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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5  대만여행기 2편 - 타이베이시 돌아보기 16


배도 채웠겠다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다시 이동합니다.

경제 규모도 한국과 비슷한 나라지만 일반 서민들 주거지는 굉장히 열악해 보이더군요.
갔다 와서야 안 사실이지만 대만은 외식문화가 엄청 발달해 있어서
아예 주방이 없는 집도 있다고 합니다. 세끼 식사를 모두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도 꽤 된다고 하고.

그래서 야시장이나 다양한 먹거리들이 그렇게 발달해 있는거겠죠.


신베이토우역에서 베이토우역까지 한 정거장을 위한 기다림.


유독 한 정거장만 이동하는 이곳의 전철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더군요.


뽕을 뽑기위해 열심히 가이드북을 탐독하시는 형수님.
이제까지 가이드 역할을 맡아서 고군분투한 경험이 많았던 저는
이번엔 형님부부의 가이드를 받아서 그저 따라다니며 놀고먹는 여행객의 입장이 되기로 결심한 터라
가자는 대로 몸을 맡기고 편안한 여행을 보냈습니다.
이런 것도 가끔 하면 편하네요. 자주 하면 여행의 재미를 못느끼겠지만.


대만엔 특별히 제가 꼭 보고 싶다거나 하는 관광지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여행 매니아인 형님부부한테 맡겨놓으면 알아서 좋은 곳에 데려가 줄 것이라 믿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전 밤마다 가이드북 뒤적거리며 여행 루트 짜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았네요.


외각지역으로 나가던 시내 중심가를 돌아다니던 일단 타이베이 중앙역을 기준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숙소가 40분쯤 떨어져 있다는건 조금 맥빠지긴 합니다.

뭐, 덕분에 대만 전철은 후회 한 점없이 타 볼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로 하죠.


그 와중에서 저 브이 손가락은 불쑥불쑥 튀어나옵니다.


이젠 서로 카메라 전신샷까지...
얼굴이 안나오는 사진도 재미있죠. 근데 저 브이손가락은 아직도 딸려나오네.


타이베이시 여행의 중심점 타이베이 중앙역에 도착했습니다.
생긴것도 고풍스럽게 생겼고, 정말 무지막지한 크기를 자랑하는 중앙역.

역시 대륙의 기질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큼직큼직한 건물들이 많았습니다.
사람 사는 곳은 굉장히 낡은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일단 무엇이든 삐까번적하게 새걸로 뜯어고치는 한국과는 달리 쓰러질것 같은 옛 건물들도 시내 중심가에 많더군요.


가이드북이 가끔 믿을 수 없는 짓을 하는 바람에
조금 빙글빙글 돌면서 헤매기도 했지만 여행 첫날엔 이렇게 시내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여행.

일본에서 자전거에 놀랐다면 이곳은 스쿠터에 놀라는군요.
사거리 신호등 앞에는 스쿠터 전용 정차공간도 있어서 스쿠터들이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교통 질서는 잘 지키나 싶어서 가끔 유심히 쳐다봤는데
속도나 신호는 그럭저럭 잘 지키는 반면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안전에는 거의 무신경한 모습을 보이네요.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는데도 스물스물 움직여서 우회전하는 차량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역시 대륙의 기질이...


중앙역 부근을 어슬렁 거리다가 커피가 고프다는 의견에 따라 스타벅스로.
여행때는 더더욱 그렇지만 먹는게 남는거라는 신조에 따라 여행 경비 대부분을 먹는데 소비했습니다.
특히 대만에서 먹거리를 빼면 뭐가 남나요.

인구밀도가 높아서 그런지 공간절약정신이 남달라서 그런지 스타벅스 내부는 아주 빡빡하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들도 빡빡해서 좀처럼 자리 잡기도 쉽지 않더군요.
옆좌석에 사람이 있으면 의자끼리 부딪혀서 일어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문득 그림이 되겠다 싶어서 몰래 찍은 대만 처자.
왠지 건질만한 사진이 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공부하는걸까요.


