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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자/臺北'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1.24  대만여행기 마지막 - 고궁박물관 7
  2. 2010.01.23  대만여행기 9편 - 타이베이의 화려한 밤문화(?) 4
  3. 2010.01.22  대만여행기 8편 - 미니어쳐 박물관 6
  4. 2010.01.21  대만여행기 7편 - 예류 지질공원 2/2 4
  5. 2010.01.20  대만여행기 6편 - 예류 지질공원 1/2 6
  6. 2010.01.16  대만여행기 5편 - 지우펀 2/2 14

귀국날.

어차피 공항에 가야 하기 때문에 돌아다닐 시간이 별로 없어서
오늘은 아침에 잠시 호텔 근처를 산책한 후 고궁박물관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보는게 끝입니다.


이미 숙박비에 포함된 호텔 조식은 맛이 개떡같아도 꼭 본전 찾는다는 굳건한 의지로
줄창 토스트에 햄하고 계란만 말아먹으면서도 배는 채웠습니다.
싸구려 호텔이라 한국인들 입맛에는 도저히 맞을 것 같지 않은 전통 중국요리 조금조금 올려놔서
토스트 이외엔 전혀 손이 가지 않더군요. 토스트 없었으면 정말 안먹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텔을 끼고 흐르는 연기 폴폴 피어오르는 시냇가를 감상하며 조금 걸었습니다.
우유빛깔 유황온천수가 흐르는 모습도 신선하네요.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을 듯.


짐챙기고 고궁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다른 곳 워낙 열심히 둘러보느라 정작 대만에서 가장 유명하고, 반드시 가 봐야 할 곳 NO.1로 뽑히는 이곳은
부족한 시간과 바닥난 체력으로 인해 정말 후다닥 둘러보면서 맛만 보는데 그치고 말았군요.

세계 4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박물관답게, 장제스가 중국에서 가져온 국보급 보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곳이라 카메라는 밖에서 경치 찍는데만 쓸수 있었네요.

플래시 터트리지 않으면 별 문제 없어보이는데...
일본도 그렇고 사진 찍으면 문화재로서의 희소성이 사라진다는 어이없는 발상을 하는 아시아국가들이 많죠.


뭐가 어찌됐든 박물관의 규모는 어마어마하고, 전시된 예술품들은 솔직히 한탄스러울 정도입니다.
한국 문화제도 세계에 자랑할만 하다고 열심히 선전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과거 중국의 국보급 문화재들을 보면 한국이나 일본이나 그저 깨갱거릴수 밖에 없을 듯.

개인적으로 중국을 상당히 싫어하는 쪽에 속하지만 과거 그 대륙을 휘어잡았던 능력은 부정할 수 없네요.

사실 이곳에서는 대륙의 기상이라기 보다는 거의 수천년 전의 오타쿠 작품을 보는 느낌이었지만
굉장히 세밀한 조각상이라던가, 화려한 장식품들이라던가... 하는 짓은 예전이나 요즘이나 별로 바뀌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저 예전엔 신분과 지위격차로 인해 공예가들이 정말 목숨걸로 그것에만 파고들었으니 퀄리티가 좋은 정도랄까요.
중국이라면 뭐든 크고 남성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기 쉬운데, 문화재들을 보면 굉장이 여성스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카메라에 대고 인상쓰고 힘준다고 사진이 화들짝 놀라 화면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깔끔해지진 않아요.


크게 마음에 드는 물건은 없었지만 양가 부모님 드릴 선물도 여행 중간에 주섬주섬 챙겼습니다.
전 일어 원서나 싼거 있으면 좀 사가려고 했지만 한 권도 못건졌네요.

고궁박물관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든든한 체력과 최소 4시간 이상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번엔 거의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미친듯이 둘러본 탓에 그냥 훗날을 기약하는 원동력으로만 삼을 정도의 구경밖에는...


택시타고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가려니 운전수가 서툴 영어로 공항까지 갈테니 얼마얼마 달라고 꼬십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한국 환율을 생각하면 크게 비싸지 않았지만 대만돈으로 치면 터무니없는 가격이라
좀 더 깎으면 가겠다고 하니 그냥 포기하고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데려다 주더군요.

이런거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대만여행 마지막 순간에 우울해졌습니다.

