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니 눈이 펑펑 쏟아지길래 근처 서울숲으로 달려갔습니다.
이른 시간이고 해서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저 멀리서 거대한 데쎄랄 들고 왔다갔다 하시는 분도 있긴 했습니다.
카메라 사고 눈내리는 장면 찍는건 처음이라 전부 이상하게 나왔군요.
다음엔 노출은 좀 더 올리고 더 하얗게 만들어봐야 겠습니다.
실제로 하늘은 좀 우중충하긴 했습니다만.
나우시카의 거인병 되다 만 것 같은 조형물이 서울숲에 있다는거 처음 알았습니다
저건 심장인가?
어릴때 '저 눈이 세상의 더러움을 덮어주었으면' 하면 순수한거고
늙어서 그런 말 하면 똥폼잡고있네 가 돌아옵니다.
좀 더 현학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고 똥이 없어지냐 묻혀있을 뿐이지 라고 말할수도 있구요.
아예 요즘엔 눈이 더 더러워 하는 낭만이라고는 1픽셀도 없는 말을 하는 사람도..
시간이 지나니 사람들이 한둘 모여들더군요
이 와중에도 즐겁게 데이트하러 오는 분들.. ㅡㅡ+
눈오는 서울숲도 좋긴 좋더군요.
저건 숨구멍인가?
이런곳에서 잠시 머물다가
다시 도시 한복판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서글프군요
돌아갈 때쯤엔 저런 가족들이 몇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얜 뭐 먹을거 있나?
아저씨들도 열심히 눈을 치우시더군요. 찍으려니 죄송해서 멀리서 망원으로 찍었습니다.
얘도 가까이가면 날아갈까봐 망원으로.. 저기 뭐가 있는지 한참을 파고 있더군요.
데이트 마치고 귀가하는 커플에게 무언의 염장샷.
현실세계로 돌아오자 저 바닥 특유의 비릿한 쇠냄새가 맞이해 줍니다. 눈이나 비오는날엔 그 냄새가 더욱..
아파트 안에도 떡하니 자리잡고 있네요. 불순물이 좀 많긴 한데..
서울이란 도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저렇게 제 꿈이 박살나기 전에 빨리 할 일을 해야겠죠.
눈이 잘 안오는 지방에서 살다 서울에 오니 눈을 자주봐서 좋긴 합니다.
아파트 근처 고양이들은 눈 오는데 잘 버티고 있는지 걱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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