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에 엄니와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바글바글한 도시를 싫어하시니 어디가 좋을까 생각 좀 하다가

자전거 여행 중 나름 마음에 들어서 며칠 묵었던 타카마츠가 생각나더군요.

섬나라 안의 섬나라인 시코쿠(四国)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도쿄나 오사카처럼 번잡하진 않습니다.

 

예전에 부모님 친구분들이 일본에서 어느 미술관에 다녀왔다고 자랑하더라 하는 말씀을 하셨는데

거기가 타카마츠 근처의 지중미술관이었기에 더욱 엄니의 흥미를 돋구웠겠죠.

나이대가 관계 있을지는 모르지만, 친구가 다녀와서 좋았다고 하는 말을 들으면 본인도 가 보고 싶은 그런 심리도 작용했을 겁니다.

 

지방 살아서 힘든 게 타카마츠같은 곳은 일단 주요 관광지에 비해 외진 곳이라 대부분 인천공항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죠.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편하게 KTX 타고 서울역까지 가서 바로 공항철도를 타고 바로 인천공항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타카마츠행 비행기는 저가항공도 없어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데, 이럴 경우엔 서울역에서 미리 탑승수속도 해둘 수 있어 편했네요.

요즘 인천공항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체크인 수속하고 검색대 통과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비싼 항공사 이용하면 그나마 특전이 있군요.

 

 

 

공항철도에서 국제선 청사까지 가는 게 조금 길긴 하지만 어차피 실내라 더운 편은 아닙니다.

단지 7월에 타카마츠 간다는 게 조금 걱정은 되더군요. 거기도 시원한 곳은 아니라... 그래도 오사카나 도쿄보다는 시원한 편입니다만.

 

엄니는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가는 게 처음이라 이런 모습도 한번 구경할 만 하실겁니다.

 

 

 

이것저것 공사중이긴 한데, 이 정도 규모를 단지 공항철도 환승용으로 사용하기엔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것저것 많이 붙일 예정인지 모르겠네요.

 

공항철도가 완공되지 않았던 시절엔 인천공항으로 가는 교통편이 별로 편하질 않아서 아쉬웠는데

요즘 인천공항은 서서히 완전체가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물론 공항 자체의 특색이라던가 그런 건 거의 없어서 아쉽지만 말이죠.

면세점이 어마어마하긴 해도 사실 아기자기하게 즐길 거리는 거의 없고 그냥 겉멋만 들었다는 느낌이니.

 

 

 

공항철도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갈 때 눈에 들어오는 게 저 1층의 오토바이입니다.

한국에서는 아메리칸 크루저라면 거의 할리 데이비슨이지만 사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나온 오토바이 제조사는 저 인디언이죠.

 

물론 지금도 할리 점유율과는 상대가 안되지만 할리와는 다른 매력이 충만한 녀석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저런 크루저는 나이가 좀 더 들면 타 볼까 하는 편이라 당장 구매욕이 솟구치치는 않습니다만.

오토바이는 디자인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라서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더군요.

 

 

 

인천공항은 언제 와도 참 거대하고 깔끔하며 별로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의 어느 공항이나 먹거리는 만족을 해 본적이 없는데, 이 거대한 공항 역시 먹거리 수준은 영 아니죠.

 

갈비탕 하나에 만원이 넘는데도 막상 먹어보면 이게 이런 고급스러운 공항에서 팔 수준이나 싶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일본의 센트레아 공항은 이륙시간이 다가오는게 아쉬울 정도로 먹거리가 다양하고 맛있었는데

인천공항에서는 빨리 이륙시간이 되어서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나름 한국의 멋을 살리는 공연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건 참 좋은 것 같네요.

인천공항을 즐기려면 꼼곰함을 버리고 규모와 화려한 면세점의 분위기에 취하는 게 중요할 듯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면세 사치품 말고 이 공항에서 마음에 들어하는 먹거리나 선물거리를 어떻게 선택할런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느긋하게 게이트에 도착합니다.

저 혼자 여행 갈때는 가끔 사람이 너무 미어터져서 여유를 가지고 돌아볼 시간이 없기도 하는데

엄니와 함께 느긋함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이었죠.

 

엄니는 세계 곳곳을 다녀보셨지만 거의 대부분 여행사 투어상품을 따라간 것이라

저하고 같이 가는 자유여행은 어쨌든 체력적으로 조금 더 부담이 될 지도 모르니 항상 조심해야죠.

