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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3  크레이지 (The Crazies, 2010) 20
  2. 2008.01.12  미스트 (The Mist, 2007) 4

2010년 수작 호러영화의 첫 발을 내딛는 작품.

그런데 일단 배급사 좀 까고 봐야겠다.
초반부 최고의 살떨리는 명장면을 재현한 저 멋진 포스터!
너무너무 멋져서 대형 포스터 하나 구입할까 싶을 정도인데 말이다.


니네 지금 장난하냐?
'서스펜스 재난 블록버스터' 란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거의 사기에 가까운 만행.
그리고 웃기게도 이 포스터는


이녀석을 Ctrl + V 신공으로 갖다 붙힌것에 불과하다.
이건 한마디로 영화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제작사가
대충 블록버스터처럼 꾸며서 초반에 잔돈이나 좀 벌어볼까 싶은 생각으로
대충대충 끼워맞춘 포스터로 홍보하는 B급 영화로밖에 취급하지 않았다는 것.

포샵질 좀 더 제대로 못하냐? 창문이 덜 지워졌잖아. ㅡㅡ;

각설하고

이 작품은 호러영화의 거장이자 좀비들의 아버지(?) 조지 A. 로메로 감독의 1973년 동명작의 리메이크.
한국 개봉명은 '분노의 대결투'인데 그때는 개봉명으로 낚고, 40년 후엔 포스터로 낚는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쓰레기 영화로 분류되던 호러영화라는 장르를
누구보다 강력하고 냉소적인 시선의 사회 비판력을 가진 매체로 변신시킨 1등 공신 로메로 감독은
비록 이 작품의 오리지날 버전 당시부터 이미 조금씩 진부함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았고
요즘 행보도 개인적으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긴 하지만

호러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분방함을 교묘히 이용해서,
다시 말하자면
머리 굳으신 분들이 '관대함'이라는 그럴듯한 미사여구를 사용해 용인할 수 있는 장르적 특성을 악용해서
직접적으로 그려댔으면 당장 위에서 싸다구 날아왔을 법한 신랄하기 그지없는 비판과 냉소를
'좀비'라는 아름다운 생물체를 통해 멋지게 스크린 위에 구현해 낸 로메로 감독의 업적은

호러영화뿐만 아니라 영화사 전체를 통틀어 거대한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것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다.

베트남전과 대공황의 후유증이 어느 정도 가시고 난 다음의 좀비영화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다시 케첩하고 순대나 양산하는 B급으로서의 책임을 묵묵히 수행해 오던 도중
잭 슈나이더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 리메이크 이후 다시 한번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갈피를 잡은 것이다.

B급 연출에 익숙한 호러영화 매니아들과 함께
때깔좋은 구성을 좋아하는 평민들(?)까지 휘어잡기 위해
진부하게 느껴질 요소는 과감히 잘라내고
쌈마이와 스타일리쉬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구석구석에 냉소의 흔적을 잊지 않고 깔아주던
좀비영화 최고의 리메이크작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 2004)는
마치 로메로의 환생이라고 생각될 만큼 21세기에 딱 들어맞는 멋진 리메이크로 돌아왔다.

그 후, 로메로 감독 자신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는 있지만
역시 예전의 느낌을 지금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듯 했고
'로메로 영화의 정통 리메이크 계승자'를 자처할 수 있는 작품 제 2탄은
아무래도 이번 작품 '크레이지'가 될 듯 하다.

칭찬으로 들릴 수도 있고, 불평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번 작품 '크레이지'는 잭 슈나이더 감독의 '새벽의 저주'와 그 구성이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
원작이 같은 감독의 작품이니 당연하지 않냐는 질문이 나올법도 하지만
그것은 내 언어구사력이 나경원 머리통 휘갈기는 수준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고
좀 더 부연하자면, 리메이크하는 방식이 '새벽의 저주'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뜻이다.

