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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투어'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4.25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월악산 송어 26
  2. 2010.04.24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박정우 염색갤러리 16
  3. 2010.04.23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제 2 의림지, 금월봉 11
  4. 2010.04.21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엑스포 홍보관, 한방명의촌 21
  5. 2010.04.21  제천 한방엑스포 팸투어 - 의림지 12
  6. 2010.04.19  제천시 한방엑스포 팸투어 다녀왔습니다 8


이제 오늘의 일정도 모두 끝나갑니다.
이곳은 제천 국제음악영화제가 열리는 청풍호 만남의 광장입니다.

제가 늦게 도착한터라 대부분 만남의 광장 밑의 산책로로 이동한 상태였고
스탭분과 몇몇 블로거님들이 이 근처에서 주변을 돌아보고 계시더군요.

난데없는 스머프들의 등장에 조금 의아하긴 했지만 일단 한장 찍어드렸습니다.


박정우 염색갤러리에서 보이던 번지점프대와 수상 공연장 등이 있는 곳입니다.
해가 슬그머니 내려오기 시작할 때의 청풍호 모습은 참 부드러운 느낌이더군요.
저 말고도 이 광경을 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미숙한 실력이지만 한 장 담아보려고 노력했네요.

청풍호는 지도상에 충주호로 나오는 곳이지만, 댐이 건설되어서 수몰된 지역의 70%가 이쪽 청풍면에 소속되어 있었음에도
지명이 충주호로 지정되는 바람에 조금 말이 많았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이 지역 사람들은 이곳을 청풍호라고 부르고 있죠.
예로부터 청풍명월의 도시라 불렸던 제천답게, 비록 많은 곳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청풍호라는 이름은 소중한것 같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블로거 시원님의 독사진도 한 장 찍어드렸습니다.
전 사진 찍히는걸 별로 안좋아하지만 남 찍어주는건 좋아합니다.
물론 찍히는 분이 만족할만한 사진은 별로 건지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청풍호의 풍경에 잠시 젖어있다가 바로 저녁 먹으러 출발했습니다.
굳이 버스를 탈 필요도 없을 정도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식당이었네요.
이곳도 역시 기본 준비는 다 되어있었습니다. 이런 대접을 받으니 저로서는 왠지 어색하군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민물송어를 맛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오늘 하루 수고하신 분들이 서로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테이블마다 고본주라는 이곳의 토속주가 준비되었습니다.

갖은 약재가 들어간 고급 약용주인데, 과연 강한 맛이 인상적이었는데도 깔끔하더군요.


술은 거의 마시지 않지만 이런 곳에서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고본주라는 것을 그냥 넘길 순 없죠.
지금은 금주하고 계시는 아버지께서 한 잔 하셨으면 어떤 평가를 내리셨을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주보다는 훨~씬 입에 맛았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독특했어요.
이 고본주에는 예전 조선시대때 사약을 만들때 넣던 약재들도 들어있다고 하는데
과연 사약은 보약이란 보약을 다 조합해서 만든 것이라는게 사실이었나 봅니다.

혈액순환과 소화불량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군요.


일일방문객 2천명이 넘는 파워블로거분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저도 놀랐지만, 사실 제가 이번 투어 블로거중에서 가장 젊었습니다.

물론 저야 이제 늙지도 않고 젊지도 않은 미묘한 나이대이긴 하지만
저희 아버지보다 몇 년은 더 연세를 드신 분도 새벽까지 블로그를 두드리신다고 하시니
역시 인터넷은 나이와 관계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모두들 저보다 훨씬 활동적이시고 쾌활하신 성격이었습니다.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성격이 되는건 무리지만,
과연 나이란건 그리 중요한게 아니구나 싶은 교훈을 몸으로 보여주시는 분들이었네요.


송어회가 메인이라 점심때 먹었던 산채나물과 비교하는건 무리겠지만
그래도 깔끔한 반찬은 나름 입맛을 돋구어 주었습니다.

아이를 동반해서 참석하신 분도 계셨는데
아이들은 아무래도 송어회를 먹긴 좀 부담스러우니 따로 불고기를 만들어 주시더군요.

중간에 제천시 부시장님과 여러 관계자분들이 인사하러 오셔서 인사 나누느라 한동안 정신이 없었습니다.


드디어 메인 요리 월악산 송어가 도착했군요.
해산물 뷔페식당에서 보던 연어나, 그마트 초밥에서 자주 보이는 송어초밥에 얹혀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녀석을 먹는 방법은 일단 준비된 그릇에 고추장 + 와사비 + 콩가루 + 참기름을 넣고


각종 채소를 듬뿍듬뿍 집어넣습니다.