물론 여행사처럼 맛없는 음식 먹이고 한밤중에 숙소로 돌아와 새벽에 떠나는 강행군을 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으로 여행사 상품처럼 편안히 앉아서 관광지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이곳저곳을 두 발로 걸어다니는 여행이니까 말입니다.

 

특히 2014년 1월쯤에 갔던 오사카 부근 여행은 추위에 무리가 간 건지 혈뇨를 쏟으셔서 여행 하루를 꼬박 호텔에서 누워계시기도 했기에

이번엔 구경을 많이 못하더라도 최대한 느긋하고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시도록 조심하는 중입니다.

여러 번 그 점에 대해 말씀도 드렸고, 엄니도 집안일 하지 않고 편안히 먹고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씀하시네요.

 

 

 

커피를 별로 안좋아하시지만 향기는 좋아하시고, 피곤할 때 한두 모금씩 마시면 힘이 난다고 하시죠.

지방 사는 사람들의 해외여행 문제가 여행 첫 날이 굉장히 피곤하다는 점입니다.

KTX와 공항철도 타는 시간만 계산해도 이미 비행기 타는 시간보다 더 길어져 버리니.

 

이번 여행은 오후 5시가 넘어야 타카마츠 공항에 도착하니 아예 일정이란 거 자체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숙소 도착하고 밖에 나와 저녁식사 하고 쉬는 것 뿐이죠.

 

 

 

타카마츠 공항에 도착하고 나니 그 목가적인 아담함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관광객도 그렇게 많지 않고 특히 중국인 관광객도 별로 없어서 조용하게 이동이 가능하더군요.

작년 일이라 요즘엔 어떤지 모르겠지만 , 요즘 일본은 전국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넘쳐흐르고 있어서.

 

시코쿠라는 지역이 꽤나 낙후된 지역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엣 정취가 남아있는 곳도 있어서

저 같은 사람에게는 여행하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주요 목적지인 타카마츠는 나름 큰 도시라 불편함도 없고 말이죠.

 

특히 시코쿠 중 타카마츠시가 속한 카가와(香川)현의 경우 별명이 '우동'현일 정도로 우동 사랑이 각별한 곳입니다.

그래서 공항에 나오자마자 보이는 음식점은 역시 우동 전문점.

 

카가와현의 우동 사랑은 농담이 아닌 게 이곳의 옛 이름이 사누키였으니까요. 한국 사람에게도 잘 알려진 사누키 우동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전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우동집 수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고, 아예 우동현이라고 불릴 만큼 우동 하나만큼은 압도적인 곳입니다.

 

 

 

하지만 타카마츠 시내에 들어와 숙소에 짐을 풀고 찾아간 곳은 회전초밥 체인인 쿠라즈시입니다.

버스 타고 오면서 쿠라즈시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차피 우동은 여행중 지겹도록 먹어재낄 테니까요.

 

카가와현의 우동사랑은 단순한 지역 홍보 차원이 아니라 정말로 사람들의 프라이드와 같기 때문에

온갖 우동관련 제품은 물론 지역의 유명한 우동집을 안내하는 우동 택시와 우동 투어 버스까지 존재합니다.

우동먹으러 다니는 데 하루를 투자하는 건 좀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이한 코스니 저도 계획에 넣어놨습니다.

 

쿠라즈시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아서 엄니와 택시를 탑니다.

당연히 버스로도 올 수 있지만 엄니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 택시비 800엔 정도를 아낄 필요도 없는 여행이고 말이죠.

 

쿠라즈시는 캇파즈시와 함께 대표적인 저가형 회전초밥집입니다만 그래도 한국 회전초밥집보다 훨씬 낫습니다.

첫날부터 고급스런 스시를 벌벌 떨어가며 먹을 필요는 없어서 여행 첫 날을 기념하며 가볍게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서 조금 기다리다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네요.

 

 

 

한국에서는 늘 초밥에 굶주려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 레벨이면 그 갈증을 해소할 정도는 됩니다.

대부분의 초밥이 105엔 짜리임에도 비슷한 가격의 한국 회전초밥과 비교할 레벨은 아니죠.

 

사실 105엔짜리 초밥은 생선보다는 이렇게 소스를 바른 군함말이나 조개 등 패류가 주를 이룹니다.

그나마 오래 보관이 가능한 조개류에 비해 생선은 신선도와 종류에 따라 가격이 너무 많이 바뀌니까요.

본토 사람들도 그런 거 다 인지하고 오는 거니, 가격대에 적정한 음식이라는 느낌입니다.

