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나침반님께서 시간 내주셔서 자전거 점검에 나섰습니다.
타이어가 구입 당시 번들이라 성능이 좀 후달리는 고로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새 타이어로 교채했네요.
타이어 교채하는 법도 다 까먹은 저를 위해서 일단 뒷바퀴를 직접 교채해 주십니다.
구입한 타이어는 펑크 방지에 특화된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 타이어입니다.
무게가 1kg이나 나가는 무거운 녀석이지만 타이어 안쪽에 펑크 방지를 위해 뭔가 두툼하게 들어있어서
인터넷에서 사용기를 찾아보니 1만 7천km을 달리면서 펑크 두세 번 정도밖에 나지 않았다는 평이 있더군요.
만일을 대비해서 여분의 튜브와 펑크 패치도 가져가지만 부디 쓰지 않길 바랍니다.
달리다가 중간에 펑크난거 떼우는 것도 참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ㅡㅡ;
이 타이어는 중간에 보형물이 들어간 관계로 공기압 측정할때 여느 타이어처럼
손으로 눌러보고 가늠하는 방법이 잘 안통하는 관계로 기압계가 있는 펌프를 사용하는게 좋더군요.
나침반님이 타이어 교채하시는 동안 저는 보고 배우면서 카메라 셔터를 날립니다.
그 뒤에 앞타이어는 제가 교채해 봤는데, 휠의 림이 조금 휘었더군요.
앞쪽 림은 시간 지나면 살짝 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하니 일본에 가서 마지막 출발전에 가게 아저씨한테 교정좀 부탁드려야겠습니다.
앞쪽 브레이크도 살짝 균형이 안맞는게, 브레이크 균형잡는건 숙련되지 않으면 좀 까다로운 작업이고
어차피 공항 갈때 분해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놔두고 이것도 일본서 출발전에 손좀 봐야겠네요.
아파트 앞마당에서 자전거와 씨름하고 있으니 고양이 한마디가 궁금한 듯 구경왔습니다.
한쪽 귀가 찢어진 걸 보니 힘들게 살아온 모습이 바로 연상되는군요.
저건 불임수술 받은 귀는 아닙니다. 아마 영역싸움할때 찢어진 듯.
그런데 의외로 많이 경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계속 제 주위를 돌길래
슬쩍 앉아서 손짓해 부르니 앵앵거리며 조금씩 다가오더군요.
5분쯤 그러다가 결국 제 손에 닿으니 금새 고롱고롱거리면서 몸을 맡겼습니다.
아직 한살도 되지 않은 어린 고양인데, 길고양이가 이렇게 친근하게 오는건 신기하더군요.
한참 만져주다가 혼자 자전거 뜯고 계시는 나침반님께 실례라고 생각해서 그만 일어났습니다.
기본적인 점검 마치고 식사라도 한끼 사드리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부담없는 콩나물 국밥이라도 먹으려 했는데, 가게 문이 닫혀서 할 수 없이 오리구이집으로...
나침반님은 기본적으로 밖에서 고기 먹는걸 안좋아하시는데, 전 조금이라도 좋은거 사드리려고 하다보니...
10년 살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서울쪽 집 근처에는 먹을만한게 거의 없네요.
이 오리구이도 맛있다고 칭찬하기에는 한참 먼 품질이었습니다.
소주나 한잔 하면서 그냥 이야기 안주거리로 씹어먹는 수 밖에요.
여행 가기전에 여러 사람들한테 폐만 끼치고 가는 것 같아서
마음은 여전히 심란합니다.
살다보면 보답할 기회도 생기겠죠.
어째 구이집에 오면 고기보다 저 마늘이 더 맛있더군요.
덤으로 따라오는 오리탕도 그냥 술안주거리...
짜고 조미료 맛도 나고, 그저 별것 아닌 오리구이집이었습니다.
이런 곳은 가보라고 추천도 못해요.
나침반님은 일요일날 짐까지 싣고 공항에 데려다 주기로 하셨습니다.
살아가면서 제가 도움될 일이 있으면 두 팔 걷고 보답을 해드려야겠네요.
어제는 체인에 그리스도 바르고 테스트겸 해서 근처 저마트에도 한번 다녀왔습니다.
구입할 게 있어서 갔다기보다는, 그냥 식량이나 좀 사고 자전거 테스트하러.
타이어가 무겁다지만 무게감은 거의 안느껴지고, 반발력도 좋은게 돈을 투자한 가치는 있더군요.
이제 여행도중 펑크 안나기만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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