한국에 도착하니 KTX 타고 대구 내려갈 시간이 없어서 그냥 서울 집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전 2주후에 일본 가야하기 때문에 내려가지도 않았고, 형님부부는 어쩔 수 없이 하루를...
형님은 대구의 편안한 자기 집에서 둘이 오붓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어떻게 해서든 내려가고 싶은 눈치였지만. ㅡㅡ;


어쨌든 다음날 형님부부는 아침에 쐥하니 내려갔습니다.
형수님 몸이 조금 안좋은 것 같았는데 괜찮았는지 모르겠네요. 상당한 강행군이었으니 몸살쯤은 나 주는게 센스.

짧은 여행이라 원하는거 전부 보진 못했지만 상당히 속이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환율이 좀 더 내려가고 하면 한 번쯤은 더 가보고 싶은 곳이었네요.
살다보면 또 기회가 있겠죠.

간식거리가 많고 그리 비싸지 않아서 행복한 대만이었습니다.

미니어쳐 박물관을 둘러본 후 엄니 선물로 드릴 찻잔 등등을 찾으려 타이베이 시내를 잠시 뒤집고 다녔습니다.
중간에 유니버셜 플러그 하나 살려고 대만의 용산전자상가라 불리는 광화상창(光華商場)에 들르기도 했네요.
용산 상가의 1/10 수준이지만 가격은 비슷비슷하고, 호객행위도 비슷비슷합니다. 

메인보드 등 컴퓨터 부품쪽은 대만이 세계적으로 꽉 쥐고 있는터라 좀 더 저렴할지도 모르겠네요.
이곳은 잠시 들렀던 힐튼 호텔(맞나?)로비.


이곳은 힐튼 호텔 로비에 있는 의자.
혹시 누가 묻거든 힐튼호텔에서 자고 왔다는 증거사진으로 내놓으려고 찍어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잘 버텨주다가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군요.
대만의 랜드마크이자,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녀석인 101빌딩으로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지금 돈 지불하고 올라갔다간 눈만 축이고 후다닥 내려와야 할 상황이라...
비도 오는 바람에 사야도 좋지 않고,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지하 푸드코트에서 밥만 먹기로 했습니다.

여행지로서 불러볼만한 스팟이긴 한데 전 높은곳 전망대에서 돈 아깝지 않은 적이 별로 없었던 기억이 있어서 크게 당기진 않았습니다.
형님은 못내 아쉬운 느낌이었지만 뭐, 미련이 남으면 다음에 한번 더 오겠죠.


대만 여행에서 제일 신기한 것은 101 빌딩이 아니라 이 신호등이었습니다.
초첨단 LED 애니메이션으로 중절모를 눌러쓴 신사께서 걸음을 걷는 화면이 나오는데요.
신호가 끝나갈 때쯤이면 발걸음이 후다닥 빨라집니다. ^^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야시장과는 달리 101빌딩 내부는 그리 늦게까지 장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시킨 음식이 라스트 오더였습니다.

대만까지 와서 일식전문점 음식을 먹는 일행.


형수님 음식 먹는게 맛있어 보이는지 탐욕스런 눈으로 쳐다보는 형님.


101 빌딩에 올라가지 않았으니 옆에서라도 기념 사진 찍어야죠.
원래 101 빌딩에서 전철역까지는 버스를 타던가, 조~금 걷던가 해야 되는데
연이은 강행군으로 발바닥이 뭉개질 것 같은 고통을 견디는 일행은 그냥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노선 찾아보면서 노심초사하는것 보다 그냥 대만의 화려한 밤문화를 구경하는게 낫다 싶어서.


전 별로 보고싶지 않은 쌤쑹 광고와 함께
대만어를 모르는 저도 발음할 수 있는 '셜록홈즈' 간판이 들어오는 번화가.
이곳은 타이베이의 대표적인 쇼핑센터 '뉴욕뉴욕' 이 위치한 거리입니다.
101 빌딩과 가까워서 젊은이들이 바글바글하더군요.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보이고.

대구를 화려한 밤문화의 거리로 똥칠해버린 주성 어쩌구 하는 개쉑같은 의원님이라면
그런 클럽에 여자들 끼고 피를 나눈 동료 의원들과 진탕 벌이러 들어갈 수도 있겠는데...


뉴욕 뉴욕의 상징인 조그만 자유의 여신상과 그 위로 보이는 101 빌딩의 위엄.

자유의 여신상은 참 세계 각국에 퍼져있네요. 이곳 여신상은 꽤나 화려합니다.
더 쇼핑할 것도 없고 체력은 바닥을 박박 기고 있어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숙소에 도착해 잠을 청했습니다.
대만에서의 마지막 밤이니까 온천수 실컷 틀어서 몸을 푹 고아삶기도 했구요.

내일은 어차피 형님부부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을 테니 별로 둘러볼 시간이 없을 듯.

