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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1  대구 공예문화박람회 8
  2. 2008.02.17  강군 어머니 개인전 관람기 4

 

 

지난 9월 14일날 대구 엑스포 전시장에서 공예문화박람회가 개최되었다는 동생분의 정보에

오랜만에 카메라 녹이라도 좀 털어내려고 가 보았습니다만, 그날 대구에 비가 어마하게 쏟아지고 있었죠.

저도 꽤 고생했습니다만, 동생분은 40분 넘게 지각할 정도로 대구 도로상태가 많이 안좋았습니다.

 

시원하게 내리니 기분은 좋았습니다만.

 

박람회는 무료라서 부담될 것 없지만 반대로 무료 전시회라는 것은 전시회장 내부가 상품 판매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차라리 입장료가 있는 전시회를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구경하고 안 사면 되니까 그냥 한번 와 봤네요.

 

 

 

안에서 기다리는것도 귀찮아서 밖에서 서성이고 있으니 동생분이 도착했습니다.

그 날 코엑스에서는 공예 박람회 외에도 어린이교육 용품전이나, 대구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과학축전까지 열리는 탓에

단체관람객이 많은 어린이 부스나 과학축전 쪽에는 사람들이 꽤나 바글바글한데

공예박람회 쪽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더군요. 저한테는 매우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한국이 대체적으로 야행성 문화라 그런지, 오전에 도착한 박람회 내부는 꽤나 널널했습니다.

스마트폰이란게 존재하지 않을 때부터 박람회를 다녀오고 있는데

요즘엔 확실히 부스 직원들이 별로 지루하지는 않겠더군요. 전부 맛폰만 보고 있으니.

 

하지만 역시 부작용도 있는 것이, 관객들이 앞에 다가가서 구경하고 있어도 눈길 한번 안주고 계속 맛폰만 터치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무료 입장이라는 거 티라도 내는듯이, 접객마인드라는 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서 그냥 마음 비우고 둘러보면 좋겠더군요.

 

 

 

그래도 직접 만든 금속공예품을 판매하시는 분의 부스에는 꽤나 볼게 많았습니다.

정교함에서 뛰어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감성있는 작품을 잘 만드시더군요.

 

저 머리에 꽃 소녀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막상 생각해봐도, 제가 저걸 어디 달고 다닐만한 공간이 없어서 이성이 감성을 압도하고 말았습니다.

목에 걸고 다니는 사람은 없어 보이는데 정말 저런 거 어디다 걸고 다니는 건지.

 

 

 

사진촬영도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열심히 찍었습니다.

감성적인 작품도 많지만, 캐리커쳐나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인지 눈에 익은 캐릭터들 모형이 자주 들어옵니다.

금속으로 저렇게 굳게 다문 입술표정까지 표현해 내려면 어떻게 주물러야 할지 저로서는 상상이 안가는군요.

 

확실히 보고있으면 참 대단하다 하나 갖고싶다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것도 아닙니다만

악세사리라는 건 막상 사용할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게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인것 같네요.

 

 

 

캐릭터 상품뿐 아니라 제대로 된 브로치 등 장신구도 제작 판매중이십니다.

이런거라면 여자사람들 가방이나 옷주름 같은 곳에 끼워다니고 할 수 있겠죠.

전 물론 끼워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수공예품이다 보니 얼핏 생각보다는 비싸게 느껴질 수 밖에 없기도 할것 같습니다.

이런 장르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보통 여자사람들은 이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공예품을 좋아하는지

세상에 꽤 많이 돌아다녀도 사치품 마크가 딱 박혀있는 그런 대량생산품을 좋아하는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까요.

 

 

 

애니메이션에도 조예가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건담 모형도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제가 초딩 3학년쯤 되면 아주 열망에 사로잡혀서 저걸 사달라고 떼를 쓴 다음

월요일날 학교 가서 아이들한테 실컷 자랑을 했을텐데 말이죠.

 

지금은 뭐, 전체적으로 특정한 몇몇 관심거리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흥미가 동하지 않는

세상에 찌들어가는 인간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걸 본인 스스로도 잘 느끼고 있는 편이라서.

 

 

 

이건 아마 촛대겠죠? 방짜를 생각나게 하는 무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용적으로 생각하자면, 촛농 흘러넘치는 걸 방지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는 단점이 생각나더군요.

 

 

 

추억의 캐릭터가 상당히 정교하게 제작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은 애증밖에 남지 않은 어두운 역사일 뿐이지만, 이 녀석 컨셉은 참 잘 설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속제다 보니 이런거 목에 걸고다니면 목디스크 걸리는거 아닌가 좀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무료 입장인 만큼 모든 부스가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들어온 곳입니다.

그래서 무심코 사진 한장 찍으려 하니까 바로 옆에서 '찍으면 안되요' 라는 목소리가 날아오더군요.

물론 부스별로 흔쾌히 촬영 승락하시는 분도 있고 한데, 한번 그런 말을 들으면 부담되어서 더 이상 찍지 않게 됩니다.

