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을 나와서 숙소로 돌아갑니다. 정오 무렵이라 햇살이 바늘로 찌르는 듯 강렬해서 좀 쉬어야 할 것 같더군요.

하지만 아직 점심을 못먹었네요. 호텔 들어갔다가 다시 식사하러 나가고 하는 것도 참 귀찮은 일이라 들어가기 전에 해결해야겠죠.

 

가는 도중 길 건너편에 재밌는 그림이 그려진 우동집이 있어서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카가와현은 앞서 말씀드렸듯 우동현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동의 본고장이기도 하고

정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어떤 우동집이든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퀄리티를 보여주기 때문에

적당히 들어가도 딱히 꽝을 뽑을 염려가 별로 없죠.

 

 

 

좌석이 10개를 조금 넘는 아주 소박한 곳이었습니다만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원한 물 한잔 들이키고 우동을 주문한 후 주위를 둘러보는데, 벽면에 재미있는 녀석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더군요.

 

직관적인 디자인에 나무를 사용한 자연적인 매력이 가득한 조각들입니다.

엄니도 보시더니 귀엽다고 감탄을 하시네요. 이 녀석들은 필시 어미를 따라가는 새끼오리들이겠죠.

 

 

 

이 정도 레벨이라면 엄니가 좋아하시는 '세상에 그런일이' 에도 나올 법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료의 특징을 최대한으로 살린 점이 인상적입니다. 특별한 가공을 거치지 않고 이렇게 특징을 잡는 것은 굉장하네요.

 

 

 

거의 나무 소재로만 만들어 놓았는데, 이건 나무 깎는 솜씨라기 보다는 아이디어가 빛나는 듯 합니다.

두 마리의 뱀을 비교해 보면 턱의 크기와 위치 조절만으로 완전히 다른 특징을 가진 뱀이 생겨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별로 가공도 하지 않았는데 나무 껍질 몇 개만으로 이런 녀석들을 만들어 놓은 게 참 신통방통하네요.

 

아무래도 판매하는 녀석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주인장분이 만드신 걸까요.

 

 

 

놀라운 녀석이 너무 많아서 우동 기다리는 동안 지루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진짜 이 레벨이라면 세상에 저런일이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뭇가지에 구멍만 몇개 내 놓은게 책이 되어버리는 것도 놀랍고, 곰방대를 물고 엎드린 캇파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여유도 놀랍습니다.

우동 먹으러 와서 뜻밖의 횡재를 한 기분입니다.

 

 

 

이 조각상에는 가격이 붙어있는 걸로 봐서 일단 판매도 하고 있는 듯 하네요.

일본의 전통 춤을 형상화 했는데, 사람 형상을 세밀하게 묘사하기보다는 데포르메를 통해 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는 수준이 훌륭하네요.

 

뒤에 꽂혀있는 책들은 오래된 세계명작들이라서 저한테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달과 6펜스, 변신, 광인일기, 채털리 부인의 사랑, 대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등...

자기가 좋아하는 책, 음악, 영화등이 다른 사람의 취향과 일치하면 그만큼 친근감이 들 수가 없죠. 처음 보는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엄니나 제가 여행 기념품을 많이 사는 성격이었다면 꽤나 구미가 당길만한 곳이네요. 평범한 우동집이었지만.

예전 일본 가옥에서 사용하던 냄비의 재현도 잘 되어 있고, 밑에 불을 지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향초를 놔 둔것도 포인트네요.

 

우동을 먹으러 온 건지 조각박물관에 온 건지 헷갈릴 정도로 시선을 뺏는 녀석들이 많습니다.

 

 

 

우동 주문한 것 치고는 꽤나 기다렸지만 조각품들 덕분에 지루한 줄 몰랐네요.

엄니에게 카가와 우동의 맛을 제대로 보여드리기 위해 선택한 붓카케 우동입니다.

 

보통 한국은 국물있는 우동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카가와현에서는 국물 우동보다 이런 우동이 더 인기입니다.

원래 우동은 국물 맛이 아니라 면 맛으로 먹는다는게 기본이라, 다른 국수와 달리 첨가되는 양념이나 소스가 적은 편이죠.

국물에 푹 담궈 나오면 면 자체를 즐기기 힘들기 때문에 이렇게 국물없는 면에 간장을 살짝 쳐서 먹는 방식이 보편적입니다.

 

거기다 싱싱한 날달걀을 하나 넣으면 우동의 온기 때문에 살짝 반숙처럼 익어버리고, 그게 간장의 짠 맛을 중화시켜 부드러운 맛을 만들어 주죠.

저처럼 흰쌀밥에 날계란 올려 간장에 비벼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장하는 맛입니다.

