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비가 완전히 그칠 것 같지는 않고, 맞으며 걸어다닐 정도라고 판단될 때 일어나서 언덕을 오른다.
오르기 전에 홀로 고고히 피어있는 꽃을 한장 찍어주고.
이 녀석 좀 전 주택가에서 봤던 빨간 꽃과 색만 다르지 같은 녀석인 듯 하다. 이름이 뭘까.
언덕 위에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올라가보니 무사 저택하고는 상관없는 볼거리였다.
이 지역의 축제때 사용하는 거대한 북 가마를 전시해 놓은 곳.
아무래도 무사 저택만 구경하기에는 입장료가 조금 아쉽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일까.
보통 일본의 축제는 그 지역의 토지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오미코시'(御神輿)라는 가마를
장정들이 어깨에 매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그 주변에서 북을 치고 흥을 일으키는게 일반적이지만
이곳의 축제는 오미코시보다 이 거대한 북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북이 매우 크고 무거워서 가마처럼 사람들이 직접 매고 이동하지는 못하고, 밑에 바퀴를 장착해서 끌고 다닌다.
신성함과 부정탐에 대한 결벽증이 있는 일본 사람들 답게, 원래 축제에 사용하는 오미코시나 이런 가마들은
마을 사람들도 축제 전까지는 보지 못하도록 안치하는것이 보통인데, 관광객을 위해서 특별히 전시해 놓은 것이라고.
조그만 브라운관에 영상과 함께 흐르는 설명도 일본어, 한국어, 영어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작은 무사 저택이지만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상당히 인상깊어서, 입장료 낸 만큼의 만족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본다.
북을 보고 나오니 또 비가 강해졌다 약해졌다 한다. 이젠 그냥 포기.
오후 3시를 넘어갈려나 말려나 하는 시간인데, 15시간의 항해중 잠다운 잠은 자질 못했으니
사실상 어제 아침 9시부터 지금까지 30시간을 뜬눈으로 깨어있는 셈이다. 멀미는 덤으로.
무사 저택 앞에서 레이크라인 버스를 타면 아직 어디든 구경갈 수 있는 시간이고
멀미만 아니었으면 느긋하게 호리카와 유람선에 몸을 맡기고 뱃사공의 입담을 즐기기에 알맞은 곳인데
풍경을 즐길수 있는 몇몇 곳은 비때문에 가나마나한 상태, 배는 도저히 탈 기분이 아니고.
비는 좀 맞겠지만 그냥 시오미나와테 거리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시오미나와테 거리는, 해자 건너편에 고풍스러운 무사 저택이 늘어서 있고
해자 쪽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갈만한 흙길이 늘어서 있다. 날씨가 좋은 날 걸어다니면 매우 훌륭한 산책로.
이곳 홍보 팜플렛에는 '일본의 산책로 100선'에 선택된 곳이라고 하는데
무엇무엇 100선 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서, 그냥 그렇다고만 생각한다.
한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100선 정도면 각 도도부현에 2개씩 최고의 장소 뽑고도 몇개 더 남으니까.
마음에 드는 풍경이란 건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
그건 그렇고, 이 묘한 모양의 노송은 나이가 600살쯤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사람의 보살핌이 없이는 호리카와에 처박힐 운명이긴 하지만
나이를 진득하게 먹은 나무라는 건 어떤 생물에게서도 볼 수 없는 연륜이란 걸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 하다.
지구가 생명체의 어머니라는 가이아설을 문학적으로 생각한다면, 가이아의 직계 자손이 이런 녀석들이고 우리는 10대 후손쯤 되려나.
외딴 섬이라서 자전거 여행과는 맞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지만
이 젊은(?) 노송을 보고 있으니 야쿠시마(屋久島)의 7천년된 삼나무가 다시 그리워진다. 언젠간 반드시 가게 될 터.
이번 여행 포스팅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게 누구 흉상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옆에는 아일랜드 대통령이 내방했을 때 심은 기념수도 있다.
그쪽의 라프카디오 헌이나 이쪽의 코이즈미 야쿠모나 모두에게 참 자랑스러운 인물이겠지.
지금에서야 세계화다 뭐다 해서, TV 앞에서 전세계의 비경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시대지만
처음으로 배나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떨어진 나라에 도착한 사람들의 문화적 충격은 얼마나 어마어마했을지.