그리고는 송어회를 올려서


열심히 비빈 후에 먹으면 됩니다.
민물송어는 신선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추천하지 않는데요.
이곳 송어회는 과연 명불허전이더군요.

준비해주신 송어회도 양이 엄청났기 때문에 금새 한그릇을 비우고 또 한그릇 비벼먹었습니다.
대구쪽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녀석이라 아주 원없이 뱃속에 집어넣었군요.


배는 거의 폭발 일보직전입니다.
이런 식의 투어는 사실 버스를 타고 바쁘게 돌아다니는게 기본이라
점심때 먹는 배도 아직 꺼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지하게 먹어댔으니...

그런데 다 먹고나니 이제는 매운탕까지 나옵니다.
맛있어 보여서 이것도 안 먹고 지나칠수는 없죠. 조금 쉬면서 배를 진정시킨 다음 숟가락을 듭니다.


좀 더 두 발로 여기저기 걸어다녔으면 식사가 더 맛있었겠지만
바쁜 일정이다 보니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긴 했죠.

그래도 송어회만큼이나 매운탕도 시원하게 맛있어서 이 정도 한그릇은 비워냈습니다.
배가 불러서 맛있는걸 더 먹기 힘들다는 것도 괴로운 일이군요.

매운탕과 약주까지 먹고 나니 몸이 뜨거워져서 저는 살짝 빠져나와 청풍호의 밤바람을 맞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엄니한테 생존신고 드리고 놀다보니 20분쯤 뒤에 모두 나오셔서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아마 숙소에 도착해도 뒷풀이가 거하게 남아있겠죠. ^^


금월봉을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행은 박정우 염색갤러리에 도착했습니다.
예정시각보다 수십 분이나 늦어졌지만 박선생님이 문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 주시더군요.

4월 16일 오픈한 갤러리라 사실상 저희 일행이 첫 손님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제천시가 만들어서 3년간 박선생님한테 임대하는 형식으로 지어진 갤러리는 2층으로 구성된 아담한 곳이더군요.


입구가 2층입니다.

시간이 좀 빠듯해서 빨리 1층으로 내려가 스카프 염색 체험을 해야 하는데
역시 찍사로서의 본능이 충만한 분들이 떼로 몰려온 것이다 보니
전부 갤러리 내부를 찍으시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

카메라의 업을 등에 진 사람의 숙명이란 것인가...


2층은 갤러리와 간단한 염색 작품들 판매하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눈독들여 구경할 시간이 없어서 안타까웠지만
얼핏 봐도 굉장히 부드럽고 안정된 색감을 보여주는 저 작품들은
일반 종이가 아닌 실크지에 염색을 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더군요.


간단한 소개를 하고 염색 체험을 준비하시려는 박선생님이지만
찍사들의 휘몰아치는 본능에 쑥쓰러워하십니다.

순식간에 포토라인이 형성되어서 수십대의 카메라가 선생님을 향한 것이죠.
웃으면서 가만히 포즈를 잡아주셨습니다.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젊어보이시고, 특히 목소리로 치면 제가 박선생님 할아버지뻘은 되겠더군요.


1층에는 테이블마다 스카프 염색에 필요한 도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염료들은 원래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는데
찍사의 본능에 따라 일렬로 세워놓고 사진 찍었네요.


뭐에 쓰는건진 모르겠지만 구도가 좋아보여서 한 장 찍었습니다.


언덕 도로 옆에 세워진 갤러리라 1층 뒷문으로 나가면 청풍호가 눈에 들어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황토색 호텔이 오늘 저희 일행이 묵을 장소라고 하네요.

그 옆의 쑥 솟은 기둥은 번지점프대, 강가에 오페라 하우스처럼 생긴 건 공연장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매년 8월에 '제천 국제음악영화제'가 열린다고 하는군요.
올해는 한방 엑스포와 함께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많이 일어나니
사람 붐비는 것만 참을 수 있다면 볼만한 것들이 쏟아지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빨리 염색하고 밥 먹으러 가야 하기 때문에 거두절미하고 박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십니다.
원래 서양화 전공하신 분인데 염색에 심취하셔서 지금은 이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실크에 염료가 잘 베어들게 물을 묻힌 다음 실크를 실로 돌돌 말아서 염료를 묻힙니다.

실 마는 형태나, 실을 얼마나 강하게 매었느냐에 따라 무늬의 선명도나 모양이 바뀝니다.
귀찮으신 분들은 그냥 실 없이 그냥 아무렇게나 묶어서 사이사이에 염료를 발라도 된다고 하네요.

이런 식의 기본 염색은 초보라도 마음껏 염색하다 보면 대충 작품 비스무리한게 나오니
신경쓰지말고 막 칠하라고 하시더군요.