 

명성대로 이 쪽의 우동은 인스턴트 면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떡을 먹는 것 같은 쫀득함과 탱탱함이 입안을 사로잡습니다.

면 맛으로 먹는다는게 인스턴트 우동만 먹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 곳 우동을 먹으면 금새 납득이 갈 것 같네요.

 

심지어 국물 속에 담긴 우동면도 상당히 오랫동안 탱탱함이 유지된다고 하니 역시 우동에 프라이드를 건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젓가락 놓는 곳마저도 일반 음식점과는 크게 차별화 된 느낌이라 먹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거의 가공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세심하게 만들어져 있으니 놀랍기 그지없네요.

만약 만든 분이 우동집 사장님이라면 이거 다른 의미로 재능의 상당한 낭비가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면서 조각들 정말 잘만들었다고 말씀을 드리니 왠걸 주인장분이 아니라 카운터석에 앉아있는 아저씨 한분이 씨익 웃으시네요.

이곳 주인장분은 아니고 그냥 아는 사이인데 이런 게 취미라서 만들어 갖다놓는다고 합니다. 그냥 손님 중 한분이 이걸 만들었다니 숨겨진 놀라움입니다.

 

몸도 굉장히 건장하고 굵은 수염이 인상적인 육체파 아저씨였는데 웃으면서 잘 만들었냐고 물어보십니다.

재미있는 구경 잘 하고 간다고 인사하고 나오면서 참 세상에는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많구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식사 후 호텔에 들어와 푹 쉽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강행군 하기엔 엄니의 체력이 걱정이니까요.

일반적인 토요코인과는 다른 거대한 방이라 쉬는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엄니는 여행 갈 때 꼭 보이차와 간략한 다기 세트를 들고 오십니다.

샤워 후 에어콘 빵빵하게 틀어놓고 어제 편의점에서 사 놓은 군것질거리와 함께 보이차를 우려 마셨습니다.

여행사를 통한 여행중에는 이런 느긋함을 발휘할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에 피곤해 죽을 것 같다고 하시는데

이번엔 여유가 넘쳐나니 이렇게 중간에 보이차도 마시고 하네요. 이래도 손해보는 느낌이 없는 것이 자유여행의 장점이겠죠.

 

4시까지 푹 쉬고 슬금슬금 밖으로 나가봅니다. 아직 덥긴 하지만 그래도 정오보다는 훨씬 낫네요.

굳이 버스를 타고 멀리 나갈것도 없이 조금만 걸으면 갈 수 있는 아케이드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여기서부터 직선으로 주욱 이어지는 아케이드는 카가와현에서 가장 큰 규모라서 꽤나 볼만하죠.

자전거 여행 때 폭우 때문에 우연찮게 하루 묵어갔는데, 리츠린 공원에서 감동을 받고 하루 더 쉬기로 했었습니다.

이곳 아케이드를 돌아다니다가 헌혈센터가 보여서 오랜만에 피도 좀 뽑아주고 간 추억이 있네요.

너무 친절하고 시설이 깔끔해서 자전거 여행으로 녹초가 된 저에게는 헌혈 센터조차도 포근한 휴식 공간이었습니다.

 

 

 

역시 거대 빌딩에 백화점이 밀집한 대도시 상점가보다 이런 아케이드가 더 볼만하고 걸어다니는 여유가 있죠.

물론 타카마츠가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다보니 아직 유지되고 있는 것이겠지만, 덕분에 관광객들은 좋은 구경이 가능합니다.

 

당시 일본에는 유루캐러가 인기몰이중이라 이곳에서도 하나 만들어 놓았더군요.

타마치라는 아케이드 이름에 걸맞게 타마지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할아버지'를 뜻하는 오지상과 의 결합이네요.

 

 

 

타카마츠에서 가장 큰 아케이드답게 규모면에서는 오사카 아케이드와 비교해도 작지 않습니다.

물론 유동인구도 적고 해서 가게들은 모두 소박한 편입니다만.

 

엄니도 느긋하게 이곳저것 돌아보는데, 60% 할인중이라는 가방 가게에 들어가서 한참을 고민하시기도 했습니다.

유명 고가 브랜드는 아니지만 엄니가 보기에 굉장한 퀄리티여서 눈길이 간다고 하시네요.

악어 가죽같은 백이 60% 할인해서 한국돈으로 30만원 정도엿습니다만 엄니 생각으로 한국에서 이 정도 사려면 백만원은 할 거라 하십니다.

할인가가 진짜라면 원래 가격이 100만원쯤 하는 편이니 틀린 건 아니겠죠.

 

그 정도라면 제가 선물로 사드릴 수 있다고 옆에서 바람을 넣었지만 한참을 고민하다가 역시 그냥 나오시네요.

