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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데이 루이스'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1.09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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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데이 루이스라는 배우의 작품은 날 실망시킨적이 별로 없다.
폴 앤더슨 감독의 작품은 별로 본 게 없어서 뭐라 할 말이 없지만, 매그놀리아에 비해서는 훨씬 발전된 모습이다.

이 영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탐욕' 에 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데
문제는 그 탐욕의 화신은 다니엘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설명해 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좀 아쉽다.

다니엘이 다친 아들대신 뿜어져 나오는 석유를 향해 달려가는게 탐욕이라고?
그건 정말 사소한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진짜 다니엘의 탐욕에 대한 감독의 살떨리는 연출은 그 부분이 아니다.

다니엘의 탐욕은 아들을 강제로 떠나보내는 장면.
그리고 누구나 쓴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을 보혈장면.
이 두가지 장면이 가지는 연쇄성이 바로 다니엘이 가진 탐욕의 본모습이라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괴로워 몸부림쳤던 다니엘이
막상 그 사실을 속죄하기 위한 장소에서 생각하는 건 아들이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과 송유관 뿐이다.
최고의 탐욕은 항상 사람을 순수하게 만든다.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것. 그것이 자식이든 석유든 둘다 탐욕이라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문제는 그 탐욕에 휩싸인 사람은 다니엘이 아니라 등장인물 전부라는 점.
다니엘이 악인이면, 엘라이와 그 광신도들은 선인이었던가?
그들은 단지 다니엘보다 능력이 없고 머리가 떨어졌을 뿐인, 똑같이 탐욕스러운 인간들이다.

이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생성 자체가 거대한 탐욕의 덩어리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밝힌다.
그깟 석유때문에 착하고 순박하게 살던 미국인들이 개돼지로 변모한 게 아니란 말이다.
석유가 나오기 전에도 여전히 가족의 삶은 모래가루처럼 퍼석하고 열탕처럼 숨이 막힌다.
단지 얻는 만큼의 반대급부로서 탐욕의 댓가가 커졌을 뿐이지,
그 본질은 처음부터 인간 본성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P.S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가 맡은 BGM 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했다.
전반후와 후반부의 대비는 역시~ 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 그리고 극후반부의 장면은 완전히 샤이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