경계가 명확할수록 낭만이 넘치는 시대였고, 이제는 외국이라는 절대적인 놀라움의 대상도 그저 즐기러 훌쩍 떠날 수 있는 가벼운 존재가 되었다.
옛 향수를 언급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인간이 지식을 쌓아가면서 점점 놀라움의 대상이 사라져 간다는 건 좀 재미없는 일.
이대로 발전이라는 걸 계속한다는 가정하에, 만약 인간이 전지전능한 신의 지식마저 습득하는 그 때에는
모든 존재에 대한 신선함과 호기심을 잃고 멸망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기본적으로 인문학에 중심을 두긴 하지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과학에 대해서 매번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는
여전히 무궁무진한 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즐거움이 광산에서 캐내는 보물과도 같은 것이라면
대통일이론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현재의 과학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노다지나 같으니까.
비가 와도 유유히 호리카와 강을 흐르는 유람선의 모습이 보여서 서둘러 한장 담는다.
50분간 고즈넉한 마을과 마츠에 성 주변의 풍부한 자연을 감상하는 저 코스는 확실히 구미가 당기긴 한다.
비싸긴 해도 외국인 할인까지 되니, 일본어를 알아듣는 나로서는 즐길거리가 많을 텐데.
아무래도 다음엔 비행기로 가볍게 날아와서 멀미 없이 유람선을 타 봐야 할것 같다.
쿨맥스 소재라서 마르기는 기가 막히게 잘 마르는데
비 맞으면서 동시에 말리는 듯한 묘한 산책을 잠시 즐기다가 다시 출발점이었던 무사 저택 앞으로 돌아온다.
문득 아직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데 생각이 미치고, 주변에 먹을만한게 있나 둘러본다.
역 근처에 가면 적당히 배 채울만한 곳이야 있겠지만,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좀 유명한 거라도 먹어볼까 싶다.
입장료가 비싼 곳도 별로 없고, 대부분 외국인 할인이 되다 보니 거기서 아낀 돈을 음식에 투자하면 되니까.
아끼려고 작정하면야 일본 1주일 돌아다녀도 식비로 5만원 정도만 쓰면 충분하지만
지금 자전거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돈 남겨가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시오미나와테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이라면 단연 소바집 야쿠모안(八雲庵)이다.
이곳 역시 원래 무사 저택이었던 곳을 음식점으로 개조한 건물인데, 예전 미관을 크게 해치지 않아서 그 풍경이 예사롭지 않기로 유명.
음식점도 대를 잇는 곳이 많은 일본에서, 특히 소바집은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쟁쟁한 가게들이 많기 때문에
중장년층이 많이 찾기도 하고, 이름값 탓에 새로 생긴 맛있는 소바집이 괜히 평가절하받는 경우도 있다.
제대로 면을 뽑아먹은 역사는 약 500년 정도로 그리 길지 않지만,
메밀이라는 게 워낙 아무렇게나 뿌려놔도 잘 자라는 잡초같은 녀석이라
메밀을 이용한 음식은 일본에서 14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녀석. 뭐든 장인정신으로 승화시키려는 이쪽 사람들이라서
각 지역마다 이름 날리는 소바집이 산재해 있다. 특히 물 맑은 지방의 소바집은 그 맛이 일품이라, 먼 시골까지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
본인이 몸담았던 나가노현 키소(木曽)마을의 소바집도 창사 300년쯤 된 이름있는 곳이었는데
수익성 때문에 직접 메밀을 재배하진 않고 홋카이도에서 가져오긴 하지만
평균 해발 1000m를 넘는 산간지방에서 흐르는 물과 함께 만들어낸 소바의 퀄리티는 일본에서도 최상급.
