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어린이'에 해당하는 글들

  1. 2013.10.15  대구 공예문화박람회 + 좀 더 12

 

여기도 닥종이 공예 부스인데, 이곳은 사진찍어도 된다고 하셔서 열심히 찍었습니다.

닥종이 하면 추억의 장면들이 자동으로 생각나는 건 어째서일까요. 종이의 질감이 과거를 연상시키는 것일지.

 

 

 

디테일이 무시무시합니다. 홍시 주변에 감서리가 묻어있는 모습까지 표현해 냈군요.

하지만 홍시 치고는 좀 덜 마른것 같아서 약간 아쉽긴 했습니다. 닥종이 공예품에 너무 많은걸 바라는 것인지.

 

공예박람회다 보니 혹시 이런 사진 찍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마크로 렌즈 가져왔는데 다행입니다.

 

 

 

요즘엔 홍시나 곶감 만드는게 기계도 많이 쓴다고는 합니다만

여전히 값어치 높게 평가받는건 사람 손으로 일일히 손질하고 자연건조시킨 녀석들이겠죠.

 

사실 출하시기를 맞추려면 촉진제 없이는 아예 만들수가 없는게 요즘 홍시이긴 합니다만.

닥종이 공예품에서는 그런 씁쓸한 현실 느낄 필요없이 그때 그 시절의 소박함을 엿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도 이제 나름 나이좀 먹은 축에 들어갈 듯 하지만

그래도 저런 옷 입고 학교 다닌적은 없으니, 이쪽이 저보다 좀 더 연식이 오래된 것 같네요.

 

국민학교때는 정말 저런 판때기 바닥에, 난로에 장작 때가면서 겨울방학을 기다리는 생활이었는데 말입니다.

지금 모교에 다시 찾아가면 너무나 많이 달라져 있어, 추억이 상처받을까 두려워 안 가게 되더군요.

 

 

 

그러고보니 저 주전자도 생각이 나네요.

요즘에 그런 식으로 교실에 방치해 뒀다간 세균이 어쩌고 하면서 난리가 날 것 같은데

그때는 그냥 운동장에서 달리고 들어와 벌컥벌컥 마시곤 했습니다.

 

겨울엔 난로 위에 올려놓고 보리차를 즐기는 상류계급의 티타임 같은 분위기도 연출했었죠.

 

 

 

공예박람회라고 해도 사진 찍을곳이 몇 없고, 절반 이상은 그냥 순수한(?) 상업 부스라 찍을것도 없었습니다.

물건을 사는데 중점을 둔 구경이 아니라서 카메라는 쉬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래도 이런 닥종이 공예부스에서 열심히 찍어댄 덕에 무거운 카메라 들고 간 보람은 있었네요.

 

 

 

동생분이 디테일 좋다고 감탄한 감자 모형입니다.

 

카레를 좋아해서 자주 만들어 먹는데, 그러다보니 감자 껍질 깎아내는데도 익숙하죠.

그때 항상 절 귀찮게 만드는 저 배꼽처럼 살짝 들어간 부위도 절묘하게 묘사해 놓았군요.

닥종이의 특성이긴 하지만, 감자에 저렇게 옥수수 수염처럼 보송보송하게 나 있는건 좀 특이하긴 합니다만.

 

이거 제 손톱 크기 정도밖에 하지 않는 녀석들인데도 정교하기 그지없네요.

 

 

 

공예박람회는 어느 정도 둘러봤습니다만, 그냥 돌아가기는 시간도 좀 남고 해서

옆에서 개최중인 어린이 박람회라는 것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시장이 칸막이 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당연히 무료.

 

뭐, 아이들한테 쏟아붓는 돈을 생각하면 당연하게도 공예박람회보다 월등히 붐비고 있었습니다.

공예박람회는 사실 박람회라는 이름 붙이지 말 것을 진지하게 건의해보고 싶을 정도니까요.

