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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해당하는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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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5.03.29  고급 김밥? 대구 엠도씨(M℃)
  5. 2015.02.17  새해 최대의 선물 10
  6. 2014.11.04  연밥연밥 4

 

 

엄니 지인분이 송이가 잘 나왔다고 해서 거금을 들여 구입했습니다.

모자가 조금 열려있는 것도 있고 해서 특상품까지는 아니지만

크기나 신선도를 보니 집에서 먹기엔 과분할 정도로 훌륭한 녀석이네요.

 

 

 

근래 몇 년동안 송이를 먹을 일이 없었는데 횡재했군요.

 

자전거 여행 중 나가노현에서 홈스테이를 할 당시

연례 행사로 마을 주민들이 산에 올라가 송이를 따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풍작도 너무 풍작이라 그대로 시장에 내 놨다가는 가격이 폭락할 위험이 있어서

이런 녀석을 두세 박스씩 가지고 내려왔던 추억이 있습니다.

홈스테이 하는 입장에서 1주일이 넘게 송이파티를 공짜로 즐겨서 오히려 소화가 안 되는 기분이었죠.

 

이런 풍성한 송이는 그때 이후로 오랜만이네요.

 

 

 

명절 선물로 조금 들어온 고기가 있으니 시식을 안 할수가 없죠.

송이는 물로 많이 씻으면 향기가 날아가기 때문에 먼지만 털어낸다는 느낌으로 살짝 씻어줍니다.

 

오후에 차와 다과를 좀 먹어서 저녁식사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 녀석이 튀어나오니 안 먹을수는 없죠.

물론 밥은 필요없었습니다만.

 

 

 

여행 이후 잠들어 있던 카메라도 간만에 꺼내서 셔터를 눌러줬습니다.

고기를 먼저 굽고 송이는 그냥 불만 살짝 통하게 한다는 기분으로 넣습니다.

 

굽는 중간중간 날것으로도 몇 조각 집어먹었죠. 신선한 송이는 그냥 먹는 게 참 맛있긴 합니다.

 

 

 

받은 기념으로 맛만 보기로 해서 그렇게 많이 만들진 않았습니다.

엄니와 함께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줘 버렸네요.

 

송이 향기가 밴 소고기와 육즙을 잔뜩 머금은 송이가 환상의 궁합입니다.

저녁엔 그냥 생 송이를 뜯어먹는 편이 건강에 더 좋았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우연찮게 고기도 있었으니 뭐.

 

다음엔 밥솥에 송이를 잘게 썰어넣어 송이밥을 한번 해 먹어 볼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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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잠깐 올라간 김에 나침반님과 이태원을 찾았습니다.

 

이태원은 아마 이번이 세 번째인 걸로 기억하는데, 보통은 평소 먹을 수 없는 이국적인 음식을 위해 가는 편이죠.

가격이 좀 센 곳들이 많지만 예전에 찾았던 우즈베키스탄 요리점은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뭘 먹을까 싶어서 조사를 해 보니 한국에 딱 하나밖에 없는 불가리아 음식점이 눈에 들어와서 가 봅니다.

일반 메뉴는 하나씩만 시켜도 둘이서 7만원은 거뜬히 나올 듯 하니 역시 저렴하게 접할 음식은 아니네요.

하지만 런치세트가 그럭저럭 싼 편이라 그걸로 그냥 맛만 보기로 했습니다.

 

메인 요리 전에 나오는 샐러드와 수프, 바게뜨입니다.

샐러드는 그냥 맨 것이나 다름없고 수프는 뜨끈하고 구수한 고기맛이 연하게 느껴지더군요.

 

 

 

좀처럼 먹기 힘든 요리라 그런지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가게 사진을 찍기가 힘들 정도로 말이죠.

제가 선택한 메인 요리는 양다리 바베큐 입니다. 소스가 전혀 짜지 않은게 굉장히 담백하더군요.

 

얼핏 인터넷에서 검색한 결과는 이 곳 음식이 꽤나 짜다는 소문이었는데

메뉴마다 다른건지는 모르겠지만 고기도 소스도 전혀 짜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네요.