타이베이로 돌아온 일행은 개장시간이 끝나기 전에 미니어쳐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전철역과는 조금 떨어진 곳이기도 하고, 시간도 아깝고 다리도 아파서 근처 역에서 그냥 택시를 탔네요.
한국과 비교해서 엄청 비싼것도 아니니 대만에서는 급할 때 택시를 타는것도 괜찮습니다.

일본에서 택시 탔다간 쪽박차기 아주 좋은데...

대만의 미니어쳐 박물관은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미니어쳐 전문 박물관입니다.
주인장께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뛰어난 미니어쳐들은 수집했다고 하는군요.
작품 보유수는 200점을 넘고, 대부분 최상급의 눈돌아가는 미니어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미니어쳐라고 하기엔 상당하 거대한 조형들도 몇 있구요.





입구 근처에 서 있는 이런 인형들은 꽤나 큰편입니다.
뒤로 가면 1cm도 안되는 책, 음식, 인형들이 즐비하게 등장하더군요.
내부는 상당히 어두워서 고감도 노이즈 억제능력이 뛰어난 DSLR 급이 아니면 사진 찍기가 꽤나 난감합니다.

그마저도 원래 안내판엔 사진촬영 금지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는데, 이젠 그냥 찍어도 되는 듯 하더군요.


이건 말할것도 없이 계란크기.


미니어쳐라고 해서 디테일이 떨어진다면 그건 박물관에 들여놓을 가치가 없겠죠.




대만 여행후 바로 인형전시회를 관람하러 갔었는데, 미니어쳐 부분은 아무래도 수준 차이가 극심했습니다.


하긴 여기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미니어쳐들이니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겠지요.
근데 입장료는 여기도 싸다는... ㅡㅡ;


저 인형들 크기가 1cm쯤 되던가요...


대충 사람과 비교하면
저런 집 안에 1:1 비율로 인형과 소품이 들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만지면 똑 부러질 애들이라 대부분 유리관 안에 전시되어 있던 고로
빛반사 덕분에 사진의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군요.
그래도 그 정도 어두운 곳에서 사진 뽑아준 A550이한테 감사.


사진 찍는 저한테 형님이 한마디 하기를
그렇게 들이대서 찍으면 막상 저게 어느정도 크기인지 알 수가 없잖나.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떨어져서 찍으면 디테일을 볼 수도 없고, 전부 사람사진만 나오게 되니..
그냥 알아서들 크기 상상하시라고밖에는 할수가 없네요.


심도만 어떻게 조절할 수 있으면 제가 묵었던 호텔이라고 뻥칠수도 있겠더군요.


손톱만한 크기의 책 표지를 저렇게 인쇄하려면 어떤 프린터를 써야 할지..



정말 신기하기 그지없었던 곳.
미니어쳐 집 안에 장식된 그림 액자 안에 또 미니어쳐가 있습니다!
저 액자 전체가 제 손가락 만큼도 안되는 크기인데 그 안에 또 미니어쳐가... ㅡㅡ;


미니어쳐라고 해도 전부 작은 건 아니죠.
옆에 보이는 건 다들 읽어보셨을 '잭과 콩나무'입니다.
위에는 떨어지는 거인의 모습도 있는데 한 번에 담기가 힘들더군요.


정말 신기한 것 두번째. 실제로 화면이 나오는 미니어쳐 TV 입니다. 만드는데 상당히 고생했다고 하네요.
세계에서 가장 작은 TV이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걸리버 여행기.
미니어쳐 만들기에 적합한 소재같네요.


성과 걸리버는 굉장히 큰편이지만 그 안의 사물과 사람들은 정교하기 그지없습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면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아이템들이 꼭꼭 숨겨져 있습니다.
저게 아마 샤넬이죠?


오페라의 유령.
불이 꺼져있을 때는 그냥 거울이지만 조명이 들어오면 거울 안에서 펜텀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정도 수준까지 오면 이제 미니어쳐의 퀄리티보다 아이디어와 소재 선택이 더 중요해지는 듯.


담배 한개비가 제 콧털만한 크기입니다. ㅡㅡ;


그냥 보면 평범한 엽서로 보일수도 있겠네요.


인물의 주름, 표정, 소품의 배치 등이 그야말로 세계 일류급.
단순히 작다는걸 넘어서서 저 세심함은 웬만한 크기의 피규어로도 구현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베네치아.


인물 사진이 너무 없다는 항의성 발언에 미니어쳐 + 형님부부 + 본인까지 전부 나오는 사진을 담는데 성공.