 

어린이 박람회쪽으로 슬쩍 넘어와서 휴식도 취할 겸 음료수 한잔씩 마십니다. 즉석에서 짜 주는 레몬과 자몽에이드입니다.

음료수 마시고 싶었던게 아니라, 저게 원래 1잔에 5천원인데 1+1 서비스 중이라서 견물지심에 그만.

 

전 마시면서 참 특이한 색깔의 레몬도 있구나 싶었는데 동생분이 그거 색소넣은거라고 지적해 주더군요.

친절하게 사진 찍으라고 음료수를 들어주기도 했는데, 찍고나니 참 들고있는 포즈가 특이하구나 싶었습니다.

 

 

공예박람회는 아무렇게나 대고 찍어도 한산한 반면

이곳은 최대한 사람이 안담기게 찍어야 겨우 이렇게 나올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니, 부모들이 뭐라도 좀 더 보여주고 해 주고 사 주고 싶어하는 마음은 굉장하다는 것을 세삼 느꼈습니다.

사실 공예박람회 보면서도, 이곳 어린이 박람회 쪽에서도 많이 들었던 말인데

자꾸 동생분하고 저를 부부로 생각하고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이제 이 나이대에서는 다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인지.

 

뭐 기분이 나쁜 착각은 아니었습니다만, 만약 자식이 생겨서 부모가 된다면 이런데 애들 끌고오는거 참 힘겹게 느껴질 법 하네요.

 

 

 

이쪽 회장 중앙부에는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한 곳이 있었는데 시커먼 경찰버스가 임팩트를 풍기고 있습니다.

그냥 폼으로 만들어 놓은건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정말로 경찰인 듯 하더군요. 인상이나 몸집이나...

 

좀 전에 공예박람회 때도 경찰 조끼 입은 분들이 돌아다니길래

오늘 여기 테러 경고라도 있었나 했는데 아무래도 이곳에서 잠깐 외도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꿀같은 휴일에 나와 고생하는 경찰분들 대견합니다.

 

 

 

이쪽 부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씩 좀 헷갈리더군요.

이게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인지, 자기 아이가 이걸 가지고 놀면 머리가 좋아지고 훌륭한 아이가 되겠지 하고 자위하는 부모들을 위한 장난감인지.

 

별의 별 지능개발 장난감과 교육 프로그램들, 심지어 몇만원씩이나 하는 뇌파측정 기계까지 작동중입니다.

그 와중에 유아보험 들면 세탁기하고 냉장고를 준다는 부스는 오히려 순수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네요.

 

참 아이들 키우기 힘든 세상입니다. 어른들이 다 크지 않은 세상이기 때문이죠.

 

 

 

이 날이 토요일이었나 그런데, 다음날 엄니하고도 한번 와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예박람회 쪽에서는 다기 같은거 마음에 드실려나 싶어서 한번 구경이나 해 보시라는 생각이지만

이쪽 어린이박람회 같은 경우엔, 요즘 한창 신경을 빼앗기고 있는 한 살짜리 손자에게 쥐어주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대부분은 말도 어물어물 할 수 있을만한 나이대를 위한 부스라서 크게 관심 갈만한 건 없지만 말입니다.

 

아직 지문체취 같은 걸 이해하고 놀 만한 나이도 아니긴 하죠. 엄니는 손자를 계속 천재로 굳게 믿고 있는듯 합니다만.

 

 

 

경찰이 활약중인데 소방서라도 가만 있을수는 없나봅니다.

대구지역 소방서 중에서는 좀 규모가 큰 편인 중부소방서에서 지원 나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실제로 불을 피울 순 없으니, CSI 로 익숙한 과학수사대보다 어린이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듯 하네요.

참 목숨걸고 고생하는 분들인데 박봉에 대접도 야박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근데 저 자동차 디자인이 왠지 위기창출 넘버원을 생각나게 해서 괜스레 겁이 나는군요.

