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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에 해당하는 글들

  1. 2012.05.18  출국전 서울 14
  2. 2011.11.27  오퍼레이션 김치로드 2편 23

 

원래는 12일 밤 9시에 출국이라서 굳이 전날 올라올 필요는 없었지만

형님부부가 대구 내려갈 예정이라고 해서, 김치 등등의 보급품을 이끌고 자동차로 서울 올라왔습니다.

고속도로는 그래도 도심보다는 달리기 편하지만 가끔 160~170km로 이리저리 차선 바꾸는 믿힌색히들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죠.

 

낮에 올라온것도 오랜만이라 일광욕중인 식물도 한번 찍어봅니다. 특이하게 생긴 녀석이네요.

 

 

 

다 피고 진건지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아직 피어있는 꽃도 담아봅니다.

근데 꽃보다는 낼름낼름 혓바닥같은 잎사귀 모양이 더 인상깊더군요.

 

 

 

뭔가 조용하고 소박해 보이는 녀석도 담아봅니다. 살짝 굽어 현실감 넘치는 나무모양의 화분이 멋지군요.

 

 

 

힘차게 쫙쫙 크는 모습도 좋지만

이렇게 뭔가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녀린 녀석도 나쁘진 않습니다.

원래 이런건지 지금 한창 휴식중인건지 모르겠지만.

 

 

 

늦으면 차가 밀리기 때문에 형님부부는 일찍 내려가려 합니다.

미리미리 만들어주신 점심인데, 힘이 너무 들어간거 아닌가 싶네요.

직접 만든 특제 소스로 버무린 돼지고기 수육입니다.

 

각종 양념을 조합해서 만든 독특한 소스가 일품이군요.

그냥 먹으면 약간 짠 느낌이지만, 그걸 대비해서 밑에 깔아놓은 다래와 부추 등이 중화시켜줍니다.

 

 

 

밥대신 후루룩 넘어가는 국수와도 잘 어울리는군요.

그냥 사진 찍으니 형님이 김도 좀 뿌려서 찍으라고 해서 다시 한 장.

돼지고기 수육이 강한 맛이니, 간장은 조금만 넣어서 먹으니 궁합이 잘 맞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 허리둘레를 넘어갈듯한 형수님을 대신해 설거지를 끝낸 형님은 바로 차타고 내려갔습니다.

전 오늘은 할 일이 없어서 그냥 책이나 보고 영화나 보고 오사카 맛집이나 찾아보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네요.

 

이번엔 평소보다 짐이 좀 많은데다가, 초저가항공을 이용하는터라 기내에 갖고 들어가는 짐 외엔 추가 요금이 붙기 때문에

어떻게든 비행기 안에 다 들고 들어가려고 작은 가방에 쑤셔넣다보니 무게나 착용감이 좀 부담스럽긴 합니다.

 

보통 여행 전날은 잠이 잘 안와서 거의 날을 새곤 하는데, 의외로 이 날은 아무 문제없이 새벽 1시쯤 잠들었군요.

사람이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문제없이 잠든게 오히려 불행의 서막을 알리는 징조였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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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전 서울 :: 2012. 5. 18. 15:51 Photo Diary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저는 어제도 잠을 좀 늦게자서 몽롱한 기분으로 일어났네요.
아버지가 일단 준비는 다 해 놓으셨습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김장을 담궈보기로 할까요.


예전엔 배추도 직접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빼서 쓰기도 했는데
아파트에선 너무나도 힘든 작업이라 그냥 배추 판매하는 집에 부탁해서 가져옵니다.
올해 배추는 적당히 싱싱하고 적당히 숨이 살아있더군요. 약간 싱거운 느낌이 들긴 합니다.


일단 본격적으로 담그기 전에 시식부터 해야겠죠?
어젯밤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어놓은 양념을 듬뿍 묻혀서 한조각 먹어봅니다.


양념 맛은 훌륭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좀 짠데, 의외로 다 담궈놓고 본격적으로 먹을 때는 항상 조금 싱겁게 느껴지더군요.
싱거운건 저희 집 김치의 특징이기도 하고, 좀 숙성되고나면 양념이 잘 배여들어 충분히 맛있으니 괜찮습니다.

