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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며칠전에 고양이가 왠일로 쓰레기장이 아닌 현관 근처에 앉아서 땅바닥을 핥고 있길래
뭘 좀 먹여주고 사진좀 찍어야겠다 싶어서 급히 올라가 간단한 음식과 물 한컵을 들고 내려왔었더랬죠.

그런데 그 1분남짓한 시간 사이에 갑자기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오는 바람에 고양이는 달아나 버렸습니다.
망연자실한 저한테 아이들은 '아저씨 왜 사진 찍으시는데요?' 라고 서슴없이 물어보는군요.
무서워 보이는 아저씨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요즘 부모님이 안가르쳐 주시든? 이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고
'고양이 좋아하니까' 라고 대답하니
'저도 고양이 좋아하는데요!' 라고 답하면서 다시 도망가는 고양이를 쫓아갑니다.

그래서 불발로 끝났던 고양이 촬영이었는데, 오늘은 뜯어놓은 쓰레기봉투 속에 먹다남은 닭다리가 들어있었는지
간만에 아주 포식을 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주말에 치킨 먹었는데, 혹시 우리집 쓰레기 봉투 아닌감? ㅡㅡ;)

제가 다가오니 닭다리를 들고 자전거 보관소 저~기 구석탱이에 숨어서 식사를 하네요.
빡빡하게 들어선 자전거들 때문에 촬영 장소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결국 망설이다가 과감히 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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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진이라고 해 봤자 몸이 들어갈 공간이 아니라서 그냥 한손으로 카메라를 자전거 사이로 쑥 집어넣어서
뷰파인더도 보지 않고 감으로 찍었습니다. 그런데 용캐도 촛점이 맞았군요.
총무게 1.8kg 은 되는 a700 을 한손으로 최대한 뻗어 찍었는데, 환한 낮인데다가 손떨림 방지기능 때문에 살았습니다.

고양이는 갑자기 검은 물체가 쑤욱 들어오니 꽤나 놀란 눈치였는데, 다행히도 사진은 찍혀주고나서 슬금슬금 자리를 옮기더군요.
식사하는데 방해해서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잘 살아가고 있어서 조금 안심했네요.

확실히 쓰레기봉투 흐트러진 모습이 처참하던데, 졸업후엔 사료하고 물을 정기적으로 공급해 줘 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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