 

 

 

초밥도 신나게 먹고 당시 새로 구입했었던 카메라로 신나게 찍어주기도 하며 즐깁니다.

엄니는 사실 저만큼 초밥을 좋아하시는 편이 아니지만, 라멘 등의 짠 음식은 더 싫어하기도 하고

일본 요리중에서는 속에 부담가지 않는 나름 고급 정식을 좋아하시는 터라 도착 직후의 간편한 요기 떼우기로는 회전초밥집이 좋았죠.

 

 

 

저가형 회전초밥집은 경쟁이 심한 종목이라 손님을 끌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의 각축장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다 먹은 초밥 접시를 넣은 구멍이 테이블마다 비치되어 있죠.

식사 후 일일히 점원이 나와 먹은 접시를 계산하는 인건비도 줄이는 동시에 재미라는 측면도 붙잡으려고 노력한 결과입니다.

 

 

 

5접시를 넣으면 테이블 위의 터치패널에서 애니메이션이 나오며 일종의 슬롯 머신이 작동합니다.

여기서 당첨되면 조그마한 기념품을 주기도 하죠. 이런 걸 보면 아이들은 한 접시라도 더 먹으려 할 테니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이런 걸 보면 상술이란 것도 나름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중요할 텐데 말이죠.

 

 

 

생선쪽은 그렇게 맛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타카마츠가 바다와 인접한 항구도시다 보니 나름 신선하더군요.

물론 참치 대뱃살 같은 건 입에서 슬슬 녹겠지만 그건 여기서도 한 접시 700엔 가까이 하는 고급품이라.

 

저녁의 쿠라즈시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 손님들로 인산인해였습니다.

엄니도 저한테 '일본 사람들 조용하다고 하더니 전혀 아니네'라고 하실 정도로 시끌벅적한 분위기였죠.

사실 한국인 입장에서는 고급 초밥집에 들어가서 그 고요한 분위기에 오히려 압도되는 경우도 있어서

풀어진 느낌으로 편안하게 즐기기엔 이런 회전초밥집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습니다.

 

 

 

새우를 매우 좋아하다 보니 안 시킬수가 없습니다.

이건 한 접시당 두 개가 아니라 하나만 나오는, 즉 일반 초밥의 2배 가격입니다만 충분히 맛있습니다.

 

예전에 일본 방송에서 본 바로는 새우의 생물학적 친척이 지네라고 하더군요.

이 녀석을 보면서 그럼 깨끗하게 사육한 지네 고기의 육질도 비슷한 맛일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시도해 볼 만큼 담력이 크진 않습니다만.

 

 

 

회전테이블에 올라가 있지 않은 녀석들도 터치 패널에서 사진을 보며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는 엄니께서도 몇 가지를 주문해 봅니다. 저도 처음 보는 녀석을 주문하시더군요.

 

구운 김 위에 반숙계란과 명란젓을 올린 김밥같은 녀석입니다. 왠지 한국적인 느낌이 드는 게 엄니가 궁금해 하실만도 하네요.

맛은 뭐 명란젓의 짠 맛을 부드러운 반숙계란이 중화시켜 주고, 위에 올려진 고추장같은 살짝 매운 소스가 입맛을 당기게 해 주더군요.

 

재미삼아 한 번 먹어본 녀석이지만 의외로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라멘을 먹지 못하리라는 생각에 여기서라도 먹어보자고 라멘도 주문합니다.

이런 건 직원이 직접 가져다 주죠.

 

엄니가 짠 라멘을 싫어하시기 때문에 엄니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라멘을 먹을 기회가 없기도 하고

특히 이곳 카가와현은 우동의 성지이기 때문에 굳이 라멘을 먹을 필요가 없었기도 하니까요.

 

인스턴트 라멘처럼 매우 평범한 맛이었습니다만 반숙계란과 듬뿍 올려진 파가 나름 맛을 보충해 줬습니다.

 

 

 

정신적인 흥분도라고 할까, 여행에서는 첫날 밤이 가장 들뜨는 기분입니다.

한창 여행중일 때는 그게 일상이 되어버리니 재미는 있지만 흥분되지는 않고

여행 마지막이 다가오면 또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구나 싶어서 조금 우울해 지니 말이죠.

엄니께서는 피곤한데 집에 가서 쉬면 좋지 하시며 돌아가는 것도 싫어하시진 않습니다만.

 

그래서 아침부터 KTX 타고 공항철도 타고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하면서 도착한 여행 첫날 저녁은

그렇게 뛰어난 수준이 아님에도 꽤나 즐겁게 흡입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캇파즈시보다는 쿠라즈시쪽이 제 입맛에 더 맞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그래봤자 몇 번밖에 가 보지 않았기에 단순히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지만요.