성은 이미 미니어쳐 수준이 아니지만 인형들은 단추 하나하나까지 잘 묘사되어 있네요.


무심코 보면 이게 어느 정도 크기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울만 합니다.


굉장한 퀄리티의 그리스 신전.


카메라의 독특한 심도표현만 아니면 실제라고 우겨도 될것 같았네요.


보기 힘든 천장에까지 세밀한 묘사.


집 전체의 크기는 이 정도 됩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신비한 세계가 펼쳐지죠.


저 황활한 디테일...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해 놓은 곳도 많이 있습니다.
크기에만 눈을 빼앗기지 말고 천천히 감상하다 보면 가끔 미소를 짓게 만드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죠.


금고를 노리는 도둑.
앞에서 보면 이 모습이 보이지 않아요.




한국엔 그리 알려지지 않은 대만의 숨은 관광지인데, 놓치기엔 아쉬운 곳이니 한번쯤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한동안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신나게 논 후 공원 내부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형수님을 찾아라~


저기 건너편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람이 상당한데 고기는 잘 잡히는지 모르겠네요.

그것보다, 공원 내부는 아니라지만 저기서 고기 잡아도 되나봅니다?


여기저기 사진 찍느라 정신없습니다.

대만인들 가지고 다니는 똑딱이 디카는 G10 같은 꽤나 고급형 모델이 많더군요.
한국에서는 지지리도 안팔리는 하이엔드 디카지만 역시 편하게 쓰기엔 저런 모델도 좋습니다.


원래는 저 멀리 언덕까지도 올라갈 수 있지만 별로 볼 것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밑쪽만 훑어봤네요.


이곳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여왕의 얼굴 바위.
네페르티티인가 클레오파트라인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집트의 여왕 모습과 닮아서 인기 만발이죠.

줄서서 사진찍을 정도로 사람이 밀려서 그냥 16-35의 광각을 이용해 앞에서 한장 찍었습니다.
개가 영역표시하는 것 처럼 꼭 이 앞에서 증명사진 찍을 필요도 없었고
그냥 우연히 인간에게 흥미로울법한 모양이 된 것 뿐이지 사실 이 외에도 볼건 수두룩했으니까요.


포인트만 잘 잡으면 이 공원 안은 어디든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둘이 함께라면 어디서 찍든 즐거움.


찍고 바로 확인가능한 것도 디카의 즐거움.

필름카메라는 현상 맡기고 결과물 나올 때 까지가 은근한 초초함과 즐거움.
그런데 실력부족이라 결과물을 보면 항상 좀 실망스럽네요.


디카로도 투샷을 넣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가 A550 잡고 찍어드렸습니다.
아주 콩을 볶습니다.


공원 내부에는 쓰레기를 줍는 인부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공원 안에서 먹고 마시고 한 것들은 별로 없고, 해안가에 떠밀려 오는게 꽤 많다는군요.


대만여행동안 수고한 필카 세븐이 사진도 한 장.
못난 주인을 만나서 사진을 겨우 요로코롬밖에 찍어내질 못하다니... T_T


카메라 내공이 부족한 형님이라도 원래 좋은 기종은 찍다보면 건질 사진이 꼭 나옵니다.


대만도 태풍이나 지진이 한국보다는 빈번한 편이라
태풍이 한번 지나가고 난 뒤의 예류 공원엔 나뭇가지들이 해안선을 가득 매운다고 하네요.
어쩌면 저 밑의 모습도 태풍의 흔적일지도?


지질공원 내부는 그냥 돌아보면 30분, 열심히 사진찍고 놀면 1~2시간안에 충분히 돌아볼만 합니다.
공원을 나와서 한끼 식사를 위해 걸어가는 도중.
기념품과 간식거리가 많은 조그만 시장이었는데 일행은 여기서 먹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여행 출발전 아버지께서 맛있는거 하나 사먹으라고 1백달러짜리 지폐를 선뜻 안겨주셔서
이번엔 돈 좀 되는 음식을 먹어보려고 계획중이었거든요.
물론 대만에서 미국 달러를 쓰기는 그리 쉽지 않으니 나중에 알아서 환전하기로 하고.


한국인들도 많이 오는지 한글도 많이 보이는 식당가에 들어섰습니다.
바람잡이 아주머니들이 많아서 음식의 퀄리티에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일단 먹어보기로 하고 들어갑니다.
콜라 한 병과


볶음밥 2인분.
여행다니며 먹는 음식은 이상하게 맛있네요. 별다른 건 없는 볶음밥이었는데도...


