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생생한 꿈이라도 일어나서 얼마 가지 않아 기억에서 사라지곤 하죠.
그런데 묘하게도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꿈도 있습니다. 다들 그러실거라 생각하지만.
몇가지 기억하고 있는 꿈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된 꿈은 7살때로군요. 유치원 다닐 무렵입니다.
놀랍게도 저 혼자 차를 몰고 오르막 산길을 달리는 꿈이었습니다.
신나거나 재미있었던 꿈이 아니라 저한테는 무시무시한 악몽이었죠.
멈추는 방법도 모르겠고, 핸들을 꽉 붙잡고 있지 않으면 바로 옆 낭떠러지로 뒹굴어 버릴 것 같은 상황이었으니.
7살 덩치로 좌석에 앉아있으니 앞도 거의 보이지 않고 온 힘을 다 짜내서 핸들을 붙잡고 있는것만으로 한계에 가까운 느낌이었네요.
산 정상은 왠지 송곳처럼 삐죽하게 솟아있어서, 결국 그곳까지 도착하면 모든 게 끝나버릴 듯한 공포감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가 똑같이 차를 몰고 제 옆을 지나가고 있더군요.
덜덜 떨면서 그 사람에게 제 차를 세워달라고 눈길을 보냈지만, 단호하게 고개를 흔들며 거절했습니다.
지금도 혹시 그 사람이 누군지 기억난다면 '말해봐요. 그때 왜 그랬어요?' 라고 물어보고 싶네요.
어찌어찌하다 잠에서 깼는데, 이불부터 베개까지 땀으로 질퍽하게 젖어있었습니다.
그렇게 무서웠던 경험은 평생 처음이었고, 아마 지금도 그보다 더 무서웠던 경험은 없는 것 같군요.
요즘엔 꿈을 꿔도 살짝만 느낌이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이게 꿈이구나 하는걸 알아차리기 때문에
그 무렵처럼 리얼한(?) 경험을 할 일은 별로 없는 듯 합니다.
리얼 월드에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아마 5살때쯤 인듯 합니다.
그땐 마당이 꽤 넓은 집에 살고 있었는데, 동네 문방구에서 5백원짜리 금속제 보트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기억이군요.
뒤로 당겼다가 놓으면 앞으로 나가는 녀석이었는데 상당히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이 납니다.
그걸 사들고 골목길을 몇 군데 달려서 마당이 보이는 집 앞으로 달려나가는 부분에서 기억이 끊어지네요.
사실 집 기억도 나지 않고 주위 어떤 곳도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지만 5백원짜리 보트와 집으로 달려가던 것만은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꿈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현실감이 없는 기억이네요.
이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글 쓰는것도 지칠대로 지쳐서, 즉흥적으로 이런 글도 써 봅니다. 순도 100% 잡담이었습니다. ^^
그냥 읽으면 심심하니 사진은 글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홋카이도의 오르상크(농담입니다)
사실은 홋카이도 개척 100주년 기념탑이네요. 개척이라고 쓰고 정복이라고 읽는게 맞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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