여행 중에 먹을거리 말고는 쇼핑이란 걸 거의 하지 않는 성격이라 결국 매번 빈손으로 돌아오십니다.

 

이럴 때는 그냥 제가 아무 말 없이 덥석 구입해 버려야 하는 것일지.

 

 

 

타마카츠가 작긴 해도 카가와현의 최대 도시인 동시에 오카야마로 통하는 본토와의 연결점이기 때문에

비지니스적으로 왕래가 많은 곳인 듯 합니다. 작은 마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캡슐 호텔 선전까지 걸려있네요.

캡슐 호텔은 짐 정리하기도 거의 불가능하고 프라이버시가 거의 없는 희한한 공간이라서

개인적으로는 거기 갈 바에 그냥 넷까페에서 눈 붙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만.

 

 

 

건널목을 몇 번 건너도 아케이드는 계속 이어집니다. 길이로 치면 이대로 타카마츠 역까지 갈 수 있어서 상당한 편이죠.

이 정도라면 타카마츠가 시골이라고 해도 못 살게 업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물론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사치품 브랜드로 치면 이 아케이드 전체를 통틀어도 오사카의 백화점 하나만도 못하긴 합니다만.

엄니는 옷가게 같은 곳에도 이곳저곳 들리며 흥미로운 눈으로 제품을 찾아보시네요.

알고보니 엄니가 입을 옷이 아니라 2살짜리 손자에게 사 줄만한 옷을 찾는 중이었습니다.

제가 조카를 싫어해서는 아니고, 2살 아이는 워낙 성장도 빠르고 해서 옷을 많이 사 봤자 별 소용이 없기에

그만 좀 사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그래도 뭐라도 하나 더 입히고 싶은 게 할머니의 마음인가 봅니다.

 

 

 

아케이드 전체에 지붕이 달려있긴 하지만 햇빛이 안들어오는 건 아니라서 오래 걸으면 꽤나 지칩니다.

중간중간 가게에 들어가면 시원한 에어콘 때문에 살 만 하지만 역시 정오에 나오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요.

 

쇼핑을 즐기는 부류라면 구경할 거리가 많겠지만 엄니와 저는 기본적으로 돌아갈 때 큰 슈퍼에 들릴 생각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편의점 도시락이라면 질겁을 하시는 엄니라도 이곳의 도시락은 먹어도 배가 안 아프다고 좋아하시는 편이라.

 

물론 여기까지 와서 편의점 도시락만 먹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곳 아케이드에서 먹을 것도 충분히 조사해 왔습니다.

저녁까지 우동을 먹을 순 없으니 이 곳의 다른 먹거리를 알아봤는데, 닭다리가 그렇게 유명하다더군요.

 

 

 

아마도 이쪽 아케이드에서는 가장 큰 서점일 키노쿠니야가 보여서 잠깐 들어가 봅니다.

찾고싶은 책이 있었는데 혹시 팔까 싶어서 들어가 봤는데 재고가 없네요.

 

일본에 그리 자주 가는것도 아니고, 한국 서점에서 대행 주문하면 시간이 너무 걸려서 귀찮은 관계로

갈 때마다 서점에 들러보는데 역시 인구가 적은 도시의 서점은 그렇게까지 다양하게 책을 구비하진 않더군요.

 

 

 

 

철물점 모습이 재미있어서 한 장 담아봤습니다. 음식장사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릴법한 녀석들이 많네요.

입구에 나와있는 거대한 철판은 그냥 장식용이겠죠? 저걸 들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슬슬 저녁이 되어가니 미리 조사해 놓았던 음식점으로 들어갑니다.

 

음식점이 아니라 술집 같은 분위기더군요. 하긴 닭다리 전문점이면 맥주가 안 나올수 없겠죠.

술을 별로 마시지 않습니다만 여행 분위기라도 내 보자 싶어서 한 잔 시킵니다. 엄니도 한 모금 마셨네요.

 

술안주로 참 좋아하는 와사비문어입니다. 일본의 술집에 들어가면 꼭 이 녀석만큼은 시키게 되네요.

짭쪼름한 맛에 와사비의 찡한 향기와 문어의 탄력이 참 조화롭다는 느낌입니다.

 

 

 

술집이라 그런지 밥이 될만한 요리는 별로 없고 해서 그냥 이런 것만 먹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돌아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간식거리 많이 살 생각이라서 말이죠.

 

더운 여름에 괜찮겠다 싶어서 주문한 토마토와 가지절임입니다. 시큼한 폰즈소스가 입맛을 돋구는군요.

가지가 여름에 그렇게 좋은 야채라고 해서 일본서는 상당히 인기가 있습니다.

 

술집은 다들 그렇긴 하지만 이런 녀석도 가격이 600엔 정도 하기 때문에 싼 편은 아니네요.

