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카메라를 가지고 갔습니다. 오후에 있을 워크샵때 쓰려고 가지고 왔는데, 수업이 일찍 끝나서
교내를 돌아다니며 찍어 봤죠. 10년 전쯤의 학교와는 이미 너무나도 달라져 버린 모습이라 저한테는 어색하네요.
흉내나 내 봤습니다. 벚꽃 축제는 원래 수많은 인파들 속에서 부대끼며 즐기는 게 맛인데, 성격상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같이 갈 사람도 없어서 (크흑..T_T) 어영부영 넘어가 버렸군요.
곧 철거될 구 학생회관. 저 단정한 창문 하나하나에 각 동아리들의 역사가 담겨 있었는데, 이제 이런 낡은 건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려야 하는 건가 봅니다. 저 뒤에는 이제 휘황찬란한 건물이 들어서 있죠.
날씨가 좋을 땐 이 건물 뒤에 있었던 나즈막한 언덕으로 수업 장소를 옮겨서 잠시 꽃구경 하다가 휴강해 버리던
대학교 1학년 때의 생각이 납니다. 저야 그때나 지금이나 느긋한 성격이지만 요즘 학생들은 미친듯이 쫓겨가네요.
찰나의 꿈인 듯이 봄기운도 금새 물러나 버리는 도중에, 개나리 물이 이쪽으로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
10년을 다녀도 대학교는 저한테 여전히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장소입니다.
봄은 봄입니다. 이제 여름동안 쑥쑥 자라나겠네요.
오후엔 알맨님과 함께 연세대 간호대학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보건사업 워크샵에 다녀왔습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열띤 논의를 4시간 가까이 벌였습니다만,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실무 경험자가
극소수라서 알맨님이 참석했는데, 조율해야 할 부분은 산더미처럼 남아있네요. 하지만 결과는 희망적이라 봅니다.
열심히 토론중이신 분들. 간호학과 교수님들과 건축전문가, 기자재 전문가, 한국-아프리카 협회장분들 등등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서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셨습니다.
역시 가장 큰 난제는 에티오피아라는 국가의 특수성이 한국인의 상상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거죠.
경험자인 알맨님도 난색을 표하긴 했지만, 좀 더 세밀한 조율이 이루어지고 예산이 책정된다면
실무조사를 몇차례 더 진행해서 보다 현실적인 대안에 접근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와는 별개로 저 역시 NGO 단체쪽과 활동 여부를 조율중인데
가능하면 성사 되어서 멋진 경험을 해 보고 싶네요. 어차피 1년 정도의 단기 활동이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지만
이 경험을 바탕으로 MSF 등의 단체에 지원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질테고, 재외교민분들와의 친분으로 그쪽에서
말뚝 박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이러나 저러나 한국에서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말입니다.
P.S. 연세대는 참 넓고 보기 좋더군요. 노는데는 좋겠던데, 너무 커서 여기저기 다니기엔 참 체력소모가.. ㅡㅡ;
날씨도 좋았는데 워크샵 참석때문에 서두르느라 구경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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