휴식도 취했으니 이제 다음 목표인 시먼띵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시먼띵은 한국의 대학로? 명동? 같은 느낌의 거리라고 하더군요.


날도 슬슬 어두워지고 감도 100짜리 필름으로는 힘에 부치는 시기가 왔습니다.
야간엔 DSLR이 힘을 발휘할 때죠.


그래도 마지막 힘을 짜내서 한 컷.
시먼띵으로 걸어가던 도중 만났던 폐기 직전의 건물.
밤에 보니 그 음산함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고스트 스팟으로 광고해도 되겠더군요.


다리가 조금 아프긴 합니다만
여행에 있어서만은 무한체력을 자랑하는 형님부부의 발을 잡아선 안되겠죠.
사실은 여행때마다 카메라 장비를 어깨에 짊어지고 돌아다니니 힘는것도 당연.


잠을 못자고 새벽에 출발해서 대만에 도착한 후 바로 밤까지 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저도 Just Sleep 하고 싶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피로를 즐기는 것도 여행의 묘미.


젊은이들의 거리라는 시먼띵에 도착했습니다.
형수님 얼굴이 과히 비장하게 나온것은 이빨 교정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미리 설명해놔야겠네요.


과연 한국과 여러모로 닮은 거리입니다.
여자사람들은 왠지 일본 시부야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복장을 하신 분들이 많고
가끔 엄청 수수하거나 체육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이 있더군요.
명동에서 체육복으로 떼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은 조금 상상이 안가긴 하는데, 여긴 뭐 그런가봅니다.

사진 오른쪽에 일본의 오덕이 만들어낸 문화, 메이드까페 선전문구가 살짝 보이는군요.
일본어가 그대로 나와있는 간판광고도 있고... 대만의 젊은층에는 일본문화가 굉장히 친숙하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아이돌이 되지 못한 한을 품은 아저씨? 한 분이 저 위에서 근엄하게 사람들을 내려다보더군요.
노래도 하는 것 같았는데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사진도 찍고 했습니다.
정신세계가 독특하신 분일지도.


얼마 남지않은 감도 100짜리 필름 다 소모시켜 버리고 400짜리로 바꿔끼웁니다.
미놀타와 소니의 렌즈마운트가 공유되기 때문에 필카나 디카나 렌즈를 교환할 수 있었던 덕에
좀 더 수월한 촬영이 가능했네요.

문제는 DSLR이 1.5배 크롭바디라 화각이 안맞는고로, 자꾸 16-35 렌즈를 달라고 보채는 바람에...


어차피 패션 악세사리를 쇼핑할 생각은 없었던 고로 일단 먹고 봅니다.
속에 들어가는 녀석을 선택할 수 있는데 형님부부는 팥인가 뭔가를 넣었고 저는 고기볶음.
여러 개 사면 하나 덤으로 준다는데 최대한 다양한 음식을 자주자주 입에 집어넣어야 하는 입장상 그냥 하나씩만 먹기로 했습니다.

짭쪼름한게 먹을 만 하더군요.


길거리엔 온통 먹을거 천지라서 이젠 지갑걱정보다 위장의 용량걱정을 해야 할 시간이네요.
이런 먹거리들은 크게 부담될 정도로 비싼 가격도 아니라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지만, 배가 안 따라줍니다. ㅡㅡ;

일단 이것도 하나 사서 먹어봤습니다. 쥐포에 가까운 육포인데 좀 짜긴 했지만 친숙한 맛이더군요.


쇼핑을 하지 않으면 이런 곳은 금새 둘러보기 때문에 다음 코스를 정합니다.
밤도 슬슬 깊어오니 가장 대만다운 곳인 야시장을 둘러볼 차례겠죠.


대만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야시장이라고 불리는 스린 야시장은 마지막 코스로 남겨두고
일단 가이드북에 나온 맛있는 고구마 과자 만드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고구마 과자를 위해 움직이는 관광객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