단지 한번 묶어서 염료를 묻힌 것 뿐인데
풀어보니 이런 멋진 문양이 나왔습니다.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누구나 이 정도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때 박선생님의 모습에서 저는 '참 쉽죠잉~?' 을 연발하시던 밥아저씨가 생각나더군요.


다들 부산하게 움직이며 스카프 염색을 시작합니다.
저는 그냥 마음가는대로 아무렇게나 묶고 실 감고 하면서 혼돈의 무늬를 만듭니다.

꽤 많은 분들이 세심하게 작품 하나 만드시려고 노력을 하시던데
저는 뭐, 색깔이 적당히 베어나오기만 해도 괜찮습니다.

이거 만들어 가져가도 엄니께서 쓰고 다니실지 의문이라...


왼쪽에서 7번째 스카프가 제가 만든 녀석으로 추정됩니다.
전문가 못지 않게 깔끔하게 잘 만든 분도 계시더군요.

그냥 염료가 은은하게 잘 스며들어가 있으면 다 좋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엔 이걸 말려서 열처리를 하면 일단 끝이 나고
나중에 집에서 다리미로 살짝 밀어주면 정말 시중에서 파는 스카프 느낌이 난다고 하는군요.


열처리는 박선생님이 해서 저희들의 식사 예정지로 보내주시겠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폐만 끼치고 가는 것 같네요.

바람 좋은 뒷마당에 나와서 다들 스카프를 펄럭이는 장관이 연출되었습니다.
원래 물빠짐이 좋은 녀석이라 금새 말라버리는군요.
펄럭이는 스카프와 함께 광고 모델처럼 사진 찍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장비가 빠방하니.


연륜이 있으신 분들은 역시 스카프도 거의 예술적으로 만드시는군요.
제 스카프는 반쯤 혼돈의 국물속에 빠졌다가 건져올린 듯한 느낌인데...

엄니께서는 보기 좋다고 하셨습니다. 입고 나가실지는 별개의 문제겠죠.


다른 분들은 다음 코스를 향해 출발하셨는데
저는 이곳에서 찻잔 받침 등을 좀 구입하기 위해서 스탭분의 차량을 타고 나중에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괜히 민폐를 계속 끼치게 되는것 같아서 죄송했는데, 흔쾌히 승락하시더군요.
갤러리를 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카드결제하는데 익숙하지 않으신 터라 시간이 좀 걸렸네요.

저는 그냥 갤러리 내부 사진이나 찍으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실크에 그려진 풍경은 확실히 일반 종이와는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사진으로 그 느낌을 표현하기란 어렵습니다. 확대해서 보면 그림의 질감이나 색감이 확연히 차이납니다만
원본 사진은 24 인치 모니터 긴 쪽으로 4개를 붙여야 될 정도로 큰 녀석이라... ㅡㅡ;


판매 부스에는 작은 지갑이나 찻잔 받침, 악세사리 등등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염색에 중점을 두시는 분이라 독특한 색조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지갑같은것도 마음에 들었는데, 엄니께서 쓰실지는 의문이라 포기하고
찻잔 받침은 실사용도 용이하고 선물로도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니 몇개 구입해 왔습니다.

저는 개별행동과 무슨 인연이라도 있는지, 결국 저 혼자 스탭분 차를 타고 일행들를 뒤쫓아가는 꼴이 되어버렸군요.

한방명의촌 투어를 마치고 일행은 다음 목적지인 박정우 염색갤러리로 향하던 도중
버스타고 오면서 슬쩍 지나쳐간 제 2 의림지도 잠시 들렀다 가자는 요청으로
버스가 10분 정도 정차했습니다.

제 2 의림지는 제천의 명소로 알려진 의림지의 상류에 있는 또 하나의 저수지로
이곳은 딱히 관광 시설로 조성되지는 않았지만 저수지 하류에 청소년 수련장이 위치하고
베스 등의 물고기가 잘 잡히는 관계로 낚시터로는 이름이 높은 곳입니다.

그닥 볼건 없는 곳이지만 일단 제천까지 왔으니 뼛속까지 우려먹기 정신으로 카메라 무장하고 저수지를 오릅니다.

사진처럼 뽑혀있는 울타리를 통해 저수지 위로 올라갔네요. 저희 일행이 뽑은건 아닙니다. ^^;


요런 곳을 통해서 흐르는 물이 제 1 의림지쪽으로 향하는군요.


저수지 위쪽에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제방을 올라가야 합니다.
진짜 저수지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제 1 의림지는 이미 문화 유산화 되어있기 때문에
저수지라기 보다는 호수공원 같은 느낌이이었는데, 이곳은 익히 경험해 왔던 일반 저수지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저기까지 올라가신 분은 저를 포함해서 소수 인원이었네요. 다른 분들은 그냥 정차된 버스 옆의 청소년 수련장을 구경하십니다.
청소년 수련장 주변은 시원하게 나무숲도 조성되어 있고, 간단한 운동장도 마련되어 있어서 캠핑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였죠.


