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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7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6편 - 시코츠 호수(支笏湖) 下 5
  2. 2009.09.16  홋카이도(北海道) 여행기 5편 - 시코츠 호수(支笏湖) 上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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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에서 내렸지만 아직 시간은 널널합니다.
홋카이도의 많은 부분이 그렇지만, 제대로 둘러볼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그냥 슬쩍 보면 시간이 많이 남는 곳이 많아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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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옆의 산책로를 슬금슬금 걸어봅니다.
다리 위에서 치토세(千歳) 쪽으로 빠져나가는 물을 한참 쳐다봤네요. 여기도 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깨끗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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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약 연습하는 사람도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노 젓는 사람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 되어보였습니다.
아주 능숙하게 노를 젓는걸 보니 오래 전부터 연습을 해 온듯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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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서 볼 건 역시 호수밖에 없지만
아무리 봐도 쉽게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는 곳이네요. 그저 푸르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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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옆에는 등산코스도 있었습니다만, 날씨도 무덥고 여기서 체력 빼고싶진 않아서 그냥 구경하는걸로만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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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발 담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신발벗고 양말벗고 들어가 봅니다.
저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엄청 시원하다고 하시더군요. 옆에 그늘도 있어서 느긋하게 발 담그고 쉬었습니다.
옆에 꼬맹이들도 신나서 놀고 있었네요.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찍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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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나 온천을 즐길 요량이 아니라면
이곳 시코츠 호수에서는 그저 가만히 호수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는게 가장 좋은 관광법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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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 정류장쪽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돌아가는 버스가 오려면 2시간은 더 있어야 합니다.
시코츠 관광 안내소를 한번 둘러본 후(별것 아닌 관광소가 아니더군요. 아주 상세하고 다양한 설명으로 꽉찬 곳이었습니다)
술이 고픈 아버지를 위해 생맥주와 안주를 사왔습니다.
기온은 높지만 습기는 적어 그늘 아래서는 시원한 환경에서 마시는 생맥주의 맛은 저도 충분히 상상이 갈 정도죠.
물론 한 잔으로 만족하실리 없어서 그후 추가주문을 했지만, 오징어도 맛있고 닭꼬치도 싱싱하고 통통한게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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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문득 나무 위에 재미있는 건축물들이 만들어져 있는걸 발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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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만들어놓은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새가 사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날은 새의 흔적이 전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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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관광지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사소하지만 눈길을 끄는 것들이죠.
시원한 그늘과 맛있는 맥주, 그리고 센스있는 작품들이 어우러져 멋진 휴식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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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삿포로의 숙소에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다가 저녁엔 회전초밥집으로.
회전초밥은 물론 질이 좀 떨어지는 편에 속하지만, 작년 제가 자전거 여행하면서 마음 크게 먹고 들어가서 3000엔 가까이 먹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
부모님껜 좀 죄송하지만 일부러 이곳을 택했습니다. (자전거 여행땐 하루 경비가 1000엔 정도였으니... 작정하고 먹으러 들어갔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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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삿포로의 회전초밥집은 어지간한 한국의 초밥집보다는 질이 좋은 편입니다.
이 날의 특별 추천요리는 전복 한마리. 전복의 모든 부위를 전부 사용해서 만드는 초밥입니다.
저 내장쪽을 먹으면 그날 X 색깔이 시커매지는 효과를 볼 수 있죠. (냄새도 꽤나 지독해요. ㅡㅡ;)

부모님의 후광을 등에 업어, 작년엔 손떨려서 먹지 못했던, 보탄새우, 성게알, 중뱃살 등의 고가 초밥을 마구 먹었습니다. ㅡㅡ;
물론 배고픈 거지신세였던 작년에 비해서 딱히 맛을 느낄 상황은 아니었죠. 작년엔 맨밥에 라면스프만 넣어먹어도 꿀맛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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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서 틈틈이 챙겨놓은 전리품도 감상하고 (기껏해야 소설책 몇권하고 친구 선물 정도지만) 마지막 밤을 느긋하게 보냈습니다.
어떤 맛인가 궁금해서 구입해 본 펩시 시소맛.
시소(しそ)는 한국의 차조기 소엽을 말하는데, 일본에선 익숙한 요리 재료입니다. 깻잎과 비슷하지만 향이 상당히 강하고 코를 쏘는 독특한 느낌이 있죠.

싫어하는 분이 더 많을것 같은 맛이었지만, 단 걸 별로 안좋아하는 저한테는 아주 알맞은 음료였습니다.
한국에 한 박스 사오고 싶을 정도였네요. 쌉싸름하면서도 상쾌한 향과, 오리지날에 비해 달지 않은 맛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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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에 느긋하게 목욕을 마친 후 밤 늦게까지 TV를 보면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네요.
제가 일본에서 애용하는 Route-INN 호텔은 적당한 가격에 훌륭한 무료 조식 뷔페, 보기좋은 LCD TV 덕분에
마음에 든 비즈니스 호텔입니다. 전국적으로 넓게 체인망이 퍼져있어서 이용하기도 편하고.

일본의 많은 비즈니스 호텔이 아직 조그마한 볼록이 TV로 버티고 있는걸 생각하면, 일본 방송을 재미있게 보는 저한테는 딱 맞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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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여행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내일이 돌아가는 날인데, 비행기가 2시 출발인 만큼, 역에서 적어도 11시엔 출발해야 하니까요.
그냥 아침 느긋하게 일어나서 느긋하게 아침 먹고 느긋하게 주위 산책 한번 한 후에 가야 할 듯.
오늘은 홋카이도에서 버스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시코츠 호수(支笏湖)가 목표입니다.

