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즘 가끔 창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단순히 더위때문만은 아니었나 보다.

얼굴 붉히면서 온갖 방법을 써도

40년간 구독하던 좃선 하나 끊게 만들지 못하는 무력함이 오늘 그 결과를 맞았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사람들도

좃선과 쥐새끼 이야기만 나오면 날 천하의 불효자식 대하듯이 악을 쓴다.

하지만 난 가정교육 하나는 잘 받아서

평생 불효자식이 되더라도 멍청한 노예는 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국민학교때 좋은 글이 많이 담긴 잡지를 뿌듯한 마음으로 어머니한테 건네받아

애들 다 보는 앞에서 담임선생한테 선물할 때 순수해하던 내가

겨우 졸업할 때 쯤에야 항상 그 책 속에 녹색 지폐가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비참한 배신감.

쉽게 잊어버릴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난 다행히도 가정교육 하나는 잘 받아서

거짓말 하지 말고 착하게 살으라는 말 하나는 잘 실천해서

20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죽을 때까지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그 이중성에

분노하고 치를 떨고 괴로워 할 자신이 있다.

정말 부모님한테 감사한다.

바람대로 난 정말 착한 사람으로 30년간 살아왔으니까.

그리고 이제 나쁜 사람과 멍청한 사람을 구별하는 능력도 생겼으니

세상 어디서도 남한테 욕 안먹고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 되었으니

더 이상 나한테 바라실 것은 없을거다.

이제 나에게 더러운 세상에 찌든 교활하고 기회주의적인 노예로 살으라고 한다면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올바른 사람으로 키워준 본인을 원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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