도쿄 관광 가본 사람들중에는, 유명한 관광버스인 하토버스를 알고 있는 분도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도쿄에서 출발하는 그 하토버스의 코스중에 이 소바집을 찾는 것도 있을 정도. 도쿄에서 그곳까지는 버스로 4시간이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있는 일본의 메밀국수 형태의 소바의 시초가 된 곳이 그곳 키소였기 때문에
사실 이곳에서 유명한 이즈모소바(出雲そば)도 원류를 따지고 들어가면 키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산골짜기 나가노현 안에서도 정말 이름 그대로 산골짜기중의 산골짜기 키소마을이라
이즈모타이샤를 찾는 사람들 덕에 이곳 이즈모소바가 훨씬 더 대중적으로 알려지긴 했지만
신슈소바(信州そば)라고 불리는 그 지역 소바의 맛은, 매니아들이 찾아가는 일본의 극소수 특 S급 소바집을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일본 최고라고 판단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점심시간엔 그 소바를 정말 마음껏 퍼먹을 수 있었는데
조금의 과장도 없이, 최저임금 이하의 시급을 받으면서도 그 소바맛 하나때문에 아르바이트가 조금도 후회되지 않았을 정도.
커피나 중국차도 마찬가지지만, 미각의 레벨을 올리려면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녀석을 맛의 기준으로 삼는게 쉬운 방법이듯이
소바의 맛도 일단 제대로 된 녀석에 익숙해지고 나면 다음부터 맛을 구별하는데 좋은 비교점이 된다.
키소의 소바에 익숙해진 후로, 같은 일본에서 먹는 다른 지역의 소바도 레벨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한국 일식집에서 나오는 소바는 이제 손도 대지 않는다. 비교하는게 미안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차이.
지하실에서 직접 메밀을 탈곡해서 바로 면을 뽑아올려 만드는 소바가
대량생산되어 비닐에 쌓인 채 배송된 후 가게에서 삶아 나오는 녀석과 맛이 같을수가 있나.
일단 마츠에에서 가장 유명한 이즈모소바집인 이곳 야쿠모안도, 직접 탈곡해서 수타로 면을 만드는 곳이니 퀄리티는 보장된다.
소바는 그 퀄리티는 둘째치고, 지역마다 차별된 방식의 먹는 방법이 존재하는데
이즈모 소바는 도시락 소바인 와리고소바(割子そば)가 가장 유명하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따로메밀국수' 정도로 해석가능.
야외에서 소바를 갖고 나가 먹는데서 유래한 소바로, 이곳 특유의 칠기그릇을 도시락처럼 단을 나눠 그안에 소바를 담는다.
각각의 단마다 소바 위에 얹는 고명의 종류를 달리해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원래 소바는 작은 그릇에 담긴 다신 국물(だし汁)에 면을 듬뿍 담궈서 먹는 방식이지만
야외 도시락 개념의 이곳의 와리고소바는, 국물의 맛을 유지시키기 위해 소바에다 직접 뿌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국물을 여러번 담궈 쓰면 소바에서 나오는 수분이 스며들어 맛이 점점 약해지기 때문에.
그래서 이곳 다신 국물은 타 지역보다 맛이 진하다. 담궈먹는 방식보다는 어쩄든 양이 적으니까.
와리고소바는 이즈모소바의 원류인 이즈모타이샤에 가서 먹어보기로 하고
이곳에서는 브랜드 상품으로까지 알려진 청정생달걀과 함께 나오는 4색소바를 시식해 보기로 했다.
흰 쌀밥에 풀고 간장뿌려 비벼먹으면 맛이 일품일 듯한 최고급 계란을 얹고
다신 국물을 좌악 뿌려서 입으로 넘겨본다. 계란의 담백한 맛 때문에 강한 국물의 맛이 약간 중화되는 느낌.
국수 자체의 퀄리티는 꽤나 괜찮은 편이고, 위에 올라온 4가지 색의 고명을 조금씩 섞어서 함께 흡입하면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레퍼런스급 맛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은 비싸지만 맛은 합격점.
키소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먹은 소바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끈적끈적한 참마를 국물에 갈아넣고
무와 와사비를 갈아넣은 후 담궈먹고는 했다. 참마의 끈적함 때문에 면에 국물이 훨씬 많이 달라붙고
무의 시원함이 함께 느껴져서 먹고있으면 그저 행복할 따름.
이게 상당히 맛을 진하게 먹는 방법이라서, 이곳의 소바는 거기에 비하면 조금 약한 맛이지만
사실 원래 소바는 그렇게까지 진하게 먹는 음식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커스텀 취향.
한국인 입맛에는 좀 허전하다고 느껴질수도 있고, 소바는 면류음식 중에서는 가격이 좀 비싼 편이라서
아무래도 여기서 한그릇 먹어보고 좀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법 하다.