시코츠 호수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칼데라 호인데, 백두산처럼 단일 화산의 폭발로 이루어진게 아니라 3~4개의 화산활동으로 산맥 중앙에 생겨난 호수입니다.
겨울에 얼지 않는 부동호로서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호수이며, 일본에서 2번째로 수심이 깊은 호수입니다.
이곳 시코츠의 최고수심은 360m. 참고로 일본에서 가장 깊은 타자와 호수(田澤湖)의 수심은 423m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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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무지하게 덥고, 오늘은 이 시코츠 호수만 둘러보면 딱히 정해진 일정이 없기 때문에
호수 구경하기 전에 느긋하게 앉아서 메론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하나 뜯어먹었습니다.
홋카이도는 그 자연적 특성 때문에 신선한 우유로 만든 소프트크림이 인기인데
모르겠네요. 이런 곳에서도 홋카이도산 크림을 쓰는지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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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는 메론맛 빙수(かき氷) 를 드셨습니다. 입 안을 상쾌하게 하기엔 소프트 크림보다 빙수가 제격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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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보니 세세한 부분에 일본인 특유의 장사꾼 기질을 엿볼 수 있는데요.
삿포로에서 시코츠 호수로 가는 버스 정류소에서, 단순 왕복티켓뿐만 아니라 시코츠 호수 유람선 티켓까지 함께 구입할 수 있는 관광 상품도 판매중이었습니다.
할인율은 정말 눈꼽만큼도 안되는 편이었지만 (100엔도 될까말까) 어차피 시코츠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지 않는 관광객은 거의 없다시피 한 터라
무심결에 이 티켓을 구입해 버리게 되는 것이죠. 정말로 유람선을 타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버스 티켓만으로도 그럭저럭 관광이 가능한게
버스 티켓 뒷쪽에 '이 티켓을 가지고 가면 할인되는 음식점, 특산품점' 리스트가 좌악 나와있거든요.
이것 역시 할인율은 미미하지만 역시 조금이라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참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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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호수를 둘러본 후 유람선에 오릅니다.
원래 티켓 판매소엔 사람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서 한참 기다릴 뻔 했지만, 처음부터 투어 티켓을 갖고 있었던 터라 쉽게 승선이 가능했습니다.
왜 시코츠 호수에서 이 유람선을 타지 않고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가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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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수는 투명도가 18m를 자랑하기 때문이죠.
빈영양호라 생물이 거의 살지 않는 덕에 이곳 호수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의 투명도를 자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투명도가 높은 호수는 뭐니뭐니해도 바이칼 호수. 투명도 40m에 수심 1630m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 최고의 담수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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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유람선은 특별히 지하쪽에 순도가 높은 유리를 장착해서 호수 밑부분을 직접 관람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시코츠 호수를 관광하는데 이 유람선을 빼 놓으면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거죠.

원래 빈영양호라 생물이 거의 살지 않지만, 인공번식으로 데려온 송어계열의 물고기들이 이제는 적당히 번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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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람선의 백미는 사실 출발하기 전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농담이 아니고 진담일수도 있더군요)
수심이 깊지 않은 연안가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호수 속이라 꽤나 어둡고 물고기들도 멈춰주지 않아서 사진을 건지기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두 장은 괜찮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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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출발하자 물고기들이 스윽 따라오는 광경도 장관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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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8m 정도 되는 곳이지만 여전히 바닥을 두눈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황홀합니다.
이런 투명도는 생물이 거의 살지 않는 빈영양호라서 가능하다는게 나름 아이러니한 일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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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호수 밑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보이는 거대한 구덩이를 끝으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수심이 수백미터로 깊어지기 때문에 상하좌우 모두 녹색밖에 안보이는 거죠.
그렇게 되면 항해사분이 위로 올라와서 경치 감상하라고 방송을 합니다.
밑에 볼게 있으면 또 내려오라고 하니 그냥 말을 따르면 됩니다.

한동안 바람도 쐬고, 부모님 사진도 찍어드리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늘이나 바람이나 호수나, 그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공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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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항해사분의 호출로 밑으로 내려갑니다.
이곳의 특이한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깎아지른 듯한 모양의 바위들을 보기 위해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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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설명은 바위에 시선이 뺏긴 터라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저 호수 밑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신선해서 마냥 신기하고 기분좋았네요.

이곳을 잠시 둘러본 후 배는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영리 목적 외의 이유도 있긴 있더군요.
시코츠 호수 일대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역 유지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수많은 논의 끝에 사용이 허가된 유람선이기 때문에 (허가받은 배 이외엔 호수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갈 수 있는 코스도, 시간도 한정되어 있더군요.

어찌보면 손님을 더 태우기 위한 변명일 수도 있지만, 시코츠 호수 주변의 환경 보호 수준을 보면 적어도 그 결과만은 칭찬해 줄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납득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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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에서는 여전히 연기를 내뿜고 있는 다루마에산(樽前山)이 보입니다.
저 주변으로 등산 코스도 있긴 하지만, 일정 거리부터는 유독가스와 열기로 인해 엄격히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