 

 

 

자식은 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남녀 둘이서 왜 유아박람회를 서성이고 있는 걸까 싶었는데 의외로 사진 담을만한 녀석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유아박람회 옆쪽에는 또 대구경북 초중고등학생들이 참가하는 과학대전도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각자 부스에다가 다양한 체험이벤트와 신기한 과학 현상들을 시연중이었습니다.

 

이건 기하학을 설명하려고 한 모형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크고 아름다워서 사진 담기는 좋더군요.

전 이런 모형을 보면 꼭 영화 '큐브'가 생각나서 참 재미있습니다.

 

 

 

구석탱이 공중에서 뭔가 흐물흐물 헤엄치고 있길래 가 보니 상어 한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그냥 풍선인 줄 알았는데 사실을 매우 정교한 첨단 장비의 집합체입니다. 무려 지느러미를 움직여서 앞으로 헤엄을 칩니다.

 

자세히 보니 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밑에서 누가 조종하는 듯 하더군요.

아무리 하늘이 자유로워도 마음가는대로 움직였다간 얼마 안가 무서운 아이들 손에 걸레짝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지면에서는 수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로 지옥이 펼쳐지고 있는데

이렇게 혼자 느긋하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떠다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헤엄치는 모습이 너무 여유롭게 보여서, 굳이 상어로 디자인을 잡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다음엔 참치 정도로 만들어 놓으면 주위 식당들 매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상어는 잠깐 내려온 상태고, 부스 주변 풍경이 대강 이랬다는 것을 한번 남겨봤습니다.

역시 과학교과서 펼쳐놓고 교실에서 꾸벅꾸벅 조는 것보다는 이런 체험학습이 압도적으로 유용하겠죠.

 

결국 학교에서 이렇게 교육시키면 되는데, 돈이 없어서 안되는 것 뿐일까요.

아님 뭐, 녹조라떼 생성 과정 같은거 체험학습 해 보는것도 괜찮겠습니다. 돈을 그만큼 처발랐으니까.

 

 

 

아이들이 정신없이 몰두하는 만큼 재밌다 싶은 부스는 대기열도 깁니다.

몇몇 부스는 벌써부터 재료가 다 떨어져서 문을 닫은 곳도 있더군요.

 

기술이 발달하다보니 과학관에서만 구경할 수 있었던 여러 실험 장치들을 이제 혼자서 만들어볼 수 있을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과학체험 할 만한 곳이 대구시내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말이죠.

온갖 병폐와 타협하면서도 오직 자식의 출세 하나만을 바라던 60년대 부모들의 열의가 최소한 이 정도 긍정적인 발전은 이루어 낸 걸까 싶습니다.

 

그게 애들한테 과연 좋은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어떨지는, 애들이 커 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요새 중국이 떠오르는 경제 대국이니, 한국에서도 역시 중국과 교류하는 법을 어릴때부터 익혀 놔야 하는가 봅니다.

중국하고 협력하면 역시 트레이드 마크인 가짜 계란 정도는 만들 줄 알아야겠죠.

 

선행학습에 그리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유용한 기술을 익혀 놓는 건

한국어도 모르면서 영어 쏼라쏼라하는 국경없는 멍청이들 양산하는 것 보다 훨씬 생산적이라 생각합니다.

 

음, 뭔가 쓰다보니 묘하게 의미가 왜곡되는 듯 하지만 뭐 괜찮겠죠.

 

 

 

이런 센스가 참 좋습니다. 얼마나 머리에 쏙쏙 들어올까요.

 

 

 

좀 넓은 부스에서는 단순한 체험학습을 넘어 로봇 축구 등의 경기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EBS 에서도 이런거 많이 해 줬던 걸로 기억하는데, 직접 조작하는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겠죠.

 

미국에서는 좀 더 자극성을 가미해서 상대편 로봇을 아예 박살내버리는 방송도 내보냈던걸로 기억합니다.

한국은 뭐, 동방예의지국이기도 하고 소득이 좀 딸려서 그렇게 박살나는 로봇은 좀 문제가 있을 듯.