조개 요리. 해산물은 국적을 별로 가리지 않기도 하고, 소스도 짭쪼름한게 한국의 음식점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굴 튀김. 크고 튼실하진 않았지만 옆의 소금에 찍어먹으면 나름 맛납니다.
부피를 늘리기 위한 쌀과자 튀김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것도 열심히 부숴먹었네요.


대만 음식치고는 매우 비싸게 주문한 생선찜(?)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이런 요리가 꽤나 고급이라죠.
육질도 매우 부들부들하고 은은한 간장 소스와 함께 먹으니 맛있습니다.
대만에서 먹은 한끼 요리로는 가장 비싼 축에 속했습니다.
물론 적당히 헝그리한 여행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봤을 때 크게 비싸다고 할 만한 요리까지는 아니었구요.

비싼 요리를 먹어서 뭔가 느긋하게 맛을 느끼기엔 염통이 두근거렸지만 어쨌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섭니다.
이제까지 대만에서 먹었던 음식은 대부분 가벼운 간식거리나, 서민들이 즐겨 먹는 저렴한 요리였는데
이번엔 제대로 작정하고 먹었네요.

빨리 타이베이로 돌아가서 다음 목적지를 둘러봐야겠습니다. 돌아볼 곳이 많아서 조금씩 서둘러야 할 듯.


협곡으로 유명한 타이루거쪽을 시간관계상 포기하기로 한 일행은
편도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예류의 지질공원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예류라는 곳도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였다고 하네요.

호텔 앞에 피어있는 꽃이 인상적이라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매일 14~15시간 정도의 강행군을 하니 다리가 뻐근하네요.
밥먹을때나 버스탈때 뺴고는 앉아있는 시간도 없어서 참 하반신 운동 잘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가서 버스를 탑니다.


버스 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대만 사람들 목소리가 참 우렁찹니다. ㅡㅡ;
맨날 조용조용하게 운구차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일본의 지하철이나 버스와는 전혀 다른 풍경.


몸이 피곤해서인지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예류에 도착했습니다.
일반 노선버스를 타고 왔기 때문에 지질공원까지는 좀 더 걸어가야 하죠.
관광버스를 타고 가면 지질공원 바로 앞의 주차장에 들어갑니다.
비가 조금조금 내려서 걱정이 되는 중입니다. 여행할 때 내리는 비는 참 난감무쌍하죠.


뭐, 어쨌든 카메라를 들고 있는 자로서 형님부부 사진은 좀 남겨줘야 하니 폼도 좀 잡아보고.


지질공원까지는 금방입니다.
입장료를 내고 공원에 들어가는데, 날씨가 좀 쨍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바람도 엄청 심하게 불었고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서...

일단 위에서 지질공원의 전경을 주욱 찍어봤습니다. 참 인공적으로 만들라고 해도 저렇게는 못 만들것 같은 느낌이네요.


예류 지질공원은 거의 여기서부터 저 멀리 언덕까지가 끝입니다.
둘러보는데 크게 시간이 걸릴 거리는 아니지만 볼거리가 많아서 이리저리 날뛰며 사진 찍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가 버리죠.

날씨가 참 아쉬웠지만 여름에 오신 분들 말로는 그냥 걷다 쓰러질 정도로 아찔한 더위를 만끽하셨다니
그냥 적당히 서늘했던 그 때를 위안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곳은 약 2000만년전 형성된 사암층이 해수의 침식과 풍화작용을 겪으면서 생성되었습니다.
왜 다른 곳에서는 이런 지대가 형성되지 않는가 하면... 그건 저도 몰라요.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바위 표면이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일정 거리 앞에 출입금지선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가까이 가면 순찰중인 공원 관계자가 삐익거리며 확성기 소리를 냅니다.

대만 전철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는데... 문이 닫힐 때 사람 목소리가 아니고 그냥 삑삑거리는 소리만 나더군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대만인들은 별로 입을 열고 싶은 생각이 없는건지도.


적당한 시간에 와서 그런지 이미 관광객들이 꽤나 모여있습니다.
신기한 볼거리가 많으니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노는 재미가 있네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이곳의 특징을 잘 살리는 사진 찍는게 결코 쉽지 않아서 머리 좀 싸매야 했습니다.


벌집과 같은 모양으로 삐죽 솟아있는 바위들.
암석층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 까지는 추측할 수 있는데, 도대체 왜 이런 모양이 되는지는...
입장권 끊을 때 가져왔던 안내가이드에 아직까지 손도 대보지 않았다는 부끄러운 역사가 생각나는군요.