제방 사이에 앙증맞게 피어있는 꽃도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워서 한 컷.
대구보다 봄이 늦은 제천이지만 역시 모르는 사이에 가까이까지 와 있군요.


광활한 제 2 의림지의 모습입니다.
낚시 포인트는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이 날은 매우 한산하더군요.
언덕과 산골을 끼고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습니다.


잠시 사진만 찍고 서둘러 버스로 돌아갑니다.
원래 예정된 코스에 없던 제 2 의림지인데, 벛꽃길 산책이 취소된 관계로 이런 짜투리 시간을 이용한 것이죠.
시청 관계자 여러분들이 버스로 이동중에도 하나하나 설명을 해 주셔서 이런 소소한 모습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 수련관 앞에 든든하게 솟아있는 솟대.
내일 투어에는 솟대박물관도 들어있기 때문에 예행연습겸 해서 한 장 남겨봤습니다.


이곳도 원래 예정에 없던 코스인데 찍사분들을 위해 잠시나마 버스가 정차했습니다.

1993년에 발견된 금월봉이라는 곳인데요. 여러가지 사연이 많은 곳입니다.
원래 시멘트 회사가 점토를 채취하던 부지였는데, 자꾸 암석층이 발견되어 그냥 개인한테 팔아버렸다고 합니다.
이 곳을 사들인 사람 역시 그냥 암석을 깎아서 별장이나 지어보려고 했는데
자꾸 거대한 암석층이 발견되고 공사가 지연되니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점토와 주변 흙을 다 파내어보니
이런 놀라운 모습의 거대한 암석층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하는군요.


이 암석들의 줄줄이 늘어선 모습이 마치 금강산의 절경과 닮아있다고 해서
제천시에서 추최한 명칭공모전에서 '금월봉'이라는 이름이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개인 소유의 이 바위덩어리들은 또 하나의 관광 명소로서 제천시에서 관광 기금을 지급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자연이라는 조각가의 위대함을 또 한번 느끼게 만드는 곳입니다.
여러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간신히 발견된 곳인데 수많은 바위의 기괴하면서도 힘찬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더군요.

제 나이 또래분이라면 다들 기억하실 우뢰매라는 퓨전영화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태조 왕건, 장길산 등등의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졌다고 하는데요... 저야 뭐 드라마를 안보니 모르겠습니다.


일행이 도착한 시각이 완벽하게 역광이 내려비추는 시간이었던 터라
뭔가 확 들어올 만한 사진을 건져내지 못한게 참 아쉬웠습니다.

광각으로 넓게 잡고 싶어도 바위 바로 아래쪽에 주차장과 휴게소가 주욱 늘어서 있어서
쓸데없는 피사체가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 촬영을 포기했네요.
가능하면 사진 찍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주차장 방향을 바위 바로 아래쪽이 아니라 도로쪽으로 이동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전혀 모르고 있던 장소를 짧게나마 구경할 수 있어서 뿌듯한 마음을 안고 염색갤러리로 다시 출발합니다.

의림지를 둘러본 일행은 제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한방 바이오 엑스포 홍보관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보건복지센터 옆에 위치한 조그마한 홍보관인데
원래 이 보건복지센터는 제천시청 건물이었다고 하는군요.


이 홍보관은 그리 크지않아서 9월에 열릴 한방 엑스포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동하는 도중에 스탭분께서 버스 안에서 자세히 설명해주신 덕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래 제천은 흙에 석회성분이 많아 물빠짐이 좋고
일조량이 전국 2위인 곳이라서 약초 등이 자라기에 최적화된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삼계탕에 꼭 들어가는 약재인 황기는 다들 알고계시겠죠.
이 황기의 국내생산량 70%를 책임지는 곳이 이 제천이라고 합니다.


홍보관 내부는 아담하게 꾸며져 있었지만
은은한 갈색 계열로 이루어져 있어서 '한방'이라는 컨셉에 어울리게 만들어져 있더군요.


1층은 요즘 유행하는 3D 전시실이 있어서 안경을 끼고 짧은 홍보영상을 볼수 있습니다.
아바타까지는 기대하지 마시고. ^^

2층에는 제천이 어째서 한방엑스포에 적합한 도시인가를 자세하게 설명한 홍보관이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간단한 퀴즈문제도 풀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오면 재미있겠더군요.

