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도 SETEC 으로 출발합니다.
지방팀들이 많으니 행사는 오전중에 끝내고 뒷마무리를 해야 해서
오늘 행사는 딱히 엄니께서 찾아가실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한번 얼굴이라도 보여줘야 하는게 예의겠죠.
엄니께서는 행사장으로 들어가시고, 저는 그냥 주위 둘러보면서 사진이나 찍었습니다.
카메라는 새걸로 바꿨는데, 조카 태어나고 해서 거의 밖에 나가질 못한 터라
처음으로 낙엽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날이었네요.
SETEC 앞에 단초롬이 서 있는 몇 그루였지만 이런 하늘 아래서 단풍 구경은 올해 처음이네요.
조카 얼굴 찍어주는것도 나쁘진 않지만, 어두운 아파트 안에서만 찍으니 왠지 좀 아쉽긴 했죠.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어제 코엑스에서 카메라 점검을 맡겼는데
기사분이 세팅을 바꾼상태로 출고해 주셨더군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찍었습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RAW 파일이 아니라 JPG 파일로 찍어온 걸 보고 잠시 놀랐습니다.
하지만 RAW 파일도 실력이 있어야 보정을 하니...
사실 JPG 로 찍어와도 별 차이는 없군요. 아니, 제가 RAW 보정한 파일보다 더 나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초보자가 넘어야 할 산은 역시 오토모드와 JPG 프로세싱인가 하면서 잠시 낙심도 해 보고.
가끔 날씨 좋은날이 있어도, 조카 뒷바라지 하려니 사진찍을 목적으로 어디 나가는게 어렵네요.
이런 특별한 이벤트가 없이는 주광사진도 찍을 여유가 없는 생활이 나름 신선합니다.
웃기는게, 새 카메라 바꾸고 나면 평소 잘 찍지도 않다가 이상하게 밖으로 나가서 뭔가 담고 싶어진단 말이죠.
그럴때는 역시 미러리스나 컴팩트 카메라도 갖고 있으면 일단 24시 가지고 다닐수는 있겠다 싶고.
그러다가도 그건 그냥 게으름일 뿐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도 하고 그렇군요.
오늘은 그냥 인사만 하고 나오셨습니다. SETEC 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남겨드립니다.
회장 밖에는 벌써 고속버스들이 줄줄이 서서 학생들을 실어나를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학생들은 선생님 지도하에 여기저기 모여서 기념사진 찍고 있습니다. 저하고 하는 일이 같네요.
JPG 파일에 아무런 불만은 없지만, 제가 쓰던 50mm 수동렌즈는 제작 40년 가까이 되고
당시 방사능 물질인 토륨을 첨가한 녀석이라서 자외선으로 소독하지 않으면 렌즈 알이 노랗게 변해버립니다.
RAW 보정시엔 색온도 조절도 간단해서 별 신경을 안썼는데, JPG 촬영하니 사진에 약간 노란끼가 끼는군요.
단풍 사진을 담으려고 폼 잡고 있는데
엄니께서 슬그머니 들어와서 자리를 잡으시더군요. 이런 거 좋습니다.
보통 찍지 마라고 하는 편이 많은데, 날씨 좋은날 단풍이 배경이 되어주니 먼저 들어와 주시는군요.
다음날부터 엄니께서는 걸스카웃 포럼 참석을 위해 필리핀으로 가시는데
페소 환전을 전혀 하지 않으셔서 아침부터 은행을 몇군데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결국 당일치기로 페소 환전이 가능한 곳은 공항 외에 외환은행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근처의 외환은행을 찾아 조금 걸어다녔네요.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서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화창하지만 조금 쌀쌀한 날씨라서 오래 걸어다니는건 좀 그렇고.
아파트 공원에도 단풍들이 색을 뽐내고 있어서 걸어가다 담아봤습니다.
제가 카메라 드니까 엄니께서 저기 공원까지 막 걸어가시려고 하시네요. 인물사진 찍을 구도는 아니라서...
뒤의 아파트는 한때 재개발의 대명사로 불렸던 그 아파트로군요.
외환은행에서 환전 좀 하고, 형수님한테 맛있는거 좀 사드리려고 두리번거리다가
식사 해결도 할겸 삼계탕집에 들어갔습니다. 점포내에 소개된 글로 봐서는 꽤나 유명해 보이네요.
국물이 진하고 죽처럼 조금 진득한 느낌이 드는 특이점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돈 좀 만진다는 곳에 사는 사람들은 뭘 주워먹나 하는 호기심(?) 같은것도 있었고.
그러고보니 외환은행 앞에 '1억 예치시 월 50만원' 비슷한 광고가 걸려있었는데
로또라도 되어서 20억쯤 생기면, 그냥 놀고먹어도 월 천만원은 이자로 나온다는 걸까요.
문구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뭔가 좀 과장된 듯한 느낌도 듭니다.
아무튼 장애학생 직업교육 박람회와는 거진 상관없는 포스팅이 되어버렸네요.
사실 엄니 필리핀 가시는데, 새벽에 심심하다고 하셔서 공항까지 버스타고 같이 따라간 일도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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