 

양고기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왠지 사하라 사막과 삿포로 맥주공원의 임팩트가 DNA 속에 각인되어 있어서.

이 곳 양고기는 그 특유의 비린내도 잘 잡아낸 편이고 고기가 부드러워서 먹을만 합니다. 양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다른 메뉴를 시켜야 다양하게 맛을 보니 나침반님은 닭고기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저도 한조각 떼어 먹어보니 이것도 맛이 연하네요. 불가리아의 고기 음식은 이렇게 부드러운 느낌의 소스를 사용하는건가 싶습니다.

 

양고기 바베큐나 닭고기 스테이크나 이런 맛이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여도 괜찮을 법하지만

기왕 이태원에 왔으니 맥주는 다른 곳에서 먹기로 하고 식사만 즐깁니다.

주위의 다른 손님들은 뭔가 큼직큼직한 캠프파이어 장작처럼 세워져 있는 꼬치구이도 시키고 해서

이곳 음식이 꽤나 다양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돈에 구애없이 마구 먹을수도 있지만 그냥 체험하러 왔다는 느낌이라 이 정도면 적당합니다.

 

 

 

그나마 사람이 적게 찍히는 구도로 간신히 한 장 찍어봤습니다.

젤렌이라는 이름의 가게인데, 알고보니 불가리아어로 '녹색'이라는 뜻이라더군요. 과연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창가쪽에 자리를 잡았으면 사진도 훨씬 화사하게 나왔을텐데, 하필이면 안내받은 곳이 어두운 구석탱이라.

 

뭐 이런 사진은 그냥 소소한 추억 남기기로 담는 것이니 그리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만.

 

 

 

디저트로 나오는 요구르트는 시중 국내산과 비교해서 훨씬 시큼한 맛이 훌륭하더군요.

요구르트의 본고장 맛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저는 단 요구르트보다는 신 요구르트를 좋아해서 입에 잘 맞았습니다.

집에서도 떠먹는 요구르트를 간이식으로 만들어 먹고 있지만 저는 거의 다른 첨가물을 타지 않고 시큼한 맛 그대로 먹거든요.

 

처음엔 이 정도 양 가지고 괜찮을까 싶었는데, 고기는 고기라 배가 한동안 꺼지지 않고 포만감을 유지해 줬습니다.

 

 

 

아직 날이 한창 밝을 때라 사람들이 별로 많지는 않네요.

나침반님 말로는 밤이 되면 인파가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과연 이런 분위기는 밤이 되어야 본론이 시작되는 걸까요.

메르스 때문에 사람 많은 곳은 조용하다는 말이 있었지만 젊은이들이 많이 오는 이곳은 그 여파가 별로 미치지 않는 듯 합니다.

 

사람 적을때 이태원 구경이나 실컷 하기 위해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이태원이 그리 자주 가는 곳이 아니라서 오랜만에 카메라를 꺼내봅니다.

이국적인 느낌이 가득한 곳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되려 관광 명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원래는 미군들 때문에 시작한 상권이고 지금도 온갖 외국인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자연스럽게도 한국인 관광객 역시 많이 찾아서 나름 신선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습니다.

 

요즘 굉장한 불경기라고 한탄하시는 분이 많은데, 이 곳은 음식점이 즐비해도 나름 장사가 잘 되는 것 처럼 보입니다.

하긴 모든 사람들이 나침반님이나 저처럼 외식을 한다면 이런 가게들 오래는 못 가겠죠.

 

 

 

뒷골목을 걸어가다 보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펍이 보입니다. 이건 제가 아는 펍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이 정도면 왠만한 중소기업 굴리는 것보다 자금이 더 많이 들 듯 한데, 과연 어떨까 싶습니다.

 

맥주 한 잔 하긴 하겠지만 아직 이런 곳에 들어가서 자리잡을 만한 시간은 아니라 그냥 구경만 하고 패스합니다.

 

 

 

재미있는 데코레이션도 보입니다. 아마 소주병인 것 같은데 옆으로 주욱 늘어놨더군요.

