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께서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초청을 받아 경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혼자 왔다갔다하시면 심심하실까봐 옆에 낑겨서 함께 갔습니다.
일단 경주까지 왔으니 현대호텔 런치 뷔페에서 신나게 잡숴볼까요.
평균적인 호텔 런치 뷔페와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상당한 수준을 자랑합니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홍합, 냉채, 새우, 도가니, 딤섬, 팔보채, 유산슬 등등...
거기다 훌륭한 디저트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팥빙수가지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엄니께서도 참 맛나게 드시네요.
역시 맛있게 먹는 모습은 보기좋습니다.
개막식은 저녁 7시라서 점심먹고 난 뒤 현대호텔 옆에 있는 테디베어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선전에서는 국내 유일의 테디베어 박물관이라고 광고를 하던데, 막상 찾아보니 전국 곳곳에 있네요?
박물관으로 향하는 도중 표지판을 겸하는 테디와 티라노씨. 박물관의 분위기란 걸 대충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이 부근은 산책로로서도 참 좋지만
너무너무 더운 날이라 어디 들어가지 않고서는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더군요.
그냥 아쉬운 마음은 사진 한 장으로 남기고 박물관으로 피난.
분명 평일이었는데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꽤 눈에 들어옵니다.
휴가철이라서 그런걸까요.
이번 경주 방문도, 사실 엄니께서 학교에 1박 신청을 하셨으면 업무비가 정산되는데
그냥 개막식 끝나고 바로 가시려고 당일치기 신청을 하시는 바람에
느긋하게 호텔서 1박 하고 경주를 돌아보려는 제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엑스포 덕에 경주 곳곳이 새단장도 하고 했으니, 날잡아서 제대로 보러 가봐야죠.
경주하면 신라다 보니 이곳 수문장 테디들도 더운데 갑옷입고 수고중이십니다.
일단 다른건 둘째치고 에어콘이 시원하게 나오는 덕에 숨통이 트이더군요.
첫 번째 코스에 들어섰을 때는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레어나 빈티지 테디베어가 아니고 그냥 평범한 상황극 전시라서...
뭐, 주인공 일행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을 사냥하러 간다던가, 이렇게 된 이상 신라로 간다던가 하는 내용의 전시입니다. (
전시회의 주 고객인 아이들한테는 꽤나 재미있는 상황극일테니 나쁘지 않은 듯.
좀 마음에 걸리는 점은... 전시회 수 많은 공룡에 대한 설명이 전시회장을 다 둘러보고 나간 후에나 등장한다는 점일까요?
공룡도 나름 목이라던가 꼬리라던가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고 재미있게 꾸며놨습니다.
엄니께서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저 물체를 보고 '고구마'라고 하시더군요.
음... 선사시대 타임슬림해서 고구마를 돌려구워먹다니...
전 산뜻하게 공룡고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쪽이 맞을런지.
이걸 보고 순간적으로 '사냥한 공룡 해체작업'이라고 생각한 걸 보면
전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과는 조금 떨어져 버린 듯 합니다.
새총 하나로 공룡을 사냥하는 '최종병기 새총'
테디도 꽤나 멋있군요.
엄니께서는 이 장면을 보고 '새끼를 옮기는 어미 공룡'이라고 하시는데
제 속세에 찌든 눈으로는 아무리 봐도 식사중인 녀석으로밖에 안보인단 말이죠.
동심 간직한 아이들이 보는 전시회장이니 아마 엄니 말씀대로 '새끼를 옮기는 어미 공룡'이겠죠... 아마도... ㅡㅡ;
테디들의 공룡 사냥(?)이 끝나고 다음 센터는 남극인가봅니다.
벼랑끝에서 자신이 걸어온 삶을 주마등처럼 회상중인 펭귄의 우수에 젖은 눈빛이 인상적이군요.
펭귄과 북극곰 지역이 끝나니 이젠 환상의 세계로 날아가나봅니다.
아무리봐도 숫놈같은 테디베어가 인어공주 분장을 하고 저희를 맞아주는군요.
여기서부터는 신라시대로 타임슬립한 테티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왠지 공을 들인 티가 잘 드러나는 곳이더군요.
신라시대 복장을 참 곱게 만들어 입혀놨습니다.
이쯤되면 테디보다 복장만드는게 더 힘들었을 듯.
이 테디는 누구실까요... 아마도 속세에서 설사라고 불리던 사람(?)인 듯 합니다만.
타임머신을 타고 이시대 저시대를 깽판친다는 내용의 전시회라서
중간중간 세련된 옷을 입고 해리4터처럼 지팡이를 휘두르는 테디도 있습니다.
아마 선덕테디겠죠.
옷이나 왕관이라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름값을 하는지 조명 좋고 배경 좋은 다리 위해서 저희를 맞이하고 있군요.
카메라를 들고 있는 테디의 가르마 머리가 안톤 쉬거를 생각나게 해서 잠깐 벌떡 했습니다만...
석굴암의 본존 얼굴이 좀 음흉해 보인다는걸 빼면 멋지게 잘 만들었습니다.
경주 하면 빠트리기 힘든 불국사도 잘 묘사해 놨더군요.
전 어릴적부터 경주에 자주 왔지만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문무왕릉이 잘 기억나지 않아서 경주 온 김에 문무왕릉도 가 보려고 맘 먹었는데
엄니께서 당일치기로 결정을 하셔서 그냥 다음 기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불국사 이야기에 왜 문무왕릉 이야기가 나오는가... 불국사는 워낙 많이 가서 눈에 생생하기 때문에.
황산벌의 전투를 멋들어지게 표현한 테디들입니다.
엄니께서는 자꾸 황산'뻘'이라고 하시는데... 이 벌이 그 뻘이었던가? 요즘 한국어의 오묘함을 세삼 느끼고 있네요.
사진이 많아서 다음 포스팅으로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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