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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04  대구 장애학생 체육대회 2/2 16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코트를 바꾸기 때문에 저도 슬쩍슬쩍 이동을 합니다.

가능하면 아군인 경북대표팀을 많이 찍어줘야 하기 때문에...

 

가족분들 응원과 관계자 선생님들, 그리고 대회가 열리는 학교 학생들도 조금씩 와서 구경하고 있기 때문에

자리 옮기는게 그렇게 쉽지는 않네요.

 

이때가 5월 초지만, 그때도 대구는 3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 들고 몇번 왔다갔다하니 제가 경기하는것 처럼 땀이 흐르더군요.

 

 

 

농구에서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가 리바운드 아닌가 합니다.

일단 슛에 들어가기 까지는 다들 잘 막고 잘 피하고 하는데

골이 튕기고 나면 어쨌든 자기 손아귀에 들어올 때까지 그냥 손만 쳐들고 있습니다.

 

리바운드 제대로 하면 사고의 위험도 높고 하니, 그게 이 애들한테는 더 적절한 행동할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말이죠.

그러다보니 평균신장이 월등히 큰 상대쪽 팀도 별로 장점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덕분에 이긴 것일지도.

 

 

 

3쿼터때 경기대표팀이 많이 따라와서 엄니가 좀 긴장하시더군요.

하지만 많이 따라온게 2배 정도 되는 점수차라서 사실 별로 걱정할 건 없었습니다.

 

전 후반부는 그냥 느긋한 마음으로 사진이나 찍었죠.

경기대표팀의 페이스로는 후반부 내내 골을 넣어도 역전은 힘들었으니까요.

 

 

 

암튼 2 명쯤 되는 경북대표팀의 에이스가 종횡무진하면서 달려갑니다.

성공률은 낮아도, 어차피 다 낮은거 조금이라도 많이 슛하는게 좋죠.

물론 이 둘은 제가 봐도 특히나 슛을 잘 넣는것 같았습니다만.

 

 

 

블로킹도 몇번 성공하긴 했습니다. 상당히 낮은 확률이긴 했지만.

 

짦은 시간도 아니고, 농구가 워낙 체력소모가 큰 편이라서

과연 얘네들 끝까지 다 뛸수 있을까 싶었는데, 에이스급 선수들은 지친 기색도 없이 마구 뛰어다니고

패스를 맡은 선수 한두명을 교체하는 정도로 끝나더군요.

 

경북대표팀 입장에서 본다면, 벤치선수들은 이 애들보다 좀 더 정신지체가 심해서

이렇게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 배려 차원으로 교체를 해 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장님 세계에서는 외눈박이가 왕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체장애인 세계에서도 장애 등급에 따라서 학생들의 인지능력은 천차만별입니다.

 

경기대표팀은 사실 특수학교에서 차출한 선수가 아니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서 차출한 선수들이라서, 특수학교 학생들보다는 지적수준이 조금 높은 편이죠.

하지만 특수교육 받아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듯, 자기 자식이라고 무리해서 일반학교 집어넣어봤자 득보다 실이 큽니다.

 

뭐, 그게 경기결과하고 관계가 있는지 까지는 제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룰만 외울수 있다면 농구라는 경기는 지적 수준보다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만이 성과를 가져오니까요.

나이는 둘째치고, 체력이 비슷하고 농구 경험이 별로 없는 일반학생들과 붙어도

이 학생들이 쉽게 지지는 않을겁니다. 그만큼 운동이란건 확연히 연습량이 눈에 들어옵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는 지적장애가 조금 심한 학생인데

그래도 배운건 열심히 배웠는지, 큰 키와 덩치로 상대방 막아서는건 잘 하더군요.

그것도 공 들고 달려오는 학생만 골라서 떡하니 막아서는걸 보면, 학생 부모님도 대견해 하시지 않을런지.

 

 

 

종반부에 다다르자 엄니께서도 큰 걱정없이 관전하고 계십니다.

뒤족의 여성분은 엄니 학교 선생님이신데, 아기를 데리고 오셨더군요.

훗날 알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아이들 코치 하시는 선생님의 와이프분이라고 하십니다.

아마 두분 다 선생님이신 걸로... 학교에서는 그런 커플이 꽤 생기죠.

 

 

 

작전타임을 상당히 자주 부르기 때문에 그때마다 수고해주신 스탭분들 사진도 담아봅니다.

물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앞모습은 건너뛰고 뒷모습만 올려봅니다.