약령시장하면 대구도 유명하긴 합니다만, 제천도 조선시대부터 그에 못지않은 약령시장의 하나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지리적으로 험하고 외진 곳이라 개발이 늦어졌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꾸준히 양질의 약초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그 유명한 허준 선생과 동시대를 살았던 어의 이공기 선생이라는 분이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남아있는 자료가 별로 없어서 아쉬움을 남기긴 하는데
침술에 매우 능해 허준 선생과 함께 선조 임금에게 상을 받았다는 기록은 남아있군요.


개인적으로 제천시가 이런 바이오 산업 육성으로 가닥을 잡은 점은 적절했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의 기반시설은 필요하겠지만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동력인 동시에
타 산업에 비해 크게 환경을 훼손할 필요가 없어서 천혜의 풍경을 가진 제천에 어울리기 때문이죠.

바이오 엑스포는 9월 개장 예정이라 시간이 좀 촉박한 편인데
서두르지 말고 착실하게 준비해서 제천시의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켰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짧은 홍보관 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해 한방명의촌으로 이동합니다.
이곳 한방명의촌은 제천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한방', '건강'으로 특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중의 한 가지로

한방 진료관, 탕제실, 기 수련실 등을 갖추어 관광객들에게 웰빙 투어라는 인식을 각인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네요.
제천시에서 건설했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약재와 나물 등을 이곳 주민들이 직접 판매하도록 임대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조그만 개천이 흐르고 뒤에는 나즈막한 산이 솟아 있는
매우 안정된 느낌의 명의촌의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단순히 컨셉만 그럴듯하게 잡은 게 아니라 이곳의 모든 건물은 화학재료를 전혀 쓰지않은
전통 가옥형태로 지어져 있습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나무 향기가 그윽한 것이 예술이었습니다.

잣나무로 만든 집, 볏집으로 만든 집, 마늘포대에 황토를 넣어 쌓아만든 집 등등
몇 채 되지않는 조그만 마을이지만 '한방'이라는 이미지에 딱 맞는 친환경 건축물들로 이루어져서
그저 밖에서 이렇게 사진 찍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느긋해지는 느낌이더군요.

개인적으로 도시를 특정 브랜드화 하는데 가장 걱정되는 점이
무작정 브랜드를 부각시키려고 컨셉에 맞지 않는 화려하고 최첨단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이곳 명의촌은 제천시의 전략에 가장 이상적으로 접근한 성공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점심을 먹고 명의촌에 들어가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헝그리 여행에 익숙해진 제가 이렇게 다른 사람 돈으로 밥먹고 투어하고 하니
뭔가 굉장히 어색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호화스러운 느낌에 긴장이 되더군요. ㅡㅡ;


과연 여행, 사진 전문 파워블로거들을 초청한 투어라서
일단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일행분들은 일제히 카메라들고 음식사진 찍기 바쁩니다.

평소같으면 먹는 사람들 틈에 끼여서 눈치 봐가며 사진을 찍는데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끼리 만나니 눈치보지않고 마구 사진을 찍어댈 수 있어서 흐뭇했네요.


하지만 전 엉덩이가 무거워서 일단 앉으면 다시 일어나서 사진 찍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앉은 상태로 조금이라도 잘 담아보려고 헛된 노력을 할 뿐이지요.

찍는것도 좋지만 일단 먹는게 더 좋아요.


이곳 명암 산채마을은 지역에서 채취한 유기농 나물로 상을 가득 채워주시는 식당입니다.
찬의 종류도 상당하고, 모두 자극적이지 않게 적당히 간을 했으며
입에 넣으면 봄나물의 향기가 코를 간질이는 신선함을 자랑하더군요.

한뱡 약재와 함께 삶아서 비린내를 없앤 돼지고기 수육이 그 중심에서 빛을 발합니다.
저는 아침에 휴게소에서 이것저것 주워먹고 온 터라 배가 꺼지지 않아
그냥 올려져 있던 것만 주섬주섬 먹었지만

몇몇 일행분들은 차려진 모든 반찬을 한 그릇씩 더 부탁해서 아주 열심히 드셨다고 합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조밥이기도 해서 좀 더 먹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 배가 부른데 억지로 집어넣을수는 없어서 그냥 한 그릇만 비워냈습니다.


든든히 배를 채운 후 바로 옆에 위치한 한방명의촌 건물로 들어갑니다.
양지바른 곳에 뭔가 처연한 모습으로 솟아있는 식물들이 인상깊어서 지나가다가 한 장.


명의촌에 쓰인 나무는 건물 내부를 지탱하는 커다란 나무 몇그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산 잣나무 기둥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좀 더 향기롭고 오래가는 국산 소나무 기둥을 사용하는게 낫긴 한데
그러려면 예산이 2억은 넘게 든다는 설명에 '역시 문제는 예산'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제가 로또가 당첨된다면 공기 더럽고 뿌연 서울하늘에서
창문도 안열리는 콘크리트 덩어리 마천루 아파트에 수십억 주고 살기보다는
이런 집 한채 지어서 살고 싶긴 하지만 말이죠.


