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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아폴론'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5.31  언덕길의 아폴론 12

 

 

그 언덕길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방과후의 약속에 저 멀리 번져가는 작별인사

 

뒤돌아 보는 그림자에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여름이 끝나가는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나는 너만을 바라봤지

 

약하고 일그러져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것 같았던 그 시절의 나에게

자그마한 날개를 네가 준 거야

 

땅거미 지던 하늘에서 희미한 빛을 찾고 있던

너를 좋아한다고,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면

 

교과서 끝자락에 썼던 편지는

언제까지도 전하지 못한채 그날 그대로

 

 

 

마음 속으로는 아직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바쁘게 지나가는 일상의 어딘가에서 분명히

 

변해버린 건 내 쪽일까

비치는 모든 것이 남의 일인것처럼 시치미를 떼며 낙담했지

 

비겁함도, 변명조차도 소용없다고  중얼거렸던 말은

갈 곳을 잃어 스르륵 녹아 사라졌어

 

땅거미 속에서 떠오른 별은 그 시절의 너처럼

의지할곳 없는 이 순간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어

 

잊지 않아

 

흐르는 바람에 언젠가의 꿈이 흐려지고 상처입어도

그래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것을 끌어안고 우리들은 오늘을 살아가

 

 

 

유리는 부서져서 가슴에 박힌 채 아파오지만

반짝이는 눈부신 빛이 난반사해

 

땅거미가 뒤섞인 마을을 향해 긴 언덕길을 걸어가

너의 흔적은 언제나 이곳에 있으니까

 

우리들의 맞잡은 손과 손이 빚어낸 별자리는

멀어지더라도 멀어지더라도 빛나고 있어

 

 

 

 

코다마 유키(小玉ユキ) 작가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입니다.

 

요즘 애니메이션을 안 본지 한참 되었습니다만 이 녀석이 제 관심을 끈 것은

이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요소가 '재즈'인 점,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1960년대라서 당시의 재즈 거장들이 리얼하게 스토리에 녹아있다는 점이었죠.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했을때, 원작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정말 드문 편인데

이 작품만큼은 애니메이션을 추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재즈라는 음악을 실제로 들으며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존 콜트레인, 챗 베이커, 빌 에반스 등... 당대 재즈계를 찬란히 빛냈던 거장들의 음악이 등장하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는 실패할 수가 없기도 하지만, 그 외 사운드트랙을 일본의 유명 작곡가 칸노 요코(菅野よう子)가 담당해서

적어도 BGM 면에서는 더 이상 호화스러울수 없는 굉장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칸노 요코씨 작곡의 앨범은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카우보이 비밥' OST 를 들어보시면 좋을 듯.

애니메이션 음악의 한계를 넘은 앨범이라고 자신할 수 있으니 절대 손해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위에 언급된 재즈 뮤지션들의 음악이야 제가 굳이 소개할 필요도 없어서

애니메이션의 엔딩곡인 알타이르(アルタイル)를 올려봅니다. 싱글앨범 구매는 해놨지만 배송이 언제 될지 몰라서

감상을 위해 올려놓고, 앨범이 도착하면 제 CD로 추출해서 다시 올려야 할 듯.

 

제 손에 앨범이 아직 들어오질 않아 가사를 그냥 듣고 해석할 수밖에 없어서

이런 곳에 공개해서 올리기엔 좀 민망한 수준이지만 일단 이걸로 참아주시길.

 

데뷔한지 5년 정도 되고서도 아직 그렇게까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그 가창력만큼은 데뷔시절부터 일류급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하타 모토히로(秦基博)가 불러주는 이 곡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바래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사진처럼,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충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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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아폴론 :: 2012. 5. 31. 19:22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