수만 년에 걸친 조산운동과 해류의 침식, 바람의 풍화작용 등등이 복잡하게 맞물려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똑 부러트리고 싶어지는 모습이긴 합니다만 사실 바위라서 사람 손으로는 꿈쩍도 안합니다.


이곳은 딱히 사진과 글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게... 직접 가서 보고 즐기는게 최고일듯 합니다.


여기저기 참 다양한 모양이 펼쳐집니다.
여름엔 저런 물웅덩이 속에 갯강구를 비롯한 엄청난 곤충, 벌레들이 진을 친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찍어왔으면 좋은 엽기사진이 되었을텐데...


저런 층 하나 만들어지는데 얼마나 긴 시간이 흐르는지.


솟아나온 암석의 목을 똑 부러트리면 안되지만 이러고 노는 건 관계없습니다.
매년 들어오는 엄청난 수의 관광객 때문에 이곳 지질공원의 생태도 악화되고 있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읽었는데

보호를 위해서라면 공원을 폐쇄해야 하는거나 마찬가지라 당국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을겁니다.


그냥 신기할 뿐입니다.
자연씨께서 만드는 작품은 참 카오스틱하면서 통이 커요.


신기하기 그지없는데, 막상 가서 만져보면 그냥 평범한 돌덩이라는게...


형태에 의미를 부여하는건 사람이니까, 사실 이 곳 공원의 모든 바위들은 동등함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여왕머리 암석에 줄줄이 사람이 모이는건 약간 씁쓸하더군요.
화장실 변기도 예술작품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현대사회의 예술에 대한 인식이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봐도 누가 저 위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100% 오리지날 Made in Nature 입니다.
초에 불을 붙여놓은 모습이라고 해서 촉대석이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저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멀리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커플들끼리는 이러고 노는게 제일 재미있죠.
전 그냥 카메라와 친구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가끔 인간들의 부름에도 응답하구요.


자네 요즘 고생이 많지?


틈새 속에 하늘을 담습니다.


필카에 16-35라는 광각이 함께하니 넓직넓직한 사진이 나오는군요.


처음 저 멀리의 바위를 봤을 땐
튼실한 버섯처럼 보여서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사람이 점점 모여들어서 이렇게 한적한 장소 찾는게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이런데 손가락을 끼우면 고대 외계인이 남기고 한 유산이 작동한다던가...


그래서 실험도 한번 해보려고 하고...
옛날 외계인 손가락은 너무 크고 굵어서 실패한 듯 합니다.


이곳 풍경의 특징은
하루 이틀만에 만들어진 유연하고 보드라운 느낌을 주는
수천만년 된 단단한 기암들의 모순적인 매력이라고 할까요.


그나마 다가갈 수 있는 위치에 촉대석이 하나 있군요.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심히 보고 있는 형님부부.

사진이 많아서 다음 편으로...


실컷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지우펀 거리를 돌아봅니다.
촬영 스팟으로 적당한 넓은 지대가 들어왔는데, 아쉽게도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가 제한되더군요.


대강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전 한창 개발중이던 한국 산골동네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가늘고 촘촘히 얽힌 골목길과 정감가는 옛날 집들.


마을 분위기만큼이나 고양이도 태평스러운 느낌입니다.


신세대틱하게 옷 입고 산책하는 강아지도 있구요.
지우펀도 이제 관광객으로 먹고 사는 마을이니 적당히 신구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중인듯.


아기자기한 간판과 그 뒤에 보이는 영어 설명문까지.
정작 이곳 사람들은 일본어를 하면 할 줄 알았지 영어는 정말 젬병이었습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도 여행하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지만 말이죠.

세계 공통이겠지만 적당히 손가락질만 잘 하면 굶어죽을 일 없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저 멀리 바닷가도 보입니다.
아침에 그렇게 쨍쨍하더니 갑자기 산기슭까지 안개가 쏴악 올라오는 모습이 장관이더군요.
사진 찍을땐 조금 아쉽긴 했네요.


카메라 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형님이 파인더에 들어와버렸군요.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이 자연샷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가가 가득 들어선 골목은 빠져나왔고 이제 일반 주택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수다떨고 있는 한가운데 고양이가 살포시 앉아있네요.
발치에서 가만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사람과 친숙한 녀석인가 봅니다.


쓰다듬으려고 하니 별 거부도 없이 살금살금 다가오더군요.

그런데 순간 냥이가 아주 미친듯이 펄쩍펄쩍 뛰며 비명을 지르길래 어디 병걸린 녀석 아닌가 싶었습니다.
뒤에서 형님부부가 상황을 봤는데, 동네 아주머니가 고양이 꼬리 밟은줄 모르고 계속 서 있었다네요.

