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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수육'에 해당하는 글들

  1. 2011.12.28  오랜만에 강군 2 22

날씨도 춥고 밥도 없고 해서 엄니하고 점심은 근처 중국집에 가서 해결했습니다.
근데 먹으러 가려는 순간 어제 만났던 강군한테 중국집에 대해 문의전화가 왔더군요. 이것도 인연인가?

그건 그렇고, 지난번 어딘가의 포스팅에서 말로만 소개했던 복어짬뽕의 가게 '림천'입니다.
걸어서 5분여 거리에 있으니 추운 날 뜨끈한 짬뽕국물이 생각날 때 편하게 갈 수 있네요.

전 지난번에 복어짬뽕을 먹어봤으니 이번엔 좋아하는 유산슬밥을 주문해봅니다.
밥보다 유산슬이 훨씬 많은 저 자태가 심히 마음에 들더군요. 유산슬 밑에 밥 안깔려있습니다.
원래 유산슬 조금에 밥 많이 주고, 유산슬을 짜게 만드는 중국집이 많은데
여기는 밥 없이 그냥 먹어도 짜지 않을만큼 살짝 싱거운 게 맛을 제대로 잡았습니다.
마늘과 버섯의 향기가 입에 넣어도 잘 살아있을 만큼 간을 연하게 해서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네요.


7천원이지만 뭔가 고급스럽게 보이는 복어짬뽕입니다.
복어는 가격상 당연히 생복을 쓰진 못하지만, 양도 꽤 들었고 각종 해산물과 북어로 국물 맛은 냈습니다.
복어국이 원래 향기와 맛이 은은하고 부드러운데다가, 생복이 아니라서 국물 맛은 다른 재료가 더 중요하죠.

백짬뽕이라서 방심할 수도 있지만 사실 맵기도 꽤 맵습니다. 일반 짬뽕보다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부각되는군요.
엄니께서도 이 정도면 가끔 생각날 때 한그릇 하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강군을 저희 집으로 초대한다는 포스팅인데 왠 중국집 소개가...

암튼 어제 강군네 집 구경하고 왔으니 오늘은 반격을 해 줘야겠죠.
저녁에 오라고 해 놓고 저희 집의 주력화기 돼지고기 수육을 준비합니다.
강군이 김치가 맛있어 보인다고 했으니, 김치에는 돼지고기 수육이죠.

엄니께서 제사때마다 수육을 삶아내시다 보니 수육의 달인이 되어 있는데요.
피를 잘 뺀 돼지고기에 유통기한 지난 커피가루와 월계수잎, 청주를 넣고 잘 끓입니다.
요렇게 끓이면 비린내도 사라지고 기름도 나름 많이 빠져서 부들부들하게 입에서 녹는 수육이 됩니다.
돼기고기의 두께에 따라 불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신경을 좀 써야 하죠.
이번엔 세덩이를 끓이다보니 보통 하던 한덩어리 고기보다 빨리 익는 바람에
생각했던것보다는 좀 너무 삶아버렸습니다. 엄니께서 아쉬워 하시는군요.


강군이 오기 전에 그냥 평범하게 먹으면 되니 많이 차리실거 없다고 했으니
엄니께서는 평범하게 가자면서 고기도 삶고 미역국도 끓이고 김치도 새로 내고 버섯을 계란에 무쳐서 굽기도 합니다.

근데 저희 집 원래 이렇게 먹진 않습니다.


좀 많이 삶았다고는 해도 충분히 맛있는 수육입니다.
꺼내서 바로 먹어도 느물느물하고, 너무 오래 식혀도 굳어버리니까
강군이 도착할 시간에 적당히 맞춰서 삶은 후 잠깐 밖에서 식혀줍니다.


강군 와이프분이 사진 찍히지 않으시니 이번에도 굳이 들이대서 괴롭히고 싶진 않고
그냥 음식사진 포스팅같은 느낌이 되어버렸네요.
마침 어제 땅꽁조림도 만들어 놨으니 이 정도면 반찬은 넉넉하다고 봅니다.
미역국은 쇠고기가 아니라 홍합, 쭈꾸미, 굴 등을 넣고 끓여내서 국물이 시원하죠.


제대로 맛이 잡힌 듯 합니다.
이걸 싱싱한 김치와 함께 싸 먹으면 그냥 샤베트처럼 사르르 녹아버리는게 무섭죠.

근데 이 정도 수육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부르고 넘칠 듯 한데
엄니께서는 밥과 미역국도 먹어야 한다면서 준비를 하시길래 내심 걱정이었습니다.
저희 집이 원래 대식가 집안이라서, 남들이 배부르다고 사양해도 밀어붙여서 계속 먹이게 하는데는 일가견이 있어서...


초상권 보호를 위해 살짝 몸통만 나온 강군부부.
맛있게 먹어 줘서 준비한 보람이 났습니다.
저도 배불러서 토할 정도였는데, 끝까지 밥하고 미역국도 먹으라고 주셔서
그거 다 처리한 강군부부는 차방에서 한참을 시체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폭풍배출을 해버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 이틀 연속으로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오늘 밤새도록 배를 움켜잡고 고생했네요.
머리와 배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겪고 지금은 그나마 눈은 뜨고 있을만큼 좋아졌습니다.
여전히 물만 먹어도 곰탕같은 뿌연 색깔의 액체가 배출되지만...

몸에 나쁜거 먹진 않았는데, 요즘 저녁 자체를 아예 안먹는 생활을 하다가
이틀 연속으로 진수청산을 먹으니 배가 견디질 못했나 봅니다.
덕분에 며칠동안 일도 못하고... 앞날이 험하군요.
강군부부는 이상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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