초반부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새벽의 저주'의 멋진 오프닝.
컨트리 포크의 전설 조니 캐쉬가 부른 'The Man Comes Around'가 흐르며 나오는 실제 영상들은
가뜩이나 섬뜩한 노래 가사와 맞물려 그야말로 '세상은 쫑났구나'라고 느끼게 만드는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크레이지'의 감독 브렉 아이즈너는 평범한 전작 '사하라'에서 보여준 인상 때문에 그다지 기대가 가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은 아마 철저하게 슈나이더의 리메이크를 본받기로 했는지
오프닝마저 조니 캐쉬의 'We'll Meet Again'을 사용하는 엽기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이 노래의 가사도 의외로 이 작품의 성격과 그럭저럭 들어맞으니 할 말 없다.

여담으로, 'The Man Comes Around'는  '엑소시스트(The Exorcist, 1973)' 의 감독으로 유명한
윌리엄 프레드킨의 작품 '헌티드(The Hunted, 2003)의 엔딩곡으로도 사용되었다.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워낙 잘 어울리는 곡이라.

더더욱 여담으로, 20세기 중반 비틀즈를 넘어서는 인기를 구가했다고도 전해지는
전설적인 컨트리 가수 조니 캐쉬는 그를 모델로 해서 '앙코르(Walk The Line, 2005)'라는 영화도 만들어졌다.

이야기가 끝난 후 엔딩 스크롤 올라가면서 후일담을 슬쩍 끼워넣는 방식마저 그대로 채용했으니
이 작품 '크레이지'는
로메로 감독에게 무한한 찬사를 바치며
리메이크의 정석을 만들어준 슈나이더 감독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며 실천한 녀석이다.

단지, '새벽의 저주'에 비해 조금 더 무거워진 듯한 느낌은 확연히 드는데
'새벽의 저주'가 은근슬쩍 코믹한 장면들을 여기저기 집어넣으면서
호러 매니아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과격하고 잔혹한 장면도 절적히 버무린데 비해

'크레이지'는 시종일관 어둡고 음침하며
매니아들을 위한 서비스씬 보다는
강렬하고 과장된 음향효과와, 고전적인 촬영 트릭을 이용해서
좀 더 정통적인 호러영화의 공포감을 관객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리메이크에 대한 중압감 때문이었을지, 선배 감독들에 대한 존경의 뜻이었을지...

'새벽의 저주'와 비견될만한 웰메이드 호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새벽의 저주'를 뛰어넘을만한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좀 더 대중적인 호러영화의 공식을 채용해서
공포감을 느끼는 관객은 '새벽의 저주'보다 더 많을지 모르지만
너무 정석적이라 오히려 21세기 호러영화의 '자유로움'이 부족해서 조금 숨이 답답하다고 할까.

이 작품에서 가장 무서운 녀석들은 '미친'사람들이 아니라
가장 '이성적'인 사람들이라는 건, 원작에서도 작품 전체를 꿰뚫는 주제 중 하나인데
그걸 너무 정석적으로 접근했다고 할까...
그 얼굴없는 괴물들을 비추는 감독의 시선만큼은 슈나이더의 것이 아니라 로메로의 것인데
이것이 작품을 조금 딱딱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호러영화 리메이크라면 조금은 더 유연하게 접근해도 괜찮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근래 개봉된 호러영화중에선 단연 빼어나게 잘 만든 축에 속하고
적당한 완급 조절, 평균 이상은 되는 배우들의 연기, 원작을 욕먹이지 않는 충실한 고증 등
긴장감을 느끼고 싶은 일반 관객이나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호러영화 매니아나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만큼 여러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합한 멋진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를 안보셨다면 이 글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스티븐 킹과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짝짝꿍이 잘 맞는것 같다.

쇼생크 탈출과 그린마일에서도 느꼈지만 이 감독은 스티븐 킹의 작품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는듯.

