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부모님께서 모 친목회 친구분들과 함께 통영쪽을 다녀오셨습니다.
대구에서 통영까지 당일치기 왕복은 꽤나 힘든 일인데, 어쨌든 갔다오셨네요.
새벽에 출발해서 밤에 돌아오셨으니 피곤하실거라 생각했는데, 돌아오실때 개불을 사오셨습니다.
대구에서는 왠만해서는 먹기 힘든 녀석이라서 항상 기대하는 녀석이라서 반가울 따름이군요.
횟집에 가면 내놓는 곳도 있다지만 이걸 먹으러 횟집에 가기는 좀...
제철이 아닌지, 통영이 개불하고는 별 관계가 없는지 요즘들어 몸값이 더욱 비싸졌습니다.
싱싱하긴 한데 접시의 저 녀석이 무려 1만원어치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멍게를 더욱 많이 사오셨습니다. 혼자서 먹지도 못할만큼.
부모님께서는 거기서 드시고 오셨다고 해서 저보고 다 먹으라는데, 이때가 밤 9시 반이었습니다.
이 소금기넘치는 녀석들을 지금 먹으면 내일 아주 수술끝난 사람처럼 퉁퉁 부어버릴텐데...
그리고 제가 멍게보다는 개불을 훨씬 좋아한다는거 아시면, 굳이 멍게 필요없이 개불을 2만원어치 사오시는게 좋지 않았으려나?
엄니는 아무튼 개불에는 손도 대지 않으시니, 예전 친구 강군의 권유로 먹게 된 개불은 집에서 먹는 사람이 저밖에 없네요.
강군은 미국에 있는데, 그것도 바다하고는 좀 떨어진 지역이라서 개불 구경은 하지도 못할듯 합니다.
가끔 이 블로그에도 들어오는 듯 한데, 이 포스팅을 보면 어떤 리플이 달릴지 대강 상상이 가는군요.
통영에서 싱싱한 녀석을 바로 쳐서 가져오신 터라 매우 싱싱합니다.
대구같은 내륙도시는 이런 걸 접하기가 힘들어서 아쉽죠. 해산물을 고기보다 좋아하는 저로서는 참.
살이 튼실하고 바다내음이 팍팍 풍기는 멍게라서 간만에 마크로렌즈까지 꺼내서 사진을 담아봅니다.
소주하고 많이들 드신다는데, 저는 술을 거의 하지 않으니 그냥 초장에 찍어서 먹을 따름이네요.
썰어주시는 분이 역시 베터랑인지, 꽁지쪽에 겉부분을 살짝살짝 남겨놓으셨습니다.
저 부분은 이빨로 꽉 씹거나 쓰윽 뜯으면 붙어있는 살이 뜯겨져 나오는데, 그 부분이 또 별미죠.
요리되기전 개불의 그 형용하기 어려운 모습은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실테니 패스하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먹는 소량의 개불이라서 천천히 한조각 한조각 음미하면서 먹었습니다.
먹기가 아까워서 개불 한조각 씹고, 멍게 한웅큼 먹고 하면서 밸런스를 조절했네요.
어느정도 씹다보면 달달한 맛이 혀속으로 밀려들어오는 느낌이 참 반갑습니다. 강군이 소개해 준 뒤로 제 해산물 베스트에 들어가는 녀석이죠.
강원도쪽에서 제철을 맞은 개불은 그리 비싸지도 않고 맛도 최고라고 하는데, 거기까지 가기가 쉽지 않군요.
다음에 강군이 한국에 돌아오면, 개불 사냥만을 목적으로 강원도로 한번 달려가 볼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짧지만 행복한 한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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