다.

가끔 본인이 숟가락이나 컵을 들고 아빠 입에 가져대기도 하고.

먹는 시늉만 하면 짜증을 내니 진짜로 입 안에 넣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천재같기도 하고.

 

 

 

아이들은 소리나는것은 좋고 싫은게 별로 없나봅니다.

플라스틱 잔을 쾅쾅 두드리면서도 마냥 좋다고 꺅꺅 소리를 지르는군요.

 

아무래도 음악가로 성장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뭐든 잘 집어던지니 투포환 선수같은거 해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아비하고는 오래 놀아서 그런지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일부러 '어디갔지' 하면서 딴데 보고 있으면 등쪽을 슬금슬금 돌아와서 얼굴을 마주치는 놀이를 하는군요.

아이를 키우러면 이런 유머센스도 잘 갖추고 있어야 하는가 봅니다.

 

 

 

얼굴이 마주치면 재미있나봅니다.

 

한번 웃어주고 나서 다시 등 뒤쪽으로 슬슬 돌아가고, 아비가 또 '어디갔지' 하면

반대쪽으로 돌아가서 또 얼굴을 마주치고 하네요. 이런 놀이로도 재밌어 하는 시기가 제일 좋은 때가 아닐까 합니다.

본인도 게임 참 징하게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PC 방 같은곳에는 물들지 말아줬으면 하네요.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다음엔 정말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어쨌든 행복한 시기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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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는 아직 외식 할 나이가 아니지만, 어른들은 맛있는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뭐 먹을까 생각하다가 근처의 괜찮은 중국집으로 향했습니다.

 

대구의 나름 알려진 고급호텔 인터불고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이

호텔을 나와서 직접 차린 중국집입니다. 이름은 까먹었네요.

 

 

 

예전에 호텔 중국집 가서 먹어보니 가격은 허벌나게 비싼데 그렇게까지 괜찮은 품질도 아니어서

실망하고 다시 올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호텔 나와서 직접 개장한 이곳에 엄니께서 친구분들과 가 보시더니 생각보다 괜찮다고 추천을 해 주셔서

호텔에서 하던 것보다는 좀 하고싶으신대로 할 여유가 생긴걸까 싶어서 한번 가 봤습니다.

 

조카덕에 미리 예약해서 방 하나를 잡았으니 좀 울어도 별 문제는 없을 듯.

덥고 낯설어서 약간 짜증을 부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금새 적응하더군요.

서빙하는 아가씨한테 아기가 입에 물만한 게 없냐고 물으니 깎은 오이를 몇조각 가지고 와 주셨습니다.

 

 

 

런치세트가 저렴하고 다양한 메뉴로 무장중이었지만

아무래도 그것만 즐기기에는 이 가게를 평가하는데 부족할 것 같아서

런치세트는 사람 수보다 하나 작게 시키고, 따로 요리를 하나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집에서 저희 가족이 자주 쓰는 방법이죠. 다들 배가 크고, 다양한걸 맛보고 싶어하니까.

 

처음 나오는건 누룽지탕입니다. 물론 세트에 포함된 스프같은 개념이라서

제대로 시키는 누울지탕하고는 좀 다르죠. 비싼 누룽지탕은 거의 전가복의 개념이라서.

조금 짜긴 하지만 맛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한그릇 더 먹고 싶을 정도로.

 

 

 

누룽지탕이 스프의 역할을 하는것 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 나오는게 냉채라서 좀 당황.

시원한 냉채라기보다는 살짝 미지근한 느낌이더군요. 사실 이게 맞긴 합니다.

 

인터불고에서 먹었던 그 중국요리는 거진 6~7년도 넘었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먹어가면서도 그때 받았던 느낌하고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이번 요리는 맛없다는 소리는 안 나올 정도의 퀄리티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불쑥 나온 개별 주문요리인 금사오룡입니다.

제가 중국요리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요리가 전가복과 금사오룡이죠.

 

손질한 새우살을 해삼으로 덮어서 튀겨내는 꽤나 고급 요리입니다. 손도 많이가고 재료비도 많이 들죠.

소스는 주방장의 성향에 따라 많이 바뀌는 편이지만, 해삼 + 새우의 조합이 갖는 맛과 향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8만원이나 하는 이 녀석의 품질은 제 기대만큼 아주 뛰어나진 않았다는게 아쉽네요.

