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 / Stay Night 라는 게임 및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세이버 피규어가 주문한지 근 3개월만에 도착했습니다.
요놈은 오리지날 버전 세이버인데,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라서 주문했었죠.
그런데 실제 피규어는 입체 조형물이라 역동적인 느낌을 살려서 사진 찍기가 꽤 힘드네요. 대충 찍으니 감각이 안살아납니다.
수백장은 찍은 것 같은데 별로 건진 건 없네요. 그나마 좋게 보이는 사진을 연구해서 구도 공부를 좀 했다는 것에 위안을.
펄럭이는 치마와 머리카락 표현 등 꽤나 잘 만든 피규어 같습니다. 갑옷과 검의 디테일도 이 정도면 만족.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 나오던 2D 캐릭터를 이렇게 3D 화 시킨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얼굴에서 위화감은 좀 보이지만 충분히 납득할만큼 잘 나온 피규어 같네요. 의외로 국내에서는 별 인기가 없는 듯 하지만.
덕분에 이리저리 돌려가며, 광원 위치도 바꿔가며, 노출과 색상도 바꿔가며 이리저리 사진 연습하기엔 좋았네요.
앞으로도 틈나면 조금조금씩 연습 해봐야 겠습니다. 인간 상대가 없으니 이걸로라도 빛의 방향과 그림자 연습을.
그리고 오늘의 실질적인 주인공 피규어의 등장입니다. 위의 세이버가 어떠어떠한 이벤트로 변화한 버전입니다.
이 피규어는 원작을 아예 과감하게 입맛대로 변형해 버려서 오히려 입체 조형물로서의 퀼리티는 몇 단계 상승한 경우입니다.
펄럭이는 치마와 갑옷의 질감표현이 압권이더군요.
역시 오리지날의 느낌을 살리는 것도 좋지만 장르가 바뀐 만큼 과감한 변형도 때로는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는 사실.
갑옷과 치마 주름의 디테일이 멋집니다. 4만원 후반대의 피규어치고는 조금 오버퀄리티가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구두 표현도 세심한 부분까지 잘 되어 있습니다. 사진엔 안나왔지만 속바지 쪽의 색깔도 변했네요. ㅡㅡ;
이 버전의 세이버는 얼굴부위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어두운 계열이라 이 역시 노출과 측광의 다양한 연습에 큰 도움이 되더군요.
수백장 찍어서 몇장 건지고, 또 건진 것 중에서는 어떻게 해서 이런 사진이 나온 것인지 조차도 잘 모르는 게 있네요. ㅡㅡ;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를 아는게 제일 힘들지만,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것도 쉬운게 아닌 듯.
피규어에 관심이 많고 많이 많이 사모은다면 박스로 간단하게 촬영용 스튜디오라도 만들겠지만
그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네요. 딱히 마음에 들만하다 싶은 피규어는 1년에 2~3개 정도 밖에 안 사는터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귀찮아서 그런 짓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
사진을 잘 찍고싶은 욕구는 있는데, 연습하기엔 척박하고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게 낫더군요.
아, 세이버 오르타 버전은 바이저를 벗은 모습도 있습니다. 한때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맨얼굴 버전.
원작이 가지는 아기자기함을 완전히 포기한 체, 절 앞의 사천왕상을 연상시키는 흉악한 얼굴이라 그랬던 듯.
물론 저는 오히려 이런 모습이 더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게 되었죠. 좀 더 흉악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퀄리티로 치자면 제가 가진 것 중에서는 인랑의 켈베로스 프로텍트 기어 이상가는게 없지만
가격이 이놈의 4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 녀석도 정말 돈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잘 나온 제품인 것 같습니다.
보너스로 이루어질 수 없는 대결. 흑화버전의 세이버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등장하지 않는걸로 아는데,
게임 내에서도 흑화된 세이버는 다시 예전처럼 되돌린다던가 하는게 불가능하고 죽이는 수 밖에 없어서
서글펐던 기억이 납니다. 동일인물이니 애초에 동시에 등장할 수 있을리가 없죠.
2월에 주문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와락 도착해 버리는 바람에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것들이 남아있네요.
예전부터 구하고 싶었던 데스노트 L 과 하츠네 미쿠는 주말에 집안 청소 좀 하고 슬금슬금 뜯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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