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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8.12  말복때문은 아니지만 보양식 14

 

 

서울 형수님 출산일이 얼마 안남아서 가족 전부가 한번 들렀습니다.

처음 몇개월동안은 정말 변화가 전혀 없었는데 지금은 좀 무서울 정도로 빵빵하시더군요.

애는 건강하게 잘 크는데 형수님 체중이 늘질 않아서, 애가 움직이는게 밖에서도 보입니다.

 

예전에 본 프로메테우스 생각이 나서 살짝 섬찟하기도 했지만, 그건 제가 출산경험이 없어서겠죠.

 

암튼 엄니 생신날 근처에 올라간 터라, 조촐하지만 맛있는 케이크도 먹었습니다.

굉장히 맛있었지만 케이크 전체가 저 오레오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정말 어마어마한 칼로리를 자랑할 듯.

 

엄니 생신이라고 해서 촛불을 팍팍 박아버리는건 엄니가 싫어하실것 같다고 형수님이 그냥 한개만 준비하셨습니다.

이런 센스가 세상 살아가는데는 꼭 필요하죠.

 

서울서는 여의도 근처의 꽤 괜찮은 고기집에 가서 고기도 먹고 그랬습니다만, 사진 찍은게 없으니 이 정도로...

 

 

 

며칠 지나서 대구에 이모가족이 찾아왔습니다. 여러가지 볼일이 있는데 겸사겸사.

미국 유학중인 사촌동생도 한국에 돌아왔기 때문에, 더운날 원기보충이라도 하자고 하시네요.

 

며칠 전 포스팅에 소개했던 해수전복에 가고싶다고 하셨는데, 공교롭게도 저희 가족은 거기서 먹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알아보고 그것과는 좀 다른 의미의 보양식을 하는 곳으로 장소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 깔끔한 음식을 자랑하는 곳이죠.

 

그 집에서 가장 고급요리진 용궁약탕은, 미리 예약해서 주문해놔야지 먹을 수 있는 요리입니다.

가장 큰 특대사이즈가 20만원 (부가세 별도인듯) 인데, 소고기 뜯는것에 비하면 양도 많고 값도 싼 편이네요.

6명이서 먹어도 배가 상당히 부를 정도로 양이 많으니 어찌보면 그렇게까지 비싼 건 아닐수도 있겠습니다.

 

요리 자체는 간단한데, 한방 육수에 온갖 해산물이란 해산물을 다 집어넣고, 오리 한마리 넣어서 푹 고아만든 탕입니다.

 

 

 

간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소금 살짝 쳐서 먹습니다.

여름이라고 해서 이렇게 보양식을 자주 먹은 적은 없는데, 올해 대구가 정말 몸에 이상생길정도로 찌는 날씨라서

이렇게 먹어줘도 영양과잉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엄니께서는 굉장히 기력이 떨어지시는것 같아서 좋은거 많이 드셔야 할 듯.

 

작은 접시에 종업원분이 계속해서 탕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얼핏 양이 적어보여도 이걸 세 접시 이상은 먹습니다.

처음에는 전복, 낙지, 새우, 조개 등 해산물 중심으로 퍼 주시네요.

 

 

 

두 번째 그릇부터는 오리고리를 중심으로 퍼 주십니다. 오리고기는 뼈도 다 발라서 건네주시니 먹기가 편합니다.

이렇게 잡탕식으로 끓여내니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음미하기는 좀 힘들어도

조미료 없이 이 녀석들만으로 우려낸 육수가 꽤나 묵직한 맛이라 마음에 듭니다.

 

순수하게 음식의 레벨로 보자면 해수전복의 전복찜이 더 고급인듯 하지만, 이곳의 음식은 식성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잘 맞겠더군요.

특대사이즈는 5인분이라고 적혀있지만, 6명이서 먹어도 충분히 배부를 만큼 양이 많습니다.

 

 

 

재료가 대강 없어지면 육수에다가 잡곡밥을 넣어서 죽까지 만들어 주거든요.

엄니를 비롯한 여성쪽에서는 이 죽까지 먹기가 힘들 정도로 배가 든든합니다.

 

음식 남기는건 용납 못하는 성격이라서 어쨌든 싹싹 긁어먹으려고 제가 몇 그릇이나 더 먹고 먹고 했네요.

제 배둘레가 늘어난다고 해도 어쨌든 음식을 남길수는 없어서...

 

좀 전에 남겨놓았던 오리고기와 해산물 몇점을 죽에 넣어서 같이 먹으니 씹는맛이 있어서 좋습니다.

 

 

 

신나게 먹고 집으로 와서 차를 마시고 잡담시간을 가집니다.

한창 올림픽 중이라서 차 마시다가 거실로 나와서 경기 보다가 하는군요.

대학 1학년인 사촌동생은 어릴적부터 미국서 혼자 학교를 다니다 보니 자립심도 강하고 든든(?)합니다.

 

대학 들어가서는 조정부에도 들어가서 열심히 연습중이고, 성적도 거의 학교 1등에 가까워서 만능의 파워를 자랑하는군요.

영어를 활용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공부할 목표로 삼고 있는 아버지께서

네이티브가 왔다고 평소 궁금했던 여러가지 것들을 물어봅니다. 저희 가족이 그 모습을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지만...

천상 조선시대 양반처럼 평생 방안에서 책이나 훑는 인생이 세상에서 가장 어울리는 아버지다 보니

그걸 옆에서 평생 봐 오는 가족의 기분은... 뭐 대충 아실분은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돌아온 기념으로 이모가족 전부가 이번에 나온 갤럭시 S3 를 구입했더군요.

칩만 바꾸면 미국에서도 사용가능하니 문제없는 듯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란 참 놀랍네요.

 

하지만 이모는 저희 엄니와 마찬가지로 이제껏 전화만 되는 폰을 사용해 온 터라서

맛폰이란게 뭐에 쓰는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합니다. 슬쩍 보니 아예 새로 설치한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네요.

 

그럴때는 일단 고스톱 깔아드리고 보라는 진리가 생각나서 무료 버전이라도 설치를 했습니다.

애초에 이모는 고스톱도 거의 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라서 이것 역시 낯설어 하지만, 재미삼아서라도 활용을 해 보면 좋겠군요.

 

엄니께서는 S2를 사용하고 계신데, 더 커졌음에도 더 가벼워진 S3가 참 대단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결국 S3가 필요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서 그냥 그렇네 하고 지나가 버리셨지만.

저도 한때 굉장한 하드웨어 매니아였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폰 세대는 아닌지, 갖고 있는 맛폰으로 최소한의 네트워크 활용만 하고

카카오톡도 한 달에 한두 줄 사용할 정도로 별 의미가 없는 스마트 라이프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냥 기술발전이 놀랍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는 타입.

 

이제 드디어 대구도 폭염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네요. 참 굉장한 나날이었습니다.

제 인생중 이렇게 보양식을 많이 먹은 여름은 처음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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