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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8  야곱의 사다리(Jacob's Ladder, 199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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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지 않았고,
볼 계획이 있는 분들은 절대로 이 글을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류의 장치가 식상해져 버린 가장 큰 원흉은 뭐니뭐니해도 식스센스임에 틀림없지만

(물론 식스센스는 그 장치의 신선함보다 감독의 교묘하기까지 한 연출과 구성력을 등에 업은 작품이다)

영화 가방끈이 짧은 나로서는 최초로 그 짜릿한 오르가즘을 느끼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물론 잘 만든 영화는 그 반전이라는 단순한 요소로 첫 감상시 절정을 맞이케 하고 난 다음

훗날 곱씹어 볼 때, 반전이라는 요소에 가려 눈치채지 못했던 여러 맛깔스러운 속내를 드러내 보이곤 한다.

이 작품도 딱 그러한 느낌인데, 대중적 한국인이 '화려한 휴가'나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며 공감을 느끼고

'그때 그 사람들'을 보며 냉소에 빠지는 것과 비슷하게, 미국인에게 있어 9.11 이전까지 가장 오랜 후유증을 남겼던

사건인 베트남 전쟁을 통해 미국인들의 통감대를 사정없이 찔러댄다.

이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역시, 반전이라는 훌륭한 요소에 파묻히지 않고 그것을 감독 자신의 속내를

끄집어 내는 촉매 역할 이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감독 애드리안 라인은 '나인 하프 위크'나 '위험한 정사'에서 보여줬듯이 인물의 심리묘사엔 마이너적인 심미안을

가진 사람이라, 이러한 호러 요소를 가미한 영화에 아주 딱이라는 느낌이다. 요즘 통 이 감독 소식을 들은 적이

없어서 아쉬워 지고 있는 중인데..

호러영화 캐릭터 중에 특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샘 닐과 팀 로빈스인데, 이 작품에서 팀 로빈스를 처음

접하고, '플레이어'에서 고개를 끄덕였고, '미스틱 리버'에서 감동 받았으며, '우주전쟁'에서 역시! 하는 감탄을

내뱉게 되었다. (쇼생크 탈출은 어디갔냐고 하신다면, 그건 배우보다 감독의 힘이 더 강했다는 느낌이라..)

옆에서 보기엔 실소가 나올 정도의 '겁내는 표정'과, 정신박약처럼 보이는 '덜덜떠는 연기'에만 집중하려는 풋내기

호러영화 배우들은 샘 닐과 팀 로빈스의 영화를 100번만 감상해 보시라. 한 줄기 희망이 빛이 보이리라.

식스센스와 이 작품을 비교해 보면 구성 자체가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이것이 영화를 많이 접하는 사람의 비애라고도 생각하는데, 영화를 영화로 감상하지 못하니

이 어찌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있겠는가 하는 느낌이다. 사람의 뇌라는게 마음대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보니 비슷한 류의 영화를 보게 되면 영화 자체에 파고들기보다 공통점에서 플롯을 유추해 내는데 대뇌피질을

더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베트남전의 후유증 하면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은 영화가 나왔고, 개중엔 상당한 명작 칭호를 받아도 아깝지 않은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 '야곱의 사다리'는 마이너를 지향하면서도 공감대의 폭은 상당히 넓은 웰메이드 영화라는데

그 장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옥의 묵시록'같은 영화를 아무에게나 붙잡고 보여주는 행위는 클로로포름으로

강제 기절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영화는 스릴러, 호러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고 난해한 베트남전 성찰 영화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개연성으로 따진다면 샤말란 감독의 그 수학 공식과도 같은 아름다운 작품들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애드리안 감독 특유의 인간 불신적인 불쾌감과 음울한 느낌은 굳이 샤말란 감독과 비교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만든다.

10년 전쯤에 DVD 구입 해놨는데 어디 가버렸는지 없어져서 참으로 서글픈 나머지, 생각날 때 끄적여 봤다.



P.S. 1 -> 이걸 보면 구운몽과 같은 사상 역시 인류 보편적인 심리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과 꿈의 경계에 대한 자각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즐거운 지적유희가 아닌가.

P.S. 2 -> 실제 스토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쓰지 않았는데 스포일러 주의 문구를 단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반전영화는 '반전'이라는 말을 먼저 듣기만 해도 이미 정상적인 영화 감상은 물건너 가거든.

              그래서 사실 눈치빠른 사람은 위의 경고문구만 봐도 이미 종 친거나 마찬가지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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