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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시작'에 해당하는 글들

  1. 2011.08.20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 10


신예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과 섬세한 구조, 그리고 폭발적인 감정의 동화.

영화 외적인 면에서 원작 '혹성탈출'과의 관련성을 되짚어보며 키득거릴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런데 상당수 관객이 전혀 키득거릴필요 없는 장면에서 키득거리더라.
원숭이가 진지한 표졍으로 진지한 연기를 하는게 그렇게 웃긴가 보다.
뭔가 영화가 영화 밖으로 튀어나온 것 같은 기분이다.

시저를 비웃던 인간들의 결말이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는데, 관객들은 그래도 진지한 척 하는 원숭이가 재미있나보다.


월등한 육체적 능력을 가진 유인원의 야성은 비정함과 난폭함의 이빨을 감춘 인간의 지능에 유린당한다.
야성의 유인원이 지능을 갖게 되었을 때, 타종과의 소통이 가능해 진다. 그것은 진화(Evolution)라 부른다.
인간은 언제나 타종과 소통을 원한다. 지적 호기심과 발전적 응용을 위해.
하지만 그 소통은 언제나 일방적이고 인위적이며 폭력적이다.

야성의 존재는 이윽고 자아(Ego)에 눈을 뜨고 지능이라는 공통 분모로 매꿀 수 없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를 향한 배려와 사랑은 죄책감에 적을 둔 인간의 자기 만족일 뿐. 동등한 지적 생명체로서의 위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식에게 자동차 뒷트렁크를 열어주는 부모가 있는가?

혼란스러운 자아는 그의 생명의 뿌리, 동일종(species)과의 만남을 통해 확립된다.
지능에 굴복한 야성의 존재는 그의 가슴 속에서 지시하는 근원의 외침. 본능의 힘에 의해 굴레를 벗는다.
그리고 그 힘은 자신이 원래 있어야 했던 곳으로 그를 인도한다.

본능을 억압하고, 야성을 굴복시킨 인간에 맞서 그들이 선택한 무기는 ALZ-112 였을까?

그들의 리더 '시저'가 선택한 무기는 ALZ-112가 아니다.
유인원으로서 부여받은 당연스러운 힘. 인간을 압도하는 신체적 능력과
인간에게 받은 효과적이고 조직적인 힘. 지능을 이용하는 능력과
자신의 부모나 나름없는 윌과 그 가족에게서 느꼈던, 생명과 생명간의 순수한 애정, 그리고 존중.

이 세가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시저는 처절한 살육도, 증오에 찬 복수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순수한 바램으로 승화시키는 진정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야성과 본능과 지능을 뛰어넘어, 선인과 학자들이 도달하려고 했던 '지성'의 경지에 이르는 것.
진화(Evolution)에서 혁명(Revolution)으로의 변화를 이루어 낸 것은 인간이 아닌 '시저'라는 유인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