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히도 함께 구매한 영화가 쿼란틴(Quarantine,2008) 이었는데
이 작품 역시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된 영화인데다가, 클로버필드보다 딱 2배정도 더 흔들리기 때문에
15년간 FPS 게임으로 다져진 나로서도 식은땀을 흘리며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간신히 끝까지 본 터라
그 다음날 감상한 클로버필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느긋하게 감상 가능했다.
이 작품에 대해 따로 감상평을 쓰지 않는것은 제대로 된 영화 감상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어지러웠기 때문.
호평받은 스페인영화 'REC'의 리메이크작인데, 호러영화 매니아로서는 그냥저냥인 작품. 고어씬도 생각보다 적어서 아쉬웠다.
각설하고, 클로버필드는 떡밥의 대명사 J.J 에이브람스가 제작을 하고 그의 절친한 친구인 매튜 리브스가 감독을 맡았던 탓에
개봉 전부터 무수한 추측과 기대감을 갖게 한 유명한 작품인데, 적어도 이름값에 걸맞을 만큼의 성과는 이뤘다고 본다.
신선함으로 본다면 이미 10년전에 나온 '블레어 윗치(The Blair Witch Project, 1999)' 에 미치지 못하고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05)' 초반부의 압도적인 스펙타클과 비교해도 큰 임팩트를 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감독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어필하는데는 충분히 성공했다.
거의 모든 핸드헬드기법 모큐멘터리식 영화의 장점이자 한계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고
딱히 여기서 말을 꺼내야 할 스토리도 전혀 없는 작품이다.
그냥 앉아서 편안히 즐기기만 하면 되는 진정한 팝콘무비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그 질이 떨어지는건 아니다.
감상내내 가장 아쉬웠던 점은 단 한가지.
이 작품은 극장이 아니면 관람할 가치가 70%는 사라져 버린다.
21세기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박력있는 사운드를 들려준 작품중 하나였다는 평이었으니까. ㅡㅡ;
이 작품의 박력은 핸드헬드 촬영에서 오는게 아니라 관객을 짓눌러 버릴 정도의 강력한 사운드에서 나온다.
대형 TV들이 많이 보급된 지금이라도 한국서 스피커 볼륨을 꽝꽝거리게 할 수 있는 집은 거의 없을 터.
솔직하게, 집이 떠나갈 정도의 소음에도 주위의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방음설비가 완비된 집이 아니라면
집에서 클로버필드를 보는건 김빠지고 미지근한 맥주를 마시는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DVD 나 블루레이는 솔직히 비추.
사운드가 너무나 압도적인 작품이라 사실상 최대의 재미를 느낄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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