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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1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엑스포 홍보관, 한방명의촌 21

의림지를 둘러본 일행은 제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한방 바이오 엑스포 홍보관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보건복지센터 옆에 위치한 조그마한 홍보관인데
원래 이 보건복지센터는 제천시청 건물이었다고 하는군요.


이 홍보관은 그리 크지않아서 9월에 열릴 한방 엑스포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스탭분께서 버스 안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신 덕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래 제천은 흙에 석회성분이 많아 물빠짐이 좋고
일조량이 전국 2위인 곳이라서 약초 등이 자라기에 최적화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삼계탕에 꼭 들어가는 약재인 황기는 다들 알고계시겠죠.
이 황기의 국내생산량 70%를 책임지는 곳이 이 제천이라고 합니다.


홍보관 내부는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지만
은은한 갈색 계열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방'이라는 컨셉에 어울리게 만들어져 있더군요.


1층은 요즘 유행하는 3D 전시실이 있어서 안경을 끼고 짧은 홍보영상을 볼수 있습니다.
아바타까지는 기대하지 마시고. ^^

2층에는 제천이 어째서 한방엑스포에 적합한 도시인가를 자세하게 설명한 홍보관이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간단한 퀴즈문제도 풀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오면 재미있겠더군요.

약령시장하면 대구도 유명하긴 합니다만, 제천도 조선시대부터 그에 못지않은 약령시장의 하나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험하고 외진 곳이라 개발이 늦어졌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꾸준히 양질의 약초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그 유명한 허준 선생과 동시대를 살았던 어의 이공기 선생이라는 분이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남아있는 자료가 별로 없어서 아쉬움을 남기긴 하는데
침술에 매우 능해 허준 선생과 함께 선조 임금에게 상을 받았다는 기록은 남아있군요.


개인적으로 제천시가 이런 바이오 산업 육성으로 가닥을 잡은 점은 적절했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의 기반시설은 필요하겠지만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동력인 동시에
타 산업에 비해 크게 환경을 훼손할 필요가 없어서 천혜의 풍경을 가진 제천에 어울리기 때문이죠.

바이오 엑스포는 9월 개장 예정이라 시간이 좀 촉박한 편인데
서두르지 말고 착실하게 준비해서 제천시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켰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짧은 홍보관 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한방명의촌으로 이동합니다.
이곳 한방명의촌은 제천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한방', '건강'으로 특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중의 한 가지로

한방 진료관, 탕제실, 기 수련실 등을 갖추어 관광객들에게 웰빙 투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네요.
제천시에서 건설했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약재와 나물 등을 이곳 주민들이 직접 판매하도록 임대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조그만 개천이 흐르고 뒤에는 나즈막한 산이 솟아 있는
매우 안정된 느낌의 명의촌의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단순히 컨셉만 그럴듯하게 잡은 게 아니라 이곳의 모든 건물은 화학재료를 전혀 쓰지않은
전통 가옥형태로 지어져 있습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나무 향기가 그윽한 것이 예술이었습니다.

잣나무로 만든 집, 볏집으로 만든 집, 마늘포대에 황토를 넣어 쌓아만든 집 등등
몇 채 되지않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한방'이라는 이미지에 딱 맞는 친환경 건축물들로 이루어져서
그저 밖에서 이렇게 사진 찍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느긋해지는 느낌이더군요.

개인적으로 도시를 특정 브랜드화 하는데 가장 걱정되는 점이
무작정 브랜드를 부각시키려고 컨셉에 맞지 않는 화려하고 최첨단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이곳 명의촌은 제천시의 전략에 가장 이상적으로 접근한 성공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점심을 먹고 명의촌에 들어가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헝그리 여행에 익숙해진 제가 이렇게 다른 사람 돈으로 밥먹고 투어하고 하니
뭔가 굉장히 어색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호화스러운 느낌에 긴장이 되더군요. ㅡㅡ;


과연 여행, 사진 전문 파워블로거들을 초청한 투어라서
일단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일행분들은 일제히 카메라들고 음식사진 찍기 바쁩니다.

평소같으면 먹는 사람들 틈에 끼여서 눈치 봐가며 사진을 찍는데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끼리 만나니 눈치보지않고 마구 사진을 찍어댈 수 있어서 흐뭇했네요.


하지만 전 엉덩이가 무거워서 일단 앉으면 다시 일어나서 사진 찍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앉은 상태로 조금이라도 잘 담아보려고 헛된 노력을 할 뿐이지요.

찍는것도 좋지만 일단 먹는게 더 좋아요.