소바의 맛은 있는듯 없는듯 느껴지는게 정상이고, 다신 국물의 퀄리티에 따라서 평가가 갈리는 음식.
면을 뽑을 때 껍질부분까지 같이 뽑느냐, 핵만 뽑느냐에 따라 면의 색깔이 바뀌고, 목넘김과 향기도 달라진다.
소바를 먹을 때 일부러 후루룩 소리를 내며 공기와 같이 삼키는 것도 그 목넘김과 향기를 즐기기 위해서.
소바는 끓는물에 삶으면 영양소의 대부분이 물에 녹아버리기 때문에, 칼로리도 없고 별로 건강에 좋은 음식은 아니다.
그래서 손님들이 부탁하면 소바 삶은 희멀그레한 물을 한잔씩 내놓기도 한다. 그걸 남은 다신국물에 섞어 마시면 진득한 육수.
겨울에는 물론 소바째로 넣고 각종 야채를 넣어 우동처럼 삶은 뜨끈한 녀석도 판매한다. 겨울에는 그게 별미.
이곳의 소바는 이름값은 하는 만큼 괜찮은 수준이지만, 역시 추억거리가 잔뜩 쌓여있는 키소의 소바와 비교하는건
개인적인 감상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 나름 평가해 보려고 해도 진짜 키소쪽이 맛있게 느껴지긴 하는데.
호텔의 최고급 코스요리보다 어머니가 해 주는 된장찌개가 더 맛있는 건 어쩔수 없는 일 아닌가.
한 번만으로 평가하기엔 소바라는게 꽤나 민감하고 애매한 맛이라서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가게 정원이나 내부 인테리어는 참 정감있게 꾸며놓았다.
마츠에의 유려한 산책로에서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곳이니, 먹고 후회할만한 퀄리티는 아니다.
배도 조금 채웠겠다, 체력이 조금 돌아온 사이에 오늘 여행은 이걸로 접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
사실 갈아입을 옷을 한벌씩밖에 안가져왔는데, 이렇게 쫄딱 젖었으니 조금 일찍 가서 빨래도 해야 한다.
그래도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레이크라인 버스를 타고 숙소와 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빙 돌아본다.
반대쪽으로는 15분만에 도착하지만 , 이곳의 일반 버스는 50분에 한대씩 오기 때문에 기다려봤자 헛일.
오늘 돌아보지 못한 다른 관광지를 버스 안 창문을 통해 슬그머니 바라보는 것도 나름 운치있다.
버스가 30km 를 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감상이 가능한 것. 한국의 시내버스를 타면 경치 감상이고 뭐고...
역 앞에서 내려 편의점서 적당한 간식거리 구입후 호텔로 돌아온다.
코인세탁기와 건조기는 돈 내고 사용하지만, 원래는 세제도 프론트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이럴줄 알고 한국서 세제를 한움큼 퍼담아 왔기 때문에 5백원정도 아낄 수 있었다. 참 잘났다.
시골 지역이라서 TV 채널이 4개밖에 없다. 참고로 도쿄는 기본채널이 10개 정도.
하지만 되려 좋은점도 있는게, 채널 수가 적으니 각종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몰려서 한꺼번에 나온다.
예를들어 도쿄에서 월요일엔 무한도전, 화요일엔 유한도전, 수요일엔 제한도전 따위의 방송이 나온다고 하면
이곳에서는 6시에 무한도전, 7시에 유한도전, 8시에 제한도전이 나오는 셈. 물론 날짜상으로는 재방송이지만.
일본은 지역별로 편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동시간대에 방영하지는 않는다.
자전거 여행때 A 지역에서 본 TV 프로그램이, 1주일 달린 후 들어간 B 지역에서 또 방송되는 경우도 있었고.
덕분에 세탁기 돌리고 건조기 돌리고 하는 사이 속이 꽉꽉 찬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다.
일본어가 가능하니, 남들보다 일찍 들어와서 TV 틀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일까.
침대에 누워도 여전히 배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오늘만 잘 넘기면 내일부터는 머리도 정상으로 돌아올거라 생각한다.
흐리며 때때로 비, 강수확률은 70%를 넘고 있어서 내일 일정이 조금 걱정이긴 하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안 가보면 큰일나는 곳도 없고 그냥 날씨 맞춰서 그때그때 발길을 정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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