디자인이라는 건 재료의 종류에 관계없이 사람들의 시선과 호기심을 끌 수 있어야겠죠.

 

밤에는 저 위의 라이트가 켜질 테니 그때 다시 한 번 구경하러 오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홍대에서도 자주 봤지만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이태원 골목에도 그래피티가 많더군요.

용인하고 있는 것인지 건물주가 포기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예술로 보기에는 단순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밑의 '폐 유 수 거'와 별로 다를바 없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허름한 뒷골목에서는 오히려 이런 것들이 사람들의 눈을 끄는 매개체가 될 수 있으니

과하지 않은 선에서 즐긴다면 별 문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이태원은 이런 분위기에 알맞은 곳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구도가 나올 것 같아서 한 장 담아봤습니다.

르 꽁드와의 쉐프는 어쨌든 쓰레기 무단투기 때문에 많이 힘든가 봅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밑에는 쓰레기 봉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만 위의 쓰레기들은 강렬한 색생을 발산해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군요.

 

그래피티라는 게 원래 반달리즘과 권력에 대한 저항 정신을 먹고 자라난 분야이긴 한데

한국에서는 그냥 재미삼아서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 특별히 의미를 따지기는 좀 그렇네요.

단정히 배열된 쓰레기와 그래피티, 그리고 엄중한 경고문이 얽혀있는 모습은 왠지 사회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태원엔 바이크가 많더군요. 도로를 달리는 녀석도 많고 주차되어 있는 녀석도 많습니다.

괜찮다 싶어서 찍어봤는데 왠걸, 나침반님이 제가 인터넷 사진을 보고 영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혼다 CBR125 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녀석들은 정말 영 아니게 생겨서 훌륭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욕구가 일어나지 않았던 모델인데

막상 직접 보니 생각보다 훨씬 괜찮네요. 바이크라는 게 사진으로는 매력을 표현하기가 어려운 녀석들인가 싶었습니다.

 

이 색상은 건담 버전이라고 하시는데 딱 이해가 되었습니다. 레플리카보다 네이키드를 좋아하는 편이라 관심없었는데

직접 보니 이 정도면 듀크125보다도 싸고 성능도 좋은편이니 잠깐 고민을 하게 만들더군요.

 

자금이 널널하다면야 125cc 중에서 과하게 고급인 듀크125 를 구입하고 싶긴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이 녀석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 더 생각을 해 봐야겠네요.

 

 

 

이태원은 생각만큼 큰 거리는 아니더군요.

하지만 도로 주변의 각종 상점들보다는 양쪽 골목 사이사이에 퍼져있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더욱 볼만합니다.

 

나침반님이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도 하나씩 먹어봤습니다.

아마도 전국의 모든 터키 아이스크림 점주분들이 실행할거라 예상하는 깜짝 이벤트도 한번 겪어보고.

 

예전에 먹었던 돈두르마보다 쫀득함이 조금 약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만 이런 건 기분으로 먹는 것이니까요.

제가 알고있기로는 돈두르마는 어떤 식물의 뿌리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쫀득쫀득함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 식물이 한국에는 없는 녀석이라 과연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끝까지 걸어와 봤으니 다시 돌아서 다른 길을 찾아 구경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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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부모님이 동창회를 가십니다.

동창회비를 내기 때문에 안 가면 손해니까요.

 

이번엔 바닷가쪽으로 가신다길래 혹 팔고 있으면 개불 좀 부탁드린다고 했는데

이럴 경우는 꼭 개불보다 해삼을 더 많이 사오신단 말이죠. 차라리 그냥 개불을 더 많이 사는게 좋은데.

 

어찌됐든 얻어먹는 입장에서 뭐라 할 순 없습니다. 해삼이 너무 많아서 몇 개만 먹기로 합니다.

 

 

 

개불은 어찌된 건지 입과 내장만 제거하고 통째로 싸 주셨네요. 물론 이게 더 싱싱할지도 모르니 좋습니다만.