 

 

 

해삼의 품질이 생각만큼 따라와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대구에서 가장 뛰어난 중국요리점에서 시켰던 금사오룡은

탱글탱글한 해삼의 식감이 새우의 쫄깃함과 융합되어 정말 한개 한개 집어먹기가 아쉬울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해삼이 귀한건지, 점점 예전의 그 퀄리티를 찾으려면 돈을 더 지불해야만 하는 것 같아서 착잡하네요.

뭐, 아예 맛이 없는건 아닌지라 먹기는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그런데 이거 조카 사진 올리는 포스팅 아니었나?

 

 

 

조카는 일단 음식에 관심은 보이는 듯 한데, 지금은 아무래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서

오이와 함께 이유식을 떠먹여주니 알아서 잘 받아먹습니다.

 

이 당시에는 정말 입에 대기만 하면 넙죽넙죽 잘 받아먹던데

요즘 서울에서는, 이제 먹기 싫을때면 고개를 푸더덕 하고 흔들어재낀다고 하더군요.

고개 흔드는 건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코스요리도 중반부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탕수육은 뭐, 익히 알려졌다시피 과일통조림을 사용해서 그냥 그렇네요.

물론 동네 중국집처럼 튀김옷 속에 대체 고기가 어디 들어있는지 모를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인원수대로 세트메뉴 다 먹고도 따로 요리 충분히 더 먹을 수 있는 식성이지만

가격도 비싸고 자중 좀 하자는 의미에서 세트 수를 좀 줄였는데

포만감에 넘치지 않아도 이렇게 조금조금씩 먹는 방식 역시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짜장면이나 짬뽕 먹으면 어지간히 배부른 느낌도 들고.

 

 

 

조카는 좀 심심했는지 울다가 보채다가 잠들어 버리는군요.

이 녀석이 놀때는 참 잘 노는데, 잠들기 시작하는 그 무렵부터는 좀 많이 깐깐해지기 때문에

깨우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님부부가 번갈아가면서 식사를 하고, 손이 남을때 자기 음식 먹어야 하죠.

그냥 눕혀놓고 알아서 잘 자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그럴 애가 아닙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세트메뉴의 마지막은 꽃빵입니다.

빵과 함께 먹는 저 녀석이 생각보다 짠 편이라서 아쉬웠지만

아마도 일부러 그렇게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양념이 없는 빵하고 같이 먹는 녀석이다보니.

 

여름이라 그런지, 대중 입맛이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제 취향보다는 좀 짠 느낌이 드는 요리였지만

퀄리티는 먹으면서 욕할 수준은 아니더군요. 외식하면서 이 정도면 남한테 추천해도 되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중국요리라는게 가격이 왠만한 한우구이점보다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냥 추천할 수는 없죠.

남한테 얻어먹을 기회가 있으면 한번 가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물론 양은 적지만 식사라고 불리우는 녀석들도 따라나옵니다.

저는 국물 마시기가 좀 그래서 짜장면을 주문. 그런데 역시 좀 짭니다.

짬뽕도 싫어하지는 않는데, 국물을 남기자니 아쉽고 국물을 마시자니 배가 더부룩하고 해서...

 

물론 이렇게 각잡고 먹는 식사가 아닌, 동네 중국집서 먹을때는 짬뽕도 잘 먹습니다.

 

 

 

조카는 피곤했는지 잘 자더군요. 깨어나서 우렁차게 울어주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언제쯤 바닥에서 알아서 잠을 잘런지...

 

 

 

잘때는 잘 자는건지, 차 타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한 번도 깨지않고 잘 잤습니다.

저렇게 안겨 자는게 습관되면 정말 혼자서는 잘 자지 않죠.

 

예전에 키웠던 냥이새끼도, 하도 안아주고 하니 나중엔 의자에 않아서 TV 보고있는 제 다리를 타고 올라와서

제 목하고 턱 사이에 몸을 들이민 채로 잠을 자더군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잠버릇은 제대로 들여야 하는것 같습니다.

 

조카는 이미 서울로 떠난지 두달도 넘어갑니다. 8월 18일이 첫돌이라서 아마 다시 볼 수 있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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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형님가족이 집에서 머물렀습니다. 전 출근한다고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지만.

갓 태어냈을 때 사진과 비교해 보면 정말 많이 자랐더군요.

