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트 디카와 DSLR 의 중간 위치를 차지하던 하이엔드라는 모델은 컴팩트의 성능 향상과
DSLR 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그 설자리를 잃고 사라져 가는 추세였습니다.
그 빈자리를 고배율 줌 카메라가 차지했었죠. 제가 사용했던 파나소닉 FZ18 처럼 말입니다.
요놈입니다. 최고의 기계적 성능을 가진 고배율 줌 디카계의 명품.
그래서 전 지난 번 눈독들인 DP1 이외에 기변을 한다면 DSLR 로 가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후지필름에서 오리지날 하이엔드의 맥을 잇는 모델이 발표되었습니다.
S100FS 은 예전 하이엔드처럼 2/3 인치의 센서를 부착하고 28-400mm 의 줌렌즈와 함께 예전 고급모델에서 지원
되었던 고유의 필름 색감 모드를 지원하는 고급 모델입니다. 후지필름 브랜드 런칭 10주년 기념모델이기도 하죠.
틸트형 액정을 장착해서 낮은 구도의 사진도 편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무게는 1kg 가까워서 FZ18의 세 배에 달합니다.
참고로 FZ18의 센서크기는 1/2.5 인치. S100FS의 센서크기는 2/3 인치입니다. 더욱 참고로 DP1 의 센서크기는 사진의 포서드와 캐논의 중간크기.
카메라 세계에서는 센서크기가 깡패라는 말도 있어서, 화질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센서 크기입니다. S100FS 는 한동안 나오지 않던 2/3 인치 센서를 장착한 정통 하이엔드 모델이네요.
그런데 출시가가 89만 9천원이라서, 이 돈이면 DP1 을 사겠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 금액이면 보급형 DSLR + 번들렌즈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이엔드라 해도 결국 DSLR 에서 센서크기에 압도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남은건 편의성과 동영상 촬영 정도의 장점밖에 없죠.
그런데 이게 보상판매니 설탕몰 할인쿠폰이니 뭐니 해서 57만원에 구입이 가능한 겁니다. 그 정도 가격에 이 성능이면 손해보는 짓은 아니다 싶어서 냉큼 주문해 버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부터는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없어서 75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팔리더군요. 아쉬워 하는 분들을 뒤로 하고 어제 제품을 받았습니다.
FZ18로 찍은 S100FS의 뒷모습. FZ18보다 버튼수가 늘어서 사용하기가 편합니다. 우측 상단의 커맨드 다이얼도 매우 편리하죠.
기본 덩치도 그렇지만 렌즈가 FZ18에 비해 엄청나게 돌출되어 있습니다. 실제 줌영역은 FZ18이 더 넓은데 말이죠. 화질이 더 좋기를 바랄 뿐입니다.
기계식 줌링이라 손을 이용해 슬금슬금 거리를 맞추는게 참 재밌습니다. 두툼하고 묵직해서 그립감도 아주 좋군요.
손떨림, 연사모드, AF/MF 버튼이 제품 왼쪽에 배치되어 있네요. 은근히 저런 아날로그식 스위치가 많습니다.
뷰파인더 위의 핫슈 부분이 영 만들다 만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운데, 외관은 그리 따지지 않으니 넘어갑니다. (액정이 더러워 보이는건 제가 필터 붙이는 실력이 개판이라 그래요)
노출, ISO 조절버튼과 커맨드 다이얼의 조합은 매우 편합니다. 예전엔 버튼 많으면 불편할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사용시의 편리함은 FZ18을 넘어섭니다. (물론 인텔리전트 오토기능이 워낙 막강한 FZ18이라 설정 상관없이 마구 누르면 좋은 사진이 나오는걸로 비교한다면 그게 더 편할지도)
FZ18 과 S100FS 같은 모델을 같이 가지고 있다는 건 왠지 손해보는 것 같아서 하나를 처분할까 생각중입니다.
훗날 DP1 이나 그 후속기종을 손에 넣게 되면 저 두 모델 중 하나는 별로 쓰이질 않은 것 같아서 말이죠.
이것은 S100FS로 찍은 FZ18의 모습.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참 아담합니다.
고배율 줌 디카중에 이보다 더 완성도가 뛰어난 모델은 없을거라 자신할 정도입니다.
후지디카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뛰어난 고감도 저노이즈를 제외하면 파나소닉도 꿀릴게 없는 화질을 보여주죠.
FZ18은 셔터부분에 줌휠이 달려있습니다. 기계식은 아니지만 간편하게 쓰기는 더 편하죠.
버튼 숫자에서는 차이가 많이 나는데, 커맨드 다이얼을 대신에 4방향 버튼이 달려있지만 조금 불편하긴 하죠.
두 녀석을 같이 찍으려니 카메라가 없어서 휴대폰으로 찍었습니다. ㅡㅡ; 역시 휴대폰 카메라와는 비교할 게 아니군요. 세삼스럽게 FZ18이 얼마나 아담하고 S100FS 가 왠만한 DSLR 뺨치는 크기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받아본 후 찍어본 바로는, 확실히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은 발군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DSLR 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57만원에 보급형 DSLR + 번들렌즈는 택도 없으니 가격대 비교하기에는 어울리지 않겠죠. 정가 그대로였으면 돈 아까웠을 것 같습니다. FZ18 보다는 파리 눈꼽만큼 아웃포커싱도 잘 되는 편이니 좋긴 한데, 별로 인물을 자주 찍는 편은 아니라..
어제 받아서 그대로 찍어봤습니다. ISO200인데 보통 S100FS의 ISO800 이 FZ18의 ISO200과 노이즈가 비슷하거나 조금 적은 편입니다. 파나소닉도 분발하고는 있는데 아직까지는 후지가 노이즈 억제에서는 앞서는 듯.
이제 날씨 좋은 날 서울숲이나 남산에라도 올라가서 카메라의 성능을 시험해 봐야겠죠.
세삼스럽게 FZ18도 참 대단한 녀석이구나 했습니다. 한 체급 위의 모델과 비교해도 그렇게까지 떨어지지 않는 느낌이네요. 89만 9천원이었다면 FZ18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S100FS 와 DP1 의 조합이 이루어지면 내여행이나 단거리 해외여행시엔 S100FS, 장거리 해외여행시엔 DP1 이라는 제 희망이 이루어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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