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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리조트'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4.27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광란의(?) 뒷풀이 13

일행이 묵을 숙소는 청풍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위치한 '청풍리조트' 입니다.
저도 이름은 들어본 추노라는 드라마 촬영장이 이 근처에 있나보더군요.


저는 나이 젊은 파릇파릇한 30대만 모아놓은 방에 배정되었습니다.
로비에서 열쇠 받아가면서 재미있는 액자가 있어서 한 장.


그야말로 살아 움직이는 입체 액자로군요.


평범한 호텔이겠지 생각한 이곳은 생각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곳이었습니다.
4인실은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저렇게 각 공간마다 트윈 침대가 위치하고 있고
그 앞에는 거대한 LCD TV와 함께 뒷풀이(?)도 가능한 테이블까지...

공짜로 이런 곳에서 묵어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저한테는 호화스럽더군요.


짐 풀어놓고 바로 튀어나오라는 지시에 따라 청풍호가 보이는 야외 라운지로 향합니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건지, 리모델링을 한건지 호텔이 깔끔하더군요.
단지 중앙의 저 엘리베이터는 최대정원 13명이라고 적어놓은게 무색할 정도로
저 포함해서 7명만 타도 바로 비명을 지르며 내리라고 하는 엄살쟁이였습니다. ㅡㅡ;

제가 아무리 근수가 나가도 6명분의 몸무게는 아니거든요.


제 돈주고 과연 어느 세월에 이런 리조트에서 잠을 자 보나 싶어서
일단 이녀석의 모습을 남기려고 좀 찍어댔습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저는 그냥 적당한 민박에 남녀 구별해서 집어넣은 후 하룻밤 보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대학 MT 같은 숙박을 하실 분들이 아니었는데, 그냥 제 머릿속이 좀 더 젊은 편이었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 보기로 합니다.


이번 팸투어에 저를 초청해주신 충북도청의 빅마우스님께서 인사차 들리셨습니다.
따님도 함께 오셨더군요. 인기 폭발이었습니다.

늦은 밤에 약간 싸늘한 날씨였음에도 콧물 흘려가며 맛있게 잘 먹더군요.
좀 더 멋들어지게 찍어주고 싶었지만 제 카메라는 밤에는 영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녀석이라..


그런고로 밤엔 그저 감성샷이라고 우기는 사진들이 올라갑니다.
전 좀 전의 송어회 덕분에 배가 거의 임신 24개월쯤 된 터라
그렇게 좋아하는 안주거리에는 손도 안대고 그저 속이나 달래려고 맥주나 홀짝거렸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

끊임없는 '위하여~' 제창때문에 아주 정신없는 술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전 특기인 '존재감 제로' 기술을 발휘해
거의 모든 분들이 다 한번씩은 강요당했던 '위하여~' 시리즈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죠.
애초에 술도 안마시는터라 이런곳에서 그런거 해본적도 없고 해서 그저 몸을 투명화 시키는데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그래도 청풍호의 바람을 맞으며 촛불 하나에 의지해 마시는 술과 거침없는 잡담은 여행의 매력적인 흔적이죠.


어느 정도 뒷풀이가 끝난 후 각자 숙소로 돌아갑니다.
2차 하실 분들은 따로 모이라는 공지가 있었지만 저는 당연히 사양하기로.

그런데 뭔가 좀 찜찜합니다. 분명 2차가 가능할 정도로 큰 숙소는 제가 묵고 있는 4인실 정도일텐데... ㅡㅡ;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잠시 바람쐬며 전화질 하면서 술을 깬 다음 숙소로 돌아가니


아니나다를까 시원시원한 성격의 몇몇 블로거분들이 이미 침입해서 난장판을 만들어 놓으셨더군요.
처음부터 끼어 있었으면 맥주 2~3캔은 더 마셔야 했을 텐데, 바람 좀 쐬느라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뭐, 이미 침대 누워서 주무시고 계신 분도 있으니 마시기 싫으면 안마셔도 되긴 됩니다만
여기까지 왔는데 밤을 그냥 보내기는 아쉽고 해서 큰맘먹고 한잔 더 땄습니다.
좀 더 체력적으로 힘들었으면 이 캔맥주가 훨씬 더 시원했을텐데 배가 불러서...


나중에는 비장의 무기 고본주와 캔맥주를 섞은 폭탄주까지 한 잔 마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쌉쌀한 맥주도 괜찮던데 의외로 주당들께서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눈치네요.

저야 뭐 술맛이란거 모르니 주는대로 넙죽넙죽.

한동안 크게 의미있을것 같지 않은 세상사와 영양가있는 가벼운 잡담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아무래도 한두 분씩 뻗어가시는 상태라 블로거 시원님이 슬쩍 바람을 넣어서 파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전의 포스팅에서도 나온 말이지만, 제가 이곳에서 가장 젊은 블로거라...
내일을 위해서라면 다들 조금이라도 덜 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드시는게 나을 듯 하더군요.

오리지날 숙소 멤버만 남겨두고 철수한 다음, 자칭 헝그리 블로거라 하시는 'hermoney'님과
자전거 여행에 대한 단상을 읖조리다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하고 가장 나이대가 비슷하신 hermoney 님도 자전거 여행을 좋아하신다고 하더군요.
이곳 제천에도 자전거로 오신적이 있다고 하십니다.

장거리 여행이나, 장기간 여행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막연함 두려움과 고뇌는 역시 똑같은가봅니다.

고본주의 효능으로 내일 아침 머리가 아프지 않기를 바라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