피가 빨간색이라 집에서 직접 잡으면 싱크대가 꽤나 호러틱하게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상당히 싱싱한지 내장과 피를 다 뺀 녀석인데도 톡 건드리니 급격하게 움츠러듭니다.

물론 불수의근 덩어리다 보니 그냥 움직이는 것이지만 그래도 싱싱해 보이는 효과가 있네요.

 

 

 

해삼은 그냥 먹어도 짠 편이고 오돌도돌한 녀석을 꼼꼼히 씹어야 하기 때문에

좀 잘게 써는제 좋은데, 엄니께서는 큰 걸 씹어먹는 맛도 있다며 너무 크게 썰어놓으셨습니다.

딴 건 몰라도 해삼은 씹기 쉬운 편이 아니라 그렇게 크면 맛을 음미한다기 보다는 입 속에서 찢어발기는데 노력이 더 들어가는데 말이죠.

 

아무튼 싱싱하긴 해도 밤에 먹을 녀석은 아니네요. 너무 짜서 다음날 얼굴이 어떻게 됐을지...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이런 포스팅을 한 기억이 납니다.

 

 

 

엄니는 개불을 먹어본 적도 없다고 하셔서 제가 권해드렸습니다.

먹어보더니 달콤하네 하시며 잘 드시네요. 제가 먹을 때마다 이건 단 맛이 난다고 말씀드렸지만

역시 백문이 불여일미라는 말은 그냥 나온게 아닌 듯 하네요.

 

미국서 살고 있어서 좋아하는 개불도 좀처럼 먹지 못하는 친구가 보면 참 기뻐할 만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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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인가 지지난주인가 엄니께서 TV 보더니 여기 맛있겠다며 찾아보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일반론적인 의미에서 TV에 나오는 맛집은 찾아가면 손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만

어쨌든 맛있어 보였다고 하시니 오랜만에 외식이나 할까 싶어서 찾아봤습니다.

 

알아보니 대구의 유명 치킨 브랜드 교촌에서 만든 레스토랑식 김밥집이네요.

대구의 맛집거리인 수성못 근처에 꽤나 멋들어지는 인테리어를 동반하고 오픈했습니다.

김밥이 주류이다 보니 드라이브 인 코스까지 마련해 놓은 반면 주차시설이 부족해서 전용 주차장은 길 하나 건너서 마련해 놓았습니다.

 

 

 

김밥의 재료는 당연 모두 국산에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있다고 할 정도로 퀄리티에 신경을 쓴다고 적혀있습니다.

이 블로그는 맛집 홍보 블로그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세세한 부분까지 찍지는 않았습니다만

메뉴판이 그냥 예술 작품처럼 멋진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상당히 공을 들인 듯 하네요.

어머니의 손맛이라는 의미에서 가게 이름이 M℃ 인 것일까요.

 

 TV에 나오고 난 다음날 찾아갔기 때문에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바로 앉을 자리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 많아서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나오네요. 어쩔 수 없습니다.

김밥만 먹기는 좀 그러니 저는 우동 포함된 세트메뉴를 시켰고

교촌에서 만든 레스토랑이라 치킨 같은건 꽤나 잘 나오겠지 싶어서 오돌뼈 숯불구이인가 하는 것도 주문했습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달리 서빙하는 아해들은 아직 초보인지 주문서도 없이 제 주문을 듣고 가더니

좀 있다 다시 주문서 들고 와서 주문을 복창하는 이상한 모습을 연출하시더군요.

 

30분이 짧은 시간은 아니라서 의미없는 사진도 찍고 하면서 앞으로 등장할 김밥을 기다립니다.

분위기를 보면 김밥집이 아니라 고급 스테이크점 같은 느낌이라, 인테리어와 TV 광고 등에 이만큼 투자를 했으니

가격은 만만한 편이 아니라 조금 긴장은 되더군요. 진짜 맛이 있어야 그나마 불만이 적을 듯 한데.

 

 

 

엄니가 차고 나온 이상한 팔찌는 사연이 좀 있는 녀석이죠.

