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진입니다.

여행기 올리기 전에 일단 밀린 사진부터 좀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작년 겨울 그마트에 갔다가 뼈없는 녀석을 팔고 있어서 한봉지 사 왔죠.

엄니는 인생 살면서 아직 닭발을 드셔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먹다보니 처절한 반항을 하는 닭발이 한족 있어서 카메라를 찾아왔네요.

 

 

 

이렇게 자기 주장이 뚜렷한 녀석은 앞으로 크게 될 것 같습니다. 제 위장 속에서.

한동안 이 아름다운 자태를 파괴하지 못하고 방치해 두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닭발은 원래 맵게 먹는 녀석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오돌오돌한 식감은 좋아하지만

먹고나면 폭풍ㅅㅅ 때문에 고생하곤 합니다. 그래도 맛있어서 감수하고 먹긴 하지만 말이죠.

 

여담으로, 법규 생각하면 항상 이 영화가 먼저 떠오르더군요.

 

 

 

 

 

 

일부러 연출한 거 아닙니다만 참 잘만들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이런 닭발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법규 이야기는 이쯤 하고, 엄니와 저는 닭발을 먹어도 소주와 먹는게 아니라 차와 함께 먹습니다.

차값도 비싸긴 하지만, 아무데서나 캔 따서 벌컥벌컥 마시는 술하고는 달라서

가끔 차 마시며 '술값 안들어 좋다'는 이야기도 하긴 합니다.

 

여행갔을 때는 저녁에 한 캔씩 마시는데, 그냥 분위기 상 즐기는 거지 술을 좋아한다는 기분은 여전히 들지 않네요.

 

 

 

원래 집에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갑자기 차방에 모습을 드러낸 괴이한 녀석입니다.

엄니가 어디서 보기 좋다고 하나 업어오신 듯 하네요.

 

차를 마실때는 역시 여러가지 귀여운 찻잔이나 차 도구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에

한때 엄니께서는 방에 전시하는게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악세사리와 찻잔 같은걸 쓸어오곤 하셨습니다.

 

형님부부 결혼 후 신혼집 방 한칸에 차방을 차려줄 정도로 확 떼어준 이후로 그나마 균형적인 밀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예전 전통공예박람회 폐관시간 직전에 좀 깎아서 구입한 찻잔.

비대칭으로 살짝 그을린 듯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전자와 찻잔 세트로 구매했죠.

이건 철분이 많이 함유된 흙을 도자기 굽듯 구워서 만든 녀석이라

사실 보이차 찻잔으로는 별로 적당하지 않습니다. 찻잔의 철분 성분이 맛을 교란시키는 기분이 들더군요.

 

 

 

어울리는 차라면 역시 반발효차에 들어가는 오룡차나 철관음 정도가 되겠습니다.

암차인 대홍포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긴 합니다만, 괜찮은 대홍포는 집안뿌리가 거덜날 정도의 금액이라서.

 

맛은 좀 안맞아도 보기가 좋아서 보이차든 철관음이든 다 차서 마시고 있습니다.

 

 

 

주전자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 녀석이라 손가락으로 튕겨보면 팅팅거리는 금속음이 납니다.

이것 역시 바위에서 자라는 암차 계열에나 어울리는 녀석이지만 뭐, 보기에 좋아서 업어온 녀석이니 이것저것 많이 사용해 봐야죠.

 

국내 장인이 만들었다는 말은 들었는데, 역시 같은 고가품이면 중국쪽 차 도구에 더 무게를 주는 시류가 있어서인지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았지만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쪽 장인이 만든 자사호는 50만원 정도 되는 녀석도 한 눈에 반해 떡하니 업어오곤 했는데 말이죠.

그게 벌써 7년쯤 전이니 지금은 100만원 훌쩍 넘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엄니 지인분이 해외 나갔다가 선물로 사 온 홍차입니다.

홍차를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익숙한 중국차보다 은근히 귀찮은 점이 있어서 자주 마시지 않는 편이죠.

이제껏 선물로 받은 수많은 홍차들이 대부분 유통기한을 훨씬 넘겨버려서 맛이 사라지고 버림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저 홍차는 열심히 마셔야 할 텐데... 작년에 이 사진 찍고나서 지금까지 봉투도 뜯지 않았네요.

 

 

 

엄니 학교 선생님 한 분이 이스라엘에 성지순례 갔다 와서 가져온 기념품이라고 합니다.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 녀석은 아닌 듯 하지만, 수제품이라는 느낌은 확실히 들어서 괜찮겠다 싶네요.

이스라엘이라고 하면 역시 기 들릴의 '굿모닝 예루살렘'이 정말 인상깊에 남아있습니다.

 

석판 그림은 종교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알 수 있는 빵과 물고기 클론생성 이벤트에 대한 내용이죠.

 

 

 

쌀과자 같은 간식거리는 이런 그릇 안에 넣어놓고 차 마실 때 조금씩 씹어먹곤 합니다.

크기는 작고 과자 부피는 커서, 한번 뚜껑 열면 끝장을 보고 만다는 게 아쉬운 일이죠.

 

엄니가 차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에 놓여있는 것들은 나름 디자인에 신경쓴 녀석들이 많은 듯 합니다.

워낙 익숙해서 별 생각없이 사용중이지만 느긋히 쳐다보고 있으니 꽤나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보이차 마신 후엔 녹차도 좀 마시자고 해서 세트를 바꿉니다.

색깔만큼은 녹차가 참 곱고 깔끔해서 엄니도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녹차 많이 마시면 속이 좀 쓰려서.

 

그래서 보이차 만큼은 아니고, 가볍게 몇 잔 마시는 정도로만 즐기고 있습니다.

녹차는 좀 익숙해서 그런지 온도를 대강대강 맞춰도 맛이 나쁘지 않는데

홍차는 경험부족인지 몰라도 온도와 시간을 잘못 맞춰서 맛이 엉망으로 나올 때가 많아서 손이 잘 안가더군요.

홍차의 기본 지식이 대부분 석회질 물인 유럽쪽에 맞춰져 있어서 한국의 물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설프게 인터넷 지식가지고 테스트 하는 것 보다는 몇 번 우려내 보면서 직접 파악하는게 제일 좋죠.

 

이번 홍차는 아깝게 버리는 일이 없도록 자주자주 마셔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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