한~참 밟고 있었던 탓에 냥이가 완전 신들린듯이 경기를 일으켰습니다.
아주머니들이 그거 보고 어찌나 웃어대던지... 고양이한테 굉장히 미안해 하시더군요.


혼비백산했던 냥이는 좀처럼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곳 사람들하고 친근하게 지냈던 녀석인데 얼마나 놀랐으면 귀가 바싹 접혀있군요.

하루빨리 마음을 놓기를 기원하며 지나갔습니다.


이곳엔 한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드라마 촬영장소였다죠?) 한글로 된 민박집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네요.
사실 이곳의 상가들은 대만에서도 문을 일찍 닫는 편이라, 저녁에 그리 적절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좁은 골목 사이사이로 등이 켜진 저녁의 지우펀은 아주 아름답다고 하니 이곳을 숙소로 정하는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지도.

다른 가게들과는 달리 찻집은 밤늦게까지 운영한다니 산아래 펼쳐진 야경을 감상하며 차 마시는것도 좋을 듯.


이제 관광지로서의 지우펀은 끝이 난 것 같은데 여전히 여기저기 볼 만한 풍경은 많습니다.
이런 곳은 일상적일수록 오히려 좋은 관광지가 되니까요.


골목골목 사진 찍기도 좋구요.


요즘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아련한 광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벽돌담과 바이크가 아예 일체형이 되어버렸네요.


이 길이 아닌가벼...

형수님이 카메라 빌려서 여기저기 찍고 있는 동안에 가이드역을 맡은 형님은 열심히 지도 찾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생각없이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니 편하더군요.

이번 오사카 여행땐 제가 가이드가 되어 일행을 끌고다니느라 좀 고생했지만 말이죠.
속편하게 따라오며 자기가 어디 가는지도 잘 모르는 친구를 보니 뭔가 부아 비슷한게 좀 치밀기도 했는데
역지사지라는 단어 만든 녀석 참 머리 좋다는걸 느꼈습니다.


형수님이 찍으신 꽃. 색채 대비가 확연한게 좋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저기도 아마 찻집인 듯 한데, 센스 넘치기도 하고 얼핏보면 좀 무섭기도 하네요.
저런 곳에서 차 마셔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지우펀이라는 곳은 그리 넓지도 않아서 금새 제 갈길을 찾아갈 수 있더군요.
공기가 좋아서 기분도 상쾌했습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폐광.
원래 광산마을이었던 곳이라 이런 것이 아직 남아있군요.
물론 들어가지 못하도록 입구는 봉쇄되어 있습니다.


플래쉬를 켜고 찍어봤는데, 필름카메라로 찍다 보니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네요.
현상후 사진을 보니 살짝 섬뜩합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광산업은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괴로운 직업이니까요. 죽은 사람도 많을 듯.

여담으로, 일본엔 바다 위에 불쑥 솟아있는 광산 입구도 있습니다.
조그만 인공 방파제를 만들고 높게 빗면으로 된 광산 입구를 만들었는데 당시 기술력으로는 밀물때 밀려드는 바닷물을 막지 못해서
폐쇄되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그저 문만 닫혀있고 시에서도 관리하지 않아서, 관광지 소개에도 나와있지 않은 쓸쓸한 건축물이 되어 있습니다.


이곳엔 금광박물관도 있습니다.
진짜 관광객을 위한 박물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허름한 건물에
유치원생들 견학코스라도 되는 듯한 그림이 참 재밌더군요.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 볼 만한게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


디카로 폼 잡을때는 한 손 샷이 멋지긴 합니다만...
그래서는 분명 집에 와서 확대해 볼때 떨림이 생겨있을겁니다. 넵.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성핑극장.
1927년에 목조 건물로 만들어졌다가 파손된 후 1951년에 재건한 상태입니다.
당시 일제시대땐 대만에서 가장 큰 극장으로 명성을 날렸다고 하더군요.

간판 그림은 대만을 대표하는 감독 허우 샤오시엔의 작품입니다.
1989년 베네치아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감독의 대표작 '비정성시'의 촬영지가 이곳 지우펀이었기 때문에
현재의 지우펀을 존재하게 한 일등 공신이었죠. (지금 한국에서 온에어 보고 찾아오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듯)

아이러니하게도 이 극장은 비정성시가 상영되기 전인 1986년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극장의 모습은 많은 관광객뿐 아니라 대만 현지인들에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죠.


극장 옆 오르막길을 오르면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홍등이 지붕을 덮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가 진 후에 와보면 멋졌을 텐데, 일행은 일찍 이곳에 온 터라 저녁까지 개길수가 없었네요.