 

밤이 어두워졌지만 7월의 타카마츠는 선선하다 할 정도의 날씨는 아닙니다.

내일부터는 35도는 넘은 기온 속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각오를 해야겠죠.

 

엄니나 저나 배가 많이 불러서 조금 산책이라도 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자전거 여행때도 이곳을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만 그 때는 회전초밥이란 것도 너무나 비싼 음식이었으니

아마도 저 앞에 보이는 규동집인 스키야 정도에서 400엔쯤 하는 규동 곱배기 한 그릇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당시엔 카가와현에 왔으니 우동을 먹어보자고 우동집에 들어갔는데

이 곳의 특이한 우동 주문 시스템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터라 그냥 빈 쟁반만 들고 멍하니 서 있으니

주방 아주머니가 웃으면서 '당신 외지인이지? 그렇게 서 있는거 보니' 하시더군요.

이쪽의 우동집은 대부분 기본적인 면만 어떻게 내어달라고 말한 후 접시에 면을 받고 나면

식판을 옆으로 주욱 끌면서 전시되어 있는 튀김 등의 각종 추가 메뉴를 자기 취향껏 덜어가고 마지막에 계산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자전거 여행하러 왔다고 하니 크게 놀라시면서 '장하구만. 많이많이 먹어요' 하시던 당찬 아주머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일본의 도시 외곽지역은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큰 주차장이 필요한 대형 음식점이나 넷까페, 중고차 시장 등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제 도시에 들어가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불법주차에 매우 엄격한 곳이다 보니 이런 음식점들은 외곽으로 빠지게 되어 있습니다.

 

엄니가 고기를 아주 좋아하셨다면 회전초밥집 대신 저 앞에 보이는 고기뷔페집에 들어갔겠지만

초밥보다 고기를 더 싫어하시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건너편에 대형 쇼핑몰 YOU ME 타워가 보여서 엄니가 구경가자고 하십니다.

거의 폐점시간이라 물건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택시타고 돌아갈 예정이고

저 쇼핑몰 앞에서 택시를 쉽게 탈 수 있으니 가보기로 했습니다.

 

당시 카메라가 5축 손떨방을 자랑하던 올림푸스의 E-M1 이라 이렇게도 한 번 찍어보는군요.

배경은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는 물체는 잔상이 생기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한국의 그마트와 같은 YOU ME 타워는 생각보다 훨씬 크더군요.

슈퍼뿐 아니라 유니클로, 홈센터인 니토리 등 많은 가게가 함께 모인 곳인데

다행히도 슈퍼는 아직 열려있어서 간식거리를 조금 사들고 갈 수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니 기사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는군요.

보통 일본의 택시기사는 승객에게 말을 잘 걸지 않습니다만 시골로 갈수록 말을 잘 걸어오시는 듯 합니다.

내일은 리츠린 공원을 갈 예정이라고 하니 타카마츠의 자랑이라고 하시며 매우 좋아하시더군요.

저도 자전거 여행 중 상당히 인상깊었던 공원이라 이번에도 찾아가려고 합니다.

 

공원이 워낙 커서 관리하는 사람만 백여 명이 넘고, 그 덕분에 지역경제도 활성화가 된다고 뿌듯해 하셨네요.

시코쿠에서는 가장 큰 도시지만 사실 일본 전국에서는 상당히 작은 축에 들어가는 이곳 타카마츠인데

택시기사분도 자랑스러워 할 만한 볼거리가 있다는 점은 상당히 부럽습니다.

 

제가 서식하는 대구에서는 생전 처음부터는 관광객에게 저렇게 자랑스럽게 추천할 만한 곳이 금새 떠오르질 않는군요.

 

엄니가 어차피 잠만 잘 거 숙소에 돈쓰지 말자고 하셔서 저렴한 토요코인으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토요코인은 원래 다른 호텔이던 것을 거둬드린 터라 일반적인 토요코인에 비해 훨씬 거대합니다. 가격은 두 명에 7만원 정도로 저렴한데도 말이죠.

예전 자전거 여행 때 리츠린 공원을 보기 위해 하룻밤 묵었을 때 그 예상외의 거대함에 놀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죠.

 

트윈침대도 넓직넓직하고 그 옆에 간이 테이블까지 놓여진 곳이라 매우 쾌적하게 간식을 까먹으며 쉴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