 

 

 

아이들이 뭔가 왁자지껄한 곳이었는데, 전 아동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좀 그렇습니다.

어릴 때야 밖에 나가면 그럭저럭 뭐든 재밌어 하긴 합니다만

자주는 아니더라도 이런 전시회장에서 하루 꼬박 여러가지 체험을 즐길 수 있는걸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는 질적인 면에서도 양적인 면에서도 풍요로워졌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단지, 그것을 위해 희생된 다른 쪽 풍요로움이 꽤나 아쉽다는 게 문제긴 하겠네요.

애들은 그저 열심히 놀고 배우면서 세상이 얼마나 신기하게 이루어져 있는가를 궁금해하는 마음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중딩들도 뉴스에서 뭐 좀 봤다고 '힉스 입자 그 사람이 노벨상 받았더라'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니

한국에서도 걸출한 과학자가 좀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어지간히 구경 후 전시화장을 나오니, 우산이 거의 소용없을 정도의 비가 쏟아지던 하늘은 말짱해져 있습니다.

대구는 참 비가 어지간히 안오기도 하지만 왔다고 해도 어느샌가 싹 사라져 버린단 말이죠.

 

그래도 가뭄이랄 정도로 바싹 마르진 않았고, 기록적으로 무더운 날이 지속되었으니 농사는 잘 될거라 봅니다.

동생분과 저는 점심이나 한끼 먹으려고 하는데 비가 그쳐서 다행은 다행이었네요.

 

 

 

제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어릴적에 이런 추억이 있을수가 없는 게

그 당시엔 코엑스나 엑스코 같은 컨퍼런스 회장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이제는 쉴새없이 전시화나 박람회가 열리고, 그 중에서 잘만 찾아들어가면 일년에 몇 번씩 새로운 것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분명 물질적인 양육, 교육 요건은 예전에 비해 참 좋아진 세상인데

어째 가면 갈수록 애 키우기 너무 힘들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거야 뭐, 어른들이 애 키우기 힘들게 만드니까 그렇죠.

 

 

 

동생분하고는 시내에서 새로 생겼다는 무한 회전초밥집에 갔습니다만

비싸지 않은 가격에 무한으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식도락이 아니라 진귀한 체험현장 같은 즐거움일 뿐이지

먹는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곳의 초밥을 초밥이라 부르는 건 제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초밥을 먹기 위해서 가는게 아니라 그냥 시장에서 떡볶이 사먹는다는 기분으로 가면 딱 맞을듯 하네요.

 

이상하게 2시간 가까이 먹으면서 딱 한접시 나온 보리새우 초밥의 정체는 무엇이었을지 지금도 궁금하긴 합니다.

 

동생분하고 제가 구입한 브로치 비스무리한 정체불명의 장식품입니다.

질감도 특이하고 좀처럼 본 적이 없는 신기한 녀석이라, 부모님 옷에 끼워드릴까 싶어서 구매해 왔죠.

얼마나 끼고 나가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보석이나 귀금속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닥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을것 같네요.

 

하나는 동생분거고 하나는 제가 엄니 드리려고 산 거고, 하나는 그냥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제가 산 건데

잠깐 서울 갔다오니까 엄니가 제 걸 형수한테 줘버렸습니다. 뭐 이쪽 집이란 원래 그러게 돌아가는 것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9월에 열린 이 공예박람회라는 건, 만족할 만한 볼거리는 거의 없었습니다만

파장시간에 떨이 상품이라도 한번 사 보려는 사람들은 마지막날 오후쯤 한번 가보면 괜찮을 것 같더군요.

저희 엄니와 저도 마지막 날 오후에 가서 적혀있는 가격보다 5만원 정도 싸게 다기세트를 하나 업어왔습니다.

'Photo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주일 여행기 쓰는데 반년  (14) 2014.01.17
내년에 또  (12) 2013.12.31
대구 공예문화박람회  (8) 2013.10.11
추석맞이 조카  (10) 2013.09.20
대구에 생긴 알라딘 중고서점  (16) 201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