 

선수들 모습은 당연하게도 책임자인 엄니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올리는 것이죠.

 

 

 

두 배에 가까운 점수차로 경북대표팀이 승리했습니다.

사실 경기 전까지 감독 선생님조차 이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하실 만큼

겉으로 보이는 전력차가 상당했던 터라 걱정도 했습니다만, 낙승으로 끝났네요.

 

그래도 하라는 대로 인사도 잘 하고, 난투극 같은거 없이 잘 끝났습니다.

 

 

 

전국체전이라 선수들은 며칠동안 집에 돌아가지 않고 인솔교사의 지휘 아래 지정된 숙소에서 생활합니다만

일반 학생들이 아니라서 인솔교사분들의 마음고생은 말이 아닐듯 합니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대회를 위한 숙소따윈 어디에도 없으니

항상 위태위태한 모텔같은거 빌려서 아이들을 숙박시키고 있죠. 괜찮을지 걱정도 됩니다.

 

이겼다는건 아는지, 학생들 되게 좋아하더군요.

엄니께서는 감독 선생님 불러서 애들한테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주라고 좀 쥐어주셨습니다.

사진 찍느라 고생한 저한테는 아이스크림 사주지 않으시던데.

 

 

 

승리한 기념으로 밖에서 기념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우승까지 했다면 아마 교내 복도에 크게 장식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다음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하던 이 팀도, 결승전에서 맞붙은 서울대표팀에에 참패를 당해서...

 

교육은 일반인이나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로 지방과 서울의 격차가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점수차조차 묻지 말아달라고 감독선생님이 말씀하셨으니.

그래도 잘 했죠.

 

 

 

대회가 3시 넘어서 끝났는데, 엄니하고 저는 그날 먹은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돌아오는 도중에 적당히 뭐 좀 먹어볼까 하다가, 길가에 오리구이집이 보여서 들어가 봤습니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오리 꼬치구이로군요. 더운 날씨에 늦은 식사인데도 사람들이 아주 바글바글합니다.

바로 앞이 대구에서 산책장소로 유명한 앞산이라 그런 걸까요.

 

 

 

요기하려고 들어간 것 치고는 좀 제대로 된 식사였습니다만

아침도 안먹고 오후까지 농구 응원하다 보니 배가 많이 고팠습니다. 오리 한마리 정도는 그냥 흡수해 버리죠.

 

양쪽에 숯 넣어놓고, 꼬치를 중간에 끼워서 빙글빙글 돌립니다. 어느정도 익으면 철판위에 돌려놓고 마무리.

오리고기는 기름이 매우 많이 나오기 때문에 버섯이나 마늘 구워먹는 맛도 있죠.

 

인건비를 줄이려고 반찬을 더 먹으려면 직접 가서 덜어먹으라는 가게인데

마늘만큼은 꼭 주문해야만 가져다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냥 덜어먹어서는 수지가 안맞는 것이겠죠.

 

 

 

나름 희귀한 부위인 염통을 중앙에 놓고 한장 찍어봤습니다.

맛과 향은 살코기에 비해 떨어지지만 쫄깃쫄깃한 식감이 매력적이죠.

 

엄니하고 둘이서 한마리를 뚝딱 해치워 버렸습니다. 사실 80%는 제가 다 먹은거지만.

 

 

 

밥만 시키면 오리탕은 무료로 따라옵니다. 어차피 꼬치구이를 만들려면 자연스럽게 만들어 지는 녀석이라서.

 

하지만 의외로 탕 안에도 살점이 붙어있는 오리뼈가 꽤나 보이더군요.

국물만 떠먹을 필요 없이 고기 뜯어먹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국도 음식점 치고는 그다지 짜지 않아서 시원하게 퍼먹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온 가게인데 고기보다 탕쪽에 합격점을 주고 싶군요.

 

대구는 이번 5월에 장애인 체전과 학생체전 등 전국체전이 많이 열려서

더운 날시에도 불구하고 시내 학교 곳곳이 활기를 띄고 있었습니다.

평소엔 한산한 월드컵 경기장도 꽤나 성황을 이뤘구요.

 

모텔같은 숙박업소는 대실이 아니라 숙박쪽이 이득이 될지는 모르니 뭐...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학생들의 노력과 교육의 대단함을 몸소 체감할 수 있어서 뿌듯했네요.

전혀 갈 생각이 없었지만, 같이 가자고 바람을 넣어주신 엄니께도 감사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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