일본인 관광객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대만이지만
요즘엔 한국인도 굉장히 많이 옵니다.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리는군요.



한국말~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가면집이라는데
입장료도 내야 하고 해서 그냥 패스했습니다.
형님이 사진 찍는데 주인장이 사진 찍지마라고 하길래 깜딱 놀랐는데
알고보니 옆의 다른 관광객한테 한 말이더군요. 형님이 사진 찍은줄 몰라서 일행은 한 장 건졌다고 웃으며 그 자리를 떴습니다.


언덕 끝까지 올라가면 그냥 학교 하나 덩그라니 있고... 그게 끝이네요.
하지만 이곳 꼭대기에는 지우펀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중 하나인 위위엔으로 유명한 가게가 있습니다.

위위엔은 달짝한 국물에 감자, 토란등을 떡처럼 빚어넣어 만든 간식거리입니다.
따뜻한 국물로 먹을수도 있고 더울 땐 빙수처럼 얼음을 갈아넣어 먹기도 하는 전천후 간식.
겨울이라지만 날씨는 춥지 않았는데 그냥 따뜻한 위위엔 한번 먹어봤습니다.
말랑말랑 씹히는게 별 특색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맛있더군요.


한동안 계단에 앉아서 위위엔을 씹으먹으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느긋하게 4~5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돌고도 뽕을 뽑을 지우펀이지만,
그 유명한 야경을 보지 못했던 것은 좀 아쉽네요. 하지만 짧은 여행기간동안 둘러봐야 할 곳이 많아서 자리를 뜹니다.

타이베이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대만여행때는 빠져서는 안될 곳이라고 생각.


내리는 곳도 탄 곳과 같습니다.
무지 거대한 백화점 SOGO에서 적당히 밥 챙겨먹었어요. 지우펀에서 워낙 가지가지 주워먹어서 배가 좀 불렀지만.



백화점에서 이것 저것 구경한 후 대만 최대의 서점 체인이자, 2004년 타임지에서 아시아 최고의 서점으로 뽑히기도 했던 청핀수뎬(誠品書店)으로 향했습니다.
사진은 백화점 꼭대기쯤에 있던 일본식 정원.
왜 이런걸 만들어 놓은 건지는 모르겠네요.


서점으로 들어가는 도중 뭔가 대만에서는 유명한 듯한 가수분이 노래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마지막 노래였는지 금새 끝나고 인사하고 자리 뜨더군요.


청핀수뎬은 규모도 규모지만 적절한 인테리어 배치와 공간 활용의 극대화, 인덱스의 체계화 등을 통해 그 명성을 높힌 케이스입니다.
현재 한국의 거대 교보문고, 반디북등의 내부 배치나 인테리어도 이곳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지하에는 여러가지 악세사리나 관광 상품, 음반 등 다양한 매체를 팔고 있기도 합니다.
문득문득 사고 싶어지는 포스트 카드같은것도 있어서 눈이 즐겁더군요.

저는 일본어 원서를 좀 싸게 살 수 있나 싶어서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것 만큼 많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물건너 주문해야만 구할 수 있는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이 무진장 쌓여있어서 행복했네요.
이런 것들은 무게도 권당 5~6kg 이나 나가고 가격도 허벌나게 비싸서 사들고 오진 못했지만
황송하게도 몇몇 작품은 샘플용이라고 직접 볼 수 있게 해 놔서 정신없이 사진 들여다봤습니다.

보통 왠만해서는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집은 절대로 속을 볼 수 없게 해놓는데, 과연 대륙의 후손.


다리도 꽤나 피곤하고 해서 서점을 둘러본 후 서점 내부의 까페에서 커피 한잔 했습니다.
가고싶은 곳 리스트를 너무 빡빡하게 잡았는지 예정된 지역을 다 둘러보진 못했는데
출발 전부터 꽤나 강행군을 한 터라 그냥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들어가 쉬기로...

원래대로라면 내일은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협곡인 타이루거 쪽을 가려고 했지만
타이베이시에서 타이루거로 가려면 편도 3시간을 훌쩍 넘는 이동거리 때문에 다른 곳 관광이 거의 불가능한 고로.
좀 더 가까운 곳을 돌아봄으로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을 더 늘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형수님이 지우펀의 샵에서 구입한 반지와 함께 닭살샷 한 장.
가격도 싸고 단순한 모습이 마음에 드는 반지였습니다.

내일은 특이한 바위들이 즐비하다는 예류의 해양박물관으로 고고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