일행들은 이곳에서 기 수련법, 간단한 기초 건강검진, 얼굴 맛사지 체험 등의 코스를 돌아볼 예정인데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팀을 나눠서 순서대로 돌아가며 체험하기로 합니다.

이 한방명의촌은 한적한 곳에 떨어져 있고, 아직 본격적으로 홍보가 시작된 곳은 아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체험 투어를 느긋하게 즐길 수 있긴 하지만
9월에 시작되는 한방 바이오 엑스포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
분명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게 될 텐데, 그때는 이곳의 수용 인원이 조금 버겁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무작정 크기만 늘리다보면 이런 전통가옥으로서의 이점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방문 인원이 늘어나면 자칫 대기시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은 생각해 두는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건강 검진은 사실 그닥 받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죠. ^^;
많은 분들이 복부비만이라는 측정결과가 나올까봐 전전긍긍하고 계셨습니다.
저야 뭐 두말할 것도 없으니 굳이 측정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이것도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고 하니 당당하게 맞서보기로 했습니다.


뭔가 뜨끈뜨끈한 것 위에 앉을수도 있는데
몸에 무지하게 좋은걸로 만들었는지, 이 녀석 판매가격이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그로부터 2시간동안 건강검진받고, 의사분이 그 결과를 토대로 해서 진단을 내려주시고
'살 좀 빼라'는 말과 함께 복부에 징하게 침 한방 맞고
평생 처음으로 누워서 얼굴 맛사지도 한번 받아보고
기 수련이라는 걸 하면서 땀도 좀 흘려보고 하면서 2시간 30분을 보냈습니다.

체험하는 동안에는 카메라를 들고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증거사진은 없는데요...
다른 블로거분들 중에는 그 와중에도 열심히 사진 찍으신 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제천 팸투어로 검색해 보시면 저 안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아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빡빡한 일정의 투어에서는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지채되어서 스탭분들이 동분서주하시는 모습이 얼핏 보입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원래 벛꽃 구경하는 코스도 있었지만
꽃이 피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다른 곳으로 활용하게 된 덕에 큰 문제는 없었네요.

이런 곳에서 느긋하게 앉아 차 한잔 끓여마시면 어떨까 하는 상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도 매일매일 2시간은 차 마시며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라서
이런 전통가옥이 부러울 때가 많네요.


구석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도 찍어보며 놀다가 슬슬 시간이 되어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가옥은 역시 부자들만 손에 넣을 수 있는 건가 싶네요.
요즘엔 국산 목재가 워낙 비싼터라 점점 어려운 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체험코스보다 가옥 내부의 향긋한 참나무 냄새가 아주 인상적이었네요.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몇 안되는 곳이었습니다.


다음 코스는 이동시간이 좀 걸리니 버스 안에서 피곤한 몸을 좀 쉬어보기로 할까요.
다들 맛사지를 받아서 매끈매끈해진 얼굴이라
버스 안이 좀 더 밝아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면 당연 농담이겠죠.


대충 아침 챙겨먹고 7시 30분에 대구를 나섰습니다.
차 모는걸 워낙 싫어해서 정말 오랜만에 장거리 운전이라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쉬어가면서 느긋하게 갔습니다.

단양휴게소에 들러서 엄니께 생존확인전화를 드렸는데, 단양이 꽤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 하셔서
나중에 개인적으로 들를 일이 있으면 한번 구경해볼까 생각하며 제천으로 발걸음을 옮겼네요.

팸투어 인원 대부분이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오시느라
자동차를 제천 시청에 세워놓고 합류하는 저를 위해 스탭인 쾌걸님께서 기다려 주셨습니다.
광주에서 오신 시사님과 청주에서 오신 시원님도 제천시청에 모여계시더군요.

서둘러 첫 번째 코스인 의림지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벛꽃 축제 기간에 블로거분들을 초청하려 했는데, 이상기온때문에 아직 벛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더군요.
날씨도 꽤나 쌀쌀해서 더운 지역인 대구에서 이쪽으로 올라오니 생각 이상으로 서늘합니다.


다행히 날씨는 좋아서 오랜 운전으로 헤롱거리는 머리를 식히기엔 그만이었습니다.

제천 하면 떠오르는 명승지중 한 곳이 이 의림지인데요.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저수지입니다.

