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내내 글 쓰다가 쓰러진 후 11시쯤에 슬그머니 일어났습니다.
어제 쓰레기 버리러 나가면서 돼지고기용 양념을 한병 사왔죠.
야생이라 그런지 힘줄 부근이 어마어마하게 질겨서 온갖 라이브 쇼를 벌인 끝에
고기를 조각조각 낸 후 양파 몇조각과 함께 양념에 푹 담궈 냉장고에 넣어놨습니다.
슬슬 점심때가 되어 냉장고에서 꺼내봅니다. 뭔가 맛있어 보이는군요.
사진에 슬쩍 보입니다만 사실 어제 엄니께서 돼지고기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만들어 놓으셨던 터라
고기 안 구워먹어도 관계없었습니다만, 엄니께서도 맷돼지 고기를 받은 건 예상외였으니까 어쩔 수 없죠.
어차피 양념만으로 고기를 졸이기엔 부족하니 물을 조금 넣고 졸이는게 좋더군요.
몇번 휘저어 가면서 뚜껑 덮고 잘 졸이면 간단하게 완성입니다.
밖에서 파는 양념은 거의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 역시 집에서 만든 것보다 좀 달고 짠 맛이 강하네요.
다음엔 후추를 조금 더 넣어볼까 생각중입니다.
고기는 좀 더 부드러워졌고, 양념도 잘 스며들어서 밥도둑이 따로 없습니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사육된 돼지고기와는 확실히 구별이 갑니다.
하지만 힘줄 부위는 정말 사람의 이빨로는 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질겨서... 그냥 껌 씹는 요량으로 씹다가 버릴 수 밖에 없군요.
삼십줄 넘도록 스케일링과 사랑니 발치 이외엔 치과라는곳에 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이빨 튼튼하기로는 남부럽지않는 사람이지만, 야생 맷돼지의 힘줄은 씹을수가 없습니다.
아직 반쯤 남았으니 저녁에 부모님 오셔서 구워드시면 되겠네요.
전 요즘 운동한다고 저녁식사는 차 몇잔과 과일정도밖에 안먹어서, 맷돼지 고기는 이걸로 끝일지도.
그런데 아마도 엄니께서는 많이 안드시고 내일 또 저 먹으라고 남겨두시겠죠. ㅡㅡ;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근데 짜장면은 진짜 싫어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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