 

이젠 자극에 대한 반응도 훨씬 다채롭고, 의사표현도 잘 하는걸 보니

사람의 지능 발달은 진짜 놀라운 것이로구나 싶네요.

 

 

 

마이클 가자니가의 '뇌로부터의 자유'를 한달 전쯤 읽었습니다만

아이들의 뇌 역시 그냥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게 아니라

길고 긴 세월에 걸친 진화의 본능을 간직한 체 끊임없이 성장해 간다는 항목이 생각납니다.

 

어른들 기준에서 애가 어디까지 순진하고, 어디까지 무지한지 판단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 시기의 아기가 가진 급속한 발전의 핵심적인 원동력은

자기하고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의 행동들에 대한 끊임없는 피드백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자기 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본능적으로 흉내내고 모방하고, 그걸로 유대관계를 형성해 갑니다.

이 녀석은 워낙 빤히 쳐다보는걸 좋아해서, 과연 어디까지 어른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네요.

 

 

일단 기분좋으면 박수를 친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예전에 팔다리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끙끙거리던 모습을 생각하면...

 

 

 

엄니도 출근하시고 해서 많이 피곤하시겠지만, 그래도 손자 보는 재미를 포기할 순 없겠죠.

조금 더 시간 지나면 형님집안은 온갖 장난감으로 혼란의 도가니가 될 것 같습니다.

애들 기르는건 그런 거죠.

 

저도 어릴적 이사갈 때 이삿짐 직원이 '뭔 아기 장난감이 이렇게 많나요'라고 놀랄 정도로

장난감 많이 가지고 놀았으니, 아기들한테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강아지한테 손 하면 발내미는 연습을 시키듯이

이 녀석도 일단 좋다 싶으면 뽀뽀하는 기술을 터특했습니다.

세련된 실력은 아니고, 그냥 갖다 박는듯한 느낌입니다만.

 

엄니가 저 자세에서 한바퀴 돌 때까지 막 들이대면서 뽀뽀 세례를 퍼붓는군요.

거기다 침은 질질 흐르고, 좋다가 괴롭다가 하는 엄니입니다.

 

 

 

이제 어디 짚고 일어나는건 어렵지 않게 하더군요.

엄니 생각으로는 개월수에 비해 일어나는게 빠르다는데,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면 첫돌 될때쯤이면 지지대 없이 설 수는 있겠네요.

몸을 움직이는게 재미있는지 잠시도 가만있을 때가 없습니다.

얘가 가만있을 때는 잘 때 뿐인것 같군요.

 

 

 

삼촌이나 할머니가 어릴적 돌봐주던건 까마득하게 잊어버려서

엄니는 좀 불만이십니다만, 그래도 역시 자기 아빠엄마는 확실히 기억합니다.

 

아주 얼굴 파묻고 들이대는 모습을 보니, 역시 아기 시기에는 어떤 동물이나 마찬가지인듯 하네요.

 

 

 

바쁜 시기이긴 하지만 형수님이 전업주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육아방 같은데 가지 않고 24시간 붙어있다 보니 아기의 반응력도 좋아지는듯 합니다.

 

잠 올때 투정부리는 것 빼고는 성격도 착한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이때부터 성격 나쁜 아기들도 꽤 있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옆의 저 장난감은 머리를 누르면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데

이녀석은 꼭 저 바퀴부분을 붙잡고 기어가 탁탁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음미하더군요.

어차피 아기 장난감은 부서지라고 있는 것이니 문제될 것 같습니다만.

 

상장 비슷한거 건네주니 두 손으로 착 받아드는것도 신기하네요.

뭐든 호기심을 가지는게 좋습니다. 아기때든 어른때든.

 

 

 

좀만 연습시키니 이제 상장 돌려주는 행동도 곧잘 합니다.

근데 아직 무거운지 상장 앞부분까지 들어올리지는 못하더군요.

 

 

 

아기쪽에서나 부모쪽에서나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

이녀석이 학교 갈때쯤 되면 여러가지 걱정과 노파심이 샘솟을텐데...

 

집이 서울이라서, 그런 곳에서 성장하는걸 개인적으로 별로 좋게 보진 않으니 말이죠.

그럴수록 부모가 교감을 쌓아주는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아직 좀 남았으니 남은 사진은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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