 

뭐, 미천한 사진속에 담기기에는 너무나 굉장한 공예품들이라 그런 것이겠죠.

덕분에 구매의욕같은건 싹 사라져 버렸으니 잘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진의 황토염색 제품들은 그리 만들기 어려운 건 아닙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슬쩍슬쩍 만들어서 엄니한테 선물해 주시더군요.

 

 

 

사진 찍는게 시들해져서 대부분 눈으로만 관람합니다.

저같은 실력으로 사진 찍어봤자 마케팅에 도움될 건 하나도 없으니까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뭘 봤는지도 잘 기억이 안나고 하니, 사진 안찍은 부스에 대한 말은 할 게 없네요.

 

다육이는 확실히 귀엽고, 볼때마다 한두 개씩 집어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너무 작은 녀석들은 집에서 잘 기르면 금새 새 화분이 필요해질 정도로 잘 자라버리는 통에

좁은 곳에 가둬놓고 키우는게 좀 미안해 지기도 하더군요.

 

 

 

한지공예도 참 잘 해놨다 싶었는데, 이게 인형전시회와는 달리 입장료를 안 받아서 그런지

한장 찍자마자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말씀하시길래 그냥 카메라 접었습니다.

 

김장담는 순서대로 잘 만들어 놔서, 마지막에 완성된 붉은 김치는 종이공예가 가지는 부드러움을 압도할 정도로 생동감이 있었네요.

 

 

 

그 다음부터 찍은 사진은 전부 일일이 허가를 받은 것들입니다. 귀찮아서 구경한 것의 1/10도 찍지 않았지만.

방짜유기는 어릴적부터 볼때마다 참 느낌이 좋아서 엄니보고 하나 구입하자고 말을 하곤 했는데

이게 관리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라서 절대로 구입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어쩌면 제가 태어나기 전 시집살이에서 엄니는 이런 방짜유기에 어떤 한이 서려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사용과는 별개로 보기엔 참 아름다우니 이렇게 사진이나 찍어야죠.

 

 

 

가격도 물어보기 좀 부담스러워 보이는 멋들어진 녀석이었는데

잔 내부의 빛반사가 마치 가을의 강아지풀처럼 아련하게 흔들려 올라오는 느낌이 굉장했습니다.

 

이번 공예박람회는 참가사 전부가 대구 경북 주위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여기 전시품(상품)들이 국내 전체에서 상위권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10군데 중 1군데 정도는 실력 있다 생각이 딱 드는 곳이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별것 아닌 것들이나 좌악 늘어놓고 뚱하게 앉아서 맛폰이나 만지작거리는 장사치들 뿐이죠.

 

 

 

색이 참 곱게 세팅된 다기세트였습니다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왠지 흑백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고운 색을 버리고 담아봤습니다. 사진은 맛있는 밥을 먹을 때처럼, 적당히 아쉬울 정도가 제일 좋은 법이겠죠.

 

 

 

이건 색을 버리면 존재의미가 없어서 울긋불긋하게 담아봤습니다.

특정 모양을 한 틀에 이녀석을 한알 한알 끼워넣어서 장식품을 만드는 건데

동생분과 저는 한참을 앞에 서서 고민했습니다. 도대체 그렇게 만든 모양을 어떻게 유지시키는 것인지.

 

접착제로 붙이는 것도 아닌듯 한데 어떻게 저 콩알 비스무리한 것들이 딱 붙어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죠.

 

 

 

결국 앞에서 체험교실 열고 있는 분한테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물어보니

다리미로 녹여서 붙이는 방식이라는 명쾌한 대답을 얻었습니다. 답을 알고나니 굉장히 간단한 발상이었네요.

 

왜 이런 것들은 알고 나면 '왜 몰랐을까'하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몇몇이 꽤나 집중해서 한알 한알 뭔가를 만들고 있더군요.

자수보다는 수고가 덜하겠지만 아이들한테는 재미있는 놀이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의 다림질은 조심해야겠지만.

 

 

 

공예문화라는 제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예술작품이라 불릴만한 그림들이 벽면 가득히 붙어있는 부스입니다.

 

사진 찍어도 된다고 하시길래, 허락해 주신게 후회될 정도로 동생분과 둘이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그러면서도 구입은 하나도 하질 않았으니, 장사하러 온 사람들이 사진촬영 귀찮아 하는것도 이해는 가더군요.

 

증거를 남기려고 일부러 비스듬하게 찍었습니다. 그림이 아니라 종이로 만든 입체 작품입니다.

 

 

 

밥아저씨의 참 쉬운 그림처럼 밑바탕 색을 은은히 깔아놓은 캔버스에

종이를 입체적으로 배열한 작품입니다. 이런 방식의 재미있는 점은, 정면에서 봐도 은근히 입체감이 느껴진다는 것이죠.

