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폭리를 당하는 기분이 들지만, 엄니께서 지인에게 산을 뛰어다니는 토종암탉 두마리를 가져오셨습니다.
당연히 초복이었죠.
다음날 조카내외가 온다고 해서 한 마리는 남겨놓고 한 마리만 삼계탕에서 꺼냅니다.
닭장에서 평생 한 번 일어나지도 못하는 닭들과 달리 마구 뛰어다니던 녀석이라 살코기가 그냥 고무에 가깝습니다.
보신한다고 전복도 몇 마리 넣었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보신하지 않아도 저와 엄니는 매우 건강합니다만.
사실 건강 생각한다기보다는 그냥 먹고 싶은데 구실이 생기는 날이기도 하죠.
지방질도 얇아서 오래 삶으면 저렇게 피부층이 오그라듭니다. 오징어다리 씹는 느낌으로 뜯어먹어야 하죠.
전 시중에 파는 하림닭 같은 건 다리뼈도 그냥 씹으면 두동강 쉽게 내는데
이 녀석은 손으로 부러트리려고 해도 절대 안 부러집니다. 강도가 거의 돌덩이에 가깝습니다.
한 마리에 2만원 후반대의 매우 비싼 녀석이지만, 건강하게 뛰어 놓던 녀석은 확실히 좀 다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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