법무사이신 아버지를 찾아온 한 할머니가 일을 다 처리하고 나서 돈이 없다고 대신 준 게 이 팔찌입니다.

그냥 사기꾼이나 마찬가지인데, 아버지가 이런 사람을 다그치질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 무보수에 이것만 받고 말았다고 하네요.

 

그냥 따뜻한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면 그것도 뭐 나쁜 건 아닙니다만, 못된 늙은이들이 활개치는 세상은 참 답답하죠.

 

 

 

상당한 기다림끝에 음식이 나왔습니다. 식기 세팅이 상당히 개성적이죠.

이 사각 김밥은 시각적으로는 참 먹음직스럽습니다. 쌀도 일반 백미와 현미가 동시에 들어있네요.

샐러드도 싱싱하고 단무지도 적당히 쪼그라들어서 장아찌같은 쫄깃함을 내 주어 꽤나 수준이 높습니다.

 

김밥은 확실히 다진 닭고기가 맛을 잡아주고 나머지 재료들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어 맛있습니다.

엄청나다고 할 만한 임팩트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판매용 김밥에 비하면 확실히 만족감이 다르군요.

 

하지만 가격이 좀 비싸서... 이게 5천원인가 그럴겁니다.

물론 인테리어나 식기 디자인, 식당 규모를 생각하면 이렇게 받아야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반찬값을 포함하더라도 손님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가격은 저 김밥 한 조각이 약 700~800원 정도니

한줄 1500원 짜리 김밥과 비교하면 젓가락을 집은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에 충분한 가격이죠.

 

 

 

문제는 이 오돌뼈 어쩌구 하는 구이.

숯불구이긴 한데, 저 손가락만한 녀석 안에 씹을 수 없는 뼈까지 들어가 있죠.

제 오른손 한 주먹에 저 구이 전체가 다 들어갈 정도의 양입니다.

 

맛은 어마무지하게 짜고 맵습니다. 엄니는 한 조각 먹고 그냥 젓가락을 내려놓으시네요.

그야말로 100% 술안주용입니다. 식사용으로는 먹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반대편에는 동일한 양의 일반 소금구이. 맛은 맵지 않다 뿐이지 짜기로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숯불에 직접 구운 녀석인데, 대체 어느 초보가 구워재꼈는지 숯불을 사용해서도 물텅물텅 제대로 씹는 맛도 없고 불맛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문제는 일반적인 치킨 1/4 정도가 될까말까 한 양의 이 녀석이 16000원 이라는 가격이라는 점이죠.

엄니와 제 생각으로는 5천원 정도 해도 맛이 없어서 안먹을 것 같습니다.

교촌이 치킨으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이 녀석을 보면 이 메뉴가 마치 필요없는 부위를 소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마저 드네요.

 

 

 

메뉴판에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한 페이지 따로 나와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있습니다.

확실히 김치는 일반적인 가게에서 내놓는 녀석보다 확연히 좋네요. 김치에 까다로운 엄니도 이 녀석은 맛있다고 합니다.

 

김밥 전문이라 그런지 김밥은 비싼 걸 제외하면 맛있는 편이고, 각종 반찬도 확실히 정성을 들인 흔적이 보입니다만

숯불구이라고 내 놓은 닭의 레벨이 일반 동네 치킨집보다도 형편없는 수준이라 매우 실망했네요.

 

지금 사진에 나온 녀석과 함께 그럭저럭 맛있었던 우동 한그릇 합한 두 사람 식사비가 32000원이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라면 두 번 다시 그 가격 내고 이 음식 먹으러 가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엄니도 마찬가지.

 

 

 

엄니나 저나 배가 전혀 부르지 않은 상태로 모처럼의 휴일 외식을 끝마치고

너무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집에서 시험삼아 만든 김치 감자탕을 더 맛있게 먹었네요.

 

엄니는 EBS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뭔가를 메모하시는데

거기서 본 요리인데다가, 집에 신김치가 많이 남아있어서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돼지고기 등뼈는 잔뜩 넣었는데 가게에서처럼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맛은 그냥 좀 더 구수한 김치찌개일 뿐이네요.

