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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취'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1.26  발자취 바톤을 받았습니다 6

1. 먼저 바톤을 받으신분은 발자취에 닉네임을 씁니다.

2. 받으신 질문에 예능이 아닌 다큐(?)로 성심성의껏 답변을 합니다.
    (단, 폭파나 패스 등은 불가능합니다 ㅋㅋ)

3. 다 쓰셨으면 다음에 바톤을 이어받으실 두분과 그 분들에게 해주실
   재미난(?) 질문 5개를 써주세요.

   (공통질문으로 해주셔도 좋구요, 아니면 따로 해주셔도 좋습니다.)

4. 각 질문 이외의 기본적인 양식은 꼭 지켜주세요 ^^


발자취

코코페리→Kyou→불법미인→초보→Ari.es→배치기→현 루→에카→루마누오→존스미스→건탱이→얄루카→신호등→키리네→MiLK→몽쉘→잉어→Crimson→케이온→흰우유→로라시아→HurudeRika→MEPI→차원이동자→네리아리→斧鉞액스→ENCZEL→M.T.I→SLA→visualvoyage~♪→악의축→SAS



악의축님께 생전 처음 받아보는 릴레이 발자취 바톤입니다.

적당히 폐쇄적인 블로그를 지향하는 곳이라 이런 바톤을 받아보는게 굉장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이어주신 바톤을 제 선에서 끊어버리는 것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에 간단히 작성해볼까 합니다.
사실은 바톤 받는것 보다 이어주는게 더 힘들었네요.
웹상에서나 현실에서나 인간관계는 상당히 좁은 편이라서...

그럼 악의축님이 저한테 궁금하신 점을 한번 읽어볼까요.

1. 블로그를 만드신 이유와 지구에 온 목적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ㅡㅡ;

블로그를 만들게 된 이유는, 근본적으로는 푸념을 늘어놓을 만한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지만
계기라고 할 만한 건 아무래도 카메라 때문인 듯 합니다.
사하라 마라톤때의 사진을 보고, 그 곳의 인상을 강하게 남길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후
돈 좀 들여서 카메라를 샀으니 전시하고픈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물론 크게 비싸지 않은 똑딱이로 시작했지만, 한 번 재미들이면 푹 빠지는 성격이라
점점 장비에 욕심을 내게 되서 어느샌가 DSLR에도 손을 대는 참극에까지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끄적거리고 싶었던 생각이나, 쉽게 말로 풀어내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정리를 풀어내는대도
이곳은 적당히 그 배설구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봅니다.


지구에 온 목적은... 저희 부모님한테 물어보시는게 빠르겠지만
아마 인생을 즐기려고 온 게 아닐까요. 뭔가 해야한다는 사명감에 빠져있다면 전 아마 지구를 떠났을겁니다.
한국 사람들은 'MUST'라는 단어에 붙잡혀 사는 느낌이 강해서 그건 제 인생에서 빼고 싶네요.
목적에 얽매인 삶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지구별 전체에서 잘 나타나고 있죠.
전 문명의 발전과 문화의 발전을 가능한 한 분리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즐기고, 문화를 즐기고, 지구별을 즐기고 싶은 동시에 기술문명의 진보와는 얽히고 싶지 않습니다. 마약같은 거라서.


2. 여행기들을 보면 일본여행의 전문가같은 느낌을 받곤 하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일본의 최고 매력은 무엇인가요?
   (일본 음식, 일본 사람, 모든 것이 다 포함 됩니다.)


어릴적부터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빠져 살았으니 일본문화와 친숙해지는건 당연했구요.
존경할 만한 친구가 일본에서 살다 온 녀석이라, 자연스럽게 그 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한국에서의 삶이 심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죠.
수 많은 외부 요인들을 일일이 설명하긴 힘들지만, 아마 한국에서 느끼지 못한 매력을 일본에서 느꼈다고 하면 될 것 같네요.

일본에 처음 가 본건 중학교 2학년때였는데,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큰 차이 없겠지 싶어서 가 본 그곳은
어린 마음에 꽤나 다양한 충격을 준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은 극도로 부족한 땅덩어리에 질식할 듯 북적이면서도
최소한의 거리를 두고 공존하는 방법을 한국보다 능숙하게 터득한 것 같더군요.
답답해 보이는 빡빡한 규칙들과 일면 비굴하거나 과도하게 보이는 과잉 친절과 예의 차리기,
한국에서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저래가지고 인간미가 있겠냐고 반감을 표시했지만
저는 현대사회에 그만큼 적응 잘한 인종도 드물다고 감탄하는 편이었네요.

과도한 웅크림으로 인해 생겨나는 소통의 문제보다는
과도한 오지랖으로 인해 생겨나는 충돌의 문제가 현 시점에서는 더 큰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 일본같은 국가는
특히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으면 위태스러운 벼랑 위에서 달랑거리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공존하는게 더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리에서의 흡연.
시골에서야 뭐라 하겠습니까만 대도시에서 길거리 흡연은 어디서나 민감한 사항이죠.
개인 재털이를 갖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어느 까페나 음식점에도 흡연석과 비흡연석이 나눠져 있고,
도보 여기저기에 흡연구역이 나눠져 있는 일본은 걸어다니며 흡연하는 보행자의 비율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끼리 씹어죽일듯이 싸워대는 한국에서는 그것을 단순히 '배려와 존중'만으로
사회적인 시스템이 지녀야 할 책임을 희석시켜벼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전부 인격수양을 충분히 쌓은 인종들도 아니고, 그게 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리가 없죠.
인간미, 정(情)을 들먹이기엔 현대 사회는 이미 충분히 고독한 공생체로 진화를 마쳤습니다.