 

 

 

타마카츠의 명물 요리인 호네츠키도리(骨付鳥) 입니다. 뜻 그대로 뼈가 붙은 닭이죠.

 

닭요리는 닭요리지 싶지만 지역 특산으로 구분된 만큼 먹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엄선된 닭을 후추와 마늘, 소금으로 간을 한 후 오븐에 장시간 구운 녀석입니다.

굽는 방법에도 뭔가 방법이 있는 건지 일반적인 오븐구이와는 식감이 좀 다르네요.

 

특이하게도 이 호네츠키도리에는 노계와 영계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식감의 차이가 가장 큰데, 영계는 부드럽고 탄력있는 느낌이지만 노계는 사나이의 닭이라는 느낌이랄까 굉장히 쫀득하고 강렬한 맛이죠.

 

엄니는 영계를 시키고 저는 노계를 시켰습니다. 위 사진이 엄니가 드신 영계.

 

 

 

제가 먹은 노계는 독특함으로 치면 영계보다 더하네요.

오븐에 상당히 오래 구웠는지 껍질은 거의 쥐포처럼 되어 있고 살은 일반적인 양계장 닭에서 느낄 수 없는 쫄깃한 육질입니다.

여성분이나 노약자는 노계 먹지 말라는 말이 허투로 나온 게 아니더군요. 공을 들여 꼭꼭 씹으면 그 식감이 훌륭합니다만 엄니에게는 무리일 듯 합니다.

 

술안주라 그런지 굉장히 짭니다. 일본인이 싱겁게 먹는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와전된 것 같네요.

한국에서는 달달한 치킨이 유행이기도 하지만 짠 편으로 친다면 한국의 어떤 닭보다 짭니다.

하지만 고기 자체의 질을 속이지는 않은 게, 육즙도 굉장하고 쫄깃함에 이빨이 즐거워 질 정도로 매력이 있습니다.

 

확실히 맛은 있어서 엄니도 깔끔하게 한 조각 다 뜯으셨죠. 닭 자체의 레벨이 꽤 좋은 편입니다.

입가심 하라고 테이블 앞에는 양배추를 잘라 놓아주는데, 이건 리필이 가능하니 많이 먹어가면서 닭을 뜯는게 좋을 듯.

 

가격이 닭다리 하나에 8000원이 넘으니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맛이니 먹어볼 만 하더군요.

저처럼 말린 오징어도 신나게 뜯어먹는 이빨을 가진 사람이라면 노계쪽도 도전해 볼만 합니다. 씹히는 맛이 정말 강렬하니까요.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장할 법 합니다.

 

 

 

타카야마에는 호네츠키도리 집이 상당히 많은데 굳이 이 곳을 선택한 건 가게 이름이 재미있어서였죠.

 

'요리도리미도리' 라고 읽는데, 이게 원래는 저 한자가 아니라 '選り取り見取り'라고 해서

한국어로 치면 '골라골라~골라잡아~'할때 쓰는 그 단어입니다. 그걸 말장난으로 승화시킨 것이죠.

 

단순히 가게 이름이 재미있어서 들어간 곳이지만 후에 알고보니 이곳 아케이트에서도 역사가 깊은 명물 가게였다더군요.

 

 

 

아케이드 상점은 아직 옛날 향기가 많이 남아있어서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오사카의 도톤보리를 가로지르는 신사이바시(心斎橋)나 센니치마에(千日前) 아케이드는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완전히 신식화되어 남아있는 건 거의 옛 걸을 흉내낸 듯한 가게밖에 없는데

이곳은 여전히 거주민들을 위한 일상용품점도 많이 남아있고, 옛날 생각나게 만드는 선술집도 있고 해서 정취를 느낄 수 있었네요.

 

가볍게 걷고 식사만 해도 3시간을 충분히 넘길 수 있는 크기라서 조금 지친 발걸음으로 돌아갑니다.

중간에 큰 슈퍼는 혹시 문 닫지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영업중이더군요.

내일은 닐씨에 관계없이 조금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간식거리도 든든히 챙겨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낮에 고생 좀 하겠지만 나름 일찍 호텔로 돌아올 예정이라 쉴 시간은 넉넉할 것 같네요.

 

호텔에 돌아가 TV를 트니 연일 맥도날드 사건이 보도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중국 맥도날드 공장에서 맥너겟 만들 때 유통기한이 지난 닭을 섞는다던가

라인에서 떨어진 닭고기 뭉치를 다시 넣는다던가 하는 영상이 공개되어 전국이 떠들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본 맥도날드에서는 당분한 맥너겟 출하를 중시하겠다고 발표하고 난리가 났었죠.

 

제가 그렇게 설명드리니 엄니는 '한국에서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하고 쿨하게 넘어가셨습니다. 그러고보니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