MSG가 몸에 해로운 녀석이 아니라고 여러번 말씀드려도 무조건 저염도 자연식이 우주 제일이라고 굳게 믿는 엄니라서

집에서는 태어나서 한 번도 MSG를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맛이 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녀석 충분히 맛있었으니 뭐 불평할 건 없지만 말이죠.

아무튼 시험삼아 가 봤던 엠도씨라는 가게는 역시 TV 방송보고 찾아다니는 건 위험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더욱 굳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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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은퇴하시고 이제 명절 선물 들어올 일은 없겠구나 싶었는데

인덕이 많아서 그런지 퇴직 후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선물이 야금야금 들어오는군요.

 

올해는 딴것보다 이 우람한 문어가 워낙 인상적이라 오랜만에 사진 찍어봤습니다.

아버지 말고는 문어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딱히 사 먹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명절상에는 하나쯤 있어야 하는 녀석이라 고맙기도 할 뿐더러, 근래 본 적이 없는 통통하고 거대한 녀석이라 놀라울 따름이네요.

 

 

 

크기 비교를 위해 가위를 위에 놓아봤습니다.

이건 뭐 다리 한 줄만 손에 쥐고 뜯어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네요.

문어를 사 먹어 본 적이 없으니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엄니 말로는 이 정도 문어라면 십여만원 단위는 아닐거라 합니다.

 

문어를 좋아하는 집이었다면 축제 분위기였겠는데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차려놓으면 잘 씹어먹는 편이리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요 근래 여러가지 사건사고가 많아서 오랫동안 블로그를 비워놨는데

설날을 계기로 다시 한번 가동을 시켜 볼까 합니다. 와 주시는 분들께 인사도 못드려서 죄송하네요.

천천히 예전처럼 인사드리러 돌아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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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이 다 지나가고 나서야 잠깐 짬을 내서 일상의 사진을 포스팅할 수 있군요.

여행기가 너무 길어지기도 하고 포스팅을 팍팍 올릴 시간도 없어서

올해 나갔다 왔던 여행기만 해도 서너 개는 밀려있는데 말입니다.

 

2월에 다녀온 홋카이도 여행 포스팅이 결국 겨울날씨가 다시 돌아오고 나서야 끝이 날 것 같네요.

여름에 눈 사진 실컷 올리는 것도 좀 신기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예전에 집에서 해 먹었던 닭요리 사진이나 올립니다. 더 놔두면 상하겠다 싶어서 후다닥 집에 남아있는 불고기용 소스와 버섯 등을 섞어 볶아냈습니다.

날개뼈와 닭다리 중심이라서 양념이 깊게 들어갈 필요도 없어서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죠.

 

 

 

부모님이 어디선가 받아온 연밥입니다. 어느 절간에 많이 자라있는 연잎을 따다 만든 녀석이라고 하네요.

1인분 먹기 딱 좋은 크기로 쌓여서 열 개 남짓 가져왔기 때문에 한동안 연잎향기 가득한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크다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밥과 관련이 되면 조금 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할까, 잎파리 한 장에 밥이 이렇게 들어가는게 놀랍습니다.

 

 

 

전자렌지에 몇 분 돌리고 나면 따끈따끈해 집니다.

그냥 밥만 넣어도 향기가 대단할텐데 신경써서 호박씨, 잣, 은행열매, 대추 등을 넣어놨네요.

 

이런 녀석이라면 딱히 반찬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아서 구운 김에 양념간장만 놔 두고 먹으면 충분합니다.

사진의 모델로 자주 쓰이는 그 거대한 연잎은 쪼그라들고 변색되었지만

그 생명력이 전부 향기로 변한 것 같은 은은한 느낌이 참 일품이죠.

 

마치 떡을 먹는 듯한 식감은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지만 별미로 즐기기엔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맛있는 녀석이었습니다.

대부호가 되면 집안 연못에 연꽃밭을 만들어 놓고 매일 한잎씩 따서 만들어 먹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워낙 어디서든 잘 자라는 녀석이라 지금 집에서도 기를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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