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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4  으스러져가는 과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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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상 과거에 미련을 두지 않는 타입이라 무덤덤하게 시골의 어르신들을 찾아뵈고 있지만
아버지처럼 과거에 죽고 못사는 성격이라면 요즘의 시골은 정말 서글프실겁니다.

경상북도 보현이라는 조그만 시골마을에는 한때 사람도 꽤 많이 살았고
저희 할머니 집은 그 동네 유일한 구멍가게였기 때문에 어린 시절엔 공짜로 불량식품 먹는 재미가 솔솔했죠.
마을 밑 개울에서는 한번 훑기만 해도 민물가재가 수십마리씩 무더기로 올라와서 삶아먹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마을 전체 인구가 그 때의 10분의 1로 줄었고
할머니 집도 작은할머니 한 분만이 살고 계시며, 물론 구멍가게는 접어버린지 오래입니다.
개울은 똥물냄새가 근근히 풍기며, 가재는 커녕 개구리도 쉽게 발견하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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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2번, 명절때만 찾아가는 곳지만 이곳 작은할머니는 골다공증으로 90도가 되어버린 허리를 이끌고도
저희가 가면 맛있는거 내 놓느라 가만 앉아있질 못하시네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직접만든 비지와 두부를 갈때 꼭 쥐어주는 분이신데
연세와 건강을 생각하면 과연 내년 설날에도 비지를 얻어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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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안강의 시골집도 필수 방문 코스중에 하나.
여긴 그래도 보현보다는 사람사는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사진 우측 하단에 뭔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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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받은 요크셔테리아인데, 애초에 동물을 집안에서 키운다는 개념이 없는 할머니시라
예전 집지키는 개처럼 마당에 묶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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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년 이녀석 목줄을 풀고 한번씩 산책을 다녀오는데요.
그럴때마다 할머니는 '개를 그리 좋아하는 줄 알았으면 미리 씻겨놓을텐데, 더러우니 만지지마' 라고 하시더군요.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그 말을 들어온게 4년째입니다. ㅡㅡ;
강아지는 결국 4년간 한 번도 씻어본적이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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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돈주고도 먹기 힘들어지는 비지찌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두부는 인기가 있는데 비지가 점점 사라져 간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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