이곳 명암 산채마을은 지역에서 채취한 유기농 나물로 상을 가득 채워주시는 식당입니다.
찬의 종류도 상당하고, 모두 자극적이지 않게 적당히 간을 했으며
입에 넣으면 봄나물의 향기가 코를 간질이는 신선함을 자랑하더군요.

한뱡 약재와 함께 삶아서 비린내를 없앤 돼지고기 수육이 그 중심에서 빛을 발합니다.
저는 아침에 휴게소에서 이것저것 주워먹고 온 터라 배가 꺼지지 않아
그냥 올려져 있던 것만 주섬주섬 먹었지만

몇몇 일행분들은 차려진 모든 반찬을 한 그릇씩 더 부탁해서 아주 열심히 드셨다고 합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조밥이기도 해서 좀 더 먹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 배가 부른데 억지로 집어넣을수는 없어서 그냥 한 그릇만 비워냈습니다.


든든히 배를 채운 후 바로 옆에 위치한 한방명의촌 건물로 들어갑니다.
양지바른 곳에 뭔가 처연한 모습으로 솟아있는 식물들이 인상깊어서 지나가다가 한 장.


명의촌에 쓰인 나무는 건물 내부를 지탱하는 커다란 나무 몇그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산 잣나무 기둥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좀 더 향기롭고 오래가는 국산 소나무 기둥을 사용하는게 낫긴 한데
그러려면 예산이 2억은 넘게 든다는 설명에 '역시 문제는 예산'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제가 로또가 당첨된다면 공기 더럽고 뿌연 서울하늘에서
창문도 안열리는 콘크리트 덩어리 마천루 아파트에 수십억 주고 살기보다는
이런 집 한채 지어서 살고 싶긴 하지만 말이죠.


일행들은 이곳에서 기 수련법, 간단한 기초 건강검진, 얼굴 맛사지 체험 등의 코스를 돌아볼 예정인데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팀을 나눠서 순서대로 돌아가며 체험하기로 합니다.

이 한방명의촌은 한적한 곳에 떨어져 있고, 아직 본격적으로 홍보가 시작된 곳은 아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체험 투어를 느긋하게 즐길 수 있긴 하지만
9월에 시작되는 한방 바이오 엑스포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
분명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게 될 텐데, 그때는 이곳의 수용 인원이 조금 버겁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무작정 크기만 늘리다보면 이런 전통가옥으로서의 이점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방문 인원이 늘어나면 자칫 대기시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은 생각해 두는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건강 검진은 사실 그닥 받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죠. ^^;
많은 분들이 복부비만이라는 측정결과가 나올까봐 전전긍긍하고 계셨습니다.
저야 뭐 두말할 것도 없으니 굳이 측정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이것도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고 하니 당당하게 맞서보기로 했습니다.


뭔가 뜨끈뜨끈한 것 위에 앉을수도 있는데
몸에 무지하게 좋은걸로 만들었는지, 이 녀석 판매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그로부터 2시간동안 건강검진받고, 의사분이 그 결과를 토대로 해서 진단을 내려주시고
'살 좀 빼라'는 말과 함께 복부에 징하게 침 한방 맞고
평생 처음으로 누워서 얼굴 맛사지도 한번 받아보고
기 수련이라는 걸 하면서 땀도 좀 흘려보고 하면서 2시간 30분을 보냈습니다.

체험하는 동안에는 카메라를 들고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증거사진은 없는데요...
다른 블로거분들 중에는 그 와중에도 열심히 사진 찍으신 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제천 팸투어로 검색해 보시면 저 안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아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빡빡한 일정의 투어에서는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지채되어서 스탭분들이 동분서주하시는 모습이 얼핏 보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원래 벛꽃 구경하는 코스도 있었지만
꽃이 피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다른 곳으로 활용하게 된 덕에 큰 문제는 없었네요.

이런 곳에서 느긋하게 앉아 차 한잔 끓여마시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도 매일매일 2시간은 차 마시며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라서
이런 전통가옥이 부러울 때가 많네요.


구석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도 찍어보며 놀다가 슬슬 시간이 되어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가옥은 역시 부자들만 손에 넣을 수 있는 건가 싶네요.
요즘엔 국산 목재가 워낙 비싼터라 점점 어려운 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체험코스보다 가옥 내부의 향긋한 참나무 냄새가 아주 인상적이었네요.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몇 안되는 곳이었습니다.


다음 코스는 이동시간이 좀 걸리니 버스 안에서 피곤한 몸을 좀 쉬어보기로 할까요.
다들 맛사지를 받아서 매끈매끈해진 얼굴이라
버스 안이 좀 더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면 당연 농담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