 

프로급의 작품이니 초목의 형태도 굉장히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고, 색 조합도 단순한 색종이로 보이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직접 하나하나 색칠한 종이가 아니라면 아마도 그라데이션으로 만들어진 색종이를 사용한게 아닌가 싶더군요.

 

아이가 없는 집에 걸어놓으면 부서질 염려도 없고 좋은 장식품이 될것 같습니다.

 

 

 

지금 한창 블로그에 연재중인 여행기 중 토요타 박물관의 전시 부스에 있었던

종이 겹쳐서 만드는 예술 작품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만, 소재가 종이일 뿐 표현 방식은 완전히 상이하다고 하는게 맞겠더군요.

 

이곳은 종이로 글자 그대로의 입체감과 현실성을 표현하는데 힘을 둔 반면

토요타 박물관의 작품은 색이 다른 평면적인 종이를 겹쳐서 명암대비로 입체감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두 작품을 나란히 비교해 보면 참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이쪽에 전시된 작품들은, 종이를 이용한 입체 그림이라는 표현방식뿐 아니라

대부분의 작품들이 꽃, 나무, 호수 등을 소재로 한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는 점도 특징이라면 특징일 듯.

 

엄밀히 말씀드려서 그냥 보기 좋은 작품이지 예술적 감각이 느껴지는 쪽은 아닙니다.

은은하고 밝은 색상으로 아이들이 만든 듯한 단순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묘하게 사실적이고 입체감 있는 '두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이쪽의 장점이 아닐까 싶네요.

 

 

 

제작 방식이 방식이다보니, 정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마치 풀 한포기 한포기 정성들여 심어가는 것이, 모내기 때의 고난이 생각나는 듯 하네요.

저도 한번 만져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드는데 아이들한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장르 같습니다.

 

 

 

다기를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곳은 동생분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을 고려하는 찻잔이 있었기 때문에

미리미리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게 되었네요. 다른 곳에 비하면 확실히 부스가 잘 꾸며져 있어서 사진 담이 좋았습니다.

 

저희집 차방은 이미 꽉 차버려서 더 이상 장식품 관련은 구입하기가 힘드네요.

차방은 정갈함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기 좋다고 자꾸 사들이다간 창고처럼 되어버립니다.

 

 

 

저는 녹차도 좋아하긴 하지만 보이차, 오룡차, 철관음, 대홍포 계열을 많이 마시는데

이곳 부스의 다기들은 도자기처럼 흙을 유약없이 고온으로 구워내서 만드는 방식이고

흙에 철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완성품은 은은히 반짝반짝한 모양이 됩니다.

 

보기는 좋은데 사실 흑차나 청차에 어울리는 다기는 아닙니다. 철 성분과 흑차는 궁합이 별로 좋지 않죠.

암차인 대홍포 정도라면 이런 다기와도 잘 어울립니다만, 국내서 고급 대홍포 구하는건 꿈같은 이야기라...

 

 

 

구입할 마음은 들지 않아도 사진 찍기엔 좋은 잣찬.

살짝 바랜듯한 꽃도 좋은 포인트가 되고, 철 성분때문에 불규칙하게 그을린 잔 속의 무늬가 매력입니다.

 

 

 

동생분이 구입한 다기, 좀 전의 입체파 꽃처럼 너무 튀지도 않으면서

디자인의 매력을 살리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싼 편은 아니지만 조금 흥정을 해서 구입했습니다.

저희 엄니도 이런거 좋아하니, 다시한번 같이 와서 구경시켜드리면 몇개 득템하는게 있을지도 모르겠더군요.

동생분이나 저나 이런데 돌아다니면 충동은 많이 들지만 좀처럼 돈이 무서워서 구매까지는 꺼리는 성격인데

덕분에 재밌게 구경하면서도 가끔 발걸음이 아쉬워지는 식으로 회장을 둘러봅니다.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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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대구까지 왔다는 수고는 둘째치고, 하필이면 열이 40도까지 올라간 상황이라 몸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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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강군이 미국가서 없는 동안에 저라도 대신 가서 축하해 드려야 했기에 해열제 단단히 먹고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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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도 꽃을 좋아하셔서 즐겁게 감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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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적감각이란게 별로 없는데다 해열제로 몽롱한 상황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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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개울가 위의 조그만 다리가 소문으로만 듣던 황천교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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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죽은자를 실어보낸다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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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처음보고 대구의 앞산! 이라는 느낌이 팍 들었는데, 강군 어머니께 물어보니 정말 앞산 그린거 맞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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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도 본인의 꿈을 향해 전진하시는 모습은 제가 목표로 하는 삶이기도 하죠.


오랜만에 뵙는 터라 조금 서먹했지만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옆에서는 모 제과회사의 대대적 협찬속에 거행된 닥종이 인형전도 열리고 있어서 사진 배불리 찍고 왔습니다.

강군이 미국가 있어서 쓸쓸하셨을 텐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강군은 원하시면 원본 무지막지하게 용량큰 사진 보내줄테니 네이트온 접속시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