피터 잭슨 감독을 봐도 그렇듯이 이런 매니악한 내용을 멋있게 영화화 하는 좋은 방법은,
 
거의 팬덤에 가까운 원작에 대한 충성심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결말부분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다.

호러영화로서 사람을 긴장시키게 할 수 있는 요소를 빠지지 않고 잘 갖췄다.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써먹은 이 영화의 호러요소는 폐소공포증이다.

샤이닝의 오버룩 호텔에서 느꼈던 공포는 숨막힐듯한 대칭구도와 과장된 호텔의 끝없는 복도에서 오는

좌절감이라고 할까. 도망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없애버리는 절망적인 공간, 미스트에서는 말 그대로

'안개'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개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아무리 사방이 탁 트여있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심리적 공포를 멋들어지게 살려냈다.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 아래서 퇴화된 인간 본성이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가 따위는 솔직히 안개 자체의 매력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이 영화는 굳이 머리 싸매고 인간의 추한 본성 따위를 고찰해내려 노력할 필요가 없는 영화다.

오히려 안개를 매체로 그런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데 중점을 줬다면 훨씬 식상해 졌을 것 같다.

뭐, 마샤 게이 하든이 연기한 광신도 아줌마의 열연 덕분에 그런 본성 탐구도 그리 부실하지만은 않지만.

척 하고 싶은 감독이 선택할만한 소재와 주제를 반대로 사용함으로서 호러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이행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많은 분들이 느꼈으리라 생각하는 후반부의 생뚱맞은 음악이다.

안개는 안개만으로도 충분히 불안감을 심어주고도 남는데, 감정과잉된 음악이 판을 다 망쳐놓은 느낌이다.

여타 헐리우드 영화와는 크게 대조적인 엔딩 장면은 넷상에서 여러 논란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모양.

개중엔 '조금만 더 침착하게 다른 차를 찾아보던가 기다려 보던가 하지 멍청하게스리' 따위의 평가를 늘어놓는

사람도 있는 모양인데, 상당히 영화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 이유를 감독 탓으로 돌리기엔

조금 변명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마지막 엔딩 15분 이전까지 이 영화는 짜임새있는 전개로 관객을

휘어잡는데 충분히 성공했다고 본다.

어느날 갑자기, 어떤 정보도 없이, 안개 속에 고립되어 서로 죽고 죽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망쳐나온 인물의

심리가 그렇게 커피 한잔 입가에 머금고 앞으로의 행동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주인공이 그런 적절한 대처로 일관한다면 그야말로 이 영화는 소재의 매력을 한꺼풀도 살리지 못하는 형편없는

C급 영화가 되어 버렸을 것이다. 개연성도 충분하다. 자신이 괴물에게 죽임당하는 것 만큼은 막아달라고 간청

하는 아들을 앞에 두고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차분히 다음 방법을 생각하는 것일까 권총을 겨누는 것일까.

태생부터가 손 쓸 수 없는 절망의 극한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자기 아들까지 쏴 죽이고

자신은 여전히 그 지옥에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행동은 충분히 현실적이고 타당하다고 본다.

물론 그 장치를 만들어 놓은 감독의 짖굳음에 대해 관객이 한탄하는 거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고.

그냥 안개 속으로 걸어가는 엔딩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감독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이 최악의 베드엔딩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

생뚱맞은 음악만 제외하면 2008년을 여는 수작 호러로 평가하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다.



P.S 영화관에서 발광하는 커플들 정신좀 차리자.

소리지르는것 까지는 뭐라 안하겠는데, 저사람 XX 되는거 아냐? 저사람 왜 저러지? 등등의 토론은

영화관 나가서 행복하게 식사하면서나 즐겨라. 그 남자친구 뱃가죽에서 거미새끼가 푹푹 튀어나오게 해주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 진짜 영화관에서 떠드는 2MB 만큼이나 인간 덜된 놈들 때문에 머리가 돌아버리시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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