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엄니께서 주례를 서드린 젊은 신혼부부께서 감사의 선물로 산낙지와 전복을 가져오셨습니다.
대구 집에서 살아 팔딱거리는 산낙지를 볼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하네요.
대항해시대엔 항상 선원들 사이에 공포의 존재로 소문났던 크라켄의 사돈의 팔촌 증손자쯤 되는 녀석이죠.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필사적으로 탈출을 감행하지만 이미 넌 죽어있습니다.
형수님의 우악스런 갓핸드에 걸리면 빼도박도 못합니다.
조그만 손은 저 밑의 포스팅에 나왔던 사촌 딸내미.
겁이 없네요. 먹기도 잘 먹습니다.
일단 산낙지를 먹으려면 몸통 부위를 잡고 겉과 속을 확 뒤집습니다.
꺄아아아악~~~
그러고나서 뼈와 살이 분리되는거죠(?)
참 사람은 잔인한 존재입니다.
산낙지를 오랜만에 봐서 신기했지만 메인은 이녀석 전복입니다.
몸값이 틀리니까요.
내장은 전복죽에 넣어먹으면 맛있는데 이 날은 공교롭게도 할아버지 제사였던 터라
그냥 안주거리로 먹었네요.
조금 풀이 죽은 낙지지만 그래도 방심해선 안됩니다.
잘 끊어지지 않아서 손가락과 칼날에 기를 불어넣고 썹니다.
오물오물 꼭꼭 씹어먹으면 낙지라고 해도 별 수 있나요.
캠퍼스 커플 신혼부부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래오래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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