둘레 약 2km, 수심 11m의 굉장히 큰 저수지인데요.
현재도 이곳의 물은 농업용수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지만
단순한 저수지라 하기엔 그 경관이 너무 빼어나 그 자체가 관광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넉넉한 풍경과 깊은 수심덕에 가끔 이곳에 빠져서 아쉬운 생을 마감하는 사건도 일어나긴 한다고 합니다만... ㅡㅡ;
물 근처에선 술 마시지 맙시다.


원래 이 시기에는 가동하지 않는 폭포지만 팸투어 블로거분들을 위해 일부러 가동해 놓았다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권력의 맛(?)을 음미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덕분에 벛꽃 구경때문에 사라진 재미 한가지는 채웠습니다.


물줄기가 끊어져도 바깥 풍경은 꽤나 볼만할 것 같습니다.


의림지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긴~ 코스입니다.
서울서 먼저 오신 블로거분들은 반대쪽에서 해설사분의 설명을 들으며 오고 계셨다고 하는군요.

저를 포함 늦게 합류한 지방팀은 반대쪽을 둘러보고 있다가 결국 합류에 성공했습니다.
난간에 기대서 폼잡고 계시는 쾌걸님을 슬그머니 도촬했는데, 꽤나 잘 나온것 같아서 안심...


합류한 팀과 함께 이동하느라 저 곳을 가보지 못해서 아쉽네요.
춘천마라톤의 코스중 댐 부근을 축소해놓은 듯한 모습이라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싸늘했던 날씨도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점점 풀리고, 아침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있는 풍경은
과연 제천에서 산책하기 제일 좋은 곳은 이곳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좀 더 날씨가 일찍 풀려서
이곳의 마른 나뭇가지들이 전부 색색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면
의림지의 모습은 얼마나 더 풍요스러웠을지 내내 아쉬운 느낌이 들더군요.

삭막해보이는 겨울엔 또 이곳의 빙어가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니
그때는 아쉬움이 좀 가실지도 모르겠네요.


명승지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이 곳은
과도하게 치장하지 않은 수수한 느낌의 산책로가 수려한 경관을 따라 이어져 있기 때문에
동물을 데리고 오시는 분도 많고, 가족끼리 산책하시는 모습도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 의림지의 또 한가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는 이 용추폭포입니다.
용이 지나간 자리라는 뜻의 용추폭포는, 그 최대 높이가 30m에 달하는 가파른 폭포인데

시원스러운 소리와 함께 쏟아져 내리는 모습은 주변 절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합니다.
스탭이신 쾌걸님은 어릴때 저 밑의 웅덩이에서 헤엄치고 노셨다네요.


난간 바로 밑에서 쏟아지는 폭포라
고개를 내밀고 밑을 바라보면 꽤나 무섭기도 합니다.
여기서 떨어지면 아마 꽤나 유들유들한 몸이 되어 저 밑에서 발견되겠죠... ㅡㅡ;


폭포 왼쪽에 아슬아슬하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소나무의 위엄이 굉장했습니다.
마치 폭포에 뛰어드려는 듯한 가지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더군요.
자칫하면 정말로 폭포에 떨어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뭔가 오랫동안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습니다.
혼자 왔다면 이곳에서 30분 정도 죽치고 앉아 있었겠지만
여기저기 거대한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를 찾아다니는 파워블로거분들 틈에서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마이크를 잡고 설명을 해주시는 해설사분을 위해서
감상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일행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훗날 쾌걸님께서 '벛꽃을 못피워 죄송합니다'라고 우스개소리로 말씀하셨을 만큼
제천의 명승지와 벛꽃이 만나는 풍경을 보고 오지 못한 것은 그저 아쉬울 뿐이네요.

다음엔 꼭 흐드러지게 핀 벛꽃길 사이를 기분좋게 산책하러 가 봐야겠습니다.


확실히 이 정도로 넓고 깊은 저수지임에도
익사 방지를 위한 시설은 그렇게 철저하게 보이지 않는듯 했습니다.
경관이 좋은 휴식처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미관을 해칠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술독에 빠져서 정신줄 놓지만 않으면 이런 곳에서 흉흉한 기사거리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될 텐데 말입니다.


의림지의 또 한가지 볼거리 경호루입니다.
1948년에 창건된 누각이라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뒤쪽의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경호루의 모습은 의림지의 운치를 즐기기에 그만이라고 하는군요.

그런데 엎어지면 코 닿을 지근거리에 식당과 화장실이 들어서 있는 바람에 그 흥은 많이 깨어진 듯 합니다.
사진에서도 나오지만, 뒤의 배경들 때문에 경호루의 매력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 것 같네요.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쉽지 않을 정도로 불어오는 바람에 파장을 일으키는 의림지의 수면은 참 매력적입니다.
서울 팀과 합류하는게 늦어지는 바람에 시간 넉넉하게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제천의 제1경이라 불리는 이곳을 1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주파해 버렸다는게 안타깝네요.

