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형님가족이 집에서 머물렀습니다. 전 출근한다고 사진을 많이 찍진 못했지만.
갓 태어냈을 때 사진과 비교해 보면 정말 많이 자랐더군요.
이젠 자극에 대한 반응도 훨씬 다채롭고, 의사표현도 잘 하는걸 보니
사람의 지능 발달은 진짜 놀라운 것이로구나 싶네요.
마이클 가자니가의 '뇌로부터의 자유'를 한달 전쯤 읽었습니다만
아이들의 뇌 역시 그냥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게 아니라
길고 긴 세월에 걸친 진화의 본능을 간직한 체 끊임없이 성장해 간다는 항목이 생각납니다.
어른들 기준에서 애가 어디까지 순진하고, 어디까지 무지한지 판단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 시기의 아기가 가진 급속한 발전의 핵심적인 원동력은
자기하고 같은 모습을 한 사람의 행동들에 대한 끊임없는 피드백이라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자기 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본능적으로 흉내내고 모방하고, 그걸로 유대관계를 형성해 갑니다.
이 녀석은 워낙 빤히 쳐다보는걸 좋아해서, 과연 어디까지 어른들의 모습을 이해하고 있을지 궁금할 따름이네요.
일단 기분좋으면 박수를 친다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예전에 팔다리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서 끙끙거리던 모습을 생각하면...
엄니도 출근하시고 해서 많이 피곤하시겠지만, 그래도 손자 보는 재미를 포기할 순 없겠죠.
조금 더 시간 지나면 형님집안은 온갖 장난감으로 혼란의 도가니가 될 것 같습니다.
애들 기르는건 그런 거죠.
저도 어릴적 이사갈 때 이삿짐 직원이 '뭔 아기 장난감이 이렇게 많나요'라고 놀랄 정도로
장난감 많이 가지고 놀았으니, 아기들한테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강아지한테 손 하면 발내미는 연습을 시키듯이
이 녀석도 일단 좋다 싶으면 뽀뽀하는 기술을 터특했습니다.
세련된 실력은 아니고, 그냥 갖다 박는듯한 느낌입니다만.
엄니가 저 자세에서 한바퀴 돌 때까지 막 들이대면서 뽀뽀 세례를 퍼붓는군요.
거기다 침은 질질 흐르고, 좋다가 괴롭다가 하는 엄니입니다.
이제 어디 짚고 일어나는건 어렵지 않게 하더군요.
엄니 생각으로는 개월수에 비해 일어나는게 빠르다는데,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면 첫돌 될때쯤이면 지지대 없이 설 수는 있겠네요.
몸을 움직이는게 재미있는지 잠시도 가만있을 때가 없습니다.
얘가 가만있을 때는 잘 때 뿐인것 같군요.
삼촌이나 할머니가 어릴적 돌봐주던건 까마득하게 잊어버려서
엄니는 좀 불만이십니다만, 그래도 역시 자기 아빠엄마는 확실히 기억합니다.
아주 얼굴 파묻고 들이대는 모습을 보니, 역시 아기 시기에는 어떤 동물이나 마찬가지인듯 하네요.
바쁜 시기이긴 하지만 형수님이 전업주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육아방 같은데 가지 않고 24시간 붙어있다 보니 아기의 반응력도 좋아지는듯 합니다.
잠 올때 투정부리는 것 빼고는 성격도 착한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이때부터 성격 나쁜 아기들도 꽤 있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옆의 저 장난감은 머리를 누르면 음악과 함께 움직이는데
이녀석은 꼭 저 바퀴부분을 붙잡고 기어가 탁탁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음미하더군요.
어차피 아기 장난감은 부서지라고 있는 것이니 문제될 것 같습니다만.
상장 비슷한거 건네주니 두 손으로 착 받아드는것도 신기하네요.
뭐든 호기심을 가지는게 좋습니다. 아기때든 어른때든.
좀만 연습시키니 이제 상장 돌려주는 행동도 곧잘 합니다.
근데 아직 무거운지 상장 앞부분까지 들어올리지는 못하더군요.
아기쪽에서나 부모쪽에서나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
이녀석이 학교 갈때쯤 되면 여러가지 걱정과 노파심이 샘솟을텐데...
집이 서울이라서, 그런 곳에서 성장하는걸 개인적으로 별로 좋게 보진 않으니 말이죠.
그럴수록 부모가 교감을 쌓아주는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아직 좀 남았으니 남은 사진은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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