개개인의 소통에 한정한다면 감성과 인덕으로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는 문제라도
시계장치의 태엽처럼 빡빡하게 얽힌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그것이 사회 전체의 부조리로 너무나 쉽게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 '그럴수도 있지'하면서 부당함을 자기합리화 시키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움츠린 고슴도치가 되는게 나아요.


3. 혹시 블로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들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그런게 있다면 소소한 자기 만족일 겁니다.
전 이 블로그를 철저하게 사적이면서도 허용 가능한 한에서만 자기를 드러내는데 사용하려고 합니다.
이 블로그에 올라온 제 생활과 모습은 어디까지나 안면식 없는 타인에게 드러낼 만큼만 개방하고 있죠.
이런 Semiprivate 적인 공간의 활용이 제가 사회와 미약하게나마 소통하는 방법이랄까요.
그래서 실제로 저를 깊숙히까지 알고 있는 몇몇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제 모습은 이곳의 모습과 다를겁니다.


반대로, 그런 공간이기 때문에 전 블로그를 통한 광고 수익이나, 방문자를 늘릴 홍보 등과는 완전히 등을 돌리고 있어요.
집 안을 비유하자면 이 블로그는 가족이든 손님이든 앉아서 차를 마시는 차방과 비슷하죠.
제 방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지만 차방에서는 누구나 방 안을 둘러볼 수 있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돈을 받고 차를 팔진 않으니까요.


4. 앞으로도 사하라마라톤과 같은 도전이 계속되는지요? SAS님에게 있어서 여행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거창해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분명 그런 여행은 계속될겁니다.
전 어떤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기까지 남들보다 느리고 느긋하게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일단 한번 흥미를 가지면 밑도끝도 없이 파고드는 성격이라서요.
대부분 그렇게 달아오른 흥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버려서 그 뒤로는 쳐다보지도 않게 되지만
여행에 대한 동경이 그렇게 식어 사라지기엔 제 인생이 모두 걸려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만큼 사람이 일생동안 즐기고 또 즐겨도 마르지 않는 즐거움이 여행과 독서라는게 제 지론이죠.



사하라 사막 마라톤은 분명히 저를 여러가지 면에서 뒤흔들어 놓은 경험이었고
그 마음이 조금 식을만 할 무렵, 자전거로 달렸던 일본에서의 두 달간이 다시 불을 지핀 느낌이랄까요.
일상과 일상 사이의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서의 여행에 대해서는 롤프 포츠의 'Vegabonding'이란 책을 추천합니다.
저는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이나 고민이 안면 근육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 편이라
멍하니 있다가 터무니 없는 말을 툭툭 내뱉는 인간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요... ㅡㅡ;
마음 속에 항상 모순에 대한 분노와 미성숙한 자신에 대한 경멸이 가스레인지 중불 정도로 적당히 끓고 있는 저한테는
일단 결심하고 떠나는 여행이 그런 마음을 평안하게 해 주는 소화제 역할을 톡톡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다리는 쑤시고 세상 천지에 혼자 떨어져서 가끔 텐트를 때리는 바람 소리에도 고양이처럼 귀를 세우고
부들부들 공포에 떠는 나날이 계속되는 여행이지만, 제 인생을 즐기기엔 그게 딱 적당합니다.



5. 바톤을 넘겨준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축님의 블로그를 처음 보고 어디선가 떠돌고 있을 동료를 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친숙했습니다.
자전거 여행 때도, 가끔 반대쪽에서 오는 자전거 여행자와 눈이 마주칠 때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스침에도 서로를 향해 한 번 끄덕거리는 인사가
어느 때보다 반가운 그런 느낌이겠죠.

물론 세부적으로는 여행에 대한 동경이나 개념이 많이 다를수도 있지만
일단 관광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서로 조금 더 친숙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이것으로 축님의 집요한(?) 질문에는 적당히 답변해 드린것 같네요.
쓰고나서 보니 질문이 5개가 아닌것 같은 기분도 들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바톤을 넘기려니 그리 잘 알고 지내는 분들도 아니라서 조심스러워지는군요.
매몰차게 퇴짜를 당해도 어쩔 수 없으니, 발자취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일단 첫 번째 바톤은, 쓰시는 글에 나이에 걸맞지 않은 깊이가 느껴지는 Che's Cafe 주인장님께 돌립니다.
이 분도 여행가 기질이 다분하신데다, 책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감상을 짧지만 의미있게 풀어내는 분이라
멋진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1. 세계 여러곳을 두루두루 둘러보신것 같은데요, Ernestito님이 생각하시는 여행의 즐거움은?
2. 책은 보통 어떤 루트로 알게 되고, 즐겨 읽으시는 장르는 어떻게 되시는지요?
3. 결혼하셔서 아이를 낳으실 예정이 있다면, 아이는 어떻게 자라나길 원하시는지?
4. 블로그상의 자신과 현실세계에서의 자신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까?
5. 훗날 개점하실 까페에서 손님들이 느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적어주세요. ^^



두 번째 바톤은 천상 여성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그래서 더욱 감미로운 잡담을 선사해 주시는 레이님께 돌리겠습니다.
받아주실려나 모르겠네요. ㅡㅡ;

1. 블로그 이전에도 글쓰기를 하신 적이 있나요?
2. 잡담보다는 조금 더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성 or 이성 친구가 있으신지요?
3. 블로그에 글 쓰시는 방법은? 뭔가 메모등으로 정리를 하시나요 아니면 그냥 컴터에서 즉석으로 좌르륵 쓰시나요?
4. 좋아하는 영화 장르와 그 특징을 말씀해 주세요.
5. 남한테 정말 추천해도 손색없겠다 싶던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이런 거 해 본적이 없어서 질문도 뭔가 노곤하네요. ㅡㅡ;
발자취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슬금슬금 따라가 보기로 하겠습니다.
아~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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