가을 단풍이 들 때쯤 가족들과 다시 찾아와 보면 지금보다 훨씬 황홀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수면과 맞닿을 듯이 늘어져 있는 소나무의 모습 역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춘천 산막골의 한국화가 우안선생님이 평생을 그려오신 소나무라는 녀석은
정말 60년의 세월동안 파고들고 대화를 해도 여전히 새롭고 기개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느긋하게 누워있는 모습이 얼마나 편안해 보이는지 모르겠네요.


불행히도 나이가 많이 든 녀석이기도 하고 해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도록 와이어로 고정해놓은 모습도 간간히 볼 수 있었습니다.
흐르는 세월을 아쉬워하며 붙잡아 보려는 사람의 집착일까요.

문제는 저 와이어가 소나무 기둥에 대못으로 박혀있는 구조라는데
아무래도 나이든 나무의 관리법으로 그리 유용한 것 같지는 않더군요.
나무에 대못을 박아서 지탱하는 방법 대신 좀 더 좋은 방법을 방구해야 할 시기인 듯 합니다.


이 둘은 서로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대로라면 언젠간 정말 만나버릴수도 있겠네요.


이 근처 나무에는 모두 저런 표식이 붙어있습니다.
표식 디자인이 꽤나 마음에 들더군요. 남의 외관을 크게 해치지 않는 색조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멀리 저희들을 태우고 떠날 버스가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의림지를 빠져나가기 전 발견한 또 하나의 볼거리 영호정입니다.
원래 1807년 건축된 녀석인데, 한국전쟁때 불타버리는 바람에 1954년에 중건되었습니다.

상당히 정성들여서 중건한 흔적이 엿보이는 정자였는데, 가만히 지쳐보고 있으니
이 녀석은 겨울의 의림지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보슬보슬 눈 내리는 가운데 얼어버린 의림지를 바라보며 이 곳에 앉아있으면 꽤나 멋질 것 같다는 상상을 멋대로 해봤습니다.


시간상 다른 블로거분들보다 둘러볼 기회가 적은 탓에
살짝 맛만 보고 떠나야 했던 의림지여서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있네요.

이상기온때문에 의림지의 본모습은 아직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했습니다.
계절의 특징이 뚜렷할 때 찾아가보면 산책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곳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천에 오면 거의 필수적으로 둘러보는 제 1경 의림지를 뒤로 하고 버스는 출발합니다.

제천시에서 주관하는 파워블로거 팸투어에 초청을 받아서
토요일~일요일간 제천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팸투어는 'Familiarization Tour'의 약자로 간단하게는 '사전답사여행'이라고 하고
항공사나 여행사, 기타 공급기관에서 특정 상품이나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서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실시하는 여행을 말합니다.


이제와서 이런 말 쓰는거라 참 죄송하고 민망하지만
폐쇄와 축소를 지향하는 제 블로그는 전~혀 파워하지 않은데도
이렇게 알아주시고 초청 메세지를 보내주셔서

성의에 보답하는(?) 마음도 있었고, 저도 평생 제천에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터라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아주 제대로 폐만 끼치고 돌아왔습니다.

정신없이 발로 뛰며 블로거분들의 편의를 위해 고군분투하신 제천시 홍보팀 분들의 열성 덕분에
팸투어는 아주 성공적이고 만족스럽게 끝을 맺었습니다.
날씨때문에 중요한 요소였던 '벛꽃 구경'이 불발되긴 했지만
홍보팀 분들 덕분에 벛꽃보다 더 훈훈하고 따뜻한 여행이 되었던 것 같네요.

블로거들한테 바라시는 것이라곤 여행기를 착실하게 블로그에 올려서 홍보해드리는것 밖에 없으니
뜻하지 않게 가게 된 여행이지만 보고 느낀바를 차분하게 써내려갈까 합니다.

대구쪽에서 참가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었던 고로
저 혼자 자동차 몰고 제천까지 왔다갔다 한 터라 조금 피곤했던 탓에
이제서야 슬슬 사진들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포스팅은 오늘 밤이나 내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길.
엄청난 포스와 훈훈한 정을 가진 블로거분들도 많이 만나뵐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넓어진 견문과 조금은 해소된 인간 불신도 큰 소득이었다고 봅니다. ^^;

참가하신 블로거분들, 제천시청 여러분들 모두 이틀동안 수고 많이 하셨어요.
참가 블로거분들의 동네에도 슬금슬금 놀러 가봐야 할 텐데
워낙 쟁쟁한 분들이 쟁쟁한 카메라를 빠방하게 들고 오신터라
사진 올리기가 좀 민망하긴 하지만 그래도 초보는 초보의 용기를 갖고 소심하게 방문해보기로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