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라간김에 예전 사하라 멤버들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알맨님 사무실을 건대쪽으로 옮기셨다고 해서 마침 잘 됐다 싶었죠.
오랜만에 보는 고고아프리카라는 글자가 반갑습니다.


그런데 예정에 없게 행자분도 사무실에 와 있더군요.
열심히 일하느라 몇년간 통 연락도 없이 지냈는데 놀랍고 반갑고 그랬습니다.
제가 보기엔 사하라 때와 전혀 변한게 없는 것 같은데, 이제 사진 찍히기 싫어하는 나이에 접어든 듯 하네요.

몇년간 하던 일 그만두고 잠깐 쉬는 중이라는데... 역시 올해 한국은 많이 힘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젊은 나이에 혼자 뛰어들어서 이만한 사무실을 굴리고 있는 알맨님도 참 힘드셨을 듯.
저 스스로는 나이 먹는다는 개념을 별로 느끼지 않지만
사하라라는 인연으로 맺어져 이미 5년이나 지난 지금와서 멤버들을 보니
이게 나이 먹는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다들 요 근래들어 경제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고민이 많은 시기를 보내는 듯 합니다.
또래 나이의 사람들이 보기엔 무모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뛰어들고 열심히 뛰는 사람들 조차
이렇게 힘들게 자기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을 보면, 2011년의 한국은 분명 여느때보다 추웠음에 틀림없다고 봅니다.


국내 굴지의 모 기업에서 영업직을 하신 내공으로
저로서는 평생 찾아갈수도 없는 맛집들을 잘 꿰뚫고 있는 알맨님 따라
비싸지 않고 푸짐한 식당에 가서 가볍게 식사도 하고
이제 서른줄에 올라서서 여느때보다 어둠의 다크를 느끼는 행자분과 이야기도 하고

끈질기게 버티고 노력해서 이 불경기를 넘어가보자고 격려 한번 한 뒤에 해어졌습니다.
나침반님과 저는 일단 전철 끊기기 전까지 서울 밤거리를 하염없이 걸어다니면서 새해를 맞이했네요.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좀 더 원숙한 나이가 되면 이런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려나 모르겠습니다.

유난히 힘들고 시린 겨울에 다시 만난 사하라 멤버들이지만
언젠가는 다시 사하라의 하늘 아래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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