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쓰고있는 카메라에 대해서 별로 불만도 없는데 말입니다.

사진생활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오히려 기분전환이 필요했던 걸까요.

 

현역 a99 는 스위블 LCD 등 여러가지 편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센서 성능 외에는 그다지 특출날 것이 없는 모델인데

그래서인지 a99 와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진 녀석을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의 기함급 모델인 E-M1 입니다.

E-M5 와 더불어 과거 히트작인 OM 시리즈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전부 OM-D 라고 부르기도 하죠.

 

올림푸스의 기함 답게 기계적 성능으로는 DSLR 최상위급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할까말까 할 정도더군요.

 

 

 

세로그립은 있으면 다는 편인데, DSLR 모델은은 세로그립 달면 커져도 너무 커져버리는 바람에 난감했었습니다.

이 녀석은 세로그립 달아도 그렇게까지 큰 편은 아니라서 마음놓고 달 수 있었네요.

 

물론 미러리스가 작긴 해도 이 녀석은 방진 방적, 영하 10도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미러리스와 비교해도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세로그립 달면 높이는 제 a99 보다도 더 높아지는 아이러니함.

 

 

 

a99 와 동급의 전자식 뷰파인더, 터치 AF 가능한 LCD 화면, 투 다이얼에다가 기능 1,2 를 설정할 수 있는 스위치 레버까지 들어있어서

공간이 많아서 버튼 넣기 편한 DSLR 과 비교해도 어지간한 설정은 메뉴 들어가지 않고 외부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플래그쉽의 특징은 편리한 메뉴안내보다 손에 익을수록 빠른 직관적 조작감이 중요한데

기실 현재 카메라 메이커중 플래그쉽의 인터페이스가 가장 훌륭한 것은 단연 니콘입니다.

D3나 D4 같은 시리즈들은 LCD 화면창이 아예 필요없을 정도의 조작성을 보여주니까요. 익숙해지면 아날로그식이 더 편합니다.

 

 

 

AF 성능과 동체추적 성능도 비약적으로 발전해서, 거의 DSLR 상급기 정도의 검출력을 보여주더군요.

물론 D4 나 1D 시리즈 정도의 능력은 아닙니다만 미러리스에서 가장 어렵다는 동체추적을 이 정도로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발전이죠.

 

올림푸스 공돌이의 산물이라 여겼는데, 올림푸스의 대주주가 된 소니가 기술 제휴라도 했는지, 이 녀석보다 동체추적이 더 뛰어난 a6000 이란 모델을 내는 바람에

살짝 김이 빠진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방진방적, 오축 손떨방, 셔터스피드 등 그 외의 모든 부분에서 이 녀석이 훨씬 뛰어나니.

 

 

 

미러리스치고는 결코 작지 않은,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DSLR 이상의 신뢰성이 담보된 E-M1 입니다.

단단한 만듦새가 그냥 손에 쥐고만 있어도 좋은데, 역설적으로 크기가 작다보니 저처럼 손이 큰 사람은

좀 넓직하게 잡으면 세로그립의 셔터 버튼이 살짝 눌리는 일도 있어서 당황스러운 경우도 있네요.

 

 

 

사실 여기까지 E-M1 을 찍어준 녀석은 다름아닌 이 a99 입니다.

예전 모델인 a900 만큼 오래 쓰진 않았지만 나름 정이 든 모델이기도 하죠.

 

기계적 성능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센서에서 뽑아내는 결과물이 워낙 좋아서 아쉬움 없이 사용하던 모델입니다.

왠지 E-M1 찍은 사진을 보니 옴디가 좋은건지 옴디를 찍어 준 a99 가 좋은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네요.

 

그래서 이 a99 사진은 당연히 옴디로 찍었습니다.

RAW  파일은 아무래도 최소 천 장 이상은 찍고 보정을 해 봐야 센서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아직 뭐라고 단언하긴 힘들지만, DR과 계조에서 a99 의 75%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네요.

 

 

 

회사를 바꿔 RAW 파일을 쓸 때는 처음엔 익숙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잘 안나옵니다.

센서 크기 차이가 4배나 나는 녀석이니 당연히 a99 와 동급의 결과물을 바라는 건 무리겠지만

예전에는 뭐 카메라 성능 후지다고 사진 못 찍고 하진 않았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

 

a99 는 정들었지만 잠시 떠나보내야 할 것 같네요.

두툼하게 손에 잡히는 느낌은 참 좋은데, 미러리스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렌즈 2~3개만 들고 나가도 완전 중무장 덩치가 되어버리니

미러리스의 뛰어난 기동성이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주말에 조카 일행이 놀러와서 테스트삼아 이것저것 만지며 찍어봤습니다.

아직 스트로보가 없어서 전부 실내광만으로 찍은 거라 결과물은 그냥저냥이지만.

 

 

 

조카가 알로에 오일을 들고 자기 엄마한테 주더나 발랑 드러눕네요.

아직 20개월밖에 안된 녀석이고 밥도 참 많이 먹는데, 갈비뼈가 저렇게 드러나는 건 참 의아합니다.

 

원인은 뭐, 걷는 건 모르고 뛰는 것밖에 몰라서이긴 합니다만.

 

 

 

호기심도 많고 개인주의적인 경향은 이 나이대 아이들이 다들 그런 것이겠죠.

저한테는 무서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방에 들어가 있으면 문을 열긴 하는데, 자기 아빠를 반드시 불러서 먼저 밀어넣고 따라 들어오더군요.

 

그래도 요즘엔 차방에서 초콜릿 들고 와 저한테 건네주고 하는 걸 봐서는 일단 호의는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패션 모델' 이라고 하면 어디 백화점에서 봤는지 다리를 꼬고 허리에 손을 대는 자세를 취하더군요.

그런데 험악한 삼촌 앞에서 시연을 보일려니 얼굴이 굳어있는 모습입니다.

 

자기 부모들하고만 있을 때는 웃는 표정이 참 자연스럽더군요. 사진과 동영상으로 봤죠.

사람 많은곳에 가면 얌전해 진다는 걸로 봐서 이 친구도 좀 내성적인 경향이 있는 듯 합니다.

그래도 얼굴과 몸매로 봐선 앞으로 좀 미남이 될 듯한 느낌도 드니, 훗날 어떻게 될런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옴니 테스트는 이렇게 실내 최악의 환경에서만 이루어진 터라 언제쯤 주광에서 마음껏 셔터 눌러볼 지 모르겠습니다.

완성도를 보면 참 듬직하긴 한데, a99 가 싫어서 바꾼 게 아니다 보니 기분이 미묘하네요.

 

홋카이도 겨울 여행 포스팅이 워낙 양이 많아서 잠깐 머리 식히는 겸 올리는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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