사실 담그다보면 중간중간 계속 집어먹게 되는 녀석이죠.
전 가뜩이나 매운게 몸에 잘 안맞는데, 지난 1년간 고춧가루는 구경도 못하는 생활을 한 터라
맛있게 집어먹은 김치덕에 몇번이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붉은색 X를 배출하고 있네요.

그래도 안먹을 수는 없으니 그냥 '먹고 죽자'라고 생각하며 계속 집어먹습니다.
이런 군것질 없는 김장은 메모리카드 없는 DSLR 같은 느낌이죠.


몇년 정도 담궈보셨다고 완전히 숙련된 달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시는 아버지께서는
수십년 경력의 마이스터 엄니를 앞에 두고 자기가 안담그면 맛이 없을텐데라고 걱정하십니다.
제가 담그는 김치와 구별해서 넣어야 맛없다는 평가를 안 받을거라고까지 걱정을 하시는군요.
물론 엄니는 그냥 웃고 말지만.

다들 집안에 이런 남편 하나쯤은 데리고 사시겠죠?


양념을 묻힐 때는 먹을 시기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오래 숙성시킬 녀석들은 양념을 조금 적게 묻히는게 좋다고 하네요.
일찍 먹을 녀석들일수록 조금씩 양념을 많이 넣고, 며칠내로 먹을 녀석들한테는 굴도 마구마구 넣어줍니다.


엄니는 김치 소를 만듭니다. 어제 제가 씻어놓은 갓, 파, 무채, 배 등등을 양념에 비비는 것이죠.
이 소라는 것 역시 오래 묵힐 녀석한테는 그닥 넣지 않아도 관계없습니다.
포기 사이사이에 적당히 넣어주면 훌륭한 양념이 됩니다.


조각내 놓은 무는 김치 사이사이에 적당히 찔러넣어주면 훌륭한 무김치가 됩니다.
220L 짜리 김치냉장고는 항상 작은 느낌이 들어서 엄니께서 불만이시네요.
근 10년은 쓴 녀석이니 내년엔 새걸로 하나 사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치가 숙성될 때 숨은 맛 공로자인 소 입니다. 속이라고도 하죠.
너무 많이 넣는것도 좋지 않으니 적당적당히 포기 사이에 찔러 넣어줍니다.


어제 왠만큼 준비도 다 해 놓은 상태라 아침 일찍부터 작업 시작했고
원래 아버지 혼자 하시던 일도 제가 옆에서 함께 하는 바람에 예상보다 일찍 끝났군요.
물론 김장은 담글때는 재미있지만 그 후 뒷처리와 청소, 설거지가 최고의 난관이긴 합니다.


바로 먹을 김치 몇포기에만 아껴놨던 굴을 듬뿍듬뿍 넣어줍니다.
이녀석을 넣으면 상당히 싱거워지니 양념을 아끼지 말고 팍팍 발라주는게 좋습니다.
오래 지나면 아예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숙성시킬 녀석에게는 넣을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근데 사실 이 굴의 반쯤은 아버지하고 제가 담그는 도중에 집어먹어 버렸죠.


사이사이 엄니는 점심 준비도 하시고 해서 일이 끝난 후에 무난히 식사가 가능할 시간에 끝났습니다.
그래도 제가 제일 싫어하는 뒷정리가 남아있으니 방심할 순 없네요.
아버지께서 설거지 담당을 하시는 덕에 그나마 일이 쉽게 진행되었습니다.


김장날에 빠질 수 없는 돼기고기 수육과 갓 담은 김치!
이거 안먹고 어떻게 김장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남은 굴과 양념을 버무려서 김치 한조각과 수육 한점을 입에 넣으면 이건 뭐...

생각대로 김치는 약간 싱거운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짠 것보다는 낫다는게 집안 전통이라
며칠 잘 익히다 보면 괜찮은 녀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틀 연속으로 힘을 쓰다보니 역시 좀 피곤하긴 하네요.

뱃속은 이미 하나 남은것 없이 다 뱉어버려서 배가 좀 고픕니다. 숙성된 녀석이면 몰라도 갓 담근 김치는 힘들군요.
그래도 뭐 어차피 각오하고 먹은 거라 아쉬움은 없습니다.
이제 제 손때가 담긴(?) 김치와 1년간의 동거생활을 시